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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89, Feb 2014

조용한 행동주의

2013.12.3 – 2014.2.9 대전이응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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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근 갤러리이안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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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위한, 인간을 통한



“‘예술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그 예술생명이 어떻게 표현돼야 할 것인가’가 예술 아니겠어요? 즉 예술의 투쟁성이란 것은 인간과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의 문제지요.” 


이응노 화백이 생전에 가지고 있던 그의 예술관이다. 그의 작품 속에는 늘 ‘인간’이 있다. 그의 강한, 아니 절실했던 오로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예술이 누구로 인해, 누구를 통해,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만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철학과 자신의 신념에 충실했기에 그 시대의 편협한 사고와 상황을 넘어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장르를 넘나드는 수많은 작품들을 탄생 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작품에는 어떠한 제약도 어떠한 경계도 철저히 무시한 채 오로지 화가로서의 삶을 살며 체득(體得)한 그만의 인간으로서의 관계에 대한 철학이 녹아들어 있다. 이응노 화백의 인간과 관계에 대한 철학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할 수 있는 <조용한 행동주의>전은 예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전시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이 전시는 인간이 속한 사회와 환경 속에서 예술의 의미와 나아가야 할 해법을 찾고 각각의 방식으로 인간과의 소통을 하고자 하는 의지 즉 행동을 실천하고 있는 지역의 예술주체 - 대전아트시네마, 산호여인숙, 월간토마토, 카페비돌 - 들을 미술관 속으로 불러들여 이응노 화백이 그의 작품으로 실천하고 승화하고자 했던 인간의 관계 그리고 소통의 흐름이 현대에 이르러 어떠한 모습으로 전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하고 있다. 




월간 토마토




이들 지역의 4개 문화주체들은 과거 대전의 문화예술 부흥을 이루었지만 급속한 신도시 계획 정책으로 인해 도심공동화 위기까지 경험하고 여전히 대부분의 시민에게 소외된 대전의 원(구)도심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한 지역적, 경제적으로 불리하고 다소 열악한 환경에서도 그들은 힘겹지만 묵묵하게 예술문화주체로서의 각자 자리매김에 열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각 주체들의 평소 모습(공간)이 재현된 전시장 안의 전시품(작), 설치물(작)들은 현대인들이 선호하고 지향하는 다듬어진 세련된 모습이 아닌 어딘가 애잔하고 치열한 흔적이 남아있는 것들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미술관으로 들어온 그 공간들 혹은 행동들은 원도심의 그들이 실재하는 공간과는 다른 생경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진중한 미술관 분위기와 보고, 듣고, 읽고, 쉴 수 있는 각 주체들의 공간 구성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인간의 몸이 가진 모든 감(感)을 자극하여 이응노 화백이 살던 시대와 현대의 다른 듯 닮은 본질적인 예술의 의미를 몸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월간 토마토

이응노 <구성> 2009(1972년 원작) 

타피스트리 269×316cm




전시장을 나서며 소외 되고 척박한 환경의 틀 안에서 예술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끊임없이 인간(대중)과의 소통을 꾀하고 문화예술 확산을 시도 하고 있는 각 주체들의 노력이 과거 이응노 화백이 타향(파리)에서 그리고 옥중에서 그가 그렇게 그리워하는 바깥세상과 철저히 외면된 고통과 외로움을 창작 열정과 의지로 승화시켜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작품을 만들어 낸 그 노력과 닮아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인간을 벗어나서는 온전히 존재할 수 없듯이 진정한 예술 이란 인간을 위해서 그리고 서로간의 소통을 통해서 공감이 되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 가치가 인정 될 수 있는 것이다. <조용한 행동주의>전은 인간을 ‘위한’ 예술, 인간을 ‘통한’ 예술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예술을 통해 서로간의 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으로 정신없이 돌아가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 카페 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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