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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02, Mar 2015

세상의 모든 전시들

All The World's Exhibitions

아마 미술에 일가견 있는「퍼블릭아트」독자들의 달력은 이미 꽉 차 있을지도 모르겠다. 올해 유독 국·내외로 챙겨볼 미술 행사가 넘쳐나니 말이다. 굵직한 행사들만 나열해 봐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고 있는 뉴 뮤지엄 트리엔날레(New Museum Triennale)를 비롯해 3월에는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과 샤르자 비엔날레(Sharjah Biennial)가 열리고, 5월에는 모두가 기대하는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와 함께 이스탄불 비엔날레(Istanbul Biennial)도 마련돼 있다. 6월에 스위스에서 연례행사로 열리는 아트 바젤(Art Basel)이, 그리고 9월에는 리옹 비엔날레(La Biennale de Lyon)가 기다리니, 미술 애호가라면 설레는 마음 감출 길 없는 한해다. 여러 큰 행사들에 발맞춰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이미 한해의 전시 정비를 끝냈다. 전체적인 흐름에 발맞춘 전시들도 보이고 때로는 기관의 정체성을 고수하려는 기획들도 엿보인다. 올 한해, 어떤 전시들을 주목해 봐야할까. 여기「퍼블릭아트」편집부가 그 길라잡이를 맡았다. 미국, 영국, 유럽, 아시아와 아랍, 한국 별로 주목해야 할 크고 작은 전시리스트를 뽑았다. 자, 이제 기쁜 마음으로 그 여행을 함께 시작해보자.
● 기획 문선아 기자 ● 진행 편집부

Vista de sala de la exposicion 'Daniel G. Andujar. Sistema Operativo' Con la obra 'Dirigentes' Fotografia: Joaquin Cortes/Roman Lores Museo Nacional Centro de Arte Reina Sofia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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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아 기자, 백아영 기자, 이나연 미국통신원, 김민하 객원기자, 정일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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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Ⅰ_Europe  

2015, 유럽미술계를 순례할 시간·문선아 기자


SPECIAL FEATURE Ⅱ_U.K.  

거장의 세대교체·백아영 기자


SPECIAL FEATURE _U.S.A.  

What up? 2015년 뉴욕미술관 갤러리 전시들·이나연 미국통신원


SPECIAL FEATURE _Asia & Arab  

서로 다른 아시아, 그리고 가능성의 아랍·김민하 객원기자


SPECIAL FEATURE _Korea  

정확한 기획의 실험·정일주 편집장





<Crouching Venus> 2nd century AD White marble

 H.122cm Courtesy Soprintendenza per 

i Beni Archeologicidi Napoli - Museo Archeologico

 Nazionale di Napoli Photo: Giorgio Albano





Special feature Ⅰ_Europe

2015, 유럽미술계를 순례할 시간

 문선아 기자



유럽이라는 커다란 대륙에서 벌어지는 예술행사와 전시들을 모두 파악해 정리한다는 것은 한정된 지면상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대륙의 크기도 크거니와, 도시들이 오랜 시간 동안 차근히 성장해온 덕에 미술 역시 오랜 지층을 확보하고 있고, 그만큼 각 도시마다 다양한 기관들이 각기 다른 예술행사들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예술 관련 이벤트(event)가 너무 많은 덕에, 그것들을 일괄하는 일이란 쉽지 않다. 하여, 올해에 특히 중요 행사들이 열리는 이탈리아의 베니스, 프랑스의 파리, 스위스의 바젤을 중점적으로 다루려 한다. 독일이나 네덜란드, 스페인 등 유럽에 속하는 다른 국가의 기관들을 누락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세 도시를 기점으로 이동의 지도를 그리다 보면 자연스레 다른 도시의 전시 행사리스트들 역시 독자들 눈에 들어오게 되리라 기대한다.   



세상의 모든 미래를 열 베니스


올 한해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가 무엇인지를 꼽으라면 단연코 5월에 시작할 제 56회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5.9-11.2). 지아르디니(Giard ini)와 아르세날레(Arsenale)에서 열리는 주 전시의 규모도 한 몫 하지만, 특히 전 세계 국가들이 다양한 콘텐츠로 국가관을 꾸리면서 격년제로 열리는 현대미술의 올림픽이라고 불릴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만큼 그 이전과 이후의 미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총 53개국이 참여하는 이 비엔날레의 총 감독을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가 맡았다. 이론과 실무에 모두 능한 진정한 실력자로, 지난 2008년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그가 어떤 주제를 선정할 지가 한동안 미술계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그가 정한 올해의 제목은 세상의 모든 미래(All the World’s Futures).’ ‘살아있음: 장엄한 지속 상에서(Liveness: On Epic Duration),’ ‘혼란의 정원(Garden of Disor der),’ ‘자본: 살아있는 읽기(Capital: A Live Reading)’라는 세 가지 필터를 통해 전시를 구성할 예정이라니, 그가 비엔날레를 통해 미술계의 현재와 과거와 미래를 어떻게 이을 것인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Jean Paul Gaultier: Pierre et Gilles De la rue aux étoiles,

 Jean Paul Gaultier, 2014ⓒ Pierre et Gilles




흩어진 118개의 섬들이 약 400개의 다리로 이어져 있는 조그만 도시 베니스는 비엔날레 기간 동안 만큼은 각국의 예술계 인사들로 꽉꽉 들이찬다. 하여, 베니스 내에 위치한 기관들은 그들의 마음을 단번에 훔쳐낼 수 있는 신중을 기한 전시들을 준비한다. 지난 행사시기에 마크 퀸(Marc Quinn)의 개인전과 함께 거대 조형물을 설치해 뭇사람들을 사로잡은 지오르지오 치니 재단(Giorgio Cini Foundation)은 이번에는 200년간 유럽 회화의 역사를 이끌어온 대가들의 팔레트를 작업화 한 독일 사진작가 마티아스 스칼러(Matthias Schaller, 5.7-6.7)와 직물을 조각적 매체로 사용하는 폴란드 작가 막달레나 아바카노윅즈(Magdalena Abaka nowicz, 5.7-6.7)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또한 유리로 유명한 도시답게 마련해놓은 유리의 방(Le Stanze del Vetro)에선 모던한 핀란드의 비스초프베르거(Bischofberger) 컬렉션(4.12-8.2)을 소개하고 이후에는 대조적으로 베니니(Venini) 유리공방의 디자인시리즈(9-2016.1)를 선보일 예정이다. 


팔라쪼 그라씨(Palazzo Grassi)에서는 지난해 파리 퐁피두 센터(Centre Pom pidou, 이하 퐁피두)에서 대규모의 회고전을 가진 프랑스 출신의1936년생 작가 마르샬 레이스(Martial Raysse)의 개인전(4.12-12.31)이 열리고, 동기간에 푼타델라도가나(Punta della Dogana)에서는 작가이자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단 보(Danh Vo)가 캐롤린 부르주아(Caroline Bourgeois)와 공동으로 기획한 그룹전 <언어의 미끄러짐(Slip of the Tongue)>전이 선보인다. 마르셀 브로타스(Marcel Broodthaers), 지그마 폴케(Sigmar Polke), 콘스탄틴 브랑쿠시(Constantin Brancusi), 뿐만 아니라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 15세기 피렌체 출신의 아노니모(Anonimo), 심지어는 작가 단 보 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대를 살아간 작가들의 작업이 한데 어우러질 예정이다. 한편, 구겐하임 베니스에서는 잭슨 폴록(4.23-11.9)과 샤를르 폴록(4.23-9.14)을 기념하는 전시가, 프라다 재단(Fondazione Prada)의 까꼬르네델라레지나(Ca’ Corner della Regina)에서는 살바토레 세티스(Salvatore Settis)가 프라다 재단 소장품들로 기획한 그룹전 <이동 가능한 클래식(Portable Classic)>(5.9-8.24)이 열린다. 사실 이 전시는 이탈리아의 또 다른 도시 밀라노에서 프라다 재단의 또 다른 브뉘(venue)가 개관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밀라노관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유사한 테마로 소장품 전 <Serial Classic>이 선보인다. 물론, 밀라노에서는 렘 콜하스(Rem Koolhaas)가 이끄는 건축회사 OMA의 새 건축물에 로버트 고버(Robert Gober)와 토마스 데만트(Thomas Demand)가 장소특정적 설치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이벤트도 병행된다.





