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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03, Apr 2015

예술가 자생공동체

Artists' Union

최근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연대공동체와 주거협력체를 많이 만나볼 수 있다. 이러한 공동체들은 어쩌면 젊은 예술가들이 점점 더 먹고 살기 힘든 미술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생적으로 만들어낸 하나의 생존 대안일지도 모른다. 해외의 경우 대부분 아티스트들이 빈 건물이나 공간을 점령하는 ‘스콰앗(Squat)’운동을 통해 커뮤니티가 시작됐다. “우리는 작업할 공간이 필요하다!” 당당하게 외치며 버려진 건물에 쳐들어가 터를 잡은 것. 혹은 누군가 유휴공간을 사들여 아티스트들에게 제공하며 생겨났다. 반면 대부분의 한국 예술가들은 월세와 예산을 공동 부담해 공간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다소 아기자기하면서도 흥미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꾸려나가는 양상을 띤다. 굶주림과 고통이 작가의 예술 혼을 불태우는 시대는 지났다. 큐레이터가 기획전에 초청해주기만을, 레지던시에 합격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이들은 함께 모여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이야기하고, 놀고, 작업한다.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졌거나 혹은 이러한 모임을 기획하고자 하는 예술가들이 있다면, 이번 특집에서 소개하는 선배들의 경험과 팁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들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가장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하나, 이들의 공동체에는 강요성은 없으나 단, 규칙은 있다는 것. 둘, 관심 있는 외부인의 참여에 언제든지 열려있다는 것. 셋, 무엇보다도 재미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비공식적이지만 이러한 자생 공간들을 운영하거나 참여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공동체 안팎에서 충실히 “따로 또 같이” 수행하고 있는 이러한 예술가들과의 직접적인 인터뷰를 통해 자생적 그리고 자발적인 공동체의 다양한 국내외 사례들을 살펴보고, 그에 이어 평론가 정현이 공동체와 협력의 요구되는 원인과 이유를 노동의 조건과 연결해 설명한다. 자생적으로 발생한 혹은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예술 공동체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 기획·진행 백아영 기자

야니 루스시카(Jani Ruscica) 'Evolutions' 2008 18' 20" 16mm film transferred to digital beta and HD Stereo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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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백아영 기자, 김세현 개방회로 운영자, 정현 미술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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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Ⅰ-Ⅰ   

따로 또 같이, 국내 예술가 자생공동체

개방회로

그린빌라 레지던시

800/40·300/20·200/20

17717

구탁소

교역소


SPECIAL FEATURE Ⅰ-Ⅱ

예술로 점령한 공간, 해외 예술가 공동체

Kuenstlerhaus Bethanien

Kunsthaus Tacheles·AManTO

59 Rivoli

DOCK11

Les Frigos·Second Floor Studios & Arts (SFSA)·ACAVA


SPECIAL FEATURE 

예술가로 살아갈 권리와 자율공동체




사리 팔로사리(Sari Palosaari) 

<Minimal Romantic> 2011 3' 39" HD video 

Sound by Ilkka Olander/Studio Aanitaivas

 Supported by AVEK/Heidi Tikka

 




Special featureⅠ-Ⅰ   

따로 또 같이, 국내 예술가 자생공동체


No.1

개방회로

젊은 혈기와 신선한 에너지로 똘똘 뭉치다

김세현 개방회로 운영자

www.opencircuit.co.kr

www.facebook.com/openhoero


개방회로에 대해 소개해 달라  개방회로는 예술이론을 전공하고 창작센터, 예술공간 등의 현장 경험을 가진 김세현, 이예슬, 이현인, 조근하가 모여 구성한 콜렉티브 그룹이자 독립공간이다. 콜렉티브만으로도 활동 할 수 있었지만 물리적인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럴 경우 많은 이들이 드나들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지난해  4월경 을지로 세운상가 3층 가열 327호에 자그마한 공간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예술, 도시, 공간 등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 각자의 관심사와 추구하는 방향이 여러 가지 이기 때문에 특정 분야나 장르에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전시, 퍼포먼스, 상영, 대관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개방회로가 둥지를 튼 이 곳은 원래 CCTV를 팔던 가게였다. 폐쇄회로의 반대말로 개방이라는 단어를 붙여 보았다. 미술에만 국한된 공동체로 보이지 않기 위한 이름이기도 하다. 전시, 공연 등 융복합예술과 다양한 네트워킹을 추구한다.


함께 하는 공동체를 만든 이유  좋은 작업을 함께 나누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을 많이 느꼈다. 취직에 대한 마음이나 사회적인 여건들이 4명을 모이게 했고 이 것이 직접 공간을 운영하게하는 동력이자 배경인 것 같다. 또한 주도적으로 자유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열망이 있었다. 여럿이 함께 하게 된 이유는 비용 부담이 줄어들고, 멤버들이 아직 젊기 때문에 모여서 활동한다면 생명력과 활동력을 지닐 것이라 기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함께 하게 됐다. 프로젝트 운영 방식과 업무 분담  우선 운영진들이 아티스트들에게 프로젝트를 제안하거나 혹은 반대로 작가들이 직접 기획을 들고 오는 데서 출발한다. 제안은 내·외부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대부분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며, 기획이 수립되면 구성원 4명이 차근차근 업무를 분담해 프로젝트를 진전시킨다. 단 멤버의 직책이 모두 동일하고 직급의 구분이나 상하관계가 없이 운영되는 공간이기에 행사 진행시 개인의 스케줄을 고려해 역할을 분담한다. 역할과 업무는 일반 공간 운영과 다름없이 아이디어 회의, 리서치, 홍보, 설치, 진행 등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외부 전경




자생적 운영의 어려움은 없는지  앞서 말했듯 멤버들은 특별한 직책이 없고 모두 동등하다. 그래서 기획회의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공간운영예산은 어떻게 충당하는가  개방회로가 세운상가에 터를 잡게 된 이유는 이곳이 권리금도 없고 월세가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임대료와 프로젝트 진행비 등 모든 예산은 각 멤버가 나누어 부담하고 있다. 간혹 소규모의 개인 기부자가 있었으며,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격려금을 쥐어주는 분들도 있었다. 아직 별도로 국가지원금을 받은 적은 없지만 보다 효율적인 공간 운영을 위해 추후 지원 사업을 검토 중이다진행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내부 기획과 외부의 제안을 통해 이루어지고,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대부분 공동기획 형식으로 진행된다. 전시, 퍼포먼스, 상영 뿐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을 위한 대관도 하고 있으며, 대부분 젊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지만 특별히 나이에 제한을 둔 것은 아니다. 


