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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00, Jan 2015

표지 작가 100 ③

Cover Artist 100
No.081-100

*표지 작가 100 ①,②에서 이전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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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이혜린, 이정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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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81  June 2013

리차드 잭슨 Richard Jackson


1939년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출생한 잭슨은 '회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천착하여 작업해오고 있다. 특히, 1970년대 초반부터는 회화의 정의와 수행을 확장시켜왔다. 그가 자라던 시기에는 추상 표현주의가 미술계의 대세를 이뤘고, 이 영향을 받아 잭슨 역시 액션페인팅 작업으로 명성을 얻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전통적 추상 표현주의에서 시작한 그가, 꽤나 자주 회화를 평면에 구속시키지 않고 수행적인 차원에서 쉽게 커다란 조각이나 설치와 결합시킨다는 점이다. 회화가 그 자체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평면으로만 존재해야한다고 주장해 온 모더니즘의 기치를 떠올려보면, 그의 이러한 행위가 얼마나 전복적인 것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는 추상 표현주의의 내부에 서서 사람들이 '회화'로 인식하는 틀을 끊임없이 조금씩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그는 회화를 객관적인 대상(객체)으로 규정하지 않고, 관람객들의 일상의 경험으로 끌어들인다. '회화'라는 커다란 틀 내에서 그 가능성을 끊임없이 모색해온 작가는 작업을 연작으로 만들거나 스타일화 시키는 것을 기피한다. 완결된 작업을 선보이기보다 오히려 퍼포먼스의 증거로서의 작업을 선보이며, 과정에 흥미를 더 보인다. 그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추상회화가 장식적인 공예가 되지 않고 확장될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며 작업해오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세크레멘토주립대학(Sacramento State College)에서 예술과 엔지니어링을 공부한 잭슨은, 1989년부터 5년간 UCLA에서 조각과 새로운 형태(New Form)에 대해 가르치기도 했다. 그는 세계 유수의 갤러리·미술관에서 <The Little Girl's Room>, <Accidents in Abstract Painting> 등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48회 베니스비엔날레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3 2월 그는 미국의 오렌지카운티미술관(OCMA)에서 대규모의 회고전을 가졌고, 이 전시는 유럽을 순회했다. 올해에는 그룹전 <Stars & Stripes: American Art of the 21st Century from the Goldberg Collection>을 통해 호주의 다양한 갤러리와 미술관들을 순회할 예정이다. http://www.hauserwirth.com/artists/15/richard-jackson



no.082  July 2013

앙 쩨린 쉐르빠 Ang Tsherin sherpa


쩨린 쉐르빠는 현대미술과 티벳 전통 불화인 '탕가'를 접목시킨 회화로 주목을 받고 있는 네팔 출신 작가로, 1968년 카트만두(Kathmandu)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우르겐 도르제(Urgen Dorje)는 탕가의 장인이었고, 이 영향을 받아 그는 12살 때부터 탕가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6년간의 수행 후에 그는 대만으로 유학하여 중국어(만다린)과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다. 그곳에서 3년을 보낸 후, 쩨린 쉐르빠는 다시 네팔로 돌아와 아버지와 함께 탕가작업을 이어가며 수도원의 벽화작업도 해나갔다. 또한 본격적으로 불교철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그 후 1998, 작가는 미국으로 이주하여, 캘리포니아의 몇몇 불교센터에서 탕가를 가르치면서 탕가 작가로 활동하다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의 오클랜드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작가는 전통적인 탕가에 대중문화, 사회문제 등의 현대적인 요소를 결합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관심이 전통, 환경, 대중문화, 시사문제 등 문화 전반에 걸쳐있기 때문에 그가 표현하는 부처나 신의 모습은 특히나 다양하게 나타나며, 그의 동·서양 문화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회화의 내용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는 2012년 영국 런던의 로시앤로시(Rossi & Rossi)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 최근 미국 노스아담스의 매스 모카(MASS MOCA), 뉴욕의 퀸즈미술관(Queens Museum of Art)에서 작업을 선보인 바 있다. http://www.tsherinsherpa.com



no.083  August 2013

마리 시반드 Mary Sibande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출신의 작가 마리시반드는 여성의 몸을 매개로 탈(포스트)식민주의 정체성을 구성하고 탐험하는 작업을 한다. 그의 사진과 설치 작업은 사회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세대적 억압을 전형적으로 묘사하기도 하며, 이는 남아프리카 사회의 문맥에서 자연스럽게 식민주의와 연관된다. 말하자면, 그의 작업에서 여성의 몸과 피부, 그리고 옷은 역사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담론의 장이 되며, 그가 설치하는 공간은 식민주의 혹은 탈식민주의를 재현하는 무대가 된다. 시반드의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의 얼터-에고(alter ego) '소피(Sophie)', 작가는 섬유유리와 송진으로 캐스팅된 등신대 피규어에 검은 페인트칠을 해서 피부를 표현한 후 소피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그 위에 과장되게 제작된 옷을 만들어 입힌 후 그에 걸맞는 설치를 통해 공간을 확장한다. 소피는 작가의 어머니, 할머니, 증조할머니 모두가 하녀였던 작가의 개인적 가족사의 계보를 통해 창조되었는데, 사실 개개의 작업으로 등장하는 소피는 한 인물의 특성을 공유하면서도 각기 다른 '페르소나'를 지닌 구체적 인물들로 형상화 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흑인 여성들이 어떻게 거짓의식과 그것의 재생산을 통해서 그들의 몸을 스스로 훈련시키고 세대적으로 그것을 답습하는지를 형상화해낸다. 


