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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19, Aug 2016

해외 레지던시 스캐닝 ②

International art residencies

SPECIAL FEATUREⅠ
소라게 살이를 통해 본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

Special featureⅡ
월드 레지던시 맵핑(11-20)

● 이효정, 이가진, 조연미

*해외 레지던시 스캐닝 ①에서 이전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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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이가진·조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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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Ⅱ

월드 레지던시 맵핑(11-20이효정, 이가진, 조연미

 


No.11

Matsudo, Japan

파라다이스 에어 

PARADISE AIR

http://paradiseair.info/


어쩌면 이곳이 당신의 천국


마츠도는 일본 혼슈 지바현에 있는 도시로 도쿄의 베드타운이다. 하지만 에도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에도 강을 중심으로 해상무역과 자연 경관 덕분에 독자적인 발전을 거듭한 도시였다. 2013년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시작한 파라다이스 에어(Paradise Air)가 들어선 건물은 본래 4층짜리 러브호텔을 개조한 실내 파친코였지만 수년 동안 비어있었다. 건물의 이름은 라쿠엔(Rakuen), 일본어로 파라다이스를 의미한다. 텅 빈 파라다이스는 하마토모 칸코(Hamatomo KanKo Co.,Ltd)라는 기업과 마츠도 지역발전 위원회의 후원으로 아티스트를 위한 레지던시로 거듭날 수 있었다. 파라다이스 에어의 프로그램은 크게 장·단기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장기 프로그램의 경우 해외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매년 선발, 3개월가량 머물게 하며 교통비, 작품제작비, 생활비 등을 지원한다. 


이때에는 금전적인 후원 뿐 아니라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고 지역 사회와 작가가 교류할 수 있게끔 한다고. 단기 프로그램은 ‘one night, one art’라는 주제 아래 해외 작가와 일본 작가 모두에게 문을 개방한다. 이 경우 예술가는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대신 2주 정도 무료로 숙소를 제공받는다. 공공 이벤트, 퍼포먼스, 설치와 같은 형태로 작업을 기부할 수 있다. 단기 프로그램은 예술가에게 숙소를 제공하면, 그들이 감사의 의미로 작품을 선물하고 가던 일본의 전통 풍습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최근 파라다이스에어는 ‘교육’ 프로그램에도 공들이고 있다. 여기서 교육은 레지던시에 체류하는 작가와 마츠도 지역주민들이 이벤트를 통해 서로 배우고 친목을 다져나갈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한다. 어떠한 기준으로 체류 작가를 선발하는지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을 공개한다. 


1. 대화하기를 즐기는 사람

2. 지역 사회와 적극적으로 진정한  문화적 교류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

3. 마츠도 지역 작가와 협업할 계획이 있는 사람

4. 인터뷰, 현장조사 등 지역의 리더들과 만나고픈 열망이 있는 사람


위의 조건이 가리키는 사람이 자신이라고 느껴진다면, 도전해보아도 좋다. 단, 경쟁률은 꽤 높은 편이다.





Photo by Hajime Kato




No.12

Pittsburgh, U.S.A.

매트레스 팩토리 

Mattress Factory

http://mattress.org/


파격적인 현대미술의 도전장소


현대미술의 유니크함을 선도하는 매트레스 팩토리 미술관(Mattress Factory)이 운영하는 레지던시다. 1977년에 설립된 이래 650여명의 작가들이 거쳐 간 역사 깊은 곳. 레지던시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환경은 새롭고 도전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자극한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입주 작가들에게 관객들과 소통하는 법, 전통적 미술의 틀을 깨고 작업하는 법, 기술의 발전에 예술로 접근하는 법 등 필수로 알아야 할 예술가의 소양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준다. 또한 피츠버그에서는 매년 세계적 예술축제인 ‘세 개의 강 축제(Three Rivers Art Festival)’가 열려 아티스트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매트레스 팩토리는 특히 장소 특정적 설치, 비디오, 퍼포먼스 아트 분야의 발전에 집중해왔다. 40여 년간 쌓아온 그들의 내공은 이미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날리는 중이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작가들이 입주기간 동안 진행하는 작품의 커미션,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컬렉션에 초점을 두고 작품이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지도록 하는데 힘쓴다. 


