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매카시(Paul McCarthy)
<WS> 2013 ⓒ 작가, 하우저 앤워스 갤러리 Photo: 조슈아 화이트(Joshua White)
붉고 흰 풍성한 드레스를 입은 백설공주가 난장이들 사이에 파묻혀있다. 모두가 환각에라도 빠진 듯, 환하게 웃는 장면에선 세기말 파티 분위기가 난다. 그런데 이건 웬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난장이들은 바지를 벗고 있고, 가슴을 거의 다 드러낸 백설공주는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다. 사진의 포커스 역시 등장인물들의 얼굴이 아니라 한가운데 빨간 스타킹을 신고 한껏 드러낸 백설공주의 다리에 맞춰져 있어 페티시즘을 자극한다. 흔한 동화라 치부하기엔 지나치게 섹슈얼하고 이상한 점이 많다. 지난해 폴 매카시가 뉴욕의 파크 애비뉴 드릴홀 한 가운데에서 선보인 전시이자 하나의 큰 설치작업 <WS>의 한 장면이다. 작가는 미스터리한 숲을 만들고 자신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통나무집을 3/4크기로 지어 관람객이 볼 수 없게끔 숲의 내부에 뒀다. 드릴홀의 양 가장자리에는 거대한 3채널을 설치해 7시간짜리 비디오를 상영했는데, 그 내용은 숲의 내부 은밀하게 숨겨진 바로 그 집 안에서 일어났던 일의 기록이다. 백설공주(Snow White)의 약자를 따서 전치시킨 전시의 제목답게 주인공은 백설공주. 내용은 그가 난장이의 집에 들어가 한잠 푹 자고 일어나 다른 인물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때리고, 죽이는 이야기다. 과연 그간 성, 폭력, 배설, 살인 등 금기시되는 테마들을 선보여 온 문제적 작가 매카시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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