Andy Warhol <Shadows> 1978-79

 Dia Art Foundation Photo: Bill Jacobson 

ⓒ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 ADAGP, Paris 2015 




거장들이 다시 꾸려가는 파리


프랑스 파리에는 거장들의 전시가 대거 준비됐다. 먼저, 파리 피나코텍(Pinacotheque)에서는 <키스(Kiss)>라는 아름다운 작업으로 유명한 구스타브 클림트(Gustav Klimt)를 중심으로 비엔나 분리파를 사회적 시점과 연동하여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지난 달 열렸다(<Au temps de Klimt. La Secession a Vienne>, 2.12-6.21). 특히, 전시의 마지막에는 가구, 보석, 혹은 도자기와 같은 무역 공예품들뿐만 아니라 사료들을 충분히 제시함으로써, 관람객들로 하여금 당시 비엔나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한편, 파리 그랑팔레(Grand Palais)에서는 <시녀들(Las Meninas)>로 널리 알려진 17세기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스페인 출신의 궁정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Die go Velazquez, 3.25-7.13)의 전시를 선보이고, 그 후로 패션 디자이너인 계의 거장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4.1-8.3)의 전시, 미국의 거장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전시 <아메리칸 마스터스(American Masters: Masterpieces from the SFMOMA and the Fisher Collec tion)> (4.8-6.22), 피카소를 위시해 미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피카소와 현대미술(Picasso and Con temporary Art)>(가제, 10.7-2016.2.29), 여성과 자연의 유기체적 형상에 매료됐던 프랑스 사진계의 거장 루시앙 클레그(Lucien Clergue)의 전시 등을 예정하고 있다. 


한편, 까르티에 재단(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관람객의 육체적·감정적 경험들을 극대화시키는 미국의 현대미술 작가 브루스 나우만(Bruce Nauman, 3.13-6.21)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 지난해 폴 매카시(Paul Mc Carthy)의 초콜릿 공장을 선보여 큰 반향을 일으켰던 파리화폐박물관(Musee d’art mo derne a vendre pour cause de faillite, a l’ Hotel de la Monnaie)에선 시인이자 사진작가, 영화감독이었던 벨기에 출신 마르셀 브로타스(Marcel Broodthaers, 4.18-8.16)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 출신의 작가 이우환이 맡아 화제를 일으켰던 베르사유 궁전(Chateau de Versailles)에서 열리는 전시(6월 중순-10월 말)는 인도출신의 거장 아니시 카푸어(Anish Ka poor)가 맡았다. 그의 거대한 작업 스케일이 철저하게 통제된 베르사유 궁전과 어떤 조응을 일으킬 지, 모두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Nicolás Muller <The greyhound and the model> 

1940 Tangier, Morocco ⓒ Nicolas Muller




살아있는 미국 팝아트의 거장이라면 거장일 제프 쿤스(Jeff Koons, 11.27-4.27)가 지난해부터 퐁피두에서 회고전을 열고 있는 가운데, 4월에는 측량의 대가로 불리는 르 코르뷔제의 개인전(Le Corbusier, 4.29-8.3), 6월에는 비디오 작업과 설치를 주로 하는 레바논 출신의 모나 하툼(Mona Hatoum), 스위스 작가이자 디자이너인 갓프리드 호네거(Gottfried Honegger), 인물사진을 주로 찍는 발레리 베를린(valerie belin)의 개인전이 선보인다. 특히, 르 코르뷔제의 전시에서 지난해부터 건축 전시를 시스템화하려는 퐁피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9월에는 지난해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Prix Marcel Duchamp)를 수상한 줄리앙 프레뷰(Julien Previeux)의 개인전(9.23-2016.2.15)외에도 쿠바의 회화 거장 위프레도 람(Wifredo Lam, 9.30-2016.2.15)과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해 한국에도 이름을 널리 알린 비디오, 사진, 설치 작가 도미니크 곤잘레스-포에스터(Dominique Gonzalez-Foerster, 9.23-2016.2.1)의 개인전도 마련돼 선보인다. , 12월 중에는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의 전시도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물론, 퐁피두는 개인전들 사이사이에 <사진이 뭐야(Qu’est-ce que la pho tographie)?>라는 전시(3.4-6.1)를 선보여 사진종주국으로서 프랑스의 자부심을 잃지 않는다. 프랑스에선 사진전시가 정기적으로 선보이는 데, 올해 쥬 드 폼(Jeu de Paume)은 플로렌스 앙리(Florence Henri, 2.24-5.17), 제르맹 크롤(Germaine Krull, 6.2-9.27), 발레리 쥬브(Valerie Jouv, 6.2-9.27), 필립 할스만(Philippe Halsman, 10.20-1.24)의 전시를 마련했다. 


한편, 파리근현대미술관(Musee d’Art Mo derne de la Ville de Paris)에서는 한 치의 의심도 제기할 수 없는 명실공이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Andy Warhol, 10.2-2016.2.7)의 개인전이 열려, 그가 죽기 직전에 남긴그림자들(Shadows)’ 시리즈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그 이전에는 캐롤 라마(Carol Rama, 4.3-7.12), 마르쿠스 뤼페르즈(Markus Lupertz, 4.17-7.19)뿐 아니라 사후에야 진가를 인정받은 청소부 삽화가 헨리 다거(Henry Darger, 5.29-10.11)의 개인전을 선보여 회화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게 한다. 1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으로 유럽 특히, 파리에서 지난해부터 전쟁관련전시들도 주기적으로 준비된 가운데, 기실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전시 중 하나는 <데이빗 보위(David Bowie)>(3.3-5.31)전이다. 영국에서 그의 전시가 큰 인기를 끌었던 탓이기도 하지만, 특히, 지난 1월 개관했으나 장 누벨(Jean Nouvel)이 본인이 설계한 것과 다르다고 건축가 명단에서 삭제를 요청한 파리 필하모니(la Philharmonie de Paris)에서 열리는 첫 전시이기에 더욱 그렇다. 오는 9, 로댕미술관(Musee Rodin)도 재개장을 앞두는 등, 다양한 뉴스가 준비돼 있지만, 프랑스에서 1년 동안 빼놓을 수 없는 행사는 10월 파리에서 열리는 페어 피악(FIAC, 10.22-25)과 리옹 비엔날레(Biennale de Lyon, 9.10-2016.1.3). 영특히 후자는 영국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 디렉터 랄프 루고프(Ralph Rugoff)가 큐레이터를 맡아 모던한 삶(La Vie Moderne)’을 주제로 내세워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Bruce Nauman <Anthro/Socio(Rinde Facing Camera)> 

