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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84, Jan 2022

전시 디자인

Exhibition Design

전시 디자인은 공간 역시 작품으로 만든다. 건축과 인테리어부터 공간 그래픽, 인쇄물, 전자 디지털 미디어, 조명, 음향, 인터랙티브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야를 일정한 톤과 매너로 총체하는 전시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전문 영역을 중심으로 날로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시 디자인은 2010년 국공립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전시 디자이너를 직제에 편성해 전문 인력으로 채용하기 시작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주요 기관에 고용된 전시 디자이너들의 활약을 중심으로 직접 고용하지 않더라도 전문 스튜디오나 컨설턴트와 협업하는 기관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번 기획은 먼저 전시 디자인의 시작과 변화를 짚고 전시 디자인의 요소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이것이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살핀다. 이어 디자인 방법론 속 각 요소를 바탕으로 전시 공간 자체를 커뮤니케이션 체계로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탐구한다. 끝으로 현대미술 작가면서 동시에 한국 동시대 미술계 다양한 전시를 디자인하는 3인의 인터뷰를 통해 전시 디자인의 필요와 조건, 현재와 미래를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 기획 · 진행 정일주 편집장, 김미혜 기자

'Truth Is Local' Brooklyn Designed by Local Projects Photo: Juliana Sohn © 2019 The New York Times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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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 기자,최호랑 디자인역사문화 연구자,김동희,권영주,이정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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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No. 1
전시 디자인의 흐름과 변화_김미혜  

SPECIAL FEATURE No. 2
비주얼의 시대,
전시 디자인은 무엇이어야 하는가_최호랑  


SPECIAL FEATURE No. 3  인터뷰_정일주
픽건설, 프랍서울: 김동희  
부업들: 권용주
아워레이보: 이정형





Installation view of <B&B Italia / The perfect density>

2017 B&B Italia headquarters in North of Italy

Designed by Migliore+Servetto Architects Courtesy of

Migliore+Servetto Architects Photo: Andrea Martiradonna





Special Feature No. 1

전시 디자인의 흐름과 변화

● 김미혜 기자



전시 디자인은 공간의 구성과 색, 빛, 소리와 같은 디자인적 요소를 전시장이나 작품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물리적 환경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그리고 이 모든 행위는 전시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대중에게 제공하고 최적의 문화적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만약 미술관에 방문했을 때 텍스트가 너무 작아 실눈을 떠야 한다거나, 앉을 곳이 없어 전시장 곳곳을 헤매야 한다면 이는 디자인이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라 하겠다. 그렇기에 전시 디자인의 흐름과 변화는 미술관과 관람객의 관계를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우리가 공공미술관(Public Museum)으로 인식하는 대중을 위한 미술관은 19세기 전반 유럽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전의 미술관은 왕족과 교회, 귀족 소유로 상류층이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거나 계층 구분을 공고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그쳤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파리 루브르 박물관(Louvre Museum)이다. 프랑스는 1789년 프랑스 혁명(French Revolution)으로 인해 급진적인 사회적 변화의 바람을 맞게 됐고, 그 영향으로 왕궁으로 사용하던 루브르도 개조 작업을 거쳐 대중에 공개됐다. 그리고 혁명의 끝 무렵인 1793년 8월 10일, 루브르는 공식적으로 국립 박물관임을 선언했다. 파리 시민들에게는 일주일에 세 번 무료입장이 허용됐는데, 그때까지도 미술 작품을 관람하는 것은 사회적 활동의 일환으로 인식되어 방문객 역시 문화예술 교육을 받은 특정 계층이거나 적어도 예술가나 예술 장르에 익숙한 이들이 주를 이뤘다.


전시 풍경도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전시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작품을 내보여 그 양이 가히 압도적이었고, 바닥부터 천장까지 작품으로 빈틈없이 메워 개별 작품의 미적 요소를 감상하거나 설명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루이 레오폴 브아이(Louis Léopold Boilly)가 그린 <루브르에서의 다비드 ‘대관식’ 공공 관람(The Public Viewing David’s “Coronation” at the Louvre)>(1810)을 보면 그때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자크 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의 <나폴레옹 대관식(Coronation of Napoleon)>(1805-1807) 앞에 곱게 차려입은 파리 시민들이 몰려있고, 군중들 사이로 왼쪽 하단에 군복을 입은 남자가 인쇄물을 펼친 채 서 있다.


그는 미술관이 임명한 인물로 들고 있는 책에는 작품의 주제와 등장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는데, 대중들이 오직 그의 입을 통해서만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 박물관이 지녔던 권위를 가늠케 한다. 어찌 됐든 루브르의 공공 개방은 자국 내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킨 것은 물론 이를 지켜보던 유럽의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공공미술관의 개방을 확대케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은 유럽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자본주의를 통해 부를 축적한 산업가나 금융가들의 기부와 후원으로 미술관이 설립되었는데, 표면적으로는 대중의 취향과 문화에 대한 노출을 넓히기 위함이었지만 실상 엘리트들의 축적된 부와 권력을 반영한 장소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유럽과 그 궤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루이 레오폴 브아이(Louis Léopold Boilly)  

<The Public Viewing David’s “Coronation” at the Louvre>

1810 Oil on canvas 61.6×82.6cm Gift of

Mrs. Charles Wrightsman, 2012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이후 20세기 전후 제2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미술관과 관람객의 관계는 크게 변화했다. 도시 중심부로 지하철과 열차 등의 대중교통이 운영되면서 미술관으로의 접근이 용이해졌고, 과거 비슷한 교육적·문화적 수준을 가졌던 이들이 방문했던 것에서 나아가 다양한 학력과 직업적 배경을 가진 관람객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작품 이해에 대한 관람객의 욕구를 충족하고 보다 나은 관람환경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도 자연스레 제기됐다. 1893년부터 1925년까지 보스턴 미술관에서 근무한 벤자민 아이브스 길먼(Benjamin Ives Gilman)은 1916년 『사이언티픽 먼슬리(Scientific Monthly)』에 기고한 글 “박물관 피로(Museum Fatigue)”에서 미술관의 역할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작품의 배치와 조명, 라벨 등의 물리적 특성이 관람객에게 피로를 줄 수 있고, 이렇게 부여된 피로가 결국 관람객의 전시 경험을 제한해 작품을 온전하게 인식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보스턴 미술관은 길먼에 의해 공간 설계와 동선의 변화를 꾀하며 작지만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도 했다. 그렇게 미술관은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벽에 최대한 많은 작품을 거는 것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적은 작품을 집중해 보여줄 것인가?’, ‘가장 효과적으로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숫자는 얼마인가?’, ‘전시장에 앉을 곳은 어디에,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 고민해나갔다.