이렇게,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자국적인 소재와 주제를 선보이고 있는 시반드는 2011년 제 54회 베니스 비엔날레와 2013년 제 12회 리옹 비엔날레에 당당히 입성하면서 국제적인 작가로 도약했다. 특히, 2013년 초에'스탠다드 은행 젊은 작가 미술상(Standard Bank Young Artist Award for Visual Arts)'에 선정되면서, 이듬해인 2014년에는 요하네스버그의 스탠다드 은행 갤러리에서 개인전 <Mary Sibande: The Purple Shall Govern>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요즘 설치작업 외에도 비디오에 기반한 작업과 연극적인 작업 등 여러 시도를 해보고 있다는 그는 현재 남아프리카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작가는 1982년 태어나 요하네스버그에서 살면서 활동하고 있다. 2004 Witwatersrand Technikon에서 순수예술로 학위를 받았고, 2007년 요하네스버그 대학에서 B-Tech degree를 받았다. 요하네스버그의 갤러리 모모,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 외 세계 유수의 갤러리·미술관에서 다수의 그룹전과 개인전을 가졌다. http://www.gallerymomo.com/artists/mary-sibande



no.084  September 2013

이동기 Lee Dongi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일명 '한국의 팝아트'를 대표할 캐릭터가 생겨났으니, 그 이름 '아토마우스'. 일본만화의 주인공 아톰과 미국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미키마우스를 합성해 탄생한 이 캐릭터는 작가가 다른 방식으로 합성했던 '믹톰'을 제치고 선택되어 여러 버전을 거듭해가며 지금까지도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토마우스의 특징은 두 캐릭터를 모방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들의 이미지를 해체하고 변형시켜 이를 재구성해 고유의 캐릭터를 만들어 낸 데 있다. 이 형식은 대중문화인 만화를 고급문화인 예술 장르와 혼합시켜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한국적 팝아트를 형성해낸 아토마우스의 역할과도 매우 닮아있다. 다양한 의식적·무의식적 심리를 드러내면서, 작가 자신 그리고 현대인의 대변자의 모습을 띤 아토마우스 작업을 이어오던 작가는 최근 다양한 다른 작업들을 선보이며 예술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아마도 최근 열렸던 개인전에서의 흐름과 같이 그 주제를 '절충주의', '드라마', '추상' 세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2010년부터 작업한 '절충주의' 시리즈는 대중매체가 무질서하게 방출하는 다양한 이미지를 개연성 없이 뭉뚱그려 흡수하는 현대인의 의식을 캔버스 위에 그대로 투영한다. 야구공, 여객선, 북한군, 백화점 세일광고, 스위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의 사진 등이 뒤범벅으로 섞여있다. 한편, '드라마' 시리즈에서 작가는 저녁 지상파 TV 드라마의 한 장면을 클로즈업 하여 정지화면처럼 그린다. 때로 작가에 의해 간략화되고 수정되어 그려진 인물들을 명쾌하게 알아볼 수는 없는데도, 화면은 분명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함을 선사한다. 너무도 전형적인 표정과 제스쳐, 환경이 너무도 상투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추상'시리즈의 화면은 추상적인 붓질로 가득 차 있는데, 작업의 제목은 작가가 그때그때 들었던 음악의 제목이다.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의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1993, 서울의 갤러리 온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이후, 일민미술관, 갤러리2, 부산의 조현화랑 일본 도쿄의 고바야시 갤러리, 독일 베를린의 마이클 슐츠 갤러리 등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과ro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한 바 있다. 최근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개인전 <무중력>에서 다양한 신작들을 정리해 선보였다. 