프로그램은 1주에서 최대 2달까지, 작가가 원하는 만큼 진행된다. 설치작업에 중점을 두는 곳이니만큼 목공, 석회, 금속작업에 필요한 전문가들이 항상 현장에 머물고 있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와 내 일처럼 작업을 거들어준다. 또 사람 머리카락, 파라핀 왁스, 곤충 애벌레 등 ‘이런 걸 어디서 구하나’싶은 재료들도 스태프들이 발 벗고 나서 찾는 것을 도와준다고 하니 하고 싶었던 작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 중 매년 8점에서 12점을 선정해 6개월가량 대중에 공개하는 전시도 연다. 입주 작가들에게 숙소는 물론, 피츠버그에서 미국 전역으로 여행할 수 있는 항공, 피츠버그 내에서 움직일 수 있는 교통편, 모든 재료와 장비 등 다양한 지원을 해줘 예술가들에게는 그야말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그간 매트레스 팩토리에는 30여 개국의 작가들이 거쳐 갔는데 그 중 한국 작가에는 김홍석, 김소라, 니키리 등이 있다. 프로그램 지원에 관련된 안내는 상시로 홈페이지에 공고된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수시로 체크해보자. 입주자는 공개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No.13

Maastricht, Netherlands

반 아이크 인스티튜트 

Van Eyck Institute

http://www.janvaneyck.nl/


예술을 위한 멀티플랫폼


반 아이크 인스티튜트(Van Eyck Institute, 이하 반 아이크)는 순수예술, 디자인, 그리고 그것으로 기반으로 예술이 사회와 공명하게 하는 멀티 플랫폼을 추구한다. 레지던시도 그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운영된다. 학교와 연구소를 기반으로 시작한 까닭인지 매일 매일의 작업을 중요시한다.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이 곧 일상적인 연습과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자연히 레지던시에 체류하는 작가는 주어진 스튜디오에서 개인작업을 하는 것과는 별개로 반 아이크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권유받는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매체를 다뤄볼 수 있는 워크숍은 물론이고, 전시, 발표, 공방실습 등 프로젝트성 협업과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뿐 아니라, 작업에 대한 비평 기회도 충분히 준비한다.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체류 기간 동안 비평가, 교수, 관객 등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토론과 발표의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반 아이크라는 기관의 역사는 매우 길다. 1948년 재능 있는 젊은 작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시작, 1960-70년대에는 고정된 커리큘럼 없이 시각 예술 전반에 관한 고등교육을 실시하는 연구기관으로 거듭났다. 1990년대부터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 2013년에 들어 순수예술, 디자인, 큐레이팅, 건축,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에 문을 개방하게 된 것이다. 포스트-아카데미(Post-Academy)를 지향하는 만큼 수동적인 학생으로서의 자세는 반기지 않는다.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자신의 재능과 기술을 더 깊이 발전시킬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이들을 돕고자 한다. 2013년 반 아이크의 레지던시를 경험한 디자이너 이동영은 “그래픽 디자인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분위기에 좋은 자극을 받았다”며 “막연히 가지고 있던 흥미와 관심을 구체화시켜 객관적인 작업으로 현실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반 아이크만이 가진 특별함을 설명했다. 매년 7월에서 10월 사이, 공식적으로 레지던시 체류 작가를 모집한다. 프로젝트 제안서, 이력서와 지원서류를 작성해 제출하면 35명에서 40명의 작가들이 선발된다. 한국 출신 작가나 디자이너도 꽤 여럿 이곳을 거쳤으며, 한 관계자는 “한국 작가들의 서류는 일반적으로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항상 한 명 이상은 선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예브 비에스마(Yeb Wiersma) <Monde Possible>

 Photo: Werner Mantz Lab, Van Eyck




No.14

Beijing, China

동동 앤드 루루 아티스트 레지던시 

DongDong & LuLu Artist Residency

http://residency.dongdongandlulu.com/


대륙의 레지던시


독립 큐레이터 출신 코랄 루(Coral Lu)는 2010년 동동 앤드 루루 아티스트 레지던시(DongDong & LuLu Artist Residency, 이하 동동 앤드 루루)를 설립, 아티스트, 큐레이터, 문학가, 연구자들에게 중국에서 머물며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결심한다. 친근하고 귀여운 레지던시의 명칭은 코랄 루와 함께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남편, 쉔 징동(Shen Jingdong)의 애칭에서 따왔다. 동동 앤드 루루는 베이징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난징, 어월둬쓰, 타이완 등 총 네 곳에 분관을 두었을 뿐 아니라 해외의 여러 기관과도 협력하고 있다. 중국과 세계를 잇는 징검다리로서 미국, 프랑스의 공방, 대학과 협업하며 중국 작가들을 세계로 보내고, 또 세계의 작가들을 중국에 데려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동동 앤드 루루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크게 두 형태다. 


