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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71, Dec 2020

16개의 기둥-지붕 없는 갤러리 PS333

2020.10.29 - 2020.10.31 금천예술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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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오 페리지갤러리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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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년 같으면 레지던스 프로그램들이 각자의 스튜디오를 열고 많은 사람이 방문하여 들썩거렸을 시기였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분위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이에 프로그램 담당자와 입주작가들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금천예술공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러한 시기에 고민을 담은 전시와 오픈스튜디오를 준비하였다. 미술계에서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선택한 것은 기존의 방식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다. 작가 스튜디오는 개방되었고 기획전인 <16개의 기둥-지붕 없는 갤러리 PS333>은 기존의 전시공간인 3층의 PS333 공간에서 벗어나 입구의 넓은 야외 주차장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기획자의 글을 빌려 이야기하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가에 대한 금천예술공장의 작가들은 대답은그럼에도 불구하고이다


주변의 환경이 아무리 어려워도 작가들은 작업을 멈추지 않았고, 자신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는 주제들이 변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작업실에서 외부와의 접촉이 최소화된 상황에서 자신들의 주제를 더욱 심화하고 몰입하는 계기로 삼았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는 어떤 특별한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직접 봐야 하고 경험하고 느껴야 하는 전시를 구성하는 데에 집중하였다. 16명의 작가()이 각자 관람객들에게 던지는 화두는 기계, 인간, 역사의 흔적, 퀴어, 젠더, 트랜스 휴먼, 경계, 관계, 감시, 통제, 신체, 언어와 같이 지속해서 우리가 고민하여야 하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파편적인 주제는 관람객들이 각자 자신들의 관점으로 작업을 읽어내며 의미를 생성하는 적극성과 자율성에 기대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전시구성이다.





전혜주 <보디 체크> 2020 2채널 사운드 9 18

(장거리 음향 장치, 레이저, 모터), 싱글채널 비디오 5 42





이에 필자는 모든 작가의 작업을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다음과 같이 주관적으로 재구성해 보았다. 우리의 현재는 정기훈의 <두 손>(2019-)과 같이 서로 다른 사람의 한 손만을 사용하여 두 손이 동그란 모양의 흙을 빚어내듯이 무엇인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상대방을 인식한다는 것이 낯설어 지고 있다. 이러한 언택트 시대는 구수현의 <이미지를 찾을 수 없음>(2020)과 같이 오픈스튜디오에서 닫혀 있는 스튜디오를 통해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하는 방법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전혜주의 <보디체크>(2020)에서와 같이 안전과 공동의 이익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감시를 감내해야 하여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보경의 <오류의 동작>(2020)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시에 오류를 범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은희의 <세 가지 벨트>(2018)에서처럼 자기 일에 숙련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같이 여전히 살아가기 위해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정재경의 <어느 마을> (2019), 이은영의 <흐릿한 이름으로부터>(2020), 정소영의 <굴러온 길>(2020) 같은 작업처럼 이러한 상황들은 언젠가는 과거의 시공간으로 인식될 것이며, 그때에는 지금의 흔적들을 수집하고 관찰하여 재조합을 통해 새로운 관점들로 이를 감각하게 할 날도 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최윤석의 <메아리>(2020)에서 저 멀리 있는 달을 향해 정확하게 날아가 수도 없는 스티로폼 조각을 던지는 것처럼 허무하고 무력한 자신을 발견하고 주저앉는 좌절로 가득한 시간일 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에서 통해 작품들을 이어 나가는 것은 작가들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16명의 작가()가 의도하는 것은 이러한 시대에 관람객들에게 전시를 어떻게 읽고 소비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렇게 전시에 대한 고민은 작가와 기획자만의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언택트 시대로 인해 온라인에서 작품이 가볍고 쉽게 소비되는 것을 지양한다. 오히려 여전히 관람객이 작품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느끼는 과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무엇인가를 감각하는 것을 전시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적어도 금천예술공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에게는 전시라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정기훈 <두 손> 2019 점토싱글채널 비디오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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