http://jjgallery.cafe24.com/artists.do?proc=view&artistIndex=39



no.085  October 2013

린 폭스 Lynn Foulkes


1934년 미국의 워싱턴 D.C에서 출생한 폭스는 두텁게 조각을 하듯 쌓아올린 조소 섞인 내용의 회화로 유명하다. 1959년 로스앤젤레스의 페러스(Ferus)갤러리에서 그룹전으로 데뷔한 그는, 당시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 에 영향을 받은 추상 표현주의 회화를 표방하면서, 1961년 같은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지기도 했다. 폭스는 1962년엔 파사데나(Pasadena)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질 정도로 승승장구했고, 이어 1967년엔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린 그룹전에도 이름을 올려 뉴욕진출에도 성공했다. 1977년엔 구겐하임 펠로우쉽을 받았고, 1978년엔 시카고 현대미술관에서 20여 년 간의 작업세계를 정리하는 형식의 개인전을 가지기도 했다. 1992, 그는 마이크 켈리, 폴 매카시, 크리스 버든, 찰스 레이 등 16명의 작가들이 다소 파격적인 이미지들을 선보인 <헬터 스켈터: 90년대 LA예술(Helter Skelter: L.A. Art in the 1990s)>전에 참여했으며, 이후1995년 라구나(Laguna)미술관에서 그의 첫 번째 회고전을 시작했는데, 회고전은 신시내티, 오클랜드, 팜 스프링 등을 순회했다. 2011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에, 2012년엔 카셀 도큐멘타 13에까지 진출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폭스는 2012년 겨울, 로스앤젤레스의 해머미술관에서 묵묵히 작업을 해온 60년 세월을 정리하는 회고전을 가졌다. 전시에는 그가 학창시절 그린 만화작품까지 포함됐으며, 전시는 순회전의 형식으로 이듬해인 2013 6월 뉴뮤지엄에서 한 번 더 선보였다.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바치며 건실하게 경력을 쌓아온 폭스의 100여점이 넘는 작업이 선보였고, 이 회고전들을 통해 폭스는 내실을 인정받으며 미술계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됐다. 한편, 그는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음악활동을 해왔고, 1973년부터는 '고무밴드(The Rubber Band)'라는 그룹을 결성해 현재까지 음악가로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중이다. 이전부터 각종악기를 결합한 괴상한 악기를 연주했으며, 1979년엔 그 완결된 버전으로 창조해 낸 악기에 <기계>라고 이름까지 붙여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앞서 말한 도큐멘타 13에서는 이 악기를 연주한 영상이 선보이면서 큰 이목을 끌었다. 또한, 폭스는 최근 발표한 영화로 그의 작업 인생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그가 음악과 연주를 맡아, 2013년에 열린 로스앤젤레스 필름 페스티벌(Los Angeles Film Festival)에서 발표한 <Lynn Foulkes: One Man Band>에서 완벽주의자로서의 모습을 선보이며 큰 호평을 받았다. http://llynfoulkes.com



no.086  November 2013

니콜라스 리터 Nicolas Ritter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사진작가 리터는 인간의 시각과 소통에 관한 주제에 천착해오고 있다. 현대 사회 흐름에 발맞춰 그의 관심은 자연스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웹, 그리고 기술이 접목된 개인 디바이스 등으로 향하고 있는데 그 시작이 바로 86호를 장식했던 ‘The Social Network’ 시리즈다. 이 시리즈에서 작가는 일부친구만볼수있음’, ‘신분관계상태를바꿨다’, ‘알수도있는사람’, ‘팬되기 등 소셜네트워크에서만 사용되는 용어들을 타이틀로 지정해 이미지화 해 가상세계의 소통을 유머러스하고 은유적으로 시각화해 보여준 바 있다. 작가는 비현실적이지만 일상적이기도 한, 실제세계와 병렬적으로 나타나는 기묘한 가상공간인 웹(Web)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가상세계 안에 꾸며낸 존재와 실제 현대인 사이의 간극을 노출시키고, 관람객들로 하여금 실제 현실이 무엇인지 혼돈을 느끼게끔 했다. 


이러한 관심은 최근의 완성한 ‘The Cloud’ 프로젝트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인터넷, 스마트폰 외 다양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정보화 시대의 혁신을 이룩한 웹 기술 등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풍자하는 단편영화를 만들어냈다. 198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출생한 리터는 오펜바흐에 있는 예술·디자인아카데미에서 시각 커뮤니케이션을 수학했다. 아트 디렉터,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One』 매거진이 주는 상들 외에도 'The Social Network' 시리즈를 통해 사진잡지 『Docma』가 수여하는 골드 어워드 등 총 4개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http://www.nicolasritter.com



no.087  December 2013

아담 럽턴 Adam Lupton


캐나다 출신의 젊은 화가 럽턴은 회화를 통해 현대사회에 기재하는 다양한 심리적, 사회적 갈등들을 탐험해오고 있다. 그만의 독특한 리얼리즘적 방식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외면 사이의 미묘한 느낌차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는데, 갈등에 싸인 인물들의 연속적인 움직임을 포착해 한 캔버스 화면 안에 복수의 사건으로 겹쳐 재현하는 식이다. 흐리게 하는 기법, 다른 물감 층을 노출하는 기법 등 다양하고도 정교한 방식을 통해 레이어를 서로 덧입혀 완성된 결과물은 마치 다중 노출 사진과도 같은 모습이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회화가 창작된 과정을 물질적으로 살펴볼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시간'이나 '혼돈', '개인의 선택'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에밀리 카 예술·디자인 대학(Communication Design from Emily Carr University or Art and Design)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공부한 럽턴은 최근 뉴욕예술아카데미(The New York Academy of Art)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사회학과 심리학을 포함해 팝문화, 타이포그라피, 철학, 과학, 종교 그리고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 전도유망한 작가는 디자이너를 병행하고 있는 멀티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최근 캐나다의GAM Gallery에서 개인전 <Not Everything That Goes Around Comes Back Around>를 선보인바 있다. http://www.alupton.com