알렉산더 도너(Alexander Dorner)는 1920년대 독일 하노버에 위치한 주립박물관(Landesmuseum)의 소장품을 재배치하며 ‘유물 보관소’의 개념이었던 박물관을 오늘날의 교육적 특성을 띠는 기관으로 변모시키고 공간의 개념과 인식의 진화적 변화를 꾀한 인물이다. 그는 “박물관의 존립 목적은 관람객들의 자각 향상과 현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문화적 유산의 비물질적 에너지를 구체화해 인간의 삶을 개선하고 사회적 진보를 촉진하도록 기관이 모든 가능한 감각적·지적 표현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도너는 ‘분위기의 방(Atmosphäreräume)’ 용어를 사용해 소장품을 시대와 기능, 개념의 기준에 따라 나누어 배치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연대순으로 작품을 구분했고, 벽은 그 전시실의 분위기에 맞는 색으로 칠했다. 가령 중세시대의 방은 보라색 벽이었다. 천편일률적으로 사용하던 금색 액자도 각 작품에 맞는 색상을 직접 선택해 전시의 주제를 확장했다. 작품의 본래 기능과 맥락이 무엇이었는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시각적 스토리텔링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이전에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작품을 빼곡히 내건 것과 확연하게 달라진 형태의 전시는 관람객에게 작품이 만들어진 역사와 문화의 배경을 충분히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고 시대정신을 환기시켰다.




알렉산더 도너(Alexander Dorner) Ramberg Room

after its reorganisation showing door curtains Courtesy

of Niedersächsisches Landesmuseum in Hannover




그뿐만 아니라 도너는 예술과 예술 운동을 역사의 고립된 시기가 아니라 연속체로 인식하고 예술을 창조하기 위한 현대적인 도구와 기술뿐 아니라 그것을 전시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논리적으로 구성했다. 현대미술 운동이 무대 디자이너나 전시 디자이너들에게 기존의 3차원 공간 구성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처럼, 그래픽 디자이너들 역시 2차원 공간에 타이포그래피와 그래픽 요소를 정리할 수 있도록 대안을 모색했다. 전시장이라는 3차원 환경에 교육적 텍스트, 타이포그래피, 그래픽 등의 2차원 도구를 사용한 도너의 예술적 연출은 전시가 단순히 예술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대중을 교육하고 그들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수단임을 보여줬다.


한편 과거의 상상을 투영하고 현재의 시각을 갱신한 도너의 영향으로 전시 디자인에 대한 미술관의 해석적 중요성과 큐레이터의 역할이 보다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이하 MoMA)의 개관 이후였다. MoMA의 첫 수장이었던 알프레드 바(Alfred H. Barr, Jr.)는 디자인과 건축을 순수예술과 동등하게 보여주고자 했고, 현대미술과 디자인, 건축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전시의 범위를 확장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1936년 그가 기획한 전시 <입체파와 추상미술(Cubism and Abstract Art)>은 20세기 부상했던 모더니즘이 예술과 디자인, 건축에 어떻게 미적, 문화적, 사회적 틀을 가져왔는지 고찰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바는 모든 큐레이터가 전시에 참여하길 요구했고 1890년부터 1935년까지 모더니즘의 중요한 움직임을 5년 간격으로 보여주는 그래픽을 선보였다. 전시회의 구성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이 도표는 관람객이 모더니즘의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은 물론 회화, 드로잉, 판화, 조각, 건축, 가구, 타이포그래피 등의 작품 400여 점을 ‘인상파에서 야수파로(From Impressionism to Fauvism)’, ‘분석적 큐비즘(Analytical Cubism)’, ‘미래주의(Futurism)’ 등의 섹션으로 나뉘어 보일 수 있게 만들었다. 교육적인 텍스트와 그래픽 디자인을 활용한 바의 이러한 의식적인 노력은 문화적 엘리트주의를 무너뜨리며 그 격차를 최소화하는 데 일조했다.