1991 Audio and video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 Bruce Nauman / ADAGP,

 Paris 2015 Photo courtesy Glenstone




6월의 성지 바젤


올해 유럽에서 또 놓치지 말아야할 행사가 있으니 스위스에서 연례행사로 열리는 아트 바젤(Art Basel, 6.18-21)이다. 1970년 세 명의 큐레이터들에 의해 시작되어 현재, 마크 스피글러(Marc Spiegler)가 디렉터를 맡고 있는 이 행사에는 매년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300여 개 갤러리와 4,000여 명이 넘는 작가들이 모이곤 한다. 상업적 면모 뿐 아니라 비 상업적 면에서도 성공한 페어의 전형으로, 현대미술 순례자라면 꼭 들러야할 성지나 진배없다. 이 페어 주변에 살펴봐야 할 또 다른 기관도 있으니, 바이엘러 부부가 설립한 재단(Fondation Beyeler). 렌조 피아노(Renzo Piano)의 아름다운 건축물 안에, 지난해 말부터 뛰어난 색감으로 현대적 풍경화를 대표하는 영국 출신 피터 도이그(Peter Doig, 2014.11.23-3.22)가 선보이고 있으며, 올해는 타히티의 강렬한 생명력을 묘사한 프랑스 인상파 화가 폴 고갱(Paul Gauguin, 2.8-6.28), 인간에 내재된 정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인물 초상으로 유명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출신의 마를렌 뒤마(Marlene Dumas, 5.31-9.6)가 선보일 예정이다. 미래주의 회화작품들을 망라한 그룹전 <0,10>도 준비되어 있다. 카지미르 말레비치(Kazimir Malevich)의 유명한 작품 <검은 사각형(Black Square)>이 전시에 포함되어 드물게 실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바젤시립미술관(Kunstmuseum Basel)에서는 독일의 개념미술가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12.9-2016.1.31)의 개인전과 1970년대 유럽회화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는 소장품전<세잔에서 리히터까지(Cezanne to Richter> (2.14-2016.2.21)가 마련된다. 2011년 터너 프라이즈(Tunner Prize)를 수상한 영국의 설치작가 마틴 보이스(Martin Boyce, 4.25-8.16)와 실험적 회화를 선보이는 미국의 대표작가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 5.9-8.30), 미국의 추상주의 화가 사이 톰블리(Cy Twombly, 9.12-2016.1.31)의 개인전 역시 준비되며, 마르셀 브로타스, 하룬파로키(Harun Farocki), 안드레아 프레져(Andrea Fraser) 등이 참여하는 그룹전 <비유로 부터(Von Bildern)>(8.29-2016.1.10) 역시 예정되어 있다. 한편, 멀지 않은 취리히의 미그로 미술관(Migros Museum)에서는 1세대 바우하우스 작가 <산티 샤빈스키(Xanti Schawinsky)>(2.21-5.17), 그룹전 <돌아온 장난감들(Toys Re dux)>(5.29-8.16),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장식할 문경원&전준호의 전시(8.29-11.8)등을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이렇게 각 도시마다 다양한 전시들을 기획하고 있기에 올 한해 있을 전시들을 어떤 성향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 유럽 미술계가 보이는 성향에 대해 한 가지, 조심스런 추측을 해본다.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주력하기보다 과거의 것을 지향한다는 것. 틈틈이 구축해 온 아카이브를 열어 보여주거나 거장들을 작업을 순회전 형식으로 선보인다. 이것이 최근 비-유럽권의 6, 70년대 작가들이 재조명되는 이유기도 하다. 아예 새로운 실험은 피하고, 안정된 것을 추구하다 보니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에게서 눈을 돌려, 이미 일종의 검증을 거친, 하지만 눈에 익지 않은 작가들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는 결국 예술에 대한 예산이 감축된 결과로, 실패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으로 읽힌다. 개인적 소회를 밝히자면, 실패를 두려워하는 예술은 참 재미가 없다.  




<Audrey Hepburn> 1955 ⓒ Norman Parkinson Ltd 3. 

라쉬드 존슨(Rashid Johnson) Installation view of 

<Rashid Johnson. Smile> at Hauser & Wirth London 

2015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Wirth 

ⓒ Rashid Johnson Photo: Alex Delfanne





Special feature Ⅱ_U.K.

거장의 세대교체

 백아영 기자



올해 영국 미술계는 기획전 사이로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걸출한 이름들이 가득하다. 옛 마스터에서 이미 명성을 얻은 현대미술의 아이콘,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는 젊은 예술가들까지 나열된 이름만 보아도 감탄사가 뿜어져 나온다. 현대미술의 중심지 런던을 필두로, 맨체스터, 리버풀, 옥스포드까지, 세기를 넘나드는 굵직한 이름들에 새로운 작가들이 더해져 풍년을 이룬다. 여전히 핫한 키 플레이어들과 곧 이름을 떨칠 것으로 기대되는 샛별의 총집합이다. 풍성한 개인전의 향연을 여는 첫 주자는 바로크의 거장 루벤스(Peter Paul Rubens). 영국 왕립예술원(Royal Academy of Art)은 새해 첫 전시로 <Rubens and His Legacy: Van Dyck to Cezanne>(1.24-4.10)전을 개최해, 루벤스가 미술사에 끼친 영향을 탐구한다. 루벤스의 명작들과 그에게 영감을 받았던 20세기 예술가들까지 총망라하며 17세기 거장 루벤스의 발걸음을 좇은 뒤, 가을에는 중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현대예술가이자 건축가, 기획자인 아이 웨이웨이의 개인전 <Ai Weiwei>(9.19-12.13)가 계획돼 있다. 미술계 이슈메이커이기도 한 그가 이번에는 어떤 파격적인 작품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립초상화갤러리(National Portrait Gallery) <Sargent: Portraits of Artists and Friends>(2.12-5.25)를 선보이는 중이다. 서전트(John Singer Sargent) 1856년 미국의 부유층 가정에서 태어나 동시대 이름을 떨친 화가 중 하나로, 주로 상류사회의 초상화를 그렸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유럽의 회화를 접했고, 벨라스케스(Velazquez) 등 유럽 화가의 화풍이 작품에 나타나는 것도 그러한 영향 때문이다. 1925년 런던에서 생을 마감한 서전트와 그가 그린 동시대 예술가들, 동료들을 초상화로나마 만날 수 있는 자리다.


다음은 서전트의 사망 직후인 1900년대 초 혜성같이 나타나 추상표현주의를 이끈 잭슨 폴록이다.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고 자극적인 미국 예술가들 중 하나로 평가받는 그를 소개하는 <Jackson Pollock: Blind Spots> (6.30-10.18)전이 테이트 리버풀(Tate Liver pool)에서 마련된다.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의 창시자 폴록은 추상미술에 거대한 기여를 한 인물로, 전시는 폴록의 예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그의 후반기 인생에 중점을 둔다. 1951년에서 53년 사이에 제작된 그의 작품이 대거 몰려올 예정이다. 한 편,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은 연례적으로 모더니즘 작가들을 집중 조망해왔는데, 이번 주자는 키네틱 조각의 선두주자 알렉산더 칼더다. <Alexan der Calder: Performing Sculpture> (11.11-2016.4.3)전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빌과 스테빌을 비롯한 그의 대표작들이 모인다는 소식이다. 특히 영화, 연극, 음악, 댄스를 섭렵하는 그의 콜라보레이션 작업 등을 함께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돼, 개인작품과 협업작품까지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에 앞서 미국인 화가 아그네스 마틴(Agnes Martin) 2004년 사망한 이래 첫 회고전(6.3-10.11)이 열린다.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적이었던 1950-60년대 추상미술에서 여성예술가이지만 상당한 입지를 굳혔던 마틴의 실험들을 소개한다. 초창기 예술적 시도에서 시작해, 최근 작업들까지 그의 궤적을 좇으며, 그가 다음 세대에 끼친 영향을 입증한다. 이 전시는 런던을 필두로 뒤셀도르프,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순회할 예정이다.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은 세계적인 조각가 바바라 해프워스를 내세운 <Barbara Hepworth: Sculpture for a Modern World>(6.24-10.25)전을 열어 현대조각의 발자취를 좇는다.




닉 와플링턴(Nick Waplington) 

<Untitled from the series

 'Alexander McQueen Working Process'> 2013

 ⓒ Nick Waplington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지역주민들의 교육과 예술향유의 장으로 역할 하는 런던의 캠든아트센터(Camden Art Centre)도 연이어 개별 작가를 조망한다. 포르투갈 출신 협업 예술가 주앙 마리아 구스모+페드로 파이바(Jo ao Maria Gusmo+Pedro Paiva) <Pa pagaio>(1.30-3.29)전과 스코틀랜드의 젊은 예술가 루스 이완의 <Ruth Ewan: Back to the Field>(1.30-3.29)전을 시작으로, 2012 부산비엔날레에서 소개된 적 있는 미국의 원로 여성 예술가 조 베어(Jo Baer)와 영국의 퍼포먼스 아티스트 로즈 잉글리쉬(Rose Engli sh) 등에 연이어 주목한다. 옥스포드로 가보자. 지역 대표 현대미술기관 모던아트 옥스포드(Modern Art Oxford)는 지난 2 22일 폐막한 유대인 출신의 프랑스 예술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Christian Boltanski)의 개인전 <Inventory of Objects Belonging to a Young Man of Oxford>에 이어, 오는 3 8일 막을 내릴 <Love is Enou gh: William Morris&Andy Warhol>전에서 1800년대 활동한 영국의 공예가 모리스와 현대미술에서 빠질 수 없는 이름인 워홀의 작품을 동시에 조망하며 시대를 넘어선 두 거장의 합일을 꾀하는 중이다. 이 두 전시 직후에는 데보라 델마(Debora Delmar)라는 작가를 소개하는 <Upward Mobility>(3.28-5.17)전을 준비 중인데, 멕시코의 이 신진예술가가 앞서 소개된 세 거장의 명성을 어떻게 이어갈지 유추가 주목된다.