아직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자체 기획이 약 80%를 차지했고, 외부 아티스트들에게도 기회가 열려있다. 꼭 세운상가라는 공간의 특성과 관련한 프로젝트만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억지로 연결성을 찾고 싶지는 않다. 모든 기획은 자유롭다공동체를 운영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팁을 준다면  무엇보다 생각하고 꿈꾸는 바가 명확해야 한다. 예를 들면특별한 일을 하고 싶다,’‘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와 같이 추상적이고 뜬구름을 잡는 생각보다는 좀 더 뚜렷한 목적의식을 지니면 좋을 것 같다개방회로의 계획과 포부  앞으로 의미 있는 작업들을 계속해서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개방회로의 색을 조금 더 뚜렷하게 만들고도 싶다. 지난해 동안은 내부적으로 호흡을 맞춰가는 시기였던 것 같다. 이제는 개방회로의 정체성에 일관성을 주고 싶다. 멤버들 각자 생활이 바쁘지만 사람과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좋은 사람들과 예술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수봉다방 프로젝트> 2014-2015 사진: 그린빌라



 

No.2

그린빌라 레지던시

국내 유일 예술가 주거협력체

김보리 작가·박혜민 작가

www.greenvilla109.com


아티스트 주거협력체라니 독특하다. 설립배경에 대해 듣고 싶다  최근 인천 지역에서 사람들의 이주로 인해 버려지는 건물과 공간이 점차 늘어났고, 남구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현재 인천 남구에는 재개발, 철거, 개조 등의 문제로 공가(empty space)가 무려 1,000여 개에 달한다고. 구도심에서 공가들은 안전, 위생 등의 문제를 발생시켰고 남구는 이런 공가들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2014년 남구의 공가 해결 방안 및 예술정책의 일환으로, 때마침 경매에 나온 그린빌라를 사들여 예술가들에게 제공하며 예술이 지역을 새롭게 가꾸기를 기대했다. 이 것이 이 특별한 레지던시의 시작이다. 


입주작가와 활동작가가 있다고 들었다. 구분은 무엇인가 입주 작가는 그린빌라에서 주거하며 지역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작업하는 작가들이고, 활동작가는 그린빌라에 거주하지는 않지만 프로젝트 등 전반의 움직임에 협력하는 작가다. 주거와 비주거의 차이 정도만 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프로젝트의 진행 방식과 계획에 대해 알고 싶다  모든 프로젝트는 회의를 통해 이루어진다. 정기회의 때 공가활용에 대한 의견을 기반으로 추진한 <수봉다방 프로젝트>를 포함, 그린빌라의 2015년 계획은 모두 공가를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다. 앞으로 <낙원여인숙>, 용일자유시장 재회프로젝트 <돌아와요, 용자씨>, 공가실험프로젝트 <임시계약자들> 등을 진행할 예정. 그린빌라 거주 예술가들을 주축으로 한 초기 기획회의에서 프로젝트의 윤곽을 잡고 공가 사용을 위한 남구청과의 협의를 거쳐, 각 프로젝트에 맞는 작가들을 섭외한다. 이때 예술가들의 자발적 참여와 자유로운 실험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린빌라의 작가들은 각자의 역량대로 프로젝트 내에서 움직이며 남구, 주민, 작가들의 서로의 욕구를 해치지 않을 정도의 균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살살다뤄줘> 2014





입주작가들이 모여 자생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한 <수봉다방 프로젝트>는 무려 4회의 전시를 개최하며 지역 주민들에게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지난 3월 마지막 전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모든 행사, 워크숍,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는가  그렇다. 워크숍, 행사, 프로젝트 등은 모두 그린빌라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그린빌라는 남구가 지원한 공간이지만, 시스템은 그린빌라 작가들이 만들어가고 있다. 2014년 그린빌라 설립 후, 작가들은 내부적으로 공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진행하게 된 것이 워크숍이다. 각 분야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전문가들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그린빌라의 정체성과 앞으로의 움직임 대한 고민을 함께 해보자는 취지로 무용가 안은미 등을 초청했다운영기관과 입주 작가 간의 강요는 없는지 비록 이름은 레지던시지만 사실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주거협력체에 가깝다. 


공동으로 혹은 개별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물론 강요나 압박은 없다. , 입주예술가들끼리 암묵적인 룰을 적용했다. 바로 주 1회 한 번씩 모여 회의를 갖는 것. 예술가들 스스로 대부분 내부 살림을 도맡아하며 운영과 활동 면에서도 전적으로 자율적인 것이 특징. 회의를 통해 많은 프로젝트가 탄생한다. 예산은 어떻게 충당하고 운용하는가? 월세는 없다. 수도세 및 기타비용을 위해 회비 1만원을 책정했고, 활동작가들은 올해부터 회비가 없다. 공간 사용료도 없다. 그린빌라에서 진행하는 작업, 전시, 프로젝트 등을 위한 지원금은 사실상 그린빌라(작가)가 직접 움직여 만든다. 문화재단에 지원해서 예산을 받거나, 남구청에 제안서를 제출한다. 또한 주민들과 협의해 예산을 만들어 충당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앞으로의 계획 및 그린빌라에 참여하고픈 이들에게 팁을 준다면  그린빌라는 재미있게 움직이고자 한다. 돈도 없고 작업도 잘 안되고 힘에 부치지만 재미라도 있어야 다음을 바라본다. 지난달 막 새로운 예술가들의 입주가 끝났다. 정보는 그린빌라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만일 입주의 기회를 갖지 못했더라도 우리에게는 활동작가가 있지 않은가. 2015년은 인천 지역의 공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가에 관심 있는 많은 예술가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달을 침범한 두꺼비> 2014




No.3

800/40·300/20·200/20

대림상가의 새로운 랜드마크

김양우 작가·800/40 매니저


팔백에사십

www.80040.org

www.facebook.com/80040page

삼백에이십

www.30020.org

www.facebook.com/300x20

이백에이십

www.facebook.com/20020page


800/40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배경 800/40(팔백에 사십)은 아티스트 고초옥과 김세윤의 작업실에서 출발했다. 이 두 작가가 졸업 후 작업실을 얻어 창작에 매진하던 중, 작가들이 보통 작업실을 얻어 생활하는것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다. 작업공간 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작업실을 활용하는 시간이 오히려 줄어들었고, 같은 장소가 주는 익숙함과 나태함 때문인지 작업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작업을 하는 공간이 아닌 작업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이 곳에서 작업을 발표하고 다른 작가들을 만나면서 팔백에사십이 시작됐다. 팔백은 당시의 보증금, 사십은 월세다. 말그대로 800 40이다. 2012 12월 프리오픈 후, 2013 1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2013년 겨울에는 지금의 을지로 대림상가 3층 라열358호로 이전했고, 현재까지 2개의 프로젝트, 13번의 작품 발표, 5번의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본격화됐다. 


