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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35, Dec 2017

아무것도 바꾸지 마라

2017.10.20 – 2017.11.3 따복하우스 홍보관 발코니, 처인성, 죽전야외음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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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헌 미술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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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적 전환 이후의 공공



1990년대 사회주의가 몰락하면서 서구권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던 정치적 자유가 시민에게 확대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신자유주의가 형성되면서 새로운 시기를 맞는다. 시기 미술에서 중요하게 언급될 있는 단어는공공미술(public art)’이다. 용어는 1930년대 정부 주도의 미술 프로그램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나, 그것은 작가 개인을 위한 복지 차원의 개념이었고 실질적인 공공 기반 작업들은 1990년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사회적 실천으로서의 공공미술은 당시의 예술적 상황을 드러내는 것으로, 집단 창작(collective group), 활동가의 모임(meeting), 리서치(research), 사회 참여적 예술(social engaged art) 정치적 퍼포먼스(performance), 실험적인 큐레이팅(curating) 포함하는 포괄적인 용어로 사용되었다. 


다양한 예술실천 안에서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는 공공미술의 핵심적인 쟁점은 참여와 관련해 관객성의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공공미술을 지지하는 핵심적인 가치들 사이의 충돌, 특히 정치적 효용성과 미학적 경험의 분투로 귀결된다. 이는 공공미술의 역할, 민족지학자로서의 작가, 저자성(authorship) 해방된 관객, 프로파간다와의 상동성 등과 같은 이슈를 통해 공공에 대한 논쟁들을 불러들였다. 그러나 예술의사회적 전회(social turn)’ 이후 동시대 공공미술은 행동주의 형식과 강하게 결속하면서 예술을 통해 삶을 변혁하고 공동체적 관계를 회복하려는 사회적 리얼리즘 혹은 역사적 아방가르드의 열망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한 공공예술 프로젝트아무것도 바꾸지 마라 동시대적 공공성에 대해 무엇을 질문하고 있는가? 이미 2016년에 진행된 있는 기획은 큐레이터로서 김정현이 창작조건과 기획의 관계를 실험하는 일종의 수행적인 성격을 지니는데, 이전 기획에서 공연과 출판물의 관습적 관계를 도치시키거나 지원금 자체를 창작과정과 연동하는 방식을 시도한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공미술에서 강박적으로 전제된 조건들, 예를 들어 대중에 봉사하라는 형식적 민주주의 혹은 공공으로 규정된 장소성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면서 반대항에 놓인 작업들을 작동시킨다전시를 구성하는 개의 작업들은 모두 ()공공적 장소를 모색하거나조화와 화합이라는 관성을 배반하면서도 각기 다른 공공성에 초점을 맞춘다


모델하우스 내부에 설치된 송주호의 <소설을 읽고 나서> 유형화된 가족의 드라마와 낯선 연극적 풍경을 병치시켜 공공의 전형성을 가시화한다면, 정세영의 <44>에서 역사적 장소로 안내받은 관람객들은 거대한 전광판을 통해 이곳이 지역 행정의 욕망과 허구적 서사가 뒤섞인 가상의 무대였음을 깨닫게 된다. 이제는 소유권이 모호해진 이미지/사운드를 불러들인 최해리는 야외음악당을 교환경제가 무화된 축제의 장으로 전환시키고 사적 재화와 공공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각각의 작업들은 용인이라는 지역적 맥락을 부분적으로 반영하면서도 공공미술의 실천적 모델을 따르지 않고 공공에 대한 보다 담론적인 차원으로 나아간다.


공공미술이 자체로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는 당위를 의도적으로 빗겨가면서아무것도 바꾸지 마라 다른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예술이 구현되기 위해 사회와 벌여야 하는 대화와 타협, 논쟁과 설득의 과정 안에 일종의수행적 전회(performative trun)’로서 필연적인 사회성이 전제된다는 것이다. 이는 공공미술을 보다 확장된 차원으로 개방하면서 예술-경험으로서의사건 공공적 전거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다. 발코니에 설치된 기묘한 풍경과 유적지에서의 산보, 둔중한 털물질이라는 예외적인 사건들은 우리로 하여금 기존의 질서에서 공백을 발견하거나 세계를 향한 비평적 각성을 촉발시키면서 신자유주의와 전선을 구축하는 다양한 공공미술의 전략들과 나란히 어떤 정치적 가능성을 획득하게 된다. 수행적 차원으로의 이행은 그러므로 공공미술을 정동의 감성학으로 승인하면서 윤리와 미학 사이에 깊은 심연에 대한 하나의 변증적 모델을 제안한다고 말할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가지 아쉬운 관람객들이 여전히 미적 주권을 양도받지 못하고 사건의 목격자로 남아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 최해리 <Weakly Interacting Massive Furry Matter 희미하게 연동하는 둔중한 털물질> 2017 혼합매체 30+α 죽전야외음악당 사진 pop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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