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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56, Sep 2019

인왕산프로젝트 유서산기

2019.7.19 - 2019.8.25 통의동 보안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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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진 신자유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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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과 서울시간



조선의 건국과 동시에 600여 년이 흐른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수도로 기능해온 서울은 그 오래된 역사와 규모만큼이나 다채로운 사연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예술가들은 자신이 물리적으로 속해있는 공간인서울을 각자의 시선으로 사유해 오고 있는데, 특히 근저에는 을지로, 청계천 지역에 대한 정부의 주도의 재개발 계획과 뉴타운 신드롬을 지적하며 작업을 통해 동시대적인 의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발화하는 방식으로 막연하게 느껴지는서울성을 저마다의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렇듯 도시에 관한 고찰은 예술가들의 오랜 관심사이며, 현대미술의 언어에서는 미술의 동시대성을 가늠하는 바로미터(barometer)이자 정치적 표제어로서 작동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 장소나 지역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사유는 예술이 존재하는 그 어디에서나 함께해왔다.


현재 보안여관에서 개최 중인 <인왕산 프로젝트: 유산서기> 역시 이러한 연장 선상에서 서울의 정치적 지형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조망하는 전시이다. 추측건대 수도 한 가운데 이렇게 높고 험난한 바위산이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리라. 특히 인왕산은 500년 조선의 역사와 함께 질곡 있는 한국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도성의 중심에 위치한 산이자 권력의 상징과도 같은 청와대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조선 시대의 왕권과 권력, 일제 수탈기의 쓰린 기억과 함께 대한민국 건국의 태동과도 맞닿아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이데올로기 쟁점의 상징으로 작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도심 한가운데 우뚝 솟은 채 늘 그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인왕산에 대해선, 정작 이곳에서 사는 우리는 RPG 게임에 등장하는 배경마냥 그 존재를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고사리 <인왕탑> 2019

 캔버스에 연필 112×162cm 





인왕산 끝자락, 경복궁과 맞닿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보안여관은 이러한 지정학적 의미에서 서울성과 예술을 함께 보듬을 수 있는 최적의 여건 속에 놓여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동시대 예술의 단면을 보여주는 전시와 함께 전통에 기반 한 주제전 등 두 개의 기획전시가 개최되고 있다. 이는 보안여관을 운영하는 최성우 대표의 전통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며 이러한 주제의식은 동시대의 의제 중심으로 천착 되던 현대미술의 주제적 외연을 어느 정도 확장하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주말 격주로 개최되는세모아(세상의 모든 아마추어)’ 행사와 전통과 현대의 먹거리, 쓸거리를 조화롭게 버무려놓은 ‘33마켓역시 우리가 직접 먹고 마시고 일상에 긴히 쓰는 것들을 예술과 연결 지어 생활 밀착형으로 만들고자 하는 최 대표의 운영방침과 상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앞서 열린쌀 프로젝트를 필두로 1년 여간의 준비를 거쳐 탄생한 이번인왕산 프로젝트와 함께 차후에는에 관한 전시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전시의 기획자는 서문에서 청음 김상헌(金尙憲)의 『유서산기(遊西山記)』를 인용하며권력의 역사에 관한 서사들이며 권력에서 밀려난 은둔 거사들의 서사, 무릉도원과도 같은 자연을 벗 삼아 세속의 번뇌를 씻고자 한 풍운아들의 시사가 열렸던 장소이자세속과 은둔, 해탈을 향한 복합적 욕망이 골짜기마다 이야기로 문화로 접히고 접혀 세상의 윤리를 응축하는 듯한 심경을 자아내는 곳이라고 인왕산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시차로 신관에서 먼저 열린 전시의 1부에 참여한 김태권, 서용선, 장병언, 홍순명 작가는 인왕산을 중심으로 역사적인 인물을 작품에 등장시켜 연대기적 서사를 다루고 있는가하면, 2부에 참여한 고사리, 권순관, 김도희, 두둥픽처스, 문명기, 오석근, 이범용, 전리해, 정원연 작가는 수행적 행위를 통해 인왕산을 학습하고 체험함으로써 결과물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주제에 접근하고 있다. 이렇듯 예술가의 다양한 시선으로 재현된 인왕산의 미시적, 거시적 역사는 1930년대 이후 줄곧 그곳을 지켜온 전시장의 전통적이고도 현대적인 배경과 맞물려 낯설지만 익숙한 2019년 현재의 풍경으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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