‘정규 프로그램(Regular Program)’의 경우 나이와 장르, 국적 등 그 어떤 제한도 두지 않고 모든 작가들을 환영한다. 선정된 작가는 네 도시 어디에서든 머물 수 있는데, 두 달 이상 레지던시에 체류하는 작가라면 중간에 다른 도시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워낙 도시마다 특색이 다른 중국을 만끽하라는 차원의 배려다. 그중에서도 중국 현대미술의 정수를 느끼고 싶다면 베이징을, 중국 전통회화나 먹에 관심이 많다면 난징을 추천한다. 정규 프로그램은 매년 4월 30일부터 8월 31일 사이에 서류접수를 받는다. ‘신진 작가 프로그램(Emerging Artist Program)’은 만 30세 이하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다. 9월 한 달 동안 난징과 베이징에 체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역시 국적 제한은 없다. 서류접수 기한은 6월 1일까지다. 뉴욕에서 온 인터디스플리너리 아티스트 조디 린-키-추(Jodie Lyn-Kee-Chow)는 “회화나 혼합 매체를 다루는 작가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라며 추천의 말을 남겼다. 이처럼 미국, 프랑스, 자메이카, 칠레, 스웨덴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 동동 앤드 루루와 인연을 맺었지만 한국 출신 작가는 아직까지 한명도 없었다고 한다. 보다 가까이에서 중국의 아트 씬을 경험하고 싶다면 동동 앤드 루루와 첫 번째 인연을 맺어보는 것은 어떨까.









No.15

Cape Town, South Africa

사이드 스트리트 스튜디오 

Side Street Studio

http://www.sidestreet.co.za


아프리카의 뜨거움을 담다


한국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가려면 꼬박 하루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날아야한다. 멀고도 낯선 나라에도 주목할 만한 레지던시가 있다. 사이드 스트리트 스튜디오(Side Street Studio)가 있는 우드스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입법 수도인 케이프타운에서도 비공식적인 ‘예술과 디자인의 중심지’로 불린다. 주위에는 개인 스튜디오부터 카페, 갤러리, 개성 있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사이드 스트리트 스튜디오는 단순히 작가에게 방을 내어주는 것을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 ‘아이디어’와 그것의 교환이라는 맥락에서 접근한다. 여느 레지던시처럼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에게 문을 열어놓고 있지만 사이드 스트리트 스튜디오에서 권장하고 특별히 관심 갖는 분야도 있다. 바로 스트리트 아트, 일러스트레이션, 설치미술 그리고 3D 아트가 그것이다. 지역 특성에 맞게 ‘예술적인’ 분위기를 더욱 고취시키고, 공공미술의 영역에서 기여할 수 있는 작가에게는 특히 눈독을 들인단다. 미국 출신 타이티 페허슨(Tahiti Peherson), 홀리 녹스(Holy Knox)를 비롯 멕시코에서 온 훌리오 오르타(Julio Orta), 이스라엘 출신 미타르 모란(Mitar Moran) 등 국적과 관계없이 야심만만한 작가들이 이곳을 작업의 전초기지로 삼은 바 있다. 


사이드 스트리트 스튜디오는 매년, 특정한 지원 기간 없이 체류 작가를 모집한다. 선정된 이들은 짧거나 길게 이곳에 머무를 수 있다. 작업 공간은 물론이고, 숙소, 각종 편의시설을 모두 제공받지만, 떠날 때는 자신의 작품을 하나 남기고 가야한다. 레지던시 생활은 단순히 물질적인 지원을 넘어 개개인에 맞는 프로그램을 경험하게 하는 시간이다. 기술적인 노하우부터 다른 작가와의 협업까지 작가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을 결정하고, 레지던시 스태프는 그에 걸맞은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현지 언론에 소개하고, 주변 갤러리에서 전시도 연결시키는 등 홍보에도 적극적이라는 것이 또 다른 장점이다. 사이드 스트리트 스튜디오에 지원하기 위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홈페이지에 접속, 경험과 지원동기, 원하는 체류기간을 담은 지원서를 작성한다. 최근 1년간의 작업이 8개 이상은 필요하다. 250자 이상으로 약력을 작성하고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있다면 링크를 넣으면 금상첨화다.