800/40의 참여 인원과 각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아티스트 김양우, 김세윤, 김정화, 고초옥이 800/40의 직접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매니저로 불리며 각각 전시, 공연, 프로젝트,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하거나, 홍보와 홈페이지를 관리를 맡는다. 프로그램 진행된 후 기록과 아카이빙을 담당하는 멤버도 있고, 무대 구성을 담당하기도 한다. 공간에서 작품을 선보인 적이 있거나 여러 방식으로 관계를 맺은 작가들은 존재하지만, 고정 인원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멤버의 개념은 없다. 특별한 하나의 팀이라기보다는 오픈 프레임으로서 네트워크나 플랫폼으로 역할 하고자 한다.


800/40 프로젝트의 특성과 계획 800/40은 개인이 무엇인가를 가능하게 하고자 하는 플랫폼이자 네트워크이며, 작품을 통해 개인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작가들의 작품발표를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며, 2015년에는 기획전을 준비해보려고 한다. 또한, 공동으로 하는 프로젝트는 마음이 맞는 작가들이라면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가능하다. 운영예산은 어떻게 충당하는지  4명의 운영진이 예산을 나누어 부담하고 있다. 전시 시 필요한 장비들은 서로 빌리거나 자비로 구입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올해는 지원금을 받게 돼 운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외부 예술가의 참여가 가능한가  물론 가능하다. 언제든지 환영한다. 현재 운영진이 직접 새로운 예술가들을 계속해서 만나고 있으며, 작가들이 메일을 통해 제안을 하기도 한다. 800/40은 작가, 기획자들의 방문과 제안에 언제나 열려있으며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여러분들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자매공간 800/40, 300/20, 200/20에 대해 각각 소개해 달라 800/40은 작품을 발표하는 공간이다. 전시 혹은 공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공간이며, 작품을 통하여 개인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800/40에서 작품을 발표한 작가들 중 김갑환과 김환중이 2013 10, 300/20을 오픈했다. 300/20은 예술의 가치를 판매 유통하는 공간으로 현재 작가 조대원, 류한솔, 김갑환이 함께 운영 중이다. 예술의 물질적 혹은 비물질적 작품의 가치를 온전하게 인정받아 금전적 가치로 환원돼 작가들의 창작활동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가들 스스로가 그러한 시스템과 환경을 모색하고자 탄생하게 된 공간들이라 할 수 있다. 200/20 800/40 300/20에서 작품을 발표했던 작가 김진하가 운영하는 텍스트 중심의 예술과 인문학 자료 및 작품을 판매하는, 말 그대로 서점이다. 단행본, 도록, 독립출판물, 책과 관련된 예술적 경험을 판매하며, 현재 시간과 공간이라는 키워드로 역사와 신화, 근대화 현대, 아시아와 장소에 관한 단행본을 판매 중이다. 


각 기관은 어떻게 공생하는가 800/40, 300/20, 200/20은 다른 기능을 가지고 각각의 운영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협력관계에 있다. 서로를 지켜보고 피드백을 하거나 돕기도 하는 그런 사이라고 할 수 있다. 800/40, 300/20, 200/20이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3 28일부터 오는 4 18일까지800/40, 300/20, 200/20이 위치한 세운상가, 대림상가, 청계상가 일대에서 <세운상가 좋아요, 대림상가 좋아요, 청계상가 좋아요>를 개최 중이다. 청계천 지역에서 미적인 가치를 찾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한 이 행사는 세운상가의 또 다른 공동체 개방회로도 함께 참여한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 청계천 상인들을 선생님으로 모시는 <선생님 좋아요>와 가이드와 함께 구불구불한 골목 속 아름다운 일상을 찾는 <투어 좋아요>를 포함, 청계천 일대에서 진행하는 전시, 공연, 판매 프로그램 등이 열린다. 오픈 행사로는 <청계천 사생대회: ..면 좋아요>가 열렸다. 




내부 전경

 



No.4

17717

성북동 문화예술 지킴이들의 놀이터

김선문 17717 프로젝트 프로듀서

www.17717.co.kr

www.facebook.com/project17717


17717을 시작한 계기  여러 사람들과 함께 모여 문화와 예술을 함께 공유하는 놀이터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던 차에 우연한 계기로 이 공간을 발견했다. 과거 이태원에서 초록방, 성북동에서 초록옥상이라는 공간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활동을 해왔다. 그러한 경험들로 인해 자연스럽게17717이라는 공간 또한 탄생할 수 있었다. 개관일은 지난해 3 1일이다.  성북동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지  17717은 성북동을 중심으로 예술의 소통을 꾀하는 기획 집단이며, 성북동의 문화유산과 예술 자산이 어떻게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지 큰 관심을 갖는다. 이 지역이 가진 한국적인 면모에 끌렸고,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예술가들과 지역주민들의 연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성북동에는 많은 예술 공동체들이 있다. 앞으로 점차 지역 중심으로 기반을 단단하게 하고자 한다.


참여인원은 누구인가  처음 설립멤버에서 사정이 생겨 빠진 인원도 있고 추가된 인원도 있다. 현재는 17717의 프로젝트 프로듀서를 맡은 김선문, 디자이너 성지현, 안그라픽스 안미르, 한글디자이너 윤민구, 인테리어 사업체를 운영하는 이유진, 큐레이터 전지민,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기획자 즉비 등 총 7인이 꾸려가고 있다.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하고 진행하나. 재미난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큰 프로그램 및 기획은17717 구성원을 주축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외부기획과 대관도 겸하고 있다. 멤버들은 다양한 기획안과 재미난 생각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그동안 시도해보고 싶었던, 혹은 갑자기 떠오른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수렴한 뒤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계획 및 일정 조율을 거쳐 전시, 워크숍, 행사 등을 만든다. 기획 과정을 열어두고 있기에 예술, 디자인, 공연 등의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든지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상반기에는 <성북동 예술학교>라는 이름의 토요예술모임과 주민들과 함께 하는 미술사 강좌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2 목소리로 교감하자라는 모토로 진행한 즉흥 기획 <어둠 포럼>은 어둠 속에서 목소리만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시도였는데, 이는 17717 공간이 완벽하게 빛을 차단하는 곳이었기에 가능했고,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 프로그램을 다시 한 번 계획 중이며, 오는 5월 성북예술창작터에서 예정된 성북구 예술문화행사에 참여한다. 예산은 어떻게 충당하는지, 자생적 운영에 대한 경제적 부담은 없나  외부 지원금에 의존하기보다 콘텐츠를 통해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생각하고 있다. 모두가 최소한의 비용으로 협력해 만들어 나가고 있다. 프로그램은 무료도 있고 유료도 있다. 유료일 경우에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으로 아주 소량이라고 보면 된다. 이익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서로 기분 좋게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공간 사용료와 그 외 예산은 멤버들이 분담해 마련한다.


