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름만으로 비누 조각상을 기대한 당신이라면 일말의 배신감을 느낄지 모른다. 그러나 오랜 유물에서 현대도시건축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일상의 흔적을 재해석하는 신미경의 인문, 조형, 장르 실험의 결과물 50여 점과 맞닥뜨리는 전시는 지적 짜릿함을 선사한다. <앱스트랙트 매터스(Abstract Matters)>는 씨알콜렉티브가 매년 개최하는 ‘올해의 CR작가’ 일환으로 마련되는 것.
<Abstract Matter 0017> 2021 제스모나이트 지름 100cm
영국 헤이워드 갤러리, 대영박물관, 빅토리아&알버트 뮤지엄, 네덜란드 프린세스호프 미술관, 스웨덴 스톡홀름 국립미술관 등 유럽의 유수 미술관에서 비누라는 매체를 통해 유물과 동시대적인 것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여 온 작가는 미술사에서 중요한 개념인 ‘추상성’을 조각적인 것, 회화적인 것, 건축적인 것, 환경적인 것으로까지 확장한 신작들로 이번 전시를 꾸민다. 기존 프로젝트가 미술관의 박제된 권력과 제도화된 역사적 산물들을 비누로 해체하여 변화하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면, 신작은 오랜 건물의 외벽 같은 삶의 켜를 박제해 가치를 드러낸다.
<Abstract Matter 0015> 2021 제스모나이트 지름 98.5cm
새 프로젝트를 구상하다 중세의 벽 낙서에 집중하게 된 그는 시간 속에 축적된 인간의 흔적과 시간에 의해 씻겨 내려간 풍화의 자국, 추상에 대한 정의와 많은 작가들의 태도를 연구하며 추상의 가능성을 엿봤다고 한다. 신미경은 추상을 이미 모든 삶과 언어에 걸쳐있는 개념으로 보고, 특정 작가나 비평가의 특수한 담론으로 차별화하는 추상표현주의자들과 미니멀리스트들에 대한 기존 담론을 재전유하고 비판하는 지점과는 거리를 둔다. 또 조각/비조각의 변증법적 긴장을 통해 확장된 조각영역을 증빙하려는 지점과도 거리를 둔다. 종교, 역사, 문화적 문맥에 대한 경험에서 도자기와 불상을 비누조각으로 ‘번역’하는 작업을 통해 어떠한 ‘절대적 가치’를 끊임없이 묻고 대답해 온 작가의 신작들을 4월 13일부터 5월 29일까지 서울 마포구 씨알콜렉티브에서 직접 대면해 보자.
<Abstract Matter 009> 2020 제스모나이트 60×88×6cm
· 문의 씨알콜렉티브 070-400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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