No.16.

New York, U.S.A.

플럭스 팩토리 

Flux Factory

http://www.fluxfactory.org/


뉴욕, 뉴욕!


피츠버그에 매트레스 팩토리가 있다면 뉴욕엔 플럭스 팩토리(Flux Factory)가 있다. 매 해 40명 정도의 체류 작가를 받는 이곳은 무엇보다 집단적인 의사 결정을 강조한다. 모두가 참여해 플럭스 팩토리라는 공간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운영을 위한 의견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16개의 개인작업실 외에 목공소, 인쇄소, 회의실. 도서관 같은 공동 시설의 구비가 눈에 띈다. 나아가 그룹전시에 대한 기금마련도 중요하게 여긴다. 많은 작가들의 경우 뉴욕이라는 현대미술의 중심지에서 전시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플럭스 팩토리는 모두에게 주어지는 일주일 간의 개인전 기회 외에도 1년에 4-5개의 그룹 전시를 선정, 5,000달러 정도의 예산을 투자한다. 이 뿐 아니라 한 달 동안 갤러리에서 전시를 가능케 하고, 큐레이터가 제시하는 주제에 맞춘 신작 제작 의뢰도 한다. 


1993년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의 빈 공장에 자리 잡은 7명의 작가에서 시작, 퀸즈를 거쳐 지금 자리인 롱아일랜드로 옮겨가면서 그룹의 뜻에 동참하는 작가들은 늘어났고, 특히 뉴욕으로 이주해오는 꿈에 부푼 작가들의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아직까지도 매달 한번, 정해진 목요일에 ‘Flux Thursdays’라는 이름으로 각자 음식을 가져와 나누며 대화하는 전통을 지켜나가며 비영리 예술 공동체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지켜가고 있다. 레지던시 생활 역시 일반적인 아트레지던시와 달리 그저 작품을 만들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 스태프들과 함께 일하게 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며, 일종의 사회성을 키우는 훈련의 시간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레지던시에 체류했던 작가 정정인은 올 여름 플럭스 팩토리를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작가가 아닌, 전시기획자로서다. 체류의 막바지에 기획했던 퍼포먼스 이벤트 ‘Thermospheric Station’가 계기가 되어 이번에는 본격적인 전시 기획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그는 특히 뉴욕을 경험해 본 적 없는 작가에게 플럭스 팩토리를 적극 추천한다. 추천의 변은 다음과 같다. “이곳에서 지내는 시간동안 함께 지낼 스태프와 아티스트들이 모두 좋은 서포트가 될 것이다. 작품을 만들고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 뿐 아니라 아주 사소하게 뉴욕에서 경험해야 하는 것들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Image courtesy of Flux Factory, New York