Steve Wolfe <Untitled (Cubism and Abstract Art)>

1997  Oil, lithography ink, and modeling paste

on paper mounted on wood and canvasboard

26×20.3×2.2cm Given anonymously © 2021

Steve Wolf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그 무렵 디자이너 출신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Stedelijk Museum) 관장 빌렘 샌드버그(Willem Sandberg)도 미술관의 명확한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역동적이고 포괄적인 커뮤니티 센터로 기관을 변화시켜 모두를 위한 만남의 장소로 만들고자 했다. 샌드버그는 “주로 일요일에 아내, 아이들과 함께든 아니든 어두운 색 양복을 차려입고 귀족처럼 입장했던 미술관은 이제 평범한 것이 되었다. 미술관은 이제 삶의 중심이 되어야만 한다”며, 단지 예술작품 자체 또는 그것이 걸려 있는 방식뿐 아니라 미술관의 전체 디자인을 고려하고 관람객의 참여를 이끄는 전반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18년간의 관장 재직 기간 동안 괄목할만한 변화를 이끌었는데 전시 카탈로그나 포스터, 티켓, 광고판, 기타 인쇄물 등의 시각적인 부분은 물론 1952년 주요 소장품을 안내하는 라디오 헤드셋을 개발토록 필립스(Philips)에 의뢰하면서 미술관에 최초로 오디오 가이드를 도입했다. 벽에 고정된 라벨 형태가 아닌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작품의 정보를 전달받음으로써 관람객은 새로운 형태의 전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이후 오디오 가이드는 전 세계 모든 기관 운영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20세기 초 샌드버그는 자신이 믿고 주장했던 것과 같이 관람객의 방문 성장과 미술관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물리적 경계를 넘어 오늘날의 전시 디자인은 의심의 여지없이 전시에 대한 설명과 텍스트를 제공하고, 연대기적 혹은 유형별로 작품을 배열하며, 작품의 모든 부분이 관람객의 눈높이에서 잘 보일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고 조명을 고르는 등의 과정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는 앞서 살펴본 길먼의 ‘박물관 피로’에 관한 고찰, 도너의 작품 배치와 전시실 구성, 바의 그래픽 디자인, 샌드버그의 미술관 대중화 등이 이끈 변화임이 자명하다. 이들의 도전을 온전히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지금 어떤 전시 주제도 표현할 수 있는 정교하고 다양한 시각적 언어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과거 3차원의 공간에서 나아가 디지털 혹은 가상의 공간으로 범위를 확장하며 전시 디자인은 이제 또 다른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하지만 변화하는 기술의 패러다임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할 사실은 전시 디자인은 관람객의 경험을 향상하고 유기적 관계를 형성할 때 존재 이유가 있다는 점일 것이다. PA


[참고문헌]
“The Public Viewing David’s “Coronation” at the Louvre,” Metropolitan Museum of Art, metmuseum.org/art/collection/search/438099
Benjamin Ives Gilman, “Museum Fatigue” in The Scientific Monthly 2, no. 1 January, 1916
Benjamin Ives Gilman, Museum Ideals, Of Purpose and Method, Cambridge, 1918
“Museum of Modern Art,” in Museum of Modern Art, moma.org/d/c/pressreleases/W1siZiIsIjMyNTA0OSJdXQ.pdf?sha=0bf01982cb0a2404
Sandra Karina Löschke. “Material aesthetics and agency: Alexander Dorner and the stage-managed museum” in Interstices: Journal of Architecture and Related Arts, eds., 2013
Ank Leeuw Marcar, Willem Sandberg, Portrait of an Artist, Valiz/Werkplaats Typografie, 2013




Conceptual diagram of IKD’s

<Women Take the Floor> Exhibition at the Museum

of Fine Arts, Boston Courtesy of IKD




Special Feature No. 2

비주얼의 시대, 전시 디자인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 최호랑 디자인역사문화 연구자



최근 전시의 ‘비주얼한’ 단면들

2022년 1월 현재 동시대 미술가의 설치 작품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불교 미술을 다룬 기획 전시의 한 공간에 조선 후기 불상과 함께 배치되어 있는 것이다. 원색으로 조합된 화려한 패턴이 전시장 한 켠의 벽과 바닥을 감싸는 형태의 이 작품은, 공간 전반에 강렬하고 독특한 시각적 인상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러한 협업(collaboration)이 박물관측의 설명처럼 ‘불교미술의 새로운 면모’를 느끼게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익숙히 보아오던 모습과 다른 하나의 신선한 전시 방법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본다. 아울러 대개 오래된 물건을 보수적인 방식으로만 보여줘 온 박물관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은 반갑게 느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화려한 패턴 ‘안’에 배치된 불상은 분명히 존재감이 위축되어 있는 듯도 보인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지난해 코엑스에서 열린 ‘2021 공예트렌드페어’의 총감독은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패션디자이너였다. 총감독은 주제관 감독을 겸했는데, ‘형형색색’이라는 주제 아래 꾸며진 주제관에서 벽체 없이 개방된 공간, 라이트박스와 결합된 반투명 좌대, 노란색 바닥 등이 인상적이었다. 이제껏 공예 전시에서 본 적 없는 세련되고 과감한 공간 연출이었다. 과거 이 전시의 주제관이 공예에 대한 사변적 해석을 시도하면서 결과적으로 그와 무관한 멋스러운 공간만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면, 이번에는 주제 자체를 조형미에 관한 것으로 돌려 공간 ‘디스플레이’에 힘주는 것에 대한 알리바이를 확보한 모양새였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해 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무엇보다도 ‘d-Revolution for Evolution’이라는 주제 아래 조성된 체험관의 예술의 전당 부스였다. 그곳에서는 유명 소프라노 가수가 열창하는 장면이 홀로그램으로 상영되고 있었다. 이 행사에서 첫 번째로 마주하게 되는 주제관도 디자인과 긴밀히 연결되지 않는 현란한 설치 작업으로 채워져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중 하나는 소위 ‘핫플레이스’로 잘 알려진 유명 사립미술관과 외국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가 협업해 만들었다고 하는 형형색색의 종이 설치 작품이었다.