프로그램의 홍보는 어떻게 하나  17717은 입소문을 통한 자연스러운 홍보를 원한다. 진행하는 프로그램마다 주변인들을 통해 알음알음 인원이 모인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기 때문에 억지로 사람을 끌어 모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프로그램에 진실로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 직접 찾아와 스스로 참여하기를 원한다. 현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모든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성북동 마을 잡지를 통해 홍보하기도 한다. 또한 성북구 지역 대부분의 기관들이 홍보의 창구로 역할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직접적인 만남을 통한 홍보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공동 운영의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17717의 멤버들은 서로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멤버 모두가 다른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고 절반 이상은 자신의 가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을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래의 17717이 되려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단지 먼저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는 없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안정적인 운영을 하게 됐다. 직접 경험하며 부딪히고 배워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앞으로 17717의 계획 혹은 포부  세대와 세대가 같이 어우러져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곳이자 모두에게 열린 놀이터가 되고 싶다. 뜻있는 사람들과 재미있게 지내는 것이 목표다. 외부의 참여에도 언제든지 열려있다.




내부 전경

 



No.5

구탁소

같이 가고 함께 하는 연대의식의 장

송민정 작가

www.facebook.com/Gutakso


구탁소를 시작한 계기와 배경  구탁소는 지난해 6월에 오픈한 공간으로 3명의 예술가가 사용하는 작업실이자 네트워킹 공간이다. 작가와 작가 간 그리고 작가와 관객 간에 더 가볍고 더 밀착된 형태의 네트워킹을 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3명 모두 설치미술을 하는 작가라 설치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고 3명의 멤버 전부가 오고 가기 편한 위치에 얻게 되었다. 구탁소의 이름은 이 공간이 예전에 세탁소였기 때문에 그렇게 지었다. 참여 인원과 구탁소 내의 업무 분담은 어떻게 되나  구탁소는 총 3인의 예술가 김민경, 김현주, 송민정이 운영하는 공간으로, 내부의 업무 분담에는 크게 경계를 두고 있지는 않다. 다만 구탁소 내에서 진행하는 대표 프로젝트 <직업예술>에 한해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김민경과 송민정은 공동으로 기획, 참여자 관리, 프로젝트 아카이빙, 디자인, 홍보를 맡고 있고 김현주는 테크니션으로 프로젝트 설치, 제작, 기술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다멤버들의 참여는 자율적인가? 별도의 규칙이 있다면  함께 의논하며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첫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구체적인 규칙이라기보다는 각자의 포지션이 어느 정도 정해져있고 그 안에서 각자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같이 꾸린 일인 만큼 같이 간다라는 연대의식이 강한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이나 예상치 못한 부분은 때마다 논의해서 변경한다.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달라  <직업예술> 프로젝트는 작업or직업 예술을 예술가의 입장에서 그리고 관객(타 직업인)의 입장에서 묻고 교류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가는 직업인이라 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다른 예술가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예술을 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은 예술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의문을 가지게 됐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매 월 1명의 작가와 1명의 타 직업인으로 이루어진 팀을 구성하고, 각 팀에게 1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구탁소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한다. 이 두 사람에게 완벽한 협업이나 뚜렷한 전시 결과물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기획, 스케줄, 결과물 표현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권한을 참여자에게 주고 그 과정 혹은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을 선보이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구탁소는 그 교류를 들여다보는 과정, 즉 총 12회 진행될 프로젝트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직업과 예술에 대한 12갈래의 대답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고자 한다구탁소의 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예술가들이 있다면 구탁소의 모든 프로젝트는 내부 기획으로 운영되며 올해는 모든 스케줄이 확정돼 있다. 아직 다음해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다만 제안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구탁소로 메일을 보내면 된다. 일정이나 상황이 허락한다면 긍정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공간운영예산은 어떻게 충당하는가  멤버 각자가 아르바이트와 기금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자생적인 공동체 운영의 이유와 장단점  진지하게 공동체를 운영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 작업실이 필요했고, 공간을 마련했고, 우리의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을 해보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장점과 단점은 멤버들 각자 생각이 다를 것 같은데 우선 확실히 예술적 교류가 활발해졌다고 느낀다. 그 점이 좋다. 단점은 많이 바쁘다는 것이다. 구탁소와 같은 단체를 시작하고픈 예술가들에게 팁을 준다면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된다고 생각한다앞으로 구탁소의 계획과 포부  우선 올해 진행하고 있는 <직업 예술> 프로젝트를 열심히 해 볼 계획이고, 각자의 작업도 잘 꾸려나가면 좋겠다.




나경호 <젖가슴>

 



No.6

교역소

보고픈 것, 하고픈 것, 재미있는 것 추구하기

김영수 교역소 운영자

www.facebook.com/gyoyokso


교역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배경 임차료가 저렴한 유휴공간을 발견하고 그냥 지나치긴 아쉬워 무작정 시작한 것이 교역소다. 설립날짜는 2014 11 16일로, 평소 미술과 무관하게 흥미를 공유하던 김영수, 정시우, 황아람 3인이 모여 운영 중이다. 교역소는 시작하기 전부터 이런저런 사정으로 공간을 변경해야 했고, 중간에 다른 공간을 찾아보는 일도 있었다. 지금도 계약 연장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긴 하다.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기획과 내용 교역소는 3명의 운영자가 보고 싶은 것 혹은 하고 싶은 것을 구현하고 싶어 만든 공간이다. 그동안 특별히 기획한 이야기나 소개하고 싶은 작가가 있어서 계획하는 일은 드물었다. 보고 싶은 장면을 상상하며 그 장면을 만들기 위해 하나씩 계획을 세워가는 편. 혹자는 교역소의 이런 행동을 보고기획은 없고 기회는 있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는 한 번의 내부기획     <상태참조>와 두 번의 대관 <안녕2014>, <미생모 좌담회(예정)>가 있다