no.088  January 2014

제이슨 로즈 Jason Rhoades


지난 2006 41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로즈는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미국출신 작가이지만 유럽에서 더 명성이 높다. 항문이 거의 등에 붙어버린 신체적 결함을 가졌던 작가는 일생에 걸쳐 코카인, 브랑쿠지, 영화'세차(Car Wash)' 등에 빠져있었다. 자신의 죽음 전에는 미리 예견이나 한 듯, 셀러브리티들의 트위터 댓글들만큼이나 집착적이고도 자기지시적인 백과사전식 에세이 『볼륨A』를 남기기도 했다. 작가는 남들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방 전체를 작업으로 삼아 바닥에 관람객의 자리를 마련하고 금기적 이야기를 걸출하게 뱉어내면서, 미술의 경계를 뛰어넘는 팝아트적 면모를 선보였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사실 삶 이면에 잠재되어있는 '물자체(실재)'를 드러내는 방식을 고민했던 모범생이었다. 


특히, 성지 순례를 위하여 이슬람교 성지 메디나(al-Madinah)에 들렀던 로즈는 그 숭고한 한 가운데서 고유한 예술을 하기로 결심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들로 이루어진 요소들을 합쳐 새로운 미래 메카를 제시하는 작업을 구상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그의 작업은 발견된 오브제, 레고, 네온사인, 피규어 등 스펙터클하고 과중된 설치로 관람객의 눈을 즉시 사로잡지만, 세세한 디테일과 전체적 구조에는 문화와 역사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서려 있다. 카오스와 같은 설치로 관람객들을 유머 안에 위치시키고 약을 올리지만, 어떻게 휴머니티가 정보나 기억을 가공하는가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의 이 방대한 설치 작업은 그가 죽은 지 7년이 지난 2013, 필라델피아의 인스티튜트 오브 컨템퍼러리아트(The Institute of Contemporary Art)에서 <Jason Rhoades, Four Roads>라는 제목으로 선보였으며, 이후 독일을 거쳐 영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작가는 캘리포니아 예술 공예 대학(California College of Arts and Crafts)을 다녔고, 샌프란시스코 아트인스티튜트(San Francisco Art Institute)에서 순수예술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데이빗즈워너 갤러리, 하우저앤워스 갤러리, 미국 필라델피아 ICA, 독일의 하우스 이스터 박물관과 도치할렌미술관, 프랑스의 그루노블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가진 바 있다. 지난 2006년 약물 과다 복용과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한 작가는 사후인 2007년 제 52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9, 데이빗즈워너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는 그가 직접 조합한 재료인'PeaRoeFoam'으로 만든 다수의 작품들이 대거 전시되기도 했다. http://www.davidzwirner.com/artists/jason-rhoades



no.089  February 2014

라라 잔쿨 Lara Zankoul


잔쿨은 지난 2008년 데뷔한 젊은 사진작가다. 미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전업 작가를 선언한 후, 스스로에게 미션을 부여하며 다양한 작업을 선보여 왔다. 가령, 2009년 한 해 동안 '365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매일 하루에 사진 한 장씩을 찍어 페이스 북에 올려 스스로 정한 미션을 수행하기도 했으며, 이후 같은 마음가짐으로 2013년엔 'The Unseen Project', 지난해엔 'Diamony-I woke up in a dream'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의 작업에서 현실은 흥미로운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다양한 소품들과 무대 장치를 통해 몽환적 분위기를 형성해냄으로써 현실을 익숙하면서도 낯선, 현실이자 동시에 가상인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말하자면 그의 작품은 인간 정신의 매력과 신비를 탐험하는 현대적 동화인 셈이며, 그가 창조한 변덕스러운 장난같은 새로운 세계는 일상의 단조로움을 시원하게 날려버리기도 한다. 


특기할만한 것은 그의 작업에서 보이는 모든 세트는 실제로 만들어진 것으로, 작가는 포토샵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이다. 관람객들로 하여금 가상이 또 다른 현실로 다가오게 하는 무게감을 인지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여 그의 원칙은 관람객들이 느끼는 혼란을 심화시키며 동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또 스스로는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인 풍경의 무대장치를 구현해내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도 한단다. 예컨대, 본지 89호의 표지를 장식했던 'The Unseen Project' '두 세계에 사는 한 사람'이라는 주제에서 시작됐는데, 잔쿨은 두 가지 극명히 다른 현실을 표현하기 위해 물의 위와 아래라는 장치를 이용했다. 철저하게 만들어진 무대 안, 실제로 모델들은 물속에 들어가 포즈를 취했다. 작가는 이 시리즈를 통해 같은 피사체가 같은 장소와 시간에 서있을지라도, 다른 환경에 따라 그들의 관계 역시 달라질 수 있음을 지시했다. 1987년 레바논에서 태어난 잔쿨은 2011년 베이루트의 바파 어소시에이션에서 첫 개인전 <Sy nopsis>를 가진 이후, 2013년 아얌갤러리(Ayyam Gallery)에서 <Depths>, 이듬해 같은 갤러리에서 <The Unseen>을 선보이며, 총 세 번의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젊은 작가답게 페이스 북을 통해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을 즐긴단다. http://www.larazankoul.com