자못 결이 다른, 어떤 상업 전시들로 눈을 돌려도 유사한 풍경이 펼쳐진다. 알록달록한 색감과 독특한 질감을 가진 조형물, 프로젝션 매핑 기법, 네온 조명 등을 통해 사진 찍기 좋은 예쁜 풍경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는 전시들이 언젠가부터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때때로 시각을 넘어 또 다른 감각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아가는 일련의 전시들은 종종 그 ‘내용의 부재’가 문제시됨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공간 체험 프로그램으로 소비되며 적지 않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앞에 열거한 사례들은 박물관 특별전시, 공예트렌드페어, 디자인비엔날레, 상업 전시 등 여러 전시 형태를 망라한 것이며 각각의 한 단면을 포착한 것이다. 전시 디자인에 관해 말하려는 이 글이, 맥락이나 목적 등이 다른 위 전시들을 보편의 선상에 놓고 손쉽게 재단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거친 일반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편집된 단면들에서 포착된 공통의 경향에 주목하고 그것을 전시 디자인의 덕목이라는 다소 구체적이고 교훈적인 문제와 연결 지어 보는 시도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조선의 승려 장인> 4부 승려 장인을 기억하며

전시 전경 2021-2022 국립중앙박물관




상품화된 전시와 인스타그램

앞서 살핀 어떤 경향의 출현 배경은 무엇일까? 지면의 제약 등으로 광범위한 전시 문화의 면면을 빠짐없이 섬세하게 들여다보기는 어렵다. 다만 그 모습이 더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업 기획 전시에 한정해 제한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먼저 과거에 비해 전시 문화 전반에 대형 자본의 침입이 거세지고 있는 모습이 발견된다. 가령 최근 문을 연 대형 백화점들이 하나같이 전시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뿐만 아니라 오래 전부터 패션 브랜드, 자동차 제조사, 카드 회사 같은 기업들이 벌여 온 예술 마케팅과 그 일환으로서의 전시도 여전히 활발하다. 여기에 더해 몇몇 제조사들이 전시공간을 겸한 쇼룸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 공유 공간과 결합된 전시장의 경우도 확인된다. 종종 ‘복합문화공간’과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의 목표와 지향은 어느 정도 다르겠으나 궁극에 문화 권력을 탐한다는 점에서 같다. 또한 전시를 기업 활동의 한 방편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관람객과 소비자의 경계를 허무는 모습, 대개 화제를 불러일으킬 만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위주의 전시를 꾸려가는 모습도 특기할 만하다.


과거와 다른 분야의 전시 그리고 새로운 전시 형태의 등장과 팽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공예나 건축, 디자인과 같은 비순수 미술 장르의 전시가 늘어났고 그 연장선에서 아카이브 전시가 빈번해졌다. 전시를 전제하지 않고 생산된 창작물들을 전시의 무대로 옮기는 과정에서 그것들을 조력할 보조적 장치나 시각 효과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모양새다.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전시의 범람도 빼놓을 수 없다. 인상주의 회화나 잘 알려진 동화처럼 많은 이들이 좋아할 법한, 그러면서 저작권 문제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고전을 ‘살아 움직이도록’ 공격적으로 재매개하는 전시 방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는 물론 마케팅 대행사 혹은 영상 콘텐츠 제작사와의 경계가 모호한 ‘전시 기획사’들이 전시를 비즈니스 모델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는 문제도 복잡하게 개입되어 있다. 관련해, 기성 전시 공간을 임대해 전시 ‘콘텐츠’로 수익을 거둬온 회사 중 하나가 근래 독자적인 전시장을 마련한 모습도 눈에 띈다. 빛과 그림자가 모두 있을 이 현상의 근본에 노골적으로 상품화된 표피적 전시 그리고 기획 부재의 문제가 있음은 물론이다.


무엇보다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단연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와 같은 소셜 미디어 혹은 이미지 공유 플랫폼의 영향력일 것이다. 화려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강조한 전시의 편린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통-확산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의사소통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에 더해, 편집된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하는 경향의 일반화가 ‘핫플레이스’ 문화와 긴밀히 연결된다는 점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면에서 일부 전시나 기획사가(혹은 전시 공간이) 자본과 기술을 등에 업고 ‘인스타그래머블 전시’ 혹은 ‘비주얼 전시’를 지향하며 핫플레이스 만들기(되기)를 욕망하는 것은 일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2021 공예트렌드페어’ 주제관 행사 전경




전시 디자인의 부상

그리고 미화와 포장이라는 오래된 오해

이런 현상의 다른 한편에 최근 몇 년 동안 쓰임의 폭이 커진 ‘전시 디자인’이란 말이 있다. 흥미롭게도 이 용어는 10여 년 전부터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디자이너를 채용하기 시작하며 서서히 확산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04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각각 2007년과 2010년부터 ‘전시 디자이너’라는 직제를 만들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사립 미술관들에서도 관내 디자이너(in-house designer)를 별도로 두는 경우가 생긴 것은 물론이다.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 혹은 프리랜서서 디자이너와 협력하는 전시의 사례도 늘었다. 작게는 포스터 디자인부터 크게는 전시 공간과 홍보물을 포함한 전시 전반의 내용 생산에 이르기까지 협력의 범위와 모양새도 다양하다. 전시에 관련한 디자인 과업은 소속 없이 일하길 희망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자유도를 주면서 그들의 창의적(혹은 예술적) 제스처를 드러낼 수 있는 괜찮은 일감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수 년 전부터 (주로 관내에서 일하는) 전시 디자이너가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경우가 생겼고, 어떤 전시가 해외 유수의 디자인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일부 전시에서는 전시 디자인이 기획 초기부터 개입해 전시 전반의 전개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등장한지 오래지 않은 전시 디자인이란 전문 분야의 급격한 위상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일련의 현상은 과거에 전시 ‘기획’과 선명히 구별되지 않거나, 기획에 따르는 부차적인 과업 정도로 여겨지던 전시 디자인이 오늘날 전문 영역으로 확고히 자리매김 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그런데 최근 ‘인스타그래머블 전시’나 ‘비주얼 전시’를 비판적으로 보는 맥락에서 전시 디자인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디자인이 물질적 구체화의 과정과 긴밀히 연결된다는 점에서 이해 못할 바 아니나, 표피적 전시 양산의 주범으로 전시 디자인이 호명되는 모습은 어딘가 공평하지 못해 보인다. 전술한 것처럼, 문제의 근원은 디자인이 아니라 외려 전시가 상품으로 재편되고 있는 토대의 변화에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시 디자인이 손쉽게 비난의 대상이 되는 현실은 디자인을 포장술이나 껍데기로 보아 온 오랜 습속과 무관하지 않다.