운영예산은 어떻게 충당하는가  3명의 운영자가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 드물게 현물 지원을 받기도 한다교역소의 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예술가들이 있다면  재미있는 기획과 제안은 언제든 환영이다. 교역소 메일, 트위터, 페이스북 어디로든 연락해 준다면 3인의 운영진이 꼼꼼히 읽어보고 연락을 취하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공간 계약을 조금씩 연장하고 있는 관계로 너무 훗일은 장담하지 못한다. 누군가 교역소 같은 공동체를 시작하고 싶다면 운영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함께 모여 공간 및 단체를 운영한다는 것은 해볼 만한 일이라고 본다앞으로 교역소의 계획과 포부는 무엇인가  아직까지 큰 포부는 없다. 현재의 흥미에 집중하고 한정된 조건에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기대하는 정도다. 운영자 3인의 흥미가 일치점을 찾지 못하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언제든 대기모드로 전환 가능하다.




 작가 스튜디오 전경(Artist Studio)





Special featureⅠ-Ⅱ

예술로 점령한 공간, 해외 예술가 공동체


No.1

Kuenstlerhaus Bethanien

독일 베를린·예술가 국제교류의 장

www.bethanien.de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Kuenstlerhaus Bethanien) 1850년에 건설된 병원이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상당부분이 훼손됐고, 유휴공간으로 방치된 폐허로 전락하고 말았다. 고민하던 독일 정부는 1968년 이 건물을 허물고 다시 새 병원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 약 100여 명에 육박하는 예술가들이 이 건물을 불법 점거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점령을 막으려 했지만, 아티스트들의 격렬한 스콰앗운동을 막을 방도는 없었다. 이에 1975년에서는 이르러서는 본격적으로 예술가를 위한 창작공간이 됐다. 현재는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상주하면서 개별 혹은 공동작업을 통해 실험정신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국제교류의 장으로 역할하고 있다베타니엔은 독일 국내 작가가 아닌 해외 작가만을 초청해 지원한다. 보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적 활력의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굵직한 레지던시들과도 협약을 맺고 매 해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교류 국가만 해도 전 세계 25개국에 이른다. 이러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이 베타니엔 공동체가 지닌 최대의 무기다.





쿤스트하우스 타헬레스 표지판

(Kunsthaus Tacheles Sign)




No.2

Kunsthaus Tacheles

독일 베를린·베를린 대표 예술지구

www.kunsthaus-tacheles.de


쿤스트하우스 타헬레스(Kunsthaus Tacheles)는 무단점거로 형성된 예술가 집단 거주지로, 독일 베를린을 대표하는 예술지구다. 동독과 서독의 통일 이후 동베를린 거주자들이 서베를린으로 대거 이주함에 따라 동베를린에 빈 건물이 늘어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예술가들이 빈 공간을 점령하는 스콰앗운동이 본격화됐다. 동독의 백화점으로 1907년 문을 열었지만 한때는 프랑스 전쟁 포로를 감금하던 공간이었다. 이후 폐허로 방치됐다가, 당시 거주지를 찾기 어려웠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예술가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예술지구가 됐지만, 계속해서 철거의 압박이 있었고, 거주 예술인들은 대변인까지 앞세워 타헬레스를 철거하려는 베를린 정부와 계속해서 협상했다. 결국 1999, 정부의 지원과 함께 합법적인 승인을 얻고, 정부와 기업의 후원을 받아 2000년부터 약 2년에 걸쳐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했다. 이는 이 곳을 국제 아트센터로 발돋움하기 위한 시도였지만, 자유로운 예술가들이 벌인 스콰앗운동의 아이콘이었던 타헬레스가 정부의 지원 이후 점차 제도권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결국 초기 참여 아티스트의 대부분이 이 곳을 떠났지만, 아무리 본래의 정체성을 잃었다 해도 타헬레스는 여전히 베를린의 대표 문화 공동체다.





아만토 카페(AManTO Cafe)




No.3

AManTO

일본 오사카·세계로 문화예술을 전파하는 마을

www.amanto.jp


아만토(AManTO)는 살롱 드 아만토 미인(Salon de AManTo 天人)이라는 카페의 오픈과 함께 동시에 자신들이 일구어낸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2001, 오사카 나카자키 타운에는 12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오래된 집이 있었고, 이에 운명적으로 이끌려 터를 잡았고, 공동체를 위한 카페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아만토는 모두 다른 배경을 지닌 30명의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니 어느 날에 이 곳을 찾더라도 각기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카페를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포함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아만토는 이제는 극장, 영화관, , 서점, 숙박시설, 갤러리, 라디오 방송국, 카페, 식당 등이 모인 예술 커뮤니티다. 아티스트들의 손에서 직접 탄생한 까페에서 언제라도 실험적인 만날 수 있다. 일본 전통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오사카 우메다 지역과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것도, 이 아만토 예술 커뮤니티에 문화의 영감을 불어넣는 요소 중 하나다아만토 마을에는 아만토 트리코 갤러리(AManTo Trico Gallery), 아만토 코코로 박물관(AManTo Cocoro Museum), 우츠시베(Utsushibe, Picture developing), 카페 민토 월 갤러리(Cafe MinTo Wall gallery)  4개의 갤러리가 있으며 좋은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에덴 스튜디오(EDEN Studio)

  안드레아 엠리치(Andrea Emmrich)