다시 런던으로 돌아와 서펀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 이하 서펀타인)를 살펴보면, 봄 분기 카메룬 출신으로 벨기에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파스칼 마르턴 타유(Pascale Marthine Tayou)의 개인전(3.4-5.17)이 준비돼 있다. 이 전시는 그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신작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며, 동시에 미국의 구상화가 레온 골럽(Leon Golub) 1950년대부터 2004년 죽기 전까지 제작한 하이라이트 작업들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여름에는 리넷 이아돔-보아케(Lynette Yiadom-Boakye)와 듀안 한슨(Duane Hanson)의 개인전(6.2-9.13)을 각각 나란히 개최하는 한 편, 매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커미션 시리즈인 2015년 서펀타인 파빌리온은 스페인 건축가 셀가스 카노(Selgas Cano)가 디자인해 6월부터 10월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선 공개된 사진 속 현대적인 색감이 돋보이는 새 파빌리온은 갤러리 뿐 아니라 갤러리가 위치한 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자유분방한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서펀타인과 함께 영국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화이트채플 갤러리(White Chapel Gallery)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래 세계적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온 팔레스타인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에밀리 야시르(Emily Jacir)의 개인전(9.30-12.13) 2015년 마무리 전시로 정해 선보인다.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Red and Yellow Vane> 

1934 Calder Foundation, New York, 

NY, USA Photo credit: Calder Foundation, New York/Art Resource,

 NY ⓒ ARS, NY and DACS, London 2014




한 편, 과거 몇 년간 상업 갤러리들이 앞 다투어 기획전에 몰두했던 것과 달리 다시 개별 작가에 집중해 프로모션하기 시작했다. 런던에 2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굴지의 상업 갤러리 가고시안(Gagosian)의 브리태니아 스트릿 지점은 현재 리차드 세라의 개인전 <Richard Serra: Backdoor Pipeline, Ramble, Dead Load, London Cross> (2014.10.11-3.4)를 전시 중에 있으며, 이란 출신의 현대미술가 Y.Z. 카미(Y.Z. Kami)의 회화를 소개하는 개인전(4.9-5.30)이 곧바로 바톤을 이어받을 예정이다. 데비 스트릿 지점에서는 <Henry Moore: Wunderkammer-Origin of Forms>(2.9-4.2)전을 개최 중으로, 영국의 조각가 헨리 무어의 추상조각을 집중 조망하고 있다. 하우저앤워스(Hauser& Wirth)에서는 오는 여름 <Roni Horn>(6.5- 7.25)전을, 가을엔 <Anj Smith>(9.4-10.24)전을 만날 수 있다. 로니 혼은 2009년 테이트 모던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했던 미국인 시각예술가로,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작가 특유의 감성을 발휘한 미니멀하면서도 절제된 그의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이며, 안제이 스미스는 기괴하면서도 장식적인 회화를 그리는 영국의 여성화가로, 연이어 열릴 전시에서 두 작가의 구별되는 특성이 더욱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맨체스터에 위치한 상업화랑 아츠 갤러리(Artzu Gallery)는 팀 가너(Tim Garner), 칼 멜레가리(Carl Mele gari), 적나라한 방식으로 인물들을 그리는 니콜라스 에더쇼(Nicholas Eddershaw), 애나 길레스피(Anna Gillespie) 등 아직은 조금 낯선 이름의 젊은 예술가들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는 개인전을 차례로 연다.


미술뿐만이 아니다. 시각예술가와 패션계 거장 사이의 특별한 만남도 마련돼 있다. 테이트 브리튼은 예술가 닉 와플링턴에 의해 기록된 영국이 낳은 유명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모습을 담은 <Nick Waplington: Alexander McQueen>(3.10-5.17)전을 앞두고 있으며, 영화배우이면서 한 시대를 풍미한 패션의 아이콘 오드리 햅번을 조망하는 <Audrey Hep burn: Portraits of an Icon>(7.2-10.18)전은 국립초상화갤러리에서 열려 다가올 여름을 장식할 예정이다. 미술과 패션, 영화를 대표하는 이들의 분야를 넘어선 협업과 기획이 관심을 끈다. 이 외에도 유독 큰 이름들이 대거 포진한 그룹전들도 빠질 수 없는데, 특히 시기를 불문한 핫 이슈인 팝아트의 영향력은 여전히 거세다. 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바로 올 가을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이 쥐고 있다. 지난해 2014 한국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던 제시카 모건(Jessica Morgan) 5년에 걸쳐 준비한 <The World Goes Pop>(9.17-2016.1.24)전에 단연 관심이 집중된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아시아까지, 유럽에서 중동에 이르기까지, 팝아트의 영혼을 이어받은 예술가들이 지역을 넘어 광범위하게 소개되며, 200여 점에 이르는 작품들은 1960년대부터 7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이 다수 포함될 예정이다. 




제프 쿤스(Jeff Koons) <Encased-Three Rows

(6 Wilson Jet Basketballs, 6 Wilson Michael

Jordan Basketballs, 6 Spalding Zi/O Basketballs)> 

1983-1993/98 유리, 플라스틱, 

, 농구공들 203.2×108×43.8cm Image courtesy of

 Private Collection, London




이 전시는 팝아트가 단지 서구의 소비문화에서 생겨난 것일 뿐 아니라, 크리티시즘과 공공의 저항을 나타내는 국제적인 공통어라는 것을 증명한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말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에서 개막한 <Post Pop: East Meets West>(2014.11.26-3.3)전이 봄까지 계속된다. 팝아트의 영향을 받은 그 이후 세대들, 마크 퀸(Marc Quinn), 레이첼 화이트리드(Rachel Whiteread),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키스 해링(Keith Haring), 제니 홀저(Jenny Holzer), 폴 매카시(Paul McCarthy), 신디 셔먼(Cindy Sherman) 등 영국과 미국 출신의 굵직한 현대 미술가들에, 중국, 대만, 구소련 작가들도 대거 포함됐다유명 미술상으로 이름을 알린 젊은 예술가들의 전시도 마련된다. 테이트 리버풀은 2008년 터너상(Turner Prize) 최종후보로 비록 수상의 영예는 얻지 못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떨친 캐시 윌크스(Cathy Wilkes)의 개인전(3.6-6.7)을 열어 몽환적인 조각과 회화를 선보이고, 화이트채플 갤러리는 제5회 막스마라 여성예술상(the 5th Max Mara Art Prize for Women)  수상자인 코린 스원(Corin Sworn)의 전시(5.20-7.19)를 준비 중이다. 영상설치 예술가 스원은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성행한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라는 즉흥극의 역사와 의상에 주목한 신작을 선보인다. 



지난해 전 세계는 사건과 사고로 얼룩진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2015년을 맞이했다. 미술계 안팎으로 긍정적인 자극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유명작가의 이름에 의존한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들이 그만큼 신뢰도가 깊고, 높은 만족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별들의 향연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새롭게 각인 시키고 떠오르는 스타는 누가 될까? 영국은 미국과 더불어 가히 현대미술의 중심이기 때문에 이들의 행보가 미술 안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만큼 다수의 이목이 집중된다.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미술계 핵심인물들을 만나고 눈여겨볼 만한 한 해가 되겠다.  



로니 혼(Roni Horn) <Remembered Words-(Clutch)> 

2013 종이에 과슈, 수채, 흑연, 일본 컬러, 

아라비아 고무 각 38.1×27.9cm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Wirth ⓒ Roni Horn Photo:Genevieve Hanson


 



Special feature Ⅲ_U.S.A.