No.17

Bahia, Brazil

사카타 파운데이션 

Sacatar Foundation

sacatar.org/


이국적 내음이 물씬 풍기는 곳


사카타 파운데이션(Sacatar Foundation, 이하 사카타)은 전 세계인이 예술적 감정과 문화적으로 교류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사카타는 예술과 문화가 언어 대신 사람들을 한데 엮어주는 것이란 점을 고려해 최대한 다양한 문화배경과 사고를 지닌 작가들을 대환영한다. 교류와 상호관계에 관한 이해에 중점을 두는 곳으로, 새로운 문화와 사고방식을 배우고 싶다면 사카타 만한 곳이 없다. 8주간 이어지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 입주작가들은 브라질의 대자연을 그대로 느끼며 작업에 임할 수 있다. 사카타가 위치한 바이아는 브라질의 북동부에 위치한 곳으로 티비에서나 보던 열대 우림과 대서양이 접해있어 카카오와 사탕수수 등 우리에겐 이국적인 식물들이 재배되는 곳이다. 레지던시는 2001년 시작된 이래 60여 개국에서 온 300명이 넘는 작가들이 거쳐 가며 브라질의 때 묻지 않은 자연에 영감 받아 색다른 시도를 해왔다. 사카타는 바이아가 제공하는 끊임없는 변화, 그리고 자연과 밀접해있는 문화를 레지던시의 가장 큰 자랑으로 손꼽는다. 브라질의 북부지역은 유럽과 아프리카의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곳으로 국내에서는 만날 수 없는 문화의 다양성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과거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노예로 건너온 사람들이 모여 ‘아메리카 디아스포라’를 형성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전통과 생활방식이 존재한다. 그 곳에 더불어 어우러지는 브라질의 자연환경은 누구에게든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샘솟게 한다. 또 레지던시 주위의 학교, 박물관, 도서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은 입주작가들이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언제든 문이 열려있다. 입주하게 되면 작가들은 개별 숙소를 지정 받게 되고, 바다와 바로 접해있는 스튜디오에서 마음껏 작업할 수 있다. 또한 문학가와 음악가, 퍼포머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도 함께 입주해 그들의 시선에서 예술을 바라볼 수도 있다. 유니크한 곳에 위치한 레지던시는 입주작가들이 주변 환경을 즐기도록 하는데 최대한 힘쓴다. 새로운 환경과 경험이 아이디어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하는 사카타의 관계자들은 어떻게든 작가들이 본인의 ‘안전영역’을 벗어나 색다른 사고로 예술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도록 한다. 작업에 짧고 강렬한 임팩트가 필요하다면 이 곳을 지켜볼 만하다.





Vista do Sacatar




No.18

Chianti, Italy

라 마시나 디 산 크레시 

La Macina di San Cresci

www.chianticom.com/


자연과 역사를 곁에 두다


이탈리아 고급 와인의 생산지이자 르네상스의 주역 도시인 피렌체와 시에나 중간의 그레베 인 키안티에 위치한 레지던시. 위치만으로도 예술적 영감이 샘솟을 것 같은 곳이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입주 작가와 마을 사람들 간의 교류도 활발한 편이고 저녁식사 때면 모두가 둘러앉아 와인 한잔씩 곁들여 마시는 재미도 있단다. 이 레지던시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바로 고전적인 건물들과 넓게 펼쳐진 포도밭이 옆에 있다는 것. 입주해 있는 동안 언제든 마을을 거닐며 주변 환경을 느낄 수 있고, 근처의 유적지와 포도밭을 함께 답사하는 기회도 있다고 하니 여유롭게 작업하는 것을 꿈꾼다면 최고의 장소가 아닐 수 없다. 레지던시는 2001년 문을 연 이래 ‘예술가 집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예술과 문화라는 키워드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하고자 노력해왔다. 회화, 조각, 사진 등 미술뿐만 아니라 문학, 음악, 댄스 등 다양한 예술분야의 작가를 환영하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의 사람들끼리도 자연스레 소통해왔다. 기본 설립 미션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 색다른 문화를 접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레지던시의 관계자도 다양한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입주 작가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작업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실제로 홈페이지에 이전 입주 작가들이 글을 올려놓은 방명록에도 레지던시에 관한 칭찬의 글이 가득하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입주기간이 7일에서 최장 90일로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인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또한 희망자에 한해 피렌체식 천 공예, 프레스코, 종이 장식, 사진, 페인팅 워크숍도 진행한다. 입주 작가들은 45m²의 넉넉한 작업공간을 제공받아 원하는 때에 마음껏 작업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레지던시가 오래된 교회 건물을 리모델링해 꾸며졌는데 지하의 와인저장고를 현재 스튜디오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선인터넷 연결도 가능하고 냉장고, 세탁기 등 기본 전자기기도 모두 갖추어져 있으니 세상과 동떨어질 염려는 말자. 지원접수는 일 년 내내 받고 있고 프로그램 끝에는 전시도 진행해 작업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예술적 시간(The Artistic Time)’이라는 제목으로 입주기간 동안의 생활을 담는 ‘졸업앨범’도 발행해 새로 만난 작가들과 오랫동안 교류하고 이 곳에서의 소중한 시간을 아카이브로 남길 수 있다.