No.4

DOCK11

독일 베를린·퍼포먼스와 무용예술의 산실

www.dock11-berlin.de


댄스 리허설을 열 장소를 물색하던 위브케 잔센(Wibke Janssen)과 커스텐 시링뮬러(Kirsten Seeligmüller)라는 2인의 안무가가 독일 베를린 북쪽 프렌즐라우어버그(PrenzlauerBerg) 지역, 그 중에서도 가장 활력 넘치는 카스타니에날리(Kastanienallee)에서 어느 공장을 발견했다. 그리고 1994, DOCK11이 문을 열었다. 잔센과 시링뮬러는 완전히 자신들만의 힘으로 예산을 충당하며 점차적으로 공간을 확대해 나갔고, 지금의 거대한 규모를 이룩했다. 현재 프렌즐라우어버그의 대표 연극과 무용 공연은 대부분 이 곳에서 이뤄진 다 해도 과장은 아니다DOCK11은 다양한 종류의 이벤트를 제공한다. 움직임 수업, 댄스 리허설, 워크숍, 퍼포먼스, 심지어는 파티를 주최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또한 초현실주의 댄스 공연을 선보이는 극장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약 900여 명의 아이들과 청소년, 어른들이 이 곳에서 매주 열리는 댄스, 아크로바틱, 요가, 필라테스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DOCK11 주변에는 복스부에네 프레이터(Volksbuehne’s Prater), 발하우스 오스트(Ballhaus Ost), 할 탄즈 부에네(Halle Tanz Buehne) 등의 기관들이 위치해 있어, 각 공연장은 물론이고 지역의 카페, , 식당 등에서도 퍼포먼스 공연이 열린다. 이들은 예술가들의 모임을 소집해 서로간의 문화적 융합을 꾀하고 있다.




Historic Photos of Chez Robert Electron

 Libre Photo courtesy of Michel Mourguy




No.5

59 Rivoli

프랑스 파리·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 공동체

www.59rivoli.org


1999 11 1, 예술가의 작업실이 가득 모여 있을 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던 파리의 리볼리 거리 유휴공간에 예술인들이 모여들었다. 59 리볼리(59 Rivoli)는 이들이 터전을 잡으면서 생겨난 공동체다. 이 곳을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이름이 알려진 예술인 공동 협력체라고 불러도 과언은 아닐 것. 최초에는 작업하고, 거주하고, 전시할 곳이 필요했던 예술가들이 비어있던 건물을 무단으로 점거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한 때 쫓겨날 위기에 처한 적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현재는 파리시가 합법적으로 운영하게 됐고, 이제는 언론이 앞 다투어 소개하고 프랑스 가이드북에도 포함할 만큼 전 세계 각지에서 관람객들이 몰려드는 도시의 상징이자 명소가 됐다. 59 리볼리는 3가지의 목적성을 지니고 운영된다. 


사용되지 않는 빈 장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 예술가들이 예술을 창조하고, 삶을 살고, 작품을 외부로 노출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내는 것, 마지막으로 대안문화예술의 타당성을 몸소 증명하는 것이다. 현재 영구 입주 작가로 20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파격적인 회화 작가들이다. 여기에 11명의 아티스트가 더 체류하고 있다. 59 리볼리에서는 시각예술 전시 뿐 아니라 퍼포먼스와 콘서트도 열린다. 1층에 위치한 갤러리 59에서는 매 2주마다 새로운 전시가 개최된다. 59 리볼리의 문은 일주일 중 월요일을 제외한 6일간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활짝 열려있어, 작가의 작업실에 방문해 실질적인 작업 제작과정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외부 전경

 



No.6

Les Frigos

프랑스 파리·대규모 예술가 아틀리에

www.les-frigos.com


프랑스어로 냉장고와 냉동실을 말하는 프리고(Frigo)’라는 이름의 이 지역에는 파리시에서 선정한 깔끔한 새 건축물이 많이 건설돼 있다. 그 중 주변과 다소 어울리지 않은 듯 자유로운 외관의 건물이 하나 있다. 바로20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모여 사는 아틀리에 레 프리고(Les Frigos). 과거 1921년부터 1971년까지 냉동 창고였던 이 곳의 최초 용도는 자동차 공장이었다. 철거 직전의 이 공장을 프랑스시가 매입해 예술가들에게 작업실을 대여해주기 시작했고, 버려진 건물이라는 오명을 뒤집고 이후 예술 활성화에 상당히 이바지한다. 레 프리고는 예술가들이 직접 거주하며 생활하고 작업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행사나 방문일이 아니면 자유로운 관람은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이따금씩 거주 예술가들에 따라 스튜디오 투어를 허락할 때도 있다고 하니 주시해보자.





내부 전경




No.7

Second Floor Studios & Arts(SFSA)

영국 런던·멤버십으로 운영되는 공동체

www.secondfloor.co.uk


SFSA는 런던을 기반으로 한 멤버십 공동체로, 설립자 매튜 우드(Mathew Wood)가 런던 템즈 강변에 오래도록 비어있던 공장단지를 대규모 스튜디오로 탈바꿈하면서 시작된 곳이다. 멤버십 공동체란 가입한 예술가들에게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워크숍 공간과 작업실을 제공하며 시각예술, 공예, 디자인 등 예술 전반의 발전을 도모하는 조직을 뜻한다. 이 연합은 정부의 지원이 없이 온전히 자신들의 힘으로만 꾸려나간다는 것이 특징이다.  멤버가 되기 위한 조건은 자유롭다. 국적, 성별, 나이, 장르 불문이다. SFSA는 가입한 예술가들의 홍보를 대행하기도 하지만, 작품이나 활동에 강제적으로 개입하는 일은 절대 없다. 또한 이들이 단일 룸으로는 런던 최대 규모라고도 자부하는 스튜디오 덕분에, 작가들은 저렴한 가격에 적절한 작업실을 찾으려 애쓰지 않고도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 속에 놓인다. 물론 여타 레지던시처럼 오픈스튜디오와 전시회, 교육 워크숍과 지역연계 프로젝트가 열리고 있으니, 이들의 활동에 주목해보자.



No.8

ACAVA

영국 런던·아티스트 사회활동의 메카

www.acava.org


아카바(ACAVA, Association for Cultural through Visual Art)는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두고 있는 비영리 단체다. 대학교수이자 아트 디렉터 던컨 스미스(Duncan Smith) 1970년대 초반 예술가들에게 작업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직접 만든 곳이다. 런던 지역에 무려 23개의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아카바에 입주해 작업하는 예술가만 해도 600여 명에 이른다. 임대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집세 비싸기로 유명한 런던에서 시세의 절반 값으로 작업실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가 아닐까 싶다.  , 이 공동체에 참여하는 작가들에게는 필수 조건이 있다. 장애인, 약물중독자, 정신질환자 등 사회의 약자들의 재활을 돕는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 이러한 활동에 동의하지 않으면 입주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이 열린다는 사실이 아카바에 모여 사는 예술가들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아카바는 예술가들과 지역 공동체 사이의 협업의 기회를 제공해 지역 커뮤니티와 작가들의 예술 활동의 고른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뿐만 아니라 아카바의 입주 예술가들은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하며 서로 연계하고 교류하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도모한다.