오늘날 디자인이란 말이 ‘계획하기’와 ‘형상 만들기’라는 두 범주를 모호하게 오가며 쓰이고 있다면, 과거 오랜 시간 동안 디자인은 주로 후자를 좁게 해석한 차원에서 이해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요컨대 디자인은 겉면을 보기 좋게 가꾸는 도구였고, 실상 많은 경우에 미화나 포장과 다르지 않은 것이기도 했다. 요 근래 ‘빈약한 내용을 넘치는 디자인으로 덮은’ 전시의 전시 디자인에 전가된 혐의는 그런 인식의 연장으로 이해해 볼 법하다. ‘디자인은 내용과 별개’라는 인식 말이다.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행사 전경

<엑스트라(XTRA)>



과잉 혹은 부재의 시대,

전시와 디자인 모두 근본으로

의미 없는 기표들이 범람하는 비주얼의 시대, 전시 디자인에 다소 과잉 전가된 혐의를 벗겨내면서 그 본질이 무엇인지 한 번쯤 되물을 필요가 있다. 앞서 지목한 ‘비주얼 전시’의 풍경에는 분명 장단이 함께 존재한다. 친근한 접근성과 전시 문화의 대중화,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예술 콘텐츠,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 등은 쉽게 언급되는 분명한 ‘효과’이자 주최측의 명분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와 달라진 커뮤니케이션 방식, 다분화한 전시 장르와 종류,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연결된 새로운 전시 문법과 형식의 등장 등은 분명 무시할 수 없는 동시대의 조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선명하게 지적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지금과 같은 비주얼한 전시의 범람이 전시에서 기획을 소외시킨다는 점일 것이다. ‘돈 되는 예쁜 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손쉽게 간과되거나 생략되는 기획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공간 연출’로 말미암아 전시의 기능과 효과는 말초적인 것으로 단선화된다. 나아가 전시가 ‘스타일’이나 ‘패션’과 다를 바 없어지는 문제적 현상에 디자인이 단지 포장술로 활용되며 빈 수레를 요란하게 만들어 주는 도구적 기능을 떠맡게 되는 점도 지목할 만하다. 덧붙여 다양한 스펙트럼의 전시들이 자본의 논리 아래 소재적으로나, 형식적으로 비슷하게 변모해 가는 현상에 대한 언급도 필요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인상주의, 야수파, 아르누보 등 19세기 말-20세기 초 미술의 ‘장식성’에 천착한 전시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원본 없는 판타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 현상은 징후적이다.


이런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바탕으로, 오늘날 전시 디자인의 역할을 기본으로부터 재고해보면 어떨까 싶다. 전문 영역으로 부상한 현실과 별개로, 전시 디자인의 요체는 기획의 연장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요컨대, 전시 디자인은 전시(내용)의 구체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려하게 되는 시각화, 물질화 과정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에 만연한 ‘꾸미기와 가리기’로서의 디자인이 아닌, (기획의) 내용과 방향 그 자체를 투명하게 가시화하는 (전시)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 선명하게 (재)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제품과 서비스’라는 소비주의적 조건 단서만 걷어낸다면, 디자인이 인간 창조물의 ‘근본적 영혼’이라 했던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사례를 비롯해, 디자인이 ‘존재적 조화의 회복’, ‘내용과 본질의 조직화’와 같다고 보는 일련의 근본주의적 태도는 오늘날 전시 디자인의 역할을 논하는 과정에도 예외 없이 유의미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PA
 



Musée Atelier Audemars Piguet Room Narrative

Designed by ATELIER-BRÜCKNER  

© ATELIER-BRÜCKNER Giovanni Emilio Galanello




글쓴이 최호랑은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국의 근현대 시각문화 전반에 대해 연구, 비평, 강의하고 있다. 기업체에서 디자이너로, 박물관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현재는 서울대학교 디자인역사문화전공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며 몇몇 학교에서 공예, 디자인, 미술 관련 이론 수업을 맡고 있다. 홍익대학교 디자인컨버전스학부 겸임교수이자 『문화/과학』 편집위원이다.




<Becoming A Convict> Hyde Park

Barracks Museum Designed by Local Projects




Special Feature No. 3-1
픽건설, 프랍서울: 김동희



Q 2018년 전시 <가공할 헛소리>에 선보인, 전시 디자인의 개념을 끌어와 완성한 작업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어떤 계기로 작업한 건가


그 전시에 <Primer, Opacity>란 작업으로 참여했다. 동명의 작업을 지난 2015년 일민미술관 전시 <뉴스킨: 본뜨고 연결하기>에서 처음 세팅했다. 전시 안에서 스스로 부여한 역할의 불투명도, 구조물의 밀도나 규모 같은 물리적 지지체를 조율하는 작업이다. 대체로 거친 환경의 공간에서 준비했던 프로젝트들과 다양한 협업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공간에 개입하기 이전과 현재를 이격시키기 위한 방법들이 필요했고, 이 방법들을 다시 전시장에 가지고 들어오면서 고안한 작업이다. 같은 방식의 작업을 새로운 조건 안에서 2018년 다시 세팅한 것이다.



Q 김동희 작가를 중심으로 전시 디자인을 실행하는 크루(crew)의 이름은 무엇이며 그간 어떤 전시를 완성했나. 각 프로젝트의 특징도 설명 부탁한다


김동희, 픽건설 그리고 프랍서울(김동희, 송준태, 이지원)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픽건설은 노상호 작가가 참여하는 <.Pic>과 그룹사처럼 보이면 재밌을 것 같아 만든 이름이고, 프랍서울은 위에 언급한 작업 <Primer, Opacity>에서 앞 글자를 따와 <pr, op>으로 이름 지은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업무영역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오픈한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 <아하! 발견과 공감>, 2020년과 2018년의 Sasa[44] 개인전 <와당탕퉁탕>과 <엉망>, 2020년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청 공간기획과 디자인, 2019년 안은미 30주년 개인전 <안은미래>, 2016부터 2018년 사이에 열린 <더 스크랩>, 2016년 노상호 개인전 <The Great Chapbook> 등을 디자인했다. 어린이박물관 전시는 조금 다른 영역의 일이라 시간과 공을 많이 들였는데, 몸을 이동하며 발견하고 바라보고 생각하는 어린이 관람객의 시점으로 접근했다.