<no.81~90 표지>





no.090  March 2014

미스터. 브레인 워시 Mr. Brainwash


1966년 프랑스에서 출생한 티에리 구에타(Thierry Guetta)는 아인슈타인, 찰리 채플린, 마릴린 먼로 등 누구나가 알고 있을 법한 과거의 우상들과 20세기의 도상들로 작업한다. 원래 다큐멘터리 제작자였던 그는, 그래피티로 작업하는 거리의 미술가들을 찍고 그들과 친하게 지냈던 것을 계기로, 스스로 거리의 예술가가 되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한 이후, 그는 '미스터 브레인워시(Mr. Brainwash, 약자 MBW)'라는 작가명을 만들었다. ‘미스터. 세뇌정도가 되겠다. 이후 이름에 걸맞게 스크린 프린트와 스텐실 이미지로 주로 작업하면서, 워홀과 리히텐슈타인 등의 팝아트 1세대를 차용할 뿐 아니라, 다양한 대중문화 속 범람하는 이미지들을 모티브로 하여 벽 전체를 그래피티로 가득 채우는 작업을 한다. 그의 미술계 데뷔는 2008년 첫 개인전 <인생은 아름답다(Life Is Beautiful)>를 통해 화려하게 이뤄졌다. 거리 미술 팬들 뿐 아니라 콜렉터들에게도 점점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2009년에는 마돈나가 <셀러브레이션(Celebration)>이란 이름의 앨범 커버 디자인을 그에게 맡기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특히, 2010년은 그의 미술계 활동에 있어서 기록적인 해로, 우선 뉴욕에서 열린 두 번째 개인전   <아이콘(ICONS)>이 매진을 기록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작품들은 그의 주요 콜렉터들뿐 아니라 크리스티, 필립스 등 일류 경매회사들에 의해 매입됐고, 20 여 점의 혼합매체 작품들을 추가하여 <아이콘 리믹스(ICONS REMIX)>라는 이름으로 연장됐다. 또한,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뱅크시의 다큐멘터리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Exit Through the Gift Shop)>에서 주연을 맡으면서, 그는 일약 전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또한 그해, 마이애미 아트 바젤에서 보인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작가는 사우스비치에 있는 빈 소매점을 돌격대원들로 둘러싸고 트래픽 콘으로 만든 대형조형물을 설치하여 <공사 중(Under Construction)>이라는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아무런 공지나 홍보도 없었지만, 수천 명의 관람객이 이 장소를 찾았고, 정확히 4일 후, 그는 재빠르게 작품을 해체해 마이애미를 떠났다. 처음 시작했던 방식, 'HIT AND RUN'으로, 그는 전 세계 미술계를 다시 한 번 사로잡았다. www.mrbrainwash.com



no.091  April 2014

션 마한 Sean-Mahan


로우핀즈(Lowpines), 다이트로(Daitro), 키즈 온 바이크(Kids on Bikes) 등 밴드들의 앨범 커버아트를 통해 대중적 유명세를 얻은 작가 션 마한. 그는 주로 순수한 여성, 혹은 소녀를 그리는데 작업과정은 이렇다. 나무 패널 위에 그래파이트(흑연)로 윤곽선을 그린 후, 아크릴에 물을 섞어 색을 칠한다. 연약한 선으로 나뉜 화면 위에 얇게 칠해진 물감 층은, 모든 것을 차단해 버리는 두터운 아크릴 물감 층과 다르게 나무 패널의 무늬를 그대로 투영시킬 만큼 투명하다. 작가가 애용하고 있는 이 형식은 작업 속 여성들에게 연약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부여하며, 더불어 그는 온화함을 지닌 색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이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하는 인간 고유의 내면적 따뜻함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물감들은 나무 패널의 색감과 어우러져 빈티지 포스터 같은 느낌을 풍기는데, 관람객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노스탤지어로 이끌려 들어가 순수 청렴을 환기한다. 이에 대해 혹자는마한은 꿈에 젖은 달콤함을 표현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권력과 힘, 지배구조와의 충돌에 집중하는 작가 션 마한, 작품에 드러난 순수함은 어쩌면 권력적 구조에 반하는 작가의 속죄적 표현일런지 모른다.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 잭슨빌(Jacksonville)에서 열린 ‘World Arts Film Festival’을 비롯해 스위스 바젤의‘Scope Art’, 11월 마이애미에서 개최된 ‘Aqua Art Miami 2014’에 참여하는 등 정신없이 바쁜 한 해를 보낸 작가는 올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싱크스페이스 갤러리(Thinkspace Gallery) 10주년 전시를 통해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http://seanmahanart.com