No.19

Buenos Aires, Argentina

프로젝토 에이스피랄 

Proyecto´acePIRAR

http://www.proyectoace.org/en/home


맞춤형 레지던시를 찾는다면 


1990년대, 알리시아 칸디아니(Alicia Candiani)는 자신이 거주하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독립예술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국적, 인종, 종교, 숙련도 등 모든 것이 천차만별인 예술가에게 연결고리를 제공해줄 뿐 아니라, 예술가와 지역민들과의 교류를 촉진시키고자 했던 것이 그의 설립 목적이었다. 100년 묶은 낡은 집에서 시작된 레지던시는 2004년에 새로운 공간으로 터전을 옮겨 현재는 갤러리, 아틀리에, 스튜디오, 신진 디자이너와 작가들을 위한 작업 공간까지 갖춰 현재 모든 예술을 아우르는 최고의 시설로 손꼽히고 있다. 바로 ‘프로젝토 에이스피랄(Proyecto´acePIRAR, 이하 에이스피랄)’이다. 에이스피랄 또한 여타 다른 레지던시와 마찬가지로 퍼포먼스, 큐레토리얼 과정을 포함해 모든 동시대 시각예술을 지원하며, 입주자들 간의 토론, 교류, 실험, 협업 촉진에 몰두하고 있다(그중 특히, ‘에이스피랄’은 시각예술의 영역 확장을 중시하는 공간이다). 전통에서부터 혁신적인 인쇄기술, 사진, 디자인, 새로운 미디어 그리고 하이브리드 예술까지 멀티플레이어 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을 권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다양한 문화권과 다양한 배경을 지닌 예술가를 초청하는데 유달리 힘쓴다고 밝힌다.


레지던시는 각기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는데, 에이스피랄은 이름에서 자신의 철학을 드러낸다. ‘에이스(ace)’는 스페인어 ‘hacer’에서 따온 것으로 ‘만들다’를 의미하며, ‘피랄(PIRAR)’은 ‘갑자기 떠나다’와 ‘조금은 미친’이란 중의성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다. 즉,이 레지던시는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영감의 원천을 찾기 위해 이동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자유라는 분위기 속에서 여러 예술가와 맹렬한 브레인스토밍을 하길 권한다. 에이스피랄에 입주해야 할 이유를 꼽자면, 역시 ‘맞춤형’ 레지던시라는 점이다. ‘프로덕션 레지던시(Production Residency)’,‘익스플로레이션 레지던시(Exploration Residency)’, ‘펠름시스트 레지던시(Palimpsest Residency)’로 성격을 나눠 각 예술가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맞춤형 레지던시를 제공한다고 한다. 각각을 간단히 살펴보자면 ‘프로덕션 레지던시’는 새로운 작업,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작가들에게 적합한 공간으로, 특히 이 레지던시에서 장소특정적 설치 작업의 시작과 끝을 마무리 짓길 원하는 작가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익스플로레이션 레지던시’는 결과와 과정을 중시하는 공간으로 도시가 주는 문화적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느끼는 새로운 경험에서 영감을 얻는 것을 북돋워 준다. 이곳은 또한 예술가뿐 아니라 큐레이터, 평론가, 작가도 지원 가능하다. 마지막 ‘펠름시스트 레지던시’는 벽화 맞춤형 레지던시이자 하나의 큰 프로젝트로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지금까지 두 명의 한국 작가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하니, 국내와의 인연도 있는 맞춤형 레지던시는 어떨까.