<Flying Angel> 2013 사진: 필 코이(Phil Coy)





Special feature Ⅱ

예술가로 살아갈 권리와 자율공동체

 정현 미술비평

 


예술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잘 알다시피 예술가의 활동은 일반적으로 세워진 노동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현실에서의 노동이란 쓸모 있는 산물을 생산하거나 보편적인 사회적 가치에 보탬을 줄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노동은 본질적으로 노동에 의한 자본적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을 때에야 가능하다. 이미 마르크스(Karl Marx)가 예견했듯이 오늘날 생산과 소비의 관계는 불균형 상태로 잉여 자본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고, 부의 재분배 실패는 계층 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문화연구가 서동진은 『변증법의 낮잠』(2014)에서 과거 노동권이 노동의 권리로 전환된 지점을 주목한다. 그는 프랑스의 노동법 학자 알랭 쉬피오(Alain Supiot)가 노동은 법률적 허구라는 주장을 인용한 후 노동권과 노동의 권리를 분리해 해석한다. 


그에 따르면, 여기서 노동권이란 단지 취업의 의미가 아니라 노동을 통한 자아실현의 권리로 볼 수 있다. 즉 노동권은 취업 상태에 따른 통계학적 분류 개념이 아닌 기본 권리라는 점을 부각한다. 그러나 사적 소유가 강조되는 자본 체제에서 이 같은 노동권은 노동의 권리로 바뀌고 말았다. 노동권이 인권과 같은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기본적 권리였다면 노동의 권리는 상품성이 있는 노동만이 용인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상품으로서의 노동만이 선택된다면 자연스레 노동의 권리라는 개념의 안과 밖이 나뉘게 된다. 미래가 사라진 청년의 비애는 자본의 권능이 요구하는 상품이 되기 위해, 밖으로 추방당하지 않기 위해 안과 밖 사이의 불안정한 공전으로 비롯되기 때문이다.





유목연 <목연포차 no.4> 2014 

가변설치 나무, 쇼핑카트, 조리도구, TV모니터

 



그렇다면 오늘날 예술가의 삶은 어떠할까? 미학적 측면으로 볼 때 예술의 가치는 쓸모없음에 무게를 둔다. 이른바 정신적 가치, 심리적 위안, 내면의 표정 등을 강조하는 세속화 된 미학은 예술가를 자유인이자 비사회적 인물로 그린다. 현대사회의 토대가 이전의 삶과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하나의 관습으로 뿌리를 내린 (세속적) 예술관은 여전히 예술인(작가, 기획자, 이론가 등)을 현실과 분리된 과거의 시선으로 바라보려한다. 관념과 현실 사이의 시차는 예술의 미덕을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해방의 가치 또는 이상적 세계로 해석하려는 태도로 나타난다. 대부분의 예술 활동은 불확실한 현실로부터의 도피라는 대안적 유토피아로 해석되거나 건강한 정치적 발언의 장으로 축소되는 경향으로 수렴되곤 한다. 아무리 예술이 사회적 비판, 현실참여 그리고 생존의 고민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건드린다 해도 이러한 활동을 노동 행위로 받아들이는 입장은 소수에 머물러 있다. 몇 해 전부터 등장한 예술인 복지와 창작을 노동의 관점으로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는 까닭도 예술을 바라보는 관념과 현실의 차이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예술 활동을 노동권에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운동의 차원이 아니라 노동권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파트타임스위트 <다목적 근거지

2010 문래예술공장 MAP 



 

탈산업화와 일시적인 예술 공동체

 

서구에서는 1960년 후반부터 산업 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 기업 세계화가 가시화되자 산업 기반의 대도시 속 사회구조도 변화의 물결에 휩싸인다. 한국은 1990년대부터 탈산업화 현상이 나타난다. 탈산업화는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과 정보 중심으로, 생산을 위한 노동자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의 감정노동자 중심으로 사회의 축이 변화하게 된다. 한국의 탈산업화는 서구보다 뒤늦게 나타났지만 그 변화의 속도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산업 생태계의 급진적 변화는 도심의 산업지구의 쇠락으로 이어지고 관광주의와 도시 환경을 개선하려는 도시 위생주의 계획에 의해 추출되는 숙명을 겪게 된다. 도시의 빈터는 도시재개발계획에 의해 원래 장소의 이야기, 일상, 기억의 뿌리를 모두 지운 탈영토화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재영토화된 신도시 혹은 재개발지역은 레디메이드로 채워진 쇼윈도마냥 비슷한 표정의 도시로 재생산된다. 역설적으로 탈영토화의 운명에 처한 장소들은 문화재생의 표적이 되고 저렴한 작업실을 찾는 예술인들의 고향이 된다. 비록 고향의 미래는 불확실하더라도 예술가들은 장소를 가꾸고 이웃들과 교류를  맺으며 문화적 사건을 만든다. 

 

리차드 세넷(Richard Sennett)은 『투게더:다른 사람과 살아가기(Together:The Rituals, Pleasures, And Politics of Cooperation)(2012)에서 공동체의 문제 속에 프로이트의 우울과 애도의 개념을 적용한다. 그는 우울증이 지속적인 북소리처럼 끊임없이 회귀하는 감정이라면 애도는 상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어기제와 같다고 설명하면서 공동체가 상실의 트라우마의 공유로 구성되는지, 아니면 절대적인 믿음으로 형성되는지를 묻는다. 나는 세넷이 주목한 공동체 구성의 원리를 탈산업화 이후 도시재개발과 예술(공동체)과의 관계로 살펴보고자 한다. 오늘날 재개발 지역은 문화 이식이라는 새로운 명제가 덧붙여져 있다. 문화 이식을 위해 발주된 수많은 문화 사업들은 시각예술가, 건축가, 문화인, 학자 등을 호출한다. 그들은 도시재생을 위한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글의 시작에 언급한 예술 행위와 노동 개념의 관계는 이 지점에서 비로소 구체화된다. 오늘날 문화 행정에 의해 행해지는 수많은 사업에 참여하는 예술인들은 무용(無用)의 창작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사회적 기능에서 출발한다. 지역의 기억, 원주민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사업이나 문화기술지적(ethnographical) 모델을 재현하는 작업은 상실에 대한 애도에 가까운 듯하다. 