no.092  May 2014

율리아 가이저 Julia Geiser


율리아 가이저는 온라인을 떠다니는 이미지를 끌어 모아, 포토몽타주 기법으로 작업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디지털 시대의 이미지 사용법을 잘 숙지하고 있는 그의 작품 속 이미지들은 과거와 현재를 횡단하고 현실을 뛰어넘으며, 때로는 고급스럽다가도 돌연 저급함을 넘나든다. 이는 디지털시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매우 닮았다. 1987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율리아 가이저의 블로그에는 날이 갈수록 방문자가 늘고 있다. 그는 인터넷에서 골라낸 흑백 사진을 콜라주 해 일러스트레이션 한다. ‘독특한 필터를 정해놓고 이미지를 검색한다는 작가의 말대로 엄격하게 선택된 이미지들은 스케치 방식으로 덧붙여진다. 작품엔 대체로 모던한 차림의 여성이나 남성이 등장하지만 그 옆에 등장하는 환상적이고 동화 같은 이미지들 덕분에 작업은 초현실적이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작가는 주로 기업의 광고 이미지들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몇 년 전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작업을 바로바로 올리고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재미를 알게 되면서 지속적으로 콜라주 작업을 하는 중이다. 오랫동안 갤러리 이미지나 인터넷 이미지 검색 툴을 이용해 수많은 이미지들을 봐왔다는 그는 일종의 관음증에 대해 커밍아웃하기도 했다. 어떤 계획을 미리 해놓고 작업하기보다 이미지들을 조합하고 거기에 환상적인 이미지들을 덧붙여가며 즉흥적으로 흘러가는 작업과정을 즐긴다는 그녀에게 작업은 일종의 유희다. 키치적이면서도 전복적인 이미지를 아무렇지 않게 조합하는, 재주를 지녔다. http://julia-geiser.ch



no.093  June 2014

세실리아 파레데스 Cecilia Paredes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작가는 지난해 상하이에서 열린 ‘2014 Pingyao International Festival of Photography(PIP)’에서 ‘The International arward for artistic excellence’라는 상을 받았는데, 그 수상장면이 세계적으로 방영되며 대중적 인지도를 획득했다. 스스로가 퍼포머인 작가는 이 작업을 위해 수 시간동안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받아 바디페인팅을 정교하게 완성했다. 작가가 수년간 이용해온 몸은, 작업의 오브제이자 동시에 아이디어를 확장시키는 매개인 셈이다. 그는 다양한 벽지들 속에 숨어들어, 스스로 눈에 잘 띄지 않는 인테리어의 부분이 된다. 작가는 몸을 위장, 해체하는 방식으로 다수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해 내며 현대의 복잡다단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이주, 타자, 적응의 이슈를 환기시킨다. 즉, 인테리어와 몸의 경계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과정은 다른 환경에 적응해가는 아이덴티티의 변화를 은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파레데스는 페루에서 태어나 현재 코스타리카와 미국에 거주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는 자연을 포함한 환경(circumstance), 그리고 기원(origin)이다. 자연 안에서 구조, 상호작용, 변화, 여성성과 같은 주제를 찾고, 이에 따라 각기 다른 아이덴티티를 재현해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는 사진, 퍼포먼스 이외에도 조각, 설치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고 있다.http://ceciliaparedes.net



no.094  July 2014

김현식 Kim Hyunsik


작품에 층층이 담겨있는 공간은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일까, 아니면 애초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얼핏 평면회화로 여겨지는 그림은 사실 일곱 겹의 드로잉이 합쳐져 완성된 것이다. 에폭시 레진에 송곳으로 홈을 파고 그곳에 안료를 채우는 독특한 방식으로 그림을 만드는 작가 김현식은 홍콩 크리스티 경매 등 외국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흔히 머리카락 작가로도 불리는 그는, 여인의 머리 한 올 한 올이 살아있는 것처럼 입체감을 부여한다. 현재 그의 작업은 강렬한 색으로 이뤄진 추상화로 진화하고 있다.


작가 김현식은 지난 1993년 서울 삼정아트스페이스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선보인 이후 런던 마거 모던 아트갤러리가 마련한 개인특별전까지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그의 신작은 강렬한 색면 추상화이다. 적어도 이미지로만 대한다면 우리가 익히 아는 단색화와 많이 닮은 것이 사실이다. 허나 누군가 차이점을 묻는다면, 이제 작가는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다. 역사와 스토리를 머금은 스스로의 추상화에 대해 말이다. 형식은 매우 혁신적이며 모던하면서도 김현식의 작업은 동양적인 분위기를 지닌다. 어쩔 수 없이 작품은 작가 안에 내재된 사고와 철학을 따르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존재한다. 반대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극복하기 위한 부단한 그의 탐구는 관객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1965년 생으로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런던과 북경 등에서 20여회 개인전을 통해 명성을 쌓고 있다. 