Q 작가로서 꽤 분명하게 이름을 알리고 있었는데 전시 디자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유가 궁금하다


물리적, 비물리적으로 필요한 공간을 만드는 일을 꾸준히 해왔고, 다중적 역할을 하는 작가와 그 작업을 좋아해주는 분들이 생겼던 것 같다. 최근 참여한 전시의 규모가 크고 노출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처럼 보이나 보다.
 


Q 고유의 작업을 완성하던 작가이기 때문에 전시 디자인을 실행하는데 장점은 무엇이고 또 단점은 무엇인가


작가와 전시 디자이너를 크게 나누어 작업하지 않는다. 물론 스스로 클라이언트가 되거나 내적으로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그렇다. 장점은 내 작업처럼 프로젝트에 임하는 것이고, 단점도 내 작업처럼 프로젝트에 임하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상당히 몰입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프로젝트에 과몰입해 원하지 않는 디테일까지 신경 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가 있다. 디테일은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한다.



Q 특정한 전시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점에 두는 철학과 요소는 무엇인가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을 하는 타입이 아니다. 미술 전시장 중심의 작업 경험이 많기 때문에 작가의 작업이 돋보이는 방식을 찾는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기획자의 의도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의도와 높은 싱크를 맞추는 것을 추구한다기보다 의도를 파악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에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모두가 무리하지 않는 방향을, 더 최근에는 어떻게 쓰레기를 덜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시작했다.




<Ⅱ-MMXX> 전시 전경 Hall1 사진: 김상태




Q 전시를 주최하는 작가 혹은 기획자나 디렉터와의 협의 과정에서 지극히 추상적이거나 모호한 요구를 이상적으로 실행하는 노하우는 무엇인가


추상적이고 모호하면 그렇게, 구체적이면 구체적으로 협의한다. 모호하면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고 구체적이라면 보다 속도가 난다. 해결해야 할 조건이 어떤가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가능한 열린 상태로 듣고 적합하고 한정적인 선택지로 이야기 나누기 위해 준비한다.



Q 전시 디자인은 과연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가 매우 예민한 문제인 듯하다. 자칫 너무 형식적이라거나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평을 받기 쉽지 않나


전시 디자인에 요구하는 유형이 몇 가지 있는 것 같다. 클라이언트가 전시를 계획하는 단계에서 그리는 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의 방향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전반적으로 프로젝트에 더 적합한지 함께 검토하고 결정한다. 형식적인 디자인을 원하거나 좀 센 디자인을 원하기도 하기 때문에 그 정도를 조율한다. 답을 하다보니 누가 평을 하는지에 따라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는 협업자를 좀 더 기준으로 삼는다.



Q 우리나라 전시 디자인은 현재 어떻게 진화하고 있다고 여기나


국외의 전시 디자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디자인 자체에 관심이 있다기보다 마련된 공간(비물리적 공간을 포함하여)과 전시할 대상을 어떻게 연결 지을지 고민하는 작업이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마다 기대하는 역할이 조금씩 달랐는데, 모호했던 전시 디자이너라는 역할상을 각자 다듬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전시를 만들고 없애는 일은 계속되어왔는데 최근 이 부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는 전시들이 있었다. 현장에서도 각자 조금씩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디자이너나 시공사에서 주도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보다 실질적인 변화가 촉진되도록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국공립미술관을 중심으로 전시 디자인의 중요성과 필요가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뜻밖에 규모를 갖춘 사립미술관이나 아트센터조차 전시 디자인을 그저 공간 공사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전시 디자인은 왜 중요하며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작품을 보러 전시장에 가는 것과 전시를 보러 전시장에 가는 것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보여주고자 하는 전시를 위해 기능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고 전시를 경험한다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연달아 필요해진 것 같다.  



Q 김동희 작가를 비롯해 작가가 이끄는 팀이 추구하는 전시 디자인의 목표는 무엇인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작업을 보고 잠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PA




프랍(pr,op) 사진: 스튜디오 도시 프랍서울




Special Feature No. 3-2

부업들: 권용주



Q 미술관 등 예술기관이 구현하는 전시에 작품을 내던 입장에서 기관이나 단체가 만드는 전시를 함께 실행하는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이 두 역할의 차이는 무엇이고 각각 어떤 태도를 유지하려 노력하나


전시에 작가로 참여할 때는 기획 속에서 내 작업이 잘 작동하고 기획자의 의도를 관람객에게 잘 전달하며 그것을 증폭하거나 확장하는데 기여하는, 전시의 훌륭한 부속품으로서 존재하길 바란다. 그리고 전시 디자이너로 참여할 때는 기획자의 의도와 상상을 잘 이해하고 참여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 안에서 잘 작동하도록 돕는 전시의 훌륭한 부속인으로서 존재하길 바라게 된다.



Q 권용주 작가를 중심으로 전시 디자인을 완성하는 크루는 어떻게 구성되며 전시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점에 두는 철학과 요소는 무엇인가


고정된 구성원은 없다. 혼자 운영하는 1인 사업장이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는 작가 출신의 동료들 5인 정도의 도움을 늘 받는다. 목재를 다루거나 조각 등의 프로덕션을 담당하는 동료 3인, 작품 설치와 도색을 담당하는 동료 2인이다. 전시 디자인의 가장 큰 목표는 관람객들이 기획과 전시, 작품들을 잘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작품과 기획이 잘 돋보이도록 하고 전시 디자인이 작품이나 기획보다 눈에 띄지 않으면서 꼭 필요한 기능은 수행하도록 디자인하려 노력한다.