지워진 과거의 잔해나 흔적은 지나간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재현하고 있으나 그것은 고통스런 그리움이라기보다 또 다른 관광주의의 표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세넷에 따르면, “애도는 내면에서 나오는 구조 변경의 작업이다.” 즉 애도란 슬픔으로부터 벗어나 일상, 노동의 현장으로 복귀하라는 신호와 다름없다. 이 경우 예술은 틀림없이 구체적인 사회적 기능을 실현한다. 그렇다면 행정 논리에 따른 공정에 맞추어 완성되는 쓸모 있는 예술 행위를 우리는 노동의 권리를 충족시킨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과연 예술인이 원하는 노동자의 권리가 이런 것일까? 

 




 

<컨템포러리아트 심포지엄(Symposium of Contemporary Art)>

 캐나다 몬트리올 아키텍트라마

(Architecturama in Montreal, Canada) 

 제임스 브리튼 포토그래피(James Brittain Photography)




자생적 예술 공동체의 탄생

 

한국 미술계의 21세기는 새로운 움직임이 태동하는 역동성이 빛나는 시절로 기억된다. 관습화된 형식적인 전시를 거절하고 탈산업화 이후 나타나는 문화인류학적 관점에 의한 사회 현상들을 비롯해 그동안 홀대받거나 소외되었던 하위문화, 젠더, 여성주의와 같은 탈식민주의, 세계화 시대의 화두를 건드리기 시작한다. 또한 독립 예술’·‘대안 공간’·‘대안 공동체 등의 문화적 경향은 국가 정부 주도의 사회에서 시민 주도의 자율적 공동체를 구성하기 시작한다.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파티51> 2010 5 1일에 51명의 음악인이 동교동 167번지에 모여 공항철도 개설로 강제 철거된 식당 두리반에 대항하는 비폭력 예술 시위를 벌이는 과정을 기록한 영화다. 노동절인 5 1일에 51명의 음악인이 공연을 벌인다는 것은 그 상징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듯이 관광화를 위한 도시개발 폭력에 대항해 예술인이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파티51>은 단순히 일방적인 국가폭력이 가한 철거민의 현실을 보여주지 않는다. 





랄프 레몬(Ralph Lemon) <무제(Untitled)> 2013-14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24×30in ches Courtesy the artist




이 다큐의 핵심은 무엇보다 이러한 사건을 매개로 예술과 현실의 접점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더 나아가 대안이나 독립이라는 신문화 개념으로 제한되지 않는 새로운 문화의 가능성을 찾으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생활예술공동체 내 문화매개자의 역할 분석」(강윤주, 심보선, 경제와 사회 제100)라는 연구논문은 자발적인 문화공동체나 동호회 활동이 곧바로 사회적 관계와 매듭을 묶을 수는 없다고 분석한다. 그 이유는 “‘예술적 취향 사회적 관계’, ‘조직 내부 조직 바깥을 매개하고 조율하는 문화매개자의 기능의 중요성을 들 수 있겠다. 문화매개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기능적 측면, 사회적 관계망의 구축뿐만 아니라 구성원들 간의 감성적 교감의 측면도 중요하다고 이 논문을 지적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동시대 한국미술계의 경향을 살펴보자. 벌써 몇 해 동안 우리의 미술계에서는 공동체, 공공성, 네트워크, 관계성을 실험 중인데, 막상 그 속내를 들춰보면 실제로 현실과 밀착된 공통분모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위의 낱말들이 동시대를 표상하는 하늘 위에 떠있는 별빛처럼 반짝일 뿐 이른바 정동(affect)을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적기 때문이다. 공동체는 그 어떤 경우라 해도 헌신, 책임, 협력과 연대를 통해 유지될 수 있다. 공동체는 그 구성원들의 사회적 결핍을 해소시켜주고 확신이나 신념을 심어줄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 공동체의 결론이 맺어질 수는 없다. 세넷은 굳은 믿음으로 결성된 소명의 공동체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공동체의 소명은 어떤 결과를 낳는가? 각자의 소명 달성이라는 말이 지니는 낭만적인 배음은 제쳐두자. 그러면 이는 공동체적 협력을 통해 내면의 목적의식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된다.” 다시 말해 연대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란 단순히 자아 성취를 위한 삶이 아닌 사회적 관계, 자본주의의 그물 안에서 생존할 수 있는 토대와 함께-살다라는 의미를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DOCK11 극장(DOCK11 Theatre) 

 도리스 콜데(Doris Kolde) 




새로운 상황주의를 향하여

 

예술가들과의 협력으로 구성된 컬렉티브, 아티스트--스페이스, 정주하지 않고 도시를 배회하는 유목주의 작가들이 등장하는 동시대의 예술현장은 예술과 사회, 창작과 노동의 관계는 양립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암묵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중산층 붕괴와 정주할 수 없는 삶, 개인의 작가주의에서 공동 창작에 의한 신화적 예술의 거부, 엘리트주의로 변질된 예술계에 대한 염증으로 비롯된 자율적인 창작 공동체의 의지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문화현상에 낭만주의적 태도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공동체를 구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규칙과 태도 그리고 자생할 수 있는 경제적 토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제상황주의 




최근 5년 사이 나타난 비정형적인 예술가 집단들은 가게를 얻어 작품과 상품 사이의 오브제를 판매하기도 하고 전시디자인을 직업으로 삼기도 하면서 기존의 창작 형식을 우회하거나 파트타임스위트나 유목연처럼 도시를 표류하는 작업을 선보이기도 한다. 젊은 예술가들이 체현하는 이러한 태도는 1960년대 유럽의 국제상황주의의 강령을 떠올리게 한다. 상황주의자들의 시도는 단순히 형식주의 미술을 비판하기 위한 도발이 아니었다. 이는 삶으로부터 예술이 생성되고 예술에 의해 삶이 구체화되기를 바랐던 아방가르드의 정치성을 함의하고 있다. 낭만적인 공동체나 도발을 위한 도발이 아닌 삶의 기반이자 창작의 원천으로서의 공동체는 취향이나 분노의 연대로 이뤄질 수 없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공동체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실패한 것도 아니다. 진정한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묻는 것으로부터 출발해 보자.  

 

 

글쓴이 정현은 정체성과 예술가/창작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 프랑스에서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미술비평가다. 시각문화에 관한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전시를 기획하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강의, 글쓰기, 기획을 통해 동시대 시각예술을 다각적으로 바라보고 입체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상과 뒤샹을 연결한 전시<이상뒤샹>에 관한 『이상뒤샹』(공저, 2013), 다원화된 세계미술지형도를 그린 『Art Cities of the Future: 21 Century Avant-Gardes(공저, 2013)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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