What up? 2015년 뉴욕미술관 갤러리 전시들

 이나연 미국통신원



2015년의 뉴욕도 늘 그렇듯 볼거리로 넘친다. 별다른 대형전시나 행사가 없으면 오히려 어색한 게, 이 특별한 도시의 특징이다. 타임스퀘어의 인파만큼이나 많은 전시들 중에서 어떤 전시를  골라 보는가만이 발밑에 떨어진 문제겠다. 올 한해의 전시들을 쭉 살펴보니, 브루클린 미술관(Brooklyn Museum)은 흑인작가전시를 퍼레이드로, 뉴욕현대미술관(MoMA, 이하 모마)은 여성작가 개인전 릴레이에 흑인 이주를 테마로 한 전시를 꾸리는 데다,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 이하 구겐하임)에선 홍콩작가와 컬럼비아 작가 개인전을 마련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이하 메트)의 일본 미술 컬렉션 전시도 예사로워 보이진 않는다. 첼시에서도 흑인과 여성작가 전시가 유독 많아 뵌다. 감히 말하건대, 올 한해 뉴욕 전시들은 흑인대통령의 선출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인종사건들이 터져 나오는 현 시대를 가시화 하는 것 같다. 흔한 말로 굳이 정리하자면 비주류의 주류화랄까. 이 관찰에 과연 납득할만한 단서들을 내놓는지 살펴주시라. 




Kehinde Wiley <Anthony of Padua> 2013 

Oil on canvas 182.9×152.4cm Seattle Art Museum; gift of the 

Contemporary Collectors Forum, 2013.8. ⓒ Kehinde Wiley 

(Photo: Max Yawney, courtesy of Roberts & Tilton, Culver City, 

California) 




블랙 파워, 국공립미술관 장악기


브루클린 미술관의 <케힌데 와일리(Kehinde Wiley>(2.20-5.24)전에 뉴요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동시대 아프리칸-아메리칸(African-American)들의 초상을 전통 유럽의 회화 방식으로 그리면서, 와일리는 인종, , 정치에 관한 질문을 제기한다. 이 전시는 14년간의 경력을 아우르는 60여점의 회화와 조각 작품을 소개한다. 평범한 젊은 흑인남녀의 초상을 거장들이 유명인의 초상을 다루는 방식을 따라 그리면서, 역사 문화적 맥락 속에서 아프리칸-아메리칸들에 대한 조명이 부족했음을 환기시킨다. 초상화로 남은 그들이 모습이 낯선 까닭이다. 와일리의 회화 속 인물들은 스니커즈를 신고 야구모자를 쓰며 후디(hoody)를 입는다. 자연히 힙합 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길거리에서 캐스팅된 사람들을 초대하고 초상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모델과 일종의 협업을 하는데, 초상화 책에서 본인의 취하고 싶은 포즈를 고르는 것은 모델의 역할이다. 그들이 표현되고 싶은 방식을 고르는 권한을 준다. 아마 브루클린미술관은 흑인작가 전시로 올해를 채우려는 모양이다


<바스키아: 비공개노트>(4.3-8.23)라는 전시는 어떤가. 브루클린 출신 작가인 장-미셀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는 수많은 노트를 시적인 파편과 단어놀이, 스케치, 길거리나 대중문화를 통해 성찰한 본인의 관찰을 기록하는데 사용했다. 이 노트들에 초점을 맞춘 전시가 열린다. 160여 페이지에 달하는 희귀 자료들을 선보일 뿐 아니라 대형 페인팅도 함께 전시한다. 바스키아 전시 오픈에 이어서 열리는 자넬 무홀리(Zanele Muholi, 5.1-11.1)의 개인전도 성격은 비슷하다. 무홀리는 인권운동에 관한 설치, 사진, 비디오 작업을 해왔다. 남아프리카커뮤니티의 흑인레즈비언과 트렌스젠더를 모델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제작한 87여 점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로버트 세이델(Robert Seydel, 7.19-10.26)은 시각과 문학을 결합한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역사 속 인물과 가상캐릭터의 실제 페르소나를 결합하는데, 이를 테면 관객이나 독자가 조셉 코넬(Joseph Cornell)이나 마르셀 뒤샹(Mar cel Duchamp)을 만난다는 설정이다. 세이델의 독특한 전시를 퀸즈 미술관(Queens Museum)에서 만날 수 있다. 이제 다리를 건너 맨하탄으로 가보자. 로버트 마더웰(Robert Motherwell, 2.2-7.26)의 전시가 메트에서 열린다는 사실. 그의 작품 중 자신들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는데, 작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와 꽃그림을 좋아하는 관광객들에게 기쁜 소식일 <반 고흐: 아이리스와 장미>(5.12-8.16)전의 개막도 목전에 다가왔다. 반 고흐는 작품에 아이리스와 장미 같은 봄꽃을 즐겨 그려 넣곤 했는데, 그의 꽃그림 네 점을 모아 관객들을 즐겁게 할 기획이다. <일본 미술 발견하기: 미국 컬렉터와 메트>(2.14-9.27)전은 어떨까. 메트의 아시안 아트담당에서 미술관의 일본미술 소장품 역사를 탐험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200여 점이 넘는 걸작들을 모아 1880년 초부터 시작된 일본미술 수집의 여정을 드러낸다. 





Doris Salcedo <Plegaria Muda>(detail)

 2008-10 Wood, concrete, earth, and grass 

in 122 parts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Alexander and Bonin, New York




트리엔날레, 개관전, 수상전! 


2015년은 삼년에 단 한번 볼 수 있는 뉴 뮤지엄 트리엔날레(2.25-5.24)가 열리는 해다. 큐레이터 로렌 코넬(Lauren Cornell)과 작가 라이언 트레카틴(Ryan Trecartin)이 함께 꾸리고, 올해 3회째를 맞는 이 행사의 제목은 청중을 둘러싸기.’ 25개국으로부터 온 51명의 작가들을 모았다. 코넬과 트레카틴은 10여 년간 함께 일해 왔다. 둘 다 디지털기술의 사회적이고 정신적인 효과를 입증하는데 관심이 있는데, 이를 반영하듯 이번 행사에서는 기술과 후기자본주의의 영향을 선명히 드러내는 작품들을 보여준다. 뉴 뮤지엄(New Museum)이 있는 다운타운으로 장소를 옮긴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이하 휘트니)의 개관전에도 관심은 많다. 5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인 이 개관전은 20세기와 21세기의 미국미술을 주로 수집하는 휘트니의 소장품들을 가장 큰 규모로 소개할 예정으로, 21,000여 점에 달하는 작품들을 한 곳에 모아 볼 기회다. 동시에 이 전시는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설계한 휘트니의 새 보금자리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미드타운의 모마는 비욕(Bjork, 3.8-6.7)이 접수한다. 작곡가, 음악가, 예술가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작가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작가가 20여 년간 그린 그림과 앨범 커버, 영상 등에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한 전시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놀라운 건 다음에 이어지는 요코 오노(Yoko Ono, 5.17-9.7)의 개인전 소식. 음악, 개념미술, 퍼포먼스 등 장르를 오가는 팜므 파탈(Femme Fatale)의 이미지를 가졌다는 점에서 비욕과 오노 사이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또 하나 기대되는 <편도티켓: 제이콥 로렌스(Jacob Lawrence)의 이민시리즈와 북부대이주에 대한 다른 시선>(4.3-9.7). 수십 년간 지속돼온 아프리칸-아메리칸들의 대이주, 그중에서도 주로 남부시골에서 북부도시로의 이주를 조명하기 위해 <편도티켓>전을 마련했다. 이 주제를 다뤄 온 대표작가인 로렌스는 물론 그의 동료들의 작품과 함께 미국 이주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로렌스의 작품 60여 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인, 음악가, 사진가들의 작품을 총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Laurie Simmons <How We See/Liz(Coral)>

 2014 Pigment print 178×122cm Edition of 5




뉴욕 유대미술관(Jewish Museum)에선 로리 시몬스(Laurie Simmons, 3.13-8.9)의 신작 7점을 소개한다.커뮤니티의 여성들을 바비인형이나 아기인형, 일본만화캐릭터로 변신시키고 있는 작품들이다. <눈의 혁신>(5.1-9.15)전도 독특하다. ‘근대미술과 미국 텔레비전의 탄생을 부제로 하는 이 전시는 1940년 후반과1970년 중반, 전위적 예술이 어떻게 네트워크 텔레비전의 내용과 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뉴욕 매드 미술관(Museum of (Arts and Design)에선 <리차드 에스테스(Richard Estes): 뉴욕시 그리기>(3.10-9. 20)>전이 열린다. 196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뉴욕의 모습을 극사실주의기법으로 담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사진, 실크스크린, 목판화 등 회화외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패스메이커>(4.28-9.27)전은 부제가 예술, 공예, 디자인에서 여성, 금세기 중반과현재. 전후모더니즘시대인 1900년대 중반은 예술계 전반에서 남성이 주도권을 갖던 시기다. 이 와중에 드러나지 않던 여성 작가들의 작품 80여 점을 재조명 해본다. <랄프 푸치(Ralph Pucci): 마네킹의 예술>(3.31-8.30)전은 말 그대로 마네킹을 보여준다. 혁신적인 마네킹 제작으로 유명한 뉴욕 기반의 디자이너 푸치의 작품들이다. 안나수이 등 유명디자이너와 협력해 다양한 마네킹을제작한 바도 있다. 


