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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73, Feb 2021

박성연_You are here

2020.12.22 - 2021.2.6 씨알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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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인선 콘텐츠 큐레이터·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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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하는 공간에 서서 나를 바라보기



전시 공간을 들어서면 대화가 오가는 텍스트,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만들어진 손의 동작들  그리고 전시장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느리고 반복적인 신체 일부의 미세한 움직임에 압도된다. 이는 박성연 작가가 2019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어머니와 나눈 대화를 기록한 텍스트이며, 대화를 하면서 움직이는 손동작, 잠든 뒷모습의 등, 배 부분에서 만들어지는 규칙적인 움직임 등이다. 그래서 <You are here>는 얼핏 가족을 주제로 한 전시처럼 보인다. 일상의 모습으로부터 서로를 돌보고 걱정해주는 가족으로서의 따뜻하고 끈끈한 관계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의 작업 속에서 포착할 수 있는 것은 상호 대화의 매개로서 몸으로부터 발생하는 모종의 신호들이다. 박성연의 이전 작업을 더듬어가다 보면, 대화하는 동안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신호를 데이터화하여 시각화하고 있음을 지속해서 발견할 수 있다. 


그가 늘 주시하고 있는 손의 움직임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 중에 발생하는 소리를 음표나 그래프로 치환한다던가 배경을 삭제하고 손의 실루엣만 남겨 라인 애니메이션화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호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몸의 움직임을 기표화하는 가공을 거치지 않고 거대한 화면 안에서 몸의 일부를 클로즈업하여 관람객에게 신체 고유의 리듬을 관찰하는데 동참하게 했다. 2019년도 개인전 <Long Walk>에서 작가는 허상의 권력 등을 맹신하는 인간의 한 모습을 수맥 찾기나 ‘장님들의 우화’에 빗대었다. 그 연장선 속에서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의 모습 자체를 공간 속에서 인지하게 함으로써 관람객 자신도 이 영상 속의 움직임에서 인식할 수 있는, ‘You’는 누구라도 가능한 존재임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 전체 공간에서 플레이되고 있는 각각의 영상 속 움직임의 형태와 그 속도를 각각 다르게 진행시킴으로써, 다양한 인간들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그 호흡을 통해 사물화 되지 않고 각자의 인간적 존엄을 유지하는 것이 당연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인식케 하고자 한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나는 당신이 되고 II> 2020 싱글채널 비디오 2분 4초 반복재생 스틸컷 © 작가




박성연은 연극의 형식과 자신의 작업을 병치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몸 전체의 상황과 배경 등을 삭제하고 손의 실루엣만 남기는 형식은 몸짓 자체로 주체를 인식하게 하는 시각적 기호를 강조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호흡의 소리로 집작하는 클로즈업된 화면은 호흡의 리듬이지만 화면 속 대상은 누구인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추상적 형태이다. 이 역시 관람객에게 자신의 모습을 대입하거나 해석을 맡긴다. 작가는 이 전시에서 특히 관람자를 전체 공간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관람객이 공간을 배회하면서 퍼즐을 맞추듯 움직임들을 감각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전시 공간 전체가 호흡과 리듬을 가지고 관람객의 움직임과 함께 하고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연출을 시도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손은 입구에서 본 텍스트상의 대화가 신체의 움직임으로 전환된 상태도 포함한다. 작가의 어머니는 이야기를 하면서 손을 움직이는 버릇이 생겼고 그는 이를 기록하고 관찰하였다. 


거대하게 확대된 화면, 신체 일부인 손의 특정 동작이 반복되는 애니메이션들 속에서 사적인 경험과 추상화된 기호 사이를 교차하는 관계와 의미 사이 역전이 감지된다. 작가는 시간에 대한 감흥과 함께 손에 대하여 이야기 해 주었다. 어릴 적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어주시던 어머니의 손이 당연했지만, 시간이 흘러 자신의 손으로 어머니의 뒷모습을 쓰다듬고 있는 모습이 이제는 당연해진 것이다. 지금까지 박성연의 작업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손은 함께 대화하거나 인터뷰를 하는 동안의 화자가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손짓이기도 하고, 집안일을 하는 손의 동작들이기도 하는 등 여러 역할과 상황을 나타내왔다. 손의 움직임이나 몸이 발현하고 있는 리듬의 변화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작가에게 이 공간은 시간을 재구축할 수 있는 장소일 수도 있겠다.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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