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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94, Nov 2022

최재은 ‘에르메스, 판교를 건너다’ 에르메스 윈도에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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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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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영상, 설치, 건축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작가 최재은의 작품이 현대백화점 판교점 에르메스 매장 윈도를 장식했다. ‘에르메스, 판교를 건너다(Hermès Crosses Pangyo)’를 주제로 제작된 작업은 2023년 1월 말까지 새로 문을 연 판교점의 4개 윈도를 수놓는다.

1976년 일본으로 건너간 최재은은 당시 일본 전위 예술의 근원지이자 1980년대 플럭서스(Fluxus) 멤버였던 백남준,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오노 요코(Yoko Ono), 존 케이지(John Cage)가 활동했던 소게츠(草月) 아트센터에서 수학하며 영향을 받았다. 그는 특히 생명의 시초로 거슬러 올라가는 거대한 스케일과 섬세한 조형성을 함축한 선택된 공간과 소재를 대립시켜 무한에 부딪히게 하는 작업에 천착해왔다. 1970년대 초기 일본 건축가 단게 겐조(Kenzo Tange)와 조각가 노구치 이사무(Isamu Noguchi)가 함께 설립한 소게츠 아트센터 내 실내 정원 <천국>을 검은 흙으로 덮고 씨앗을 뿌려 생명의 탄생과 성장, 소멸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 <대지>(1985)를 통해 시간과 존재라는 근원적인 주제를 깊이 탐구해왔으며, 2015년부턴 생태계 복원으로 범위를 확장해 한반도 DMZ를 배경으로 한 ‘대지를 꿈꾸며’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에르메스 사진: 남기용



이처럼 소재와의 연관성을 표현해온 작가는 에르메스의 올해 주제인 ‘가벼움의 미학(Lighthearted!)’에 대한 본인의 해석을 작업에 담고 유리를 활용해 그 물성을 극대화했다. 유리라는 소재가 지닌 투명함, 단순함 등은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한다는 의미인 동시에 대량으로 생산된 환경에 유해한 공산품을 뒤로하고 사물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시도다. 어쩌면 가장 상업적인 공간 전면에서 ‘비움’을 말하는 작품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것들을 생각게 한다.
그런가 하면 정문 양쪽 쇼윈도에선 판교(板橋) 지역명의 유래를 바탕으로 한 유리 소재의 다리가 자리하고 있다. 모서리를 쳐낸 유리가 겹겹이 쌓인 모습은 영롱함을 자아내고, 그 위로 저마다의 내력과 기억을 가진 에르메스 신발이 판교를 경쾌한 발걸음으로 건너오고 있다.

한편 프랑스 건축 에이전시 RDAI는 전 세계 에르메스 매장 디자인을 위해 각 지역의 독특한 문화에 대한 경외를 담고 공예와의 접점을 연결해 브랜드의 건축적 코드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방안을 연구해오고 있다. 탁 트인 파사드에서 이러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데, 판교 매장에는 넓은 윈도 옆으로 세라믹 소재로 된 벽이 유연한 곡선을 이루며 설치돼있고 원통형 패턴은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빛의 그라데이션을 묘사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제작됐다. 환희에 찬 듯 밝게 빛나는 컬러의 조합은 칠석(七夕)날 만나는 견우와 직녀의 사랑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고, 매장 유리 전면에 설치된 실크 패널과 매장 내부 가구에도 한국의 전통 요소들이 반영돼있어 에르메스만의 창의성과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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