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에서는 기(氣)와 운(韻)이 조화를 이루고 상생하며 아름다움을 완성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 둘의 조화를 강조한 미의식은 자연을 숭상하는 정신에서 비롯된다. 한국 근현대 회화의 굵직한 맥을 그려온 원로 작가부터 30대 젊은 작가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작업을 살펴보며 수묵화의 현재를 그려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김영주, 김창열, 김호득, 김환기, 남관, 박다원, 서세옥, 오수환, 우종택, 이강소, 이우환, 이응노, 장욱진, 구모경, 윤형근, 이영호, 정광희, 정창섭, 정탁영, 조순호가 참여해 수묵화의 ‘획’이 가지는 기세를 화면에 구사하고 수묵화 특유의 ‘번짐’과 ‘여백’이 가지는 운치를 형성하며 풍요로운 미를 완성한다. 전시는 수묵화의 미적 특징을 기와 운으로 요약하면서, 그것을 서양화를 포함한 넓은 의미의 회화로서 소개한다.
우종택 <시원의 기억>
2015 순지에 혼합재료 192×250cm
특히 전시의 주제에 맞추어 기를 뽐내는 작가로 김영주, 우종택, 박다원을, 운을 구현한 작가로 구모경, 정탁영을 꼽아볼 수 있다. 기호와 서체로 이루어진 화면을 연출해온 김영주는 195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에 집중해왔다. 말년에 이르러서는 선(線)으로 돌아가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화된 화면을 구축해갔다. 우종택은 만물이 생동하고 소멸하는 자연을 힘 있는 선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연과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기를 포착하고 에너지로 표출한다. 서양의 재료 유화를 이용해 동양의 기를 표출하는 박다원은 일필휘지, 단 한 번의 붓질로 작품을 완성하며 그 기세만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정탁영 <영겁 속에서 2000-13>
2000 종이에 수묵 124×184cm
구모경은 전통 수묵의 ‘지·필·묵’에서 먹과 종이의 조합만으로 산수를 표현한다. 그는 얇은 한지를 여러 겹 붙인 뒤 먹을 스미게 하여 깊이 있는 검은색을 표현한다. 1960년대부터 실험적인 수묵화 작업을 해온 정탁영은 서정적인 기운과 함께 콜라주, 데콜라주 등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며 독특한 수묵 표현을 개척했다. 완연한 이 봄, 수묵화 작가들이 생명의 기세와 자연스러운 여백으로 담아낸 자연을 느끼러 문밖을 나서보자. 전시는 8월 29일까지 계속된다.
구모경 <동화> 2020 종이에 먹, 백토 140×200cm
· 문의 뮤지엄산 033-730-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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