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의 변화를 함께한 중견작가를 조명하는 전시. 현대 사회의 결을 담아내고자 인천아트플랫폼이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인천 출생이거나 인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이종구, 오원배, 박인우, 정현, 차기율, 이탈 작가가 참여해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작품 총 43점을 선보인다. 인간의 실존, 문명의 이기, 현대 사회의 권력 구조 등 광범위한 범주의 주제를 바탕으로 특히 예술과 사회, 예술과 현실의 접점에 대한 작가들의 끈질긴 고민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각자의 세계관과 시대정신을 드러내기 위해 이들은 기존의 구조와 체계를 비틀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고, 숨겨진 것을 드러내는 등 다양한 방식을 택했다.
이탈 <인간의 분류는 신을 처형한 이후에 가능하다.>
2010 혼합 매체 45×160×230cm
견고하게 구축된 권력 구조와 부조리한 현실을 깨뜨리는 행위는 시공의 한계를 초월한 유토피아적 세계를 갈망하고, 그것은 어떠한 원칙과 규범, 권력이나 담론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수용과 체험을 구가하는 새로운 시대(era)로 전환된다. 깊고 치열한 한국 미술계의 장막을 뚫고 지나온 6명의 작가는 오늘에 이르러 현실과 실재를 넘어 영원한 이상과 초월한 가치를 소원한다. 동선의 시작과 끝이 없는 이번 전시는 마치 복잡다단한 세상의 얽히고설킨 현실과 시간의 흐름과 같다. 거센 세월의 시간 속 모든 생명이 가진 심연에 자리한 파괴되지 않는 순수성, 절망을 극복한 삶에 대한 의지, 희망 등 작가들이 전하고자 한 수평적 세계의 메시지들이 전시장 곳곳에 숨겨져 있다. 그들이 살아온 삶과 배경 안에서 예술을 통해 발언하고자 했던 시대정신과 다양한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