올해 구겐하임의 휴고보스상 수상전(3.6-5.13)은 폴 챈(Paul Chan)이 꾸린다. 폴 챈은 2014년 쟁쟁한 다섯 명의 파이널리스트 중에서 승자가 됐다. 휴고보스상은 10만 달러 상당( 1억 원)의 상금은 물론 구겐하임에서의 개인전 기회 등을 제공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인정된다. 가을에는 콜럼비아 작가 도리스 살세도(Doris Salcedo)의 대규모 회고전(6.26-10.12)이 열린다. 30여 년에 달하는 작업들은 콜럼비아가 근대화되는 역사를 시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디아비콘(Dia: Beacon)에서 로버트 어윈(Robert Irwin)의 장기전시(6.1-2017.5)가 시작된다. 





Zanele Muholi <Faces and Phases>

 Installed at dOCUMENTA(13)(Kassel, Germany, 2012)

 Photo: ⓒ Anders Sune Berg




첼시 통신, 갤러리에서 만날 반가운 작가들


잉카 쇼니바레(Yinka Shonibare, MBE, 4.30-6.20)의 전시가 제임스코핸갤러리(James Cohan Gallery)에서 열린다. 1962년생 잉카 쇼니바레는 한국에도 꽤 알려져 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세 살 때 부모를 따라 나이지리아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디아스포라 역사를 가진다든가, 대학생 시절 걸린 골수염으로 전신마비가 돼 지금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든가 하는 사연 많은 작가다. 2004년에 터너프라이즈를 수상하는 등 대중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은 데다가 (투표에 참여한 사람 중 64%가 그의 작품을 지지했다), 후기식민주의 관점으로 연구가치가 높아서 관련논문이나 기사도 많다. 2005년에 대영제국훈장인 MBE를 받은 이래 이름 뒤에  MBE를 붙이고 있다. 쇼니바레에 이은 전시는 비아트리츠 밀헤이즈스(Beatriz Milha zes, 10. 22-11.28)의 몫이다.


데이빗즈워너갤러리(David Zwirner Gallery)에서는 올해 여류작가 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는 듯 하다. 앨리스 닐(Alice Neel, 2.20-4.25)의 전시를 시작으로 리사 유스카비지(Lisa Yuskavage, 4. 23-6.13)의 개인전이 열린다. 유스카비지는 만화 같은 과장된 캐릭터를 가진 여성의 누드작품들을 유화로 표현해왔다. 초창기 실내의 소녀 같은 여성이미지를 표현했고, 후에 파이를 얼굴에 던진 이미지를 가지고 주력으로 작업했다. 파이를 얼굴에 던져 크림이 잔뜩 묻어 얼굴을 분간할 수 없는 이미지는 캐나다 코믹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다. 최근엔 레드나 그린의 단색조 풍경화 속에 여성누드화를 그려 넣는다. 


노골적인 여성의 신체묘사나 성기, 항문 노출 등으로 보수적 미술계층에서는 배척당하거나 비난받기도 한다. 하지만 페미니즘으로 보는 미술사맥락, 그 중 구상미술 안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작가다. 물론 작가는 온갖 정치적 사안들과 완전히 거리를 두고 그림으로서만 작품을 대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젠더이슈를 다룰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뚱뚱하지만 당당히 신체를 내보이는 여성이라든가, 성기를 내놓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여성, 담배를 피는 여성 등 터부시되는 컨텐츠를 주로 화면으로 옮기기 때문이다. 유스카비지의 도발적인 이미지를 뒤따를 다음 주자는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전시 일정이 정확하진 않지만, 5, 6월 중에 오픈할 예정이다. 


이 밖에 잘 나가는 인도 작가 수보드 굽타(Subodh Gupta, 2.10-4.25)의 전시가 하우저앤워스갤러리(Hauser&Wirth Gallery)에서 선보이고, 스페인 작가인 안토니 타피에스(Antoni Tapies, 2.12-3.21)는 페이스갤러리(Pace Gallery)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메리 콜스(Mary Corse, 4.23-6.13)의 작품은 리만머핀갤러리(Lehmann Maupin Gallery)에서 만날 수 있다. 제페 헤인(Jeppe Hein, 4.16-5.30)이 소개되는 303갤러리에선 김 고르돈(Kim Gordon, 6.4-7.25)과 마우린 갤러스(Maureen Gallace, 9.17-10.31)의 전시가 잇달아 열리고, 리반 나우엔시원더(Rivane Neuenschwander, 5.9-6.20)의 전시가 탄야보나크다갤러리(Tanya Bonakdar Gallery)에서 열린다. 아쿠아벨라갤러리(Acquavella Galleries)에선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부터 비야 셀민스(Vija Celmins)까지(4.15-6.12) 드로잉계의 거장들의 작품들을 모아 소개한다.  



Gabriel A. Maher Still from <Sign Video> 

2015 Courtesy of the artist





Special feature Ⅳ_Asia & Arab 

서로 다른 아시아, 그리고 가능성의 아랍

 김민하 객원기자



국가주의적 일본


다양한 테마와 기획으로 현대미술뿐만 아니라 건축, 조각, 사진, 설치예술, 비디오아트, 패션 등을 아우르는 일본 모리 미술관(Mori Art Museum)에서는 4월부터 <Simple Forms: Contemplating Beauty> (4.25-7.5)전을 시작으로 7월부터는 베트남 현대작가들 중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딘 큐 레(Dinh Q. Le, 7.25-10.12)의 전시가 열리고, 10월에는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 10.31-2016.3.6)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도쿄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Tokyo)에는 일본 모노하 대표 작가 키시오 스가(Kishio Suga, 1.24-3.22)의 개념미술 전시와 멕시코의 세계적인 개념미술가 가브리엘 오로즈코(Gabriel Orozco, 1.24-5.10)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21세기 가나자와 현대미술관(21st Cen tury Museum of Contemporary Art, Kana zawa)에서는 지난해에 건축에 관련된 전시들을 연이어 선보인 바 있다. 또한 지난해 말에 시작한  <개를 위한 건축> (2014.12.13-5.10)전과 <일본 건축가> (2014.11.12-3.15)전을 각각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Local youth assist artist Eduardo Navarro 

with research for his SB12 project. Courtesy 

Sharjah Art Foundation and the artist




아시아 미술의 첫 번째 허브, 아트바젤홍콩


전 세계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제적인 플랫폼과 네트워크의 장을 만드는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이 올해부터 일정을 두 달 앞당겨 오는 15일에 개막식을 연다. 이번에 참여하는 7개국 233개 갤러리 중 절반이 아시아 및 태평양 연안에 위치해 있는 만큼, 아시아 미술의 매력에 흠뻑 젖을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에는 박물관 디렉터, 큐레이터, 후원 기업, 개인 콜렉터 등을 포함하여 6 5천 명 이상이 재방문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올해 아시아 디렉터로 새로 영입된 말레이시아 출신의 큐레이터이자 아트 어드바이저인 아델라인 오오이(Adeline Ooi)가 아시아 미술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선언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호주의 알렉시 글래스-칸토르(Alexie Glass-Kantor)가 대형 조각과 설치작품으로 입구를 장식하고, 그 유명한 페더빌딩(Pedder Building)에 함께 들어선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 이하 가고시안)를 비롯해 펄람 갤러리(Pearl Lam Galleries), 리먼 머핀(Lehmann Maupin) 등이 세계적으로 핫한 작가들과 함께 페어에 참여할 예정이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영국의 현대미술기관 ICA(The 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역시 최초로 해외프로그램을 들고 홍콩에 방문한다는 반가운 소식. <ICA Off-Site: Hong Kongese>라는 타이틀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코스모폴리탄, 홍콩에서 진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그려낸 타린 사이몬(Taryn Simon), 로델 타파야(Rodel Tapaya), 하룬 미르자(Haroon Mirza), 주 진시(Zhu Jinshi), 덱스터 달우드(Dexter Dalwood), 애니 완(Annie Wan) 등의 작업이 전시될 예정이다.




