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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93, Oct 2022

2022 12H-Internet Live Performance ‘Good Morning Artist’

2022.8.9 - 2022.8.28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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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발 예술연구소 육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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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안녕을 묻고 서로를 위무하는
‘예술 마사지’


이 행사가 전위예술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소도시 밀양에서 행위예술판을 벌렸다는 점과 인터넷으로 생중계되었다는 점을 주목해두고 넘어간다. 기획자 성백은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오마주하여”, “인터넷을 통해 동시대 예술인과 관람객의 ‘안녕’을 확인하며 예술이 가진 치유의 가능성을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즉 이 작업들은 코로나19에 지쳐 있는 이들에게 보내는 예술위로품이기도 하지만 이 행위를 하는 작가들 자신이나 동료예술가에게 보내는 안부편지이며 우리 모두를 서로 위무하는 ‘예술 마사지’ 같은 것이기도 한 것이다.

심홍재는 원형의 형태에 시간과 방위를 나타내는 12간지를 썼다. 그 간지들을 연결하고 그 원형의 중심에다 ‘오직 평화’를 쓴다. <오직 평화>는 모두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에 살기를 기원하는 ‘평화를 위한 기원제’였다. 박주영의 <비터스윗>은 소통과 관계의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었다. 사탕을 매개로 펼쳐지는 잔잔한 성인 동화의 한 꼭지 같은 작품은 예쁜 색들이 자유로이 노니는 작가의 회화 같은 그림 동화책을 연상케 한다. 왕치의 <고로 존재한다>는 “나는 00을 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써온 종이를 바닥에 깔아놓고 한 장씩 확성기로 읽어내려가며 발바닥으로 뒤로 젖히면 관람객이 그것을 작가의 몸에 덕지덕지 붙이는 행위였다. ‘인지하는 모든 순간의 존재 증명’이었다. 지적 놀음의 쾌감과 시각적 쾌감, 놀이의 즐거움까지 행위미술의 매력이 풍성한 작업으로 가히 행위미술 교과서에 실을만한 작품이었다.



유지환 <행위는 몸짓이 아니라 발언이다>
 사진: 이혁발



언덕의 <우리가 망한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키스해요>는 잔잔한 일상에 퍼지는 파문, 온몸을 부드럽게 흔드는 ‘신선한 환기’였다.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전신을 훑고 간 것 같은 예술적 쾌감이었다. 이경호의 <가이아(GAIA)>는 기후위기에 대한 강력한 예술 경고장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나날이 지구의 온도를 올리고 있는 인간들에게 부드러운 바이올린 선율로 천둥과 같은 강력한 경고음을 날렸다. 성능경의 <나는 내가 무겁다>는 80년의 삶이 담겨있는 역설과 익살의 대가가 펼치는 만찬장이었다. 불타는 부채로 부치는 행위나 “복 받아라”라며 관람객에게 방망이를 내리치는 폭력(?)을 행사하는 역설/전복적 행위는 그만의 시그니처이며, 성능경의 위대함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유지환의 <행위는 몸짓이 아니라 발언이다>는 쇠로 된 원통 10여 개를 일직선으로 쌓아 올리는 행위였다. 한 단씩 올릴 때마다 넘어질까 불안해하는 감정이입/교류, 즉 ‘신체적 공동현존’의 현장이었다. 세워진 쇠 탑은 묵직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멋진 설치작품이 되었다. 문재선은 <애도를 표합니다>에서 머리에 더듬이가 달린 파리 같은 외형으로 발(손바닥)을 비비며 그들 세계의 소리를 들려 준다. 작가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음파로 세상에 뜻 모를 타전을 계속하는 듯했다. 서수연은 <Say Goodbye to Corona>에서 코로나19를 대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교환하고, 우아하게 “잘 가라! 코로나”를 외쳤다. 임태웅은 특별한 행위/동작 없이 소리, 그 하나만의 울림/진동/파장으로 관람객의 내면을 흔들었다.



성백 <메신저-Sound of Korea>
사진: 이혁발



조은성은 <인지(Recognition)>에서 감각을 느끼고 현재를 자각하며 살아가자고 주창했다. 행위자와 관람객 모두가 행위자가 되어 서로 에너지를 교환하고, 서로 감응했고 함께 출렁거렸다. ‘행위자와 관람객의 신체적 공동현존’의 실천 장이었다. 살아있음을 자각하는, 그 순간순간의 존재(살아 있음) 한가운데서 참여자들은 작은 피부의 떨림도 인지되는/하는 각성의 기쁨 속에 있었을 것이다. 성백의 <메신저-Sound of Korea>는 생명과 인권 파괴자에게 분노의 예술 화염병을 던지는 작업이었다. 그 팔매질로 생긴 붉은 점들이 매화 꽃잎으로 바뀌는 구성은 극적이었다. 각인하듯, 온 힘으로 찍는 손바닥 도장도 이제 그만의 표상이 되었다.


* 왕치 <고로 존재한다> 사진: 이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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