Q 작가 나름의 전시 디자인 과정을 설명한다면


전시 기획과 작품 목록, 참여 작가의 이력, 지난 작품들의 내용과 흐름 등을 꼼꼼히 찾아보는 편이다. 참여 작품이 확정되었다면 스케치업 화면에 각 작품의 모델링을 실물 크기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기획에 맞는 방향이나 주제를 잡고 사용 가능한 예산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디자인한다. 처음 기획을 분석하고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조사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연구 활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개인 창작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Q 전시를 주최하는 작가 혹은 기획자나 디렉터와의 협의 과정에서 지극히 추상적이거나 모호한 요구를 이상적으로 실행하는 방법이 있다면


당연하게도 구체적이며 꼼꼼한 기획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그럴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때에는 필사적으로 내 취향에 맞는 재미를 찾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 본다든가, 참여 작가의 작품 중 내 취향에 맞는 작업을 중심에 두고 디자인을 하는 등 생각 외로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방향이 많다. 여러 번의 시도를 반복하면서도 기획자나 작가들과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조금 괴롭다.



Q 지금껏 한 전시 디자인 중 가장 인상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올해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개최된 <전술들>이 기억에 남는다. 전시 디자인과 동시에 코로나19로 한국에 올 수 없었던 작가 로르 프로보스트(Laure Prouvost)의 작품을 대신 제작했다. 평소에도 전시 디자인을 하면서 작가와 작품을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경우엔 작품의 현지 제작까지 맡은 것이라 작가와 작품에 대해 더 잘 이해 할 수 있었다. (재능 있고 존경받아 마땅한) 작가의 작품을 대신 제작할 때 해당 작가의 빼어난 감각과 문제의식, 인격 등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좋다. 반대로 인격적 결함이 있거나 실제로 겪으면서 발견할 수 있는 논리적 허점이 많은 작가들도 있다. 또 2019년 <포커스 카자흐스탄: 유라시안 유토피아> 디자인을 맡았는데 잘 모르던 카자흐스탄의 역사와 대표 작가들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외에 서울의 공원 역사를 다룬 전시 <우리의 공원>(서울식물원, 2020)이나 건축전 <모두의 건축 소장품>(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2020) 등 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었던 전시들이 기억에 남아있다.



Q 고유의 작업을 완성하던 작가이기에 전시 디자인을 실행하는데 장점은 무엇이고 또 단점은 무엇인가


다른 것보다 기획자와 작가의 고충과 기획-작품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창작활동과 생활기반이 모두 예술생태계 내부에 존재하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Q 전시 디자인은 과연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가 매우 예민한 문제인 듯하다. 자칫 너무 형식적이라거나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평을 받기 쉽지 않나


형식적이어서 좋을 때가 있고 지나친 디자인이 어울리는 전시도 있다. 균형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전시는 기획자-작가(들)-디자이너(들)-제작자(들) 모두가 잘 어울려서 일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완벽히 균형을 이뤄야 좋은 전시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론 삐죽한 형태의 균형도 흥미로운 전시를 이뤄낼 수 있다. 다만 앞선 질문에서처럼 전시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느냐일 것이다.



Q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시 디자인이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를 꼽는다면. 그 이유는


리나 보 바르디(Lina bo Bardi)의 ‘유리 이젤(Crystal Easels)’(Collec-tions of MASP, Sao Paulo, 1968)을 가장 좋아한다. <포커스 카자흐스탄: 유라시안 유토피아>에서 한국의 제작 현실에 맞춰 ‘유리 이젤’을 응용 설치해 보았을 정도다. 작품 디스플레이의 불필요한 요소들을 배제한 간결한 디자인과 압도적인 공간감이 인상적이었다. 건축가로서 그의 삶과 디자인 철학도 존경한다. 기회가 된다면 상파울루에 가서 직접 보고 싶다.



Q 국공립미술관을 중심으로 전시 디자인의 중요성과 필요가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뜻밖에 규모를 갖춘 사립미술관이나 아트센터조차 전시 디자인을 그저 공간 공사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전시 디자인은 왜 중요하며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많은 기획자들과 작가(전시 디자이너)들이 노력한 결과 이제 기관들을 중심으로 작가들이 디자이너이자 목수 등 기술공으로 들어와 일하는 것에 대해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실례로 백남준아트센터의 경우 백남준 섹션의 공간디자인을 담당하는 전문연구직이 생겼다. 이는 국립현대미술관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도 전시 디자인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사례가 아닐까 한다. 전시 디자인은 국립현대미술관이나 백남준아트센터의 경우처럼 내부직일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하는데 그만큼 해당공간의 물리적 조건을 파악하고 조직 내의 소통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시 디자인이 특별히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예사들도 할 수 있고, 건축가들, 작가들 등 광범위한 관련 업계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과 완성도 높은 기획을 잘 표현하고 관람객들이 전시의 맥락 안에서 편안한 관람을 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PA



<우리의 공원> 전시 전경 2020 서울식물원




Special Feature No. 3-3
아워레이보: 이정형



Q 이름이 특이하다. 어떻게 지어졌으며 이 타이틀로 언제부터 정식으로 활동했나


아워레이보는 육체적인 노동과 정신적인 노동을 피할 수 없다면 마주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함께 하는 노동에 관한 애정을 의미한다. 지난 2014년 ‘레이보(LABOUR)’라는 이름으로 운영을 처음 시작했고 2019년 ‘아워레이보(OUR LABOUR)’가 되었다.