Rudolf Stingel <Untitled> 2012 Electrformed copper, 

plated nickel and gold, 240×240×3.8cm




한편, 페어기간에 맞춰 각 갤러리들이 준비한 전시들 역시 전 세계 미술인들의 기대를 모은다. 가고시안에서는 개념미술과 대형설치작업으로 잘 알려진 루돌프 스팅겔(Rudolf Stingel)의 전시(3.12-5.9), 리만 머핀에서는 영화의 짧은 순간을 캡쳐하는 듯한 작업을 이어온 사진작가 알렉스 프레이져(Alex Prager, 3.12-5.16)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열린다. 현재, 중국 목조조각의 거장 왕 커핑(Wang Keping)이 전시를 열고 있는 텐 챈서리 레인 갤러리(10 Chancery Lane Gallery)에서는 올해 일본 모리미술관에서도 전시를 열 예정인 딘 큐 레가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3.12-4.18).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와 도쿠멘타 13(dOCU MENTA 13), 2013 카네기 인터내셔널(Carnegie International)에 초대되며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특히, 페어 기간에는 왕커핑과 중국 베이징의 따산즈 798 예술지구의 촌장이자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 황루이(Huang Rui)가 함께하는 프로젝트(3.5-4.26)도 선보인다니 주목해보자. 갤러리 익시트(Gallery EXIT)에서는 루이 춘퀑(Lui Chun Kwong, 3.15-17)과 캔버스로 조각을 시도하는 제니비브 추아(Genevieve Chua, 3.15-5.2)의 개인전과 함께 그룹전 <Imagined Geographies>(3.9-3.19)도 준비 중이다. 아시아컨템포러리아트쇼(Asia Contemporary Art Show, 3.12-15)는 올해 60명의 작가들의 작업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줄리아 카터(Julia Carter), 모샤(Mo Shah), 치우 션샨(Qiu Shenxian) 등 아시아를 포함 전 세계에서 오는 현대작가들의 작업을 기대해볼만 하다. 이외에도 홍콩 서구룡문화지구의 엠플러스(M+)는 오픈 준비와 함께 프리 오프닝 전시가 한창이다. 이미 온라인 프로젝트와 심포지엄을 통해 회화, 조각, 미술, 건축, 디자인, 영화 등 다양한 시각문화를 섭렵하겠다는 포부를 조금씩 보여주고 있는 M+는 공공미술의 성격을 지닌 ‘Mobile M+’(2.27-4.26)를 계속 공개해가며 미술 애호가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중이다. 




Antoe Budiono <Evil> Art Xchange Gallery, Singapore



싱가포르의 강력한 도약


지난 1 싱가포르 아트위크 2015(Singapore Artweek 2015)’는 올해 가장 먼저 아시아 미술계의 문을 열었다.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협력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싱가포르 미술시장은 홍콩을 뒤잇는 아시아 미술의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2015 (Art Stage Singapore 2015)’에는 아시아 작품을 구입하려는 컬렉터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70%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갤러리이니만큼 아시아의 생생한 미술현장을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소가 됐다. 특히 아트바젤 홍콩이 중국 진출을 위한 관문이라면 싱가포르 아트위크는 동남아시아를 향한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미술관 싱가포르 미술관(Singapore Art Museum)은 개관 50주년을 맞아 2015년 전시일정을 꽉꽉 채웠다. 특히 아시아 지역 곳곳에 대한 지역성에 대한 관심이 돋보이는데,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현대작가들의 작업을 만나볼 수 있는 <Imaginarium : A Voyage of Big Ideas> (3.14-7.19)전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작가들의 각자의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다룬 영상작업을 볼 수 있는 <Southeast Asian Film Festi val>(4.10-5.3)전이 예정되어 있고, 7월에는 싱가포르의 민주주의, 평등, 정의 등 정치 사회문제와 관련된 기획전(7.10-2016.1.11)이 준비되어 있다. 이후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문화권의 작가들이 다루는 오늘날의 국경의 개념과 같은 복잡한 정치 사회적 상황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Time of Others>(11.20-2016.2.28)전을 준비하고 있다.





Tsubasa Kato <Abandon(Monument Valley)> 

2013 Mujin-To Production




혼성적 중국


전근대와 근대, 현대가 혼재하는 시대적인 혼성과 함께, 동서양 문화의 교집합이라 할 수 있는 중국. 점점 더 지역성과 세계성을 동시에 섞어내는 혼성적 문화 정체성을 가진 중국은 올해 어떤 전시들을 준비하고 있을까. 베이징중앙미술학원미술관(Museum of Central Academy of Fine Arts)에서는 5월 영국의 현대 건축과 디자인을 소개하는 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데, 건축과 도시 디자인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 헤더윅 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의 다양한 작업을 만날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 살고 있는 베이징 798예술구에 위치한 울렌스 현대미술센터(Ullens Conterm porary Art Center)는 세계 각국에서 인정받고 있는 현대작가들 많이 초대하곤 하는데, 올해에는 중국의 지역성과 세계화 사이의 충돌과정과 문화적 혼성적 성격을 잘 보여주는 리우웨이(Liu Wei, 2.6-4.13)의 전시를 시작으로 시대적 상황을 그려내는 짜오 강(Zhao Gang, 4.3-5.31),  싱가포르 태생의 아티스트 밍 웡(Ming Wong, 6.12-8.9), 윌리엄 켄트리지(Willam Kent ridge, 6.26-8.31), 코라크리트(Korakrit Aru nanondchai, 8.21-10.19), 다비드 디아오(David Diao, 9.18-11.15), 양혜규(10.31-2016.1.3)의 개인전 등을 앞두고 있다. 페이스갤러리(Pace Gallery)에서는 거장들의 전시가 이어지는데, 먼저 조각과 디자인, 건축 등을 아우르는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의 전시가 이번 달까지 열리며, 4월에는 영국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4-6월 예정)의 전시가 열린다. 




Pascale Marthine Tayou <Plastic Tree C> 2014

 Variable dimensions the artist and Galleria Continua




이외에도 페킨파인아트(Pekin Fine Art)에서는 중국 추상회화의 대표주자 아니와(Aniwar, 3.7-5.9)의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라리오 상하이에서는 기존에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졌던 작가들의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르네상스ㆍ바로크 시대 화가들의 작품을 디지털 사진작업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중국의 미디어 아트 작가 미아오 샤오춘(Miao Xiaochun, 3.6-5.10)의 개인전이 이번 달부터 열리고, 뒤를 이어5월에는 중국의 떠오르는 샛별 리후이(Li Hui, 5.22-7.12)의 전시를 선보인다. 특히 리후이는 레이저 작업과LED 매체를 통해 고도의 기술과 융합된 예술의 새로운 표현 기법을 탐구하며 개념적 조각과 공간 설치 작업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 사회에 대한 고찰과 반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8월에는 지난해 ‘CCAA Best Young Artist’ 상을 수상하며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니요위(Ni Youyu, 8.29-10.18)가 각국의 동전을 망치로 두드리고 사포와 칼로 긁어내, 반들반들한 표면에 중국 고전이나 개인사를 담아내는 독특한 작업을 선보인다. 이어 11월에는 일본 출신의 코헤이 나와(Kohei Nawa, 11.1-12.27)가 상하이에서는 처음으로 전시를 갖는다. 중국의 현대미술사를 기록하는 허브 역할을 맡고 있는 베이징의 금일미술관(Today Art Museum)에서는 현재 <탄생(Naissance)>(1.18-3.8)전을 시작으로 중국의 새로운 세대의 정체성을 정의해보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또 다른 가능성의 아랍