Artists-in-Residence Simon Catalan(Chile) and 

Javier Barrera(USA) at the 'ace workshop 2014




No.20

Helsinki, Finland

헬싱키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프로그램

HIAP

http://www.hiap.fi


스칸디나비안 아트레지던시


언제부턴가 북유럽은 지구상에 몇 남지 않은 천국처럼 여겨진다. 마치 잃어버린 낙원이 그곳에 있는 것처럼 그야말로 ‘북유럽 열풍’이 아직까지도 대단하다. 핀란드도 그 관심의 중심에 있는 나라 중 하나다. 헌데, 작가로서 활동하는 이들에게는 공식적으로 그곳에 가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바로 헬싱키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프로그램(이하 HIAP)을 통해서다. 매년 70-90명의 아티스트들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세 달까지 이곳에 체류하며 새로운 작품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1998년, HIAP는 휴대폰 부품을 만들던 공장이었다가 1980년대 말에 헬싱키에서 가장 큰 문화기관으로 변모한 카펠리 케이블 팩토리(Kaapeli Cable Factory)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가 2009년엔 유네스코(UNESCO)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요새섬인 수오메니리나(Suomenlinna)에도 두 번째 레지던시를 세우게 된다. 도심에서 페리를 타고 15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이 섬에는 250여년의 역사가 오롯이 남아있는 스튜디오 건물이 들어섰다. 창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수오메니리나 스튜디오는 자연, 역사, 현대적인 감수성이 조화를 이룬다. 한편, 레지던시 내부에는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갤러리 아우구스타(Gallery Augusta)가 눈에 띈다. 2010년부터 운영된 이곳은 매년 돌아오는 여름 전시를 개최할 뿐 아니라, 기타 전시, 퍼포먼스, 관객과의 대화 같은 이벤트를 운영하느라 내내 바쁘게 돌아간다. 갤러리 아우구스타 역시 19세기까지만 해도 병영시설로 사용되었던 건물인데, 오직 예술만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수오메니리나가 여유와 평화가 느껴지는 공간이라면, 카펠리 케이블 팩토리는 보다 역동적으로 북적이는 공간이다. 일단 규모만으로도 압도적인데 5헥타르가 넘는 땅에 스튜디오, 미술관, 예술학교, 댄스컴퍼니, 출판사 등 다양한 문화 기관들, 비영리조직, 기업 등 다양한 조직이 입주해있다. 매일 7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한다니 그 거대한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레지던시의 경우 팩토리의 4층에 자리 잡아, 독립된 생활 및 작업 공간을 보장한다고. 이곳에서도 갤러리를 찾을 수 있는데, 바로 케이블 갤러리(Cable Gallery)가 그것이다. 2000년 3월 문을 연 케이블 갤러리는 아티스트가 중심이 된 비영리 전시공간을 지향한다. HIAP는 2009년 10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케이블 갤러리를 함께 운영한 바 있다. 개관 당시부터 케이블 갤러리는 젊은 중견 작가를 후원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1년 동안 보통 13개의 전시가 열리고, 장르 불문, 핀란드 출신이나 해외 작가 모두에게 기회를 준다. 


HIAP와의 협력관계 덕분에 레지던시 체류작가는 보다 용이하게 갤러리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탄탄한 조직을 바탕으로 관리하는 만큼, 공개모집을 통해 체류 작가를 선정하는데, 장르는 시각예술 뿐 아니라, 철학, 인류학, 문학, 만화 등 큰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예외적으로 기관의 초청을 통해 체류가 정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프론티어스 인 리트릿(Frontiers in Retreat)’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 프로그램은 연구자를 위한 또 하나의 개별적인 레지던시 플랫폼으로, ‘생태학’에 관한 다학제적 대화를 목표로 한다. 아트레지던시, 예술, 교육, 기관, 아티스트 등 여러 전문가 그룹이 다양한 관객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급변하는 세계적 생태환경과 그것이 개별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광범위하게 이해하고, 그것이 동시대 미술과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2004년에 시작한 이래 그동안 23명의 작가들이 이 프로그램으로 HIAP의 초대를 받았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 레지던시는 워크숍, 신작 제작을 위한 인큐베이터이자 지식 교환의 장, 하나의 장소에서 시작한 생태학적 문맥에 관한 연구소로 변모한다. 그 안에서 초대받은 작가들은 ‘국경’으로 정의되는 장소성에 집중해 지정학적, 사회경제학적 과정 자체에 대한 심도 깊은 탐구를 해왔다. 사실 한국과 HIAP는 꽤 인연이 깊다. 2014년부터 한국예술위원회와의 협력을 통해, 매년 늦가을, 선발된 큐레이터가 1개월씩 그곳에 체류한다. 봄에 후보자를 공개모집하고, 선발된 이는 10월부터 11월 동안 HIAP 레지던시에 머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와도 교류를 시작했다. 선발된 작가는 3개월 동안 HIAP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2017년 봄에 입주할 작가를 뽑는 공개 모집은 올 가을에 열릴 예정이다. 그곳으로 떠나고픈 당신께 행운을 빈다. 온네아(Onnea)!





Barbara Knezevic &  Jaana Laakkonen at HIAP 

Project Space Photo: Salla Lahtin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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