Q 그간 아워레이보가 완성한 전시를 소개한다면. 각 프로젝트의 특징도 설명 부탁한다


한창 진행 중인 <인간, 일곱 개의 질문>(리움미술관, 2021)은 ‘Cube in cube’라는 개념을 공간 연출의 주요 콘셉트로 활용했다. 공간 속 크고 작은 큐브들 사이에서 고대도시처럼 유기적으로 생성되는 관계성에 집중해 한 공간 안에 50명 이상의 작가들이 만들어 내는 경험에 중점을 두었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1: 문경원 & 전준호-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21)은 작가가 원하는 중성적이면서도 미래적이고 불완전하면서도 균형 잡힌 이미지를 동시에 연출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올레드 아트 웨이브 : 우리의 모든 물결(OLED ART WAVE : EVERY WAVE YOU WILL SENSE>(피치스 도원, 2021)는 LG 디스플레이 올레드를 사용해 다양한 작가들의 작업을 조금 더 친근하고 대중적인 형태로 보여준 전시였다. 성수동에 위치한 피치스 도원이 가진 서브컬쳐적 장소성과 공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런가하면 제주도 포도뮤지엄의 사회에 퍼진 인간의 혐오에 관한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2021)은 관람객의 감상을 넘어 공감을 유도하기 위한 디자인을 가장 염두에 두었다. 전시의 개념적인 주제를 ‘넓고 좁음’, ‘굉음과 고요’, ‘어둠과 빛’, ‘착시’, ‘패닉’ 등 공감각적 경험으로 전달할 수 있는 디자인을 담았다. 지난달 종료된 <매니폴드: 사용법(Manifold: Menual)>(예술의전당, 2021)은 7개 화랑 전속작가 25명의 작품을 컬렉터의 시점으로 기획한 9개의 섹션으로 재구성해 보여주는 전시였다. 동선을 만들어내는 가벽을 배제하고 넓은 공간을 통째로 사용하는 중앙 집중형 공간 디자인으로, 바라보는 이의 시점 이동에 따라 하나의 공간이 다양하게 드러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의 결과였다.



Q 아워레이보는 어떤 사람들로 구성돼 있나. 고유의 어법으로 작가로 이름을 알린 이들이 여럿 포함돼 있는데 하나의 팀을 이룬 계기가 궁금하다


아워레이보는 순수미술 전공자, 디자인 전공자, 이론 전공자들로 구성돼있다. 애초 삼선동을 기반으로 작업실을 같이 쓰던 사람들이 모였다. 급할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게 집이 가까운 사람인 것처럼, 자주 보는 사람들끼리 계속해서 함께 하다 보니 연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Q 팀 내에 작가들이 있어서 좋은 점은 무엇이고 나쁜 점은 무엇인가


단순하게 그룹 내에 작가가 있어서 좋은 점은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그런 공감대는 전시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도 작가가 어떠한 마음으로 작업을 만들고 본인 작업을 전시하고 싶어 하는지를 잘 이해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하지만 미술계의 생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너무 잘 안다는 점에 있어 가끔은 합리적인 판단력이 흐려지기도 한다.




<올레드 아트 웨이브: 우리의 모든 물결>

전시 전경 2021 피치스 도원




Q 특정한 전시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점에 두는 철학과 요소는 무엇인가


항상 모든 전시의 조건에는 제약이 있기 마련인데 항상 이 제약을 보이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할 것인지, 제약을 드러나게 이용해서 전시의 성격으로 소화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두고 고민한다. 경험상 좋은 디자인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전시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그들이 보여야 할 어떠한 방향대로 결정된 상태라고 생각한다.



Q 전시를 주최하는 작가 혹은 기획자나 디렉터와 협의 과정에서 유난히 복잡하거나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전시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모두는 ‘하고 싶은 것’이 있다. 크든 작든 참여한 모두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이 필요하다. 전시는 누구 한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더러 각자 하고자 하는 것이 스스로를 위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의 카테고리 안에서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을 놓고 고민하게 된다. 이 두 가지를 잘 조율하는 것이 원만한 결과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Q 협업하는 대상의 요구가 지극히 추상적이거나 모호할 때 이상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나름의 노하우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다양한 대상과 일을 하다 보니 이런 종류의 노하우가 생긴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아’ 하면 ‘아’ 하고 그림을 그리는 감도 조금은 생긴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이든 결정이 되면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추진력도 뒷받침이 되는 것 같다.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지해주는 클라이언트가 있다면 더없이 좋다. 사실 믿고 맡겨 준다는 것은 내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과 같다 보니 그럴 경우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상대방의 히스토리를 연구하는 일이 추상적인 요구를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한 요구를 하게 된 계기가 있기 마련이므로, 재빠른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Q 전시 디자인은 과연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가 매우 예민한 문제인 듯하다. 자칫 너무 형식적이라거나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평을 받기 쉽지 않나


몇 년 새 전시의 성격이 많이 세분화 되어가고 있다. 전시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파악한다면 과도한 전시 디자인이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다. 전시라는 단어의 뜻처럼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를 안다면 그 전시에 맞는 디자인을 하면 되지 않을까? 현대 미술 전시에서 지나친 전시 디자인은 작업을 돋보이기 보다는 부가적인 과도한 장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전시의 형식을 가진 캠페인, 마케팅, 스토어, 등에서는 확실한 디자인이 없으면 그 내용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과도하거나 부족한 전시 디자인은 ‘상황에 맞지 않는 디자인이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



Q 현재 전시 디자인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아워레이보’는 어떤 존재인지 설명한다면


전시 디자인은 보편화 되었고 전시라는 형식이 다양화 되고 여러 목적으로 쓰이다 보니 그 영역도 많이 확대됐다. 상황이 이러니 새로운 시도도 늘고 있다. 유연성을 지닌 아워레이보는 이 유연성을 근간으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용기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을 서슴지 않는다. 약간은 무모하다는 생각을 한 적도 많은데 결과에서 참혹했던 적은 없다. 아직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길 만큼 무책임하지 않은 관계라는 것은 고무적이다. PA




<MMCA 현대차 시리즈 2021:

문경원 & 전준호 -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

전시 전경 2021-2022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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