지난 해 국내에서도 아랍현대미술전과 시린 네샤트(Shirin Neshat)의 전시를 통해 많이 알려진 아랍권의 미술계는 어떤 전시들을 준비 중일까. 아랍에미리트의 아얌 갤러리(Ayyam Gallery)에서는 아랍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준 칼레드 타크레티(Khaled Takreti, 1.14-3.12)의 전시를 시작으로 이번 3월에는 시리아 내전, 팔레스타인 영역문제와 경제성장으로 인한 인구이동, 문화적 정체성 문제 등을 다루는 사딕 크와시 알프라지(Sadik Kwaish Alfraji, 3.9-4.30), 이란 현대인의 복잡한 삶을 이야기하는 아프신 필하쉬미 페마피아(Afshin Pirhashemi Femafia, 3.16-4.30)의 전시가 열린다. 세계 10대 비엔날레 중 하나인 샤르자 비엔날레(Sharjah Biennial, 3.5-6.5) 과거, 현재,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기획돼 선보인다. 주은지가 기획하는 이번 비엔날레는 지난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해 호응을 얻은 바젤 아바스(Basel Abbas), 루안 아부 라메(Ruaan Abou-Rahme)외에도 레바논 근대 미술사의 주요한 뼈대를 형성하는 에텔 아드난(Etel Adnan) 등 아랍 문화권의 다양한 작가들의 작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다.  




백경호 <coin drop> 2012

 종이에 연필과 색연필,  27.8×35.1cm





Special feature Ⅴ_Korea

정확한 기획의 실험

 정일주 편집장



대단히 사적이지만, 편집부가 꼽은 2015년 기대 전시는 <그림/그림자>(3.19-6.7, 플라토), <김윤호>(4.3-5.31, 아뜰리에 에르메스),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 (4.18-8.2, 아트선재센터) 정도 되겠다. 흥미로운 타이틀 때문에, 익히 아는 작가지만 전시를 어떻게 구현할지 예측할 수 없어서, 혹은 전시공간뿐 아니라 건축 자체를 뒤흔드는 작품일 것이기에 등으로 선택된 이 전시들은 2015년 대한민국 곳곳에서 열릴 크고 작은 미술전시 중 관심을 모은다. 매월 새로운 전시를 전달할 「퍼블릭아트」 지만 지금껏 대륙별 뉴스를 소개했으니 우리나라 전시 또한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김채원 <Homo alba> 2014

 플라스틱, 나뭇가지 100×20×30cm




앞서 언급한 전시 중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전은 구조 변경을 앞둔 아트선재센터를 마음껏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 범위와 다양함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1968년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난 문학가이자 개념미술가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Abraham Cruzvillegas)는 조각, 비디오, 설치, 회화 등 다양한 영역의 예술을 파고드는 인물로 멕시코의 사회, 경제적 특성을 반영하거나 남미 특유의 지역성을 드러내는 영상과 설치 작품을 완성한다. 지역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기존의 오브제와 그 주변에서 발견한 재료들을 활용, 새로운 형태의 조각을 만드는 그는 2007 오토컨스트럭시옹(Auto-construccion)’이라는 시리즈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는데, 자신에게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업은 상당히 개인적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혁명의 메타포로 평가받는다. 이스탄불 비엔날레(Istanbul Biennale), 카셀 도쿠멘타(Kassel Documenta)와 광주비엔날레 등 다양한 국제 예술행사에 참여해 이름을 알리기도 했으며 최근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터바인 홀에서 개최하는 현대 커미션(The Hyun dai Commission)의 첫 번째 아티스트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곧 전시공간의 재건축을 앞두고 제약 없이 마련될 전시라니 이번엔 또 어떤 혁신적인 작품을 완성할지 기대된다.


크루즈비예가스를 시작으로 굵직한 외국 작가들의 전시를 살펴보자면, 판화의 거장 케테 콜비츠(Kathe Kollwitz)의 개인전이 지난달 개막해 4 19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북서울관에서, 이탈리아 조각의 대부 노벨로 피노티(Novello Finotti)의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미술관(2.28-5.17)에서 열리고 있으며 현대미술의 영상 시인이라 불리는 빌 비올라(Bill Viola)의 국제갤러리(3.5-5.3) 전시를 비롯해 2014년 백남준미술상 수상자인 파키스탄계 영국인 하룬 미르자(Haroon Mirza)의 개인전이 백남준아트센터(10.15-2016.2.14)에서 열린다. 그런가하면 2014년 런던 프리즈 마스터즈에서 주목 받은 일본 작가 우에마츠 게이지(Uematsu Keiji)의 개인전이 4월부터 6월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개최되며 철학, 문학, 영화, 연극,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에 기반을 두고 조형적 실험을 펼쳐온 작가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의 국내 첫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12.1-2016.2.28)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또 지난 2013년 한국 개인전을 선보였던, 1973년 벨기에 태생으로 영국 화이트큐브 갤러리(White Cube Gallery), SFMoMA(San Francisco MoMA) 등에서 독특한 화풍과 예술적 접근 방식을 선보여 온 코엔 반 덴 브룩(Koen van den Broek)의 개인전도 갤러리바톤(8.7-9.30)에 마련된다.




원지호 <Two Flags> 2012 Wood, 

cable ties, scaffolding net 가변설치 




한국 대표 작가들의 전시도 약진한다. 하종현 & 김홍주, 최병소의 개인전은 각각 국제갤러리(9),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3.5-4.26)에서 선보이고, 대전시립미술관은 고 김기창 화백의 회고전(3.7-4.19), 백남준아트센터는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텔레비전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소장품 중심으로 구성한<TV TV>(1.29-6.21)전을 개최한다. 원로 작가의 대표작과 최신작을 함께 선보이는 서울시립미술관 연례전은 올해 윤석남을 주인공으로 선보이고(4.21-6.28), 한국화가 서세옥의 대규모 회고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12-2016.2)에 마련된다. 또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월북작가 이쾌대의 초기 습작부터6·25전쟁 포로수용소 시절까지 대표작을 망라해 7월부터 10월까지 개최한다. 배병우 작가의 개인전은 광주시립미술관(3.20-6.21), 조덕현 개인전은 일민미술관(6-8), 세련된 색조와 형식미를 추구하는 남춘모 개인전은 리안갤러리 서울(5.7-6.20)에서 각각 열린다. 또 한국 역사의 상처를 재조명하는 작가 임민욱은 플라토(12.3-2016.2.14)에서, 오는 6월 국제갤러리에서는 북한 주민의 수공자수회화 신작으로 구성된 함경아의 개인전이, 신화 같은 이미지를 완성하는 박민준의 개인전은 5 22일부터 약 한달 동안 갤러리현대 두가헌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주요 전시의 특징으로는 기획력을 들겠다. 기획 없는 전시가 어디 있겠는 가만은 지금 추려진 라인업으로 살펴볼 때, 흥미로운 제목과 색다른 작가 구성 등 독특한 기획들이 미술전문가들과 대중의 평가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전시 외에도 탄탄한 기획을 바탕으로 색다른 실험을 펼칠 전시들은 한국 국제 비엔날레들이 숨을 고르는 2015년 활력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코끼리 주름 펼치다>(3.5-5.10,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8.12-10.23, 사비나미술관), <한국전통건축예찬>(11.12-2016.2.14, 삼성미술관 리움) 등 제목만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전시가 있는가하면, 허영만이라는 콘텐츠로 기획된 첫 만화전시 <허영만>(4.28-7.19,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을 비롯해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G-드래곤 같은 셀러브리티들의 전시 소식까지 들린다. 끝으로, 지금껏 소개한 정보가 만의 하나 기관과 주인공의 사정으로 바뀌고 취소될지 모르니 「퍼블릭아트」가 매달 꼼꼼하고 정확하게 보도할 전시 뉴스에 주목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첸 시에젠(Chen Chieh-Jen) <Empires Borders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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