수원에서 정조가 꿈꾼 도시의 이상적 장면을 당대의 시선으로 되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수원의 역사는 정조의 정치적 영향과 분리할 수 없다. 그가 당시 자신의 왕권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정치 공간으로 축조한 수원 화성은 지금까지도 도시의 중심을 차지한다. 전시 제목 ‘셩’은 적의 습격에 대비해 구축한 방어시설을 총칭하는 ‘성(城)’의 의미와, 밝게 살면서 헤아린다는 뜻을 지닌 정조의 이름 ‘셩/성(祘)’을 모두 포함하는 중의적 표현이다. 두 개의 성을 통해 수원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전시는 3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는 정조의 삶과 수원 화성에 담긴 이념을 주목하고, 2부는 개혁 군주로서 정조와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 이후 남겨진 이상을 살핀다.
김도희 <만인융릉(萬人隆陵)>
2019 한국의 흙 820×820cm
마지막으로 3부는 전시 공간을 신성한 성역의 장소로 상정하고, 정조가 지향했던 이상적인 도시의 이미지를 통해 지금의 수원을 바라본다. 김경태, 김도희, 김성배, 나현, 민정기, 박근용, 서용선, 안상수, 이이남, 최선 총 10명의 참여작가가 각각의 언어로 수원 화성과 정조를 담아낸 신작을 포함, 총 91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의미를 가져와, 참여작가는 수원이 가진 유산을 창작의 단초로 삼고, 수원의 문화적 원형을 면밀히 살피면서 도시가 갖는 잠재된 가능성을 도모한다. 18세기 조선의 상업적 번영과 급속한 사회 변화, 기술의 발달을 보여주는 건축물, 수원 화성과 정조가 궁금하다면, 7월 23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리는 전시에 방문해보자.
· 문의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031-228-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