no.095  August 2014

수에 왕 Xue Wang


유령에 관한 나의 표현은 약간 들뜬 모습, 낙관주의적인 면모가 들어가 있다. 그 유령들은 우리 같은 인간들을 위협하는 악마가 아니라, 유쾌한 장난으로 우리 일상의 보호본능을 일깨우는 존재일 뿐이다. 그들은 우리의 식품저장고를 뒤적거리고, 우리의 하수구를 지나다니며 불을 밝히며, 집안을 어지럽힌다. 그 유령들이 우리 사이에 슬금슬금 다닌다 할지라도 그들로 인해 두려워하거나 놀랄 필요가 없다, 단지 바깥세상으로부터 오는 그들의 재치 있는 메시지만 받아들이면 그 뿐이다 지난해 봄, 시카고 루토푸지 갤러리(Rotofugi Gallery)에서 개인전 <Narcissess>를 선보인 신예 작가 수에 왕은 망각된 것, 혹은 언캐니한 상황에 집중한다. 블로그를 통해 직접 쓴 글이 시사하듯 그는 상상력을 동원해 낯선 존재들의 색다른 이야기를 작품으로 풀어낸다. 1980년 중국에서 태어난 수에 왕은 중국과 영국에서 패션을 전공한 후 현재 순수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인형, 장난감, 무대장치 등 키덜트 적 소재를 통해 다소 엽기적인 우화를 만들어 내는 특기를 지닌 작가는 미국 첫 개인전을 통해 캘리포니아 팝 초현실주의 아트씬으로부터 엄청난 주목을 이끌어 냈다. http://xuewang.weebly.com



no.096  September 2014

레오 카일라드 Leo Caillard


서구 유럽에선 14-16세기, 고대의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를 이상으로 하여 이들을 부흥시킴으로써 새 문화를 창출해 내려는 운동이 사상, 문학, 건축, 예술 등 다방면에 걸쳐 일어났다. 그리고 이를 지칭하기 위해 재생이나 부활을 의미하는 르네상스라는 표현이 채택됐다. 작가 레오 카일라드를 단적으로 설명하라면 현대식 르네상스 작가라고 말하겠다. 그가 화면에 심어놓은 메타포는 인문주의 운동인 르네상스 형식과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1985년 파리에서 태어나 고블린 비쥬얼 커뮤니케이션스쿨(Gobelins School of Visual Communication)을 졸업한 그는 작품을 통해 리얼리티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전주의 작품들에서 받은 영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14년 여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스코프 아트 쇼(Scope Art Show)’에 참가했고, 최근 ‘2014 아비뇽 포럼(Forum D‘avignon)’에 초대되기도 했다. 문화와 경제의 연결고리를 더욱 견고히 하기위한 취지하에 열린 국제포럼인 아비뇽 포럼에서의 인터뷰를 통해 레오 카일라드는 예술품과 관객들 사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벽을 사진이라는 접근방식을 통해 허물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다. 개인적인 프로젝트 이외에, 폭스바겐이나 암네스티 인터네셔널, 이비스, 유로스타, 프레이스테이션 등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http://www.leocaillard.com



no.097  October 2014

퓨어 에빌 Pure Evil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Taylor),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장 미셀 바스키아(Jean Michel Bas quiat), 앤디 워홀(Andy Warhol). 세기를 리드했고 모든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주인공들이 퓨어 에빌의 그림 속에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마도 그들 내면에 웅크리고 있던 슬픔과 애환을 드러내기라도 하듯 말이다. 간결한 형과 색으로 인물을 묘사하고, 나름의 키워드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는 예를 들면 바스키아에게‘KING SAMO(바스키아가 결성했던 낙서그룹)’라는 메모를 붙여 그를 진정한 팝아트의 왕으로 추대하는 등 자의적 해석을 덧붙인다. 귀족집안에서 태어나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퓨어 에빌은(자료에 따르면 그는 유토피아를 쓴 토마스 모어의 후손이란다) 1990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난다. 그곳에서 10년간 거주하면서, 일렉트로닉 음악 문화, 스케이트보드 문화, 서해안가의 그래피티 문화에 영향을 받아 기묘한 뱀파이어 토끼를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현재는 유토피아적 꿈이 붕괴한 자리, 종말론적 신화 등 세상의 어두운 부분들을 탐험하는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다.



