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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69, Oct 2020

서울로미디어캔버스 기획공모 개인전 2부

2020.8.6 - 2020.9.19 서울 만리동 광장 앞 서울로미디어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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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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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디지털 이미지의 최후는?


전 세계 예술 분야는 인류 역사상 전례 없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예술은 어떻게 공유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슈를 두고 온라인 플랫폼 제작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물리적 전시공간을 네트워크로 옮기기 위한 전략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어서 1980-2000년대 초반까지 이론상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웹아트, 넷아트, 인터넷아트가 지금은 모두 즉각적으로 현실화, 현장화되고 있다. 필자는 이 시기를 계기로 디지털 기반으로 존재하는 예술작품(영상 및 가상현실예술)들이 기술 도구 논의에서 벗어나 동시대 담론으로서 더욱 깊숙이 자리 잡혀 이론적으로 조명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뿐 아니라, 장소 특정적 아트, 전시장 밖 야외공간, 길거리, 미디어 파사드를 통한 예술 관람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도심에 우뚝 서 있는 광고판 매체가 예술가들에 의해 미디어 캔버스로 둔갑한 최초의 사건은 무엇보다 <‘96 도시와 영상>(윤동천, 오경화, 안상수, 박현기, 김윤, 심철웅, 이원곤, 최은경 등)전이다. 도심 한복판의 기업, 신문사 건물의 옥탑에 설치된 광고, 홍보용 전광판은 영상 이미지를 제작했던 순수 예술가들에 의해 ‘전광판아트’라는 용어를 갖고 새롭게 재탄생되었다. 이후 광고용으로 제작된 전광판 대신, 다채로운 영상작업을 상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미디어 파사드’라는 개념으로 서울의 주요 지역에 설치되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미디어 작가들이 대거 소환되어 ‘미디어 파사드’ 사이즈에 상응하는 영상물을 제작하거나, 기존의 영상작업 사이즈를 조정하기도 했다. 서울스퀘어(서울역 앞 금호아시아나 빌딩), 강남역의 미디어파사드를 비롯하여 전광판의 기능을 넘어 다채로운 영상작업을 상영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전시장의 입장 유무와 무관하게 (전시장 밖) 길거리에서도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가상의 창’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TV와 컴퓨터 모니터, 빔 프로젝션으로 투사되는 디지털 이미지는 회화의 재현성과 유사할 수 있지만, 실제로 디지털 이미지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급격히 조절하는 파워가 있다. 마치 시간의 역학관계를 완전히 해체시키기도 한다. 미디어와 회화를 구분 짓는 속성은 물질성과 비 물질성 논의이다. 디지털 이미지가 생산되면서 비 물질성 논의가 부각되었다면, 최근 포스트 디지털 이미지에서는 다시 판화, 회화, 사진이 지녔던 물질성(물성)에 화두가 소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쟁을 뒤로하더라도, 캔버스에서 보이는 이미지 역시 TV프레임 속의 이미지와 같이 재현, 현실과 비현실, 가상과 현실에 대한 논의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게 한다. 따라서 ‘미디어캔버스’라는 용어가 이제 더 이상 어색하지도 생소하지 않은 용어가 되어버렸다.

‘서울로미디어캔버스’는 기존의 전광판아트와 ‘미디어 파사드’ 개념을 그대로 살려 서울역 만리동 광장 앞 우리은행 중림동 지점 빌딩에 설치되었다. 이 미디어캔버스는 가로 29m, 세로 7.7m로 관람객은 서울로 7017에서 매년 다채로운 영상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 ‘네이처프로젝트’에 선정된 4명의 작가 중 9월 현재는 이예승, 최찬숙의 영상작업이 개인전 형식으로 시간을 달리하여 10점씩이 상영되고 있다. 이예승은 <와유변수(臥遊變數)>에서 ‘와유’는 ‘누워서 노닐다’라는 뜻처럼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육체적 한계가 가지고 있는 시공간성에서 벗어나 정신적 해방감을 갖게 되는 지점을 제안한다. 

또한 ‘변수’는 기술을 매개로 하는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을 프로그래밍 요소로, 예기치 않은 현재의 상황 속에서도 관람객이 영상작업을 통해 육체를 한계를 넘어 자연의 구석구석을 노닐 듯이 관람하길 바라고 있다. 최찬숙은 ‘그들의 영토에 빛들이 새고 있다’라는 테제를 통해 인간과 땅이 가진 자연과 문명의 논리를 순환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작가는 코로나 팬데믹의 고립된 시간을 보내면서 몸에 가해지는 시공간의 제약을 경험했는데, 점차 다가오는 공포, 나약한 고립이 가져다주는 두려움의 요소를 땅에 내려놓을 때 얻게 되는 안정감에 대해 서술한다. 문명에서 벗어난 거대한 자연과의 대화가 현재 다른 신호와 언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여긴다. 이처럼 서울 도심 속 ‘서울로미디어캔버스’의 지속된 전시로 전시장 밖, 길거리에 즐기는 예술 감상의 기회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최찬숙 <그라운드> 2016 싱글채널 비디오 4K 2분 2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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