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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99, Apr 2023

제12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2023.3.3 - 2023.3.5 벡스코 제1전시장 1&2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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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규홍 예술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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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좋은 쪽으로나
나쁜 쪽으로나


올해 미술시장의 출발을 알린 ‘제12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이하 2023BAMA)’가 벡스코에서 열렸다. ‘2023BAMA’는 미술 작품을 사고파는 당사자들에게 복잡한 셈법을 던졌다. 이를테면 그것은 ‘지금 작품을 사는 것이 옳은 일인가?’, ‘안 샀는데, 언제 사는 게 좋을까?’, ‘비싼 것과 덜 비싼 것 중 어느 걸 사는 게 실패하지 않는 선택일까?’ 같은 수요자들의 생각이다. 마찬가지로 공급자로서도 ‘다음에는 어떤 아트페어에 참가해서, 무슨 작품을 판촉해야 좋을까?’라는 고민도 생겼다. ‘2023BAMA’의 실적이 탄탄대로였다면 그러한 고민도 없었을 것이다. 거꾸로 그것이 불을 보듯 뻔한 시장의 침체 징조로 보였더라도 그랬을 것이다. 한 마디로, 아트페어에 관한 대중의 관심은 늘었는데, 매출은 줄었다. 이 현상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최근 여러 아트페어의 실적에 관하여, 숨 고르기 혹은 관망 분위기라는 말을 써도 상관없지만, 이처럼 예의 바른 표현과 달리 현실은 우악스럽다. 입장 관람객 수와 거래액이라는 두 항목을 더하고 나눈 수치는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식의 접근은 취약한 현실을 덮는 거짓 정보로 쓰일 수도 있다. 예술과 경제라는 두 제도의 구조 접속은 수도권 편중, 대자본 종속, 해외 콘텐츠 선호 현상을 부채질한다. 따라서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는 아트페어가 한두 행사의 성공으로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레지나 드라쉴(Regina Draschl) 
<the elephant in the room> 2023 
파인아트 프린트 160×120cm 갤러리 츠비쉔



표면적으로 볼 때 아트페어의 위축은 두 가지 눈에 띄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하나는 해마다 ‘BAMA’를 찾던 해외 화랑들과 한국의 큰 화랑들이 다른 아트페어를 위해 올해 행사에 빠진 과정이다. 숨 고르기나 조정기는 작품 구매자의 처지가 아니라 화랑의 판단이란 말이 더 적절해 보인다. 다른 하나는 나온 작품들 가운데 이른바 블루칩 작가들의 고가 작품이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현상이다. 실물 투자자로서 컬렉터들이 값비싼 그림만을 찾는데, 매물이 적으므로 아트페어의 총매출액 수치가 낮아진 것은 당연하다. 이런 현상에 관해 미술 시장의 양분화로 보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 관점은 겉만 바라본 분석이다.

모든 화랑이 우량주 작품을 가지고 페어에 참여한다면 성과가 따른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뿐이라면? 그렇게 분류되는 작품들은 시장에 나오는 즉시 수요자가 따라붙는다. 굳이 아트페어가 아니더라도 판로가 넓다는 뜻이다. 갤러리가 페어에 참여해 자신들의 그런 작품만을 한두 점 판다면, 결과적으로 해당화랑은 소장 작품과 아트페어 부스 대여비용을 맞바꾼 셈이 된다. 아트페어의 운영 구조는 조합에 가입한 개별 화랑을 독려해 부스를 구성하는 원리다. 판매 성과가 블루칩 소진에 그친다면, 갤러리들이 조합의 친목을 위한 우정의 무대에 억지로 나설 이유는 줄어든다. 물론 이런 점은 있다. 실물 경제에서 허구의 이데올로기로 판명되고 있는 낙수효과지만, 이것이 제한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곳이 미술 거래의 장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자면 비싼 작품을 팔 때 유망 작가의 작품을 덤으로 선사하는 상행위가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젊은 미술가들에 대한 수요가 형성된 지금이 바로 시장세분화 전략의 진위를 가늠할 때다.



윤필현 <나비 도감> 2022
캔버스에 혼합재료 162.2×130.3cm 금산갤러리



‘2023BAMA’가 마련한 부록 행사는 좋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특별전 형식으로 치른 <윤석남 마스터 전>과 부산권 미대 학생들의 등용문 격으로 준비된 <디그리쇼>는 작가 선후 세대의 존중을 보여주었다.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로 모이는 디지털 거래의 주제전시도 최근 아트페어의 필수 항목이 되었다. <2030 넥스트 아트>는 외관상 단출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소문난 잔칫집이 먹을 게 없다’라는 게 아니라, 평가는 그 반대다. 왜냐면 미술에 진입한 신기술이 초기에는 온갖 현혹으로 포장되었으나 이제는 업체도 예술시장을 파악했고 작가도 잠재력을 각자 판단하면서, NFT는 겉멋보다 실리를 거두어들이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이유에서다.

끝으로 평소 필자의 관심 분야인 관람 태도와 연관해 아트 토크와 도슨트 프로그램은 특별한 동향이 눈에 띄었다. 많은 아트페어는 전문가와 유명인들을 대담이나 강연 형식으로 초대해왔다. 그것은 정보 전달의 명분을 가지지만 그들을 보여준다는 서비스 의미도 숨어있다. 미술의 아비투스에 초대되는 인물들은 어느 선 안에서 섭외되었다. 그런데 이제 그 밖에 있는 유튜버, 블로거, 도슨트가 가운데 자리로 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 모리 키나코(Kinako Mori) <Thank> 2022 종이에 아크릴릭 66.6×48.4cm 갤러리 에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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