no.098  November 2014

마리아 리반스 Maria Rivans


영국 작가 마리아 리반스는 세세하고 복잡한 초현실적인 풍경, 인물, 그리고 입체적인 콜라주로 잘 알려져 있다. 어렸을 적부터 봐 온 빈티지 할리우드 영화나 히치콕, 그리고 공상과학영화 등에 영향을 많이 받은 그녀의 작품은 늘 문화라는 콘텐츠를 떼놓고는 말할 수 없으며, 특히, 그녀의 대학 시절 전공이 3D 디자인이었다는 것과 졸업 직후에는 지독한 꼼꼼함과 인내가 요구되는 보석공예사로 활동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녀의 작품은 작가 개인의 경험에  직업적 경험이 결합돼 화려한 시각적 풀이로 전환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영국 브리턴에서 작업하는 작가는 3D 기술이나 콜라주 기법을 통해 유머러스하고 다채로운 초현실적 풍경과 초상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콜라주 작업에서 개개의 이미지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며 기묘한 느낌을 만들어 내는데, 다양한 시대의 이미지들이 탐색되고 합쳐지면서 전체 이미지는 개인적이고 불가사의한 느낌으로 전환된다. 콜라주 작업을 위해 아이디어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묘사는 사라지고 오리지널 이미지는 파괴된다. 하여, 관람객들은 리반스의 작업을 통해 대안 현실(얼터 리얼리티)을 경험하게 된다. 최근 그녀는 영국 런던의 The National House가 주최한 커미션 어워드에 당선되어 ‘Unravelled’라는 이름의 아티스트 그룹으로 9명의 다른 아티스트들과 함께 설치작업을 진행했으며, 올 해에도 굵직한 아트페어와 전시에 참여할 예정이다. www.mariarivans.com 



no.099  December 2014

폴 매카시 Paul McCarthy


나는 몸 내부에 있는 것들을 노출시키는 것에 꽂혀있다(I had this thing about exposing the interior of the body).”, 그야말로 지극히 솔직하고 원초적인 작가가 아닌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 폴 매카시는 동화의 줄거리를 차용, 섹슈얼하고 파격적인 장면들을 완성한다.  2013년 뉴욕의 파크 애비뉴 드릴 홀에서 선보인 전시이자 하나의 큰 설치작업 <WS>, 붉고 흰 풍성한 드레스를 입은 백설공주가 난장이들 사이에 파묻혀있고 모두가 환각에라도 빠진 듯, 환하게 웃는 장면으로 세기말 파티 분위기를 조성한 폴 매카시는 한없이 순수하고 영롱한 동화 속 주인공을 페티시즘을 자극하는 인물로 탈바꿈시켰다. 그 뿐 아니다. 미스터리한 숲을 만들고 자신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통나무집을 3/4크기로 지어 관람객이 볼 수 없게끔 숲의 내부에 뒀다. 드릴 홀의 양 가장자리에는 거대한 3채널을 설치해 7시간짜리 비디오를 상영했는데, 그 내용은 숲의 내부 은밀하게 숨겨진 바로 그 집 안에서 일어났던 일의 기록이었다고. 올해로 여든다섯이 된 그는 본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형상들을 마구잡이로 뒤섞어 인상적인 풍경을 완성한다. 대중이 지닌 신화 및 질서, 성상과 도상을 작품 안에서 거침없이 파괴하고 또 재조립하는 작가 폴 매카시. 관념적인 선악과 미학적 감성, 시대의 경향과 개인의 욕구 등을 총체적으로 녹여 자신만의 시각으로 하나의 섬을 완성하는 그는 성, 폭력, 배설, 살인 등 금기시되는 테마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문제적 작가다. http://www.hauserwirth.com



no.100  January 2015

김병호 Byoungho Kim


그는 세상에 절대 존재하지 않는 형태를 만든다. 형태가 기능에 대한 예상을 어렵게 하면 오히려 주제를 강조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기능의 제한에서 완벽히 벗어나는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바탕으로, 그는 다종다양한 작품을 완성했다. 정교한 김병호의 작품은 처음, 중간, 끝 부분이 전부 분리된다. 그리고 각 파트는 전문가 그룹에 맡겨진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작가가 하나의 유닛을 떠올리고 형태를 구상하면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이가 형상을 제작한다. 그리고 그것을 조합하는 그룹이 이후 프로세스를 수행한다. 이들은 함께 모듈을 완성하는 셈인데, 여러 단계를 거치며 완성된 작업에 대해 작가는 전문가들과의 협업이라 지칭한다. 


김병호를 말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소리다.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 황동으로 만든 조각에 김병호는 소리를 넣는데, 보이는 조각 미술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집어넣음으로써 우리 눈에 보이진 않아도 분명 존재하는 것을 표현한다. 복잡다단한, 너무 많은 매체와 디지털이 뒤섞인 현대사회에서 조각의 새로운 방식과 영역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그에게 작고 기계적인 소리는 일종의 돌파구인 셈이다. 전혀 다른 미디어를 기존의 조각 미술에 적용한 김병호의 작업은 진화하고 있다. 독특한 뉘앙스는 유지하되 늘 변형된 형태를 선보이는 그가 「퍼블릭아트」 100호를 기념해 또 새로운 작품을 완성했다. 「퍼블릭아트」와 면밀한 소통을 통해 ‘100개의 시선으로 만든 탑이란 주제를 설정한 그는 몇 타입의 드로잉을 그렸고 그 중 하나를 생산해 냈다.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병호는 2005년 서울 KEPCO Plaza Gallery에서 <Magnet Installation>을 개최한 후 쿤스트독 갤러리(2006), 웨이방 갤러리(2008), 터치아트갤러리(2010)를 비롯 최근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2011)과 천안(2013)까지 총 8차례 개인전을 선보였다. 국내외 유수 기획전에 초대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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