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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00, Jan 2015

표지 작가 100 ①

Cover Artist 100
No.001-050

백 가지 표지가 특집기획의 주인공이다. 정확히 말하면 총 97명의 작가가「퍼블릭아트」 커버를 완성했다. 도합 세 번 작가가 겹친 까닭에 작가 숫자는 100이 꽉 안 차지만, 작품은 저마다 색달라 부연 설명을 듣지 않고는 동일 아티스트의 결과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채기 어렵다. 각설하고, 「퍼블릭아트」의 가장 큰 보물을 모아 여러분께 소개한다. 창간 후 미술계에 빨리 이름을 알린 것도, 외국 미술 기관이나 작가들과 원활히 교류할 수 있게 된 것도 표지의 힘이 컸다. ‘「퍼블릭아트」=특별한 표지’라는 인식을 선사하며 독자들이 사랑하고 작가들이 선망하는 잡지로 한 걸음씩 성장하게 되었다. 특집에서는 2006년 10월호 작가부터 2015년 1월호까지 표지 작가의 근황과 신작을 선보인다. 이 기획을 계기로 그동안 뜸했던 작가들과 소식도 나누고 새로운 작품들도 수집할 수 있어 뜻 깊다. 특히 100호 표지는, 작가 김병호와 함께 한 협업이라 더욱 의미심장하다. 작가에게 「퍼블릭아트」의 역사와 향후 방향을 피력하고 그의 크리에이티브를 동력으로 유니크 한 작업을 완성했다. 한국 미술잡지 역사에 전례가 있는 일일까 싶다. 기획 끝에, 우리가 뽑은 각종 어워드를 ‘핫 클립’으로 모아 소개한다.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한 표지 작품’, ‘제일 섹시한 포즈의 표지 주인공’ 등 유쾌한 기획으로 만들어졌다. 그 뿐 아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듣는, “표지는 어떻게 결정되냐?”는 질문에 대한 상세한 대답도 팁으로 따라 붙는다. 모든 표지 작가들께 이 특집을 바친다.
● 기획·진행 편집부+이혜린, 이정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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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이혜린, 이정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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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01 October 2006

로이 리히텐슈타인 Roy Lichtenstein


현대미술의 거장을 열거하는데 있어, 로이 리히텐슈타인을 빼놓을 수 없다. 1960년대 팝아트(Pop art)를 선도하며 패러디를 통한 새로운 현대미술경향을 이끌었던 그는 1923년 뉴욕 중심부에서 태어나 1997년 뉴욕에서 생을 마감하기 까지, 코믹 북(comic book)과 광고 이미지를 캔버스로 가져와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동시대 팝 아티스트들처럼 리히텐슈타인도 창조적인 천재성을 가진 예술가의 전형에 도전하고, 정통 고급미술에 반발했다. 그는 대중문화 특유의 전형적이고 진부한 이미지들을 생산해냈으며, 채색한 플라스틱, 놋쇠, 에나멜을 칠한 금속 조각 등을 이용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활동 초기에는 추상표현주의적인 작품경향을 보이기도 했지만, 1961년 화단의 주목을 받았던 <Look Mickey>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일상의 오브제, 만화 이미지, 매스미디어 등 기성품과 기존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어 확고한 스타일을 굳혔다. 1962년 카스텔리 갤러리(Castelli gallery)에서 첫 개인전 개최 당시, 전시가 오픈하기도 전부터 영향력 있는 컬렉터들이 그의 작품을 모두 구매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작품은 스니커즈, 핫도그, 골프공 등 일상의 물품들이었다. 이후 대표작 <Drowning Girl>(1963)을 선보이며 미국을 넘어 세계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는데, 그가 활동하던 시기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점철되던 시기, “오늘날 예술은 우리 주위에 있다”고 선언하며 매스미디어를 통해 미국 소비사회의 전형을 파고들었다.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 상징인 ‘점’은 ‘벤디닷(Ben-Day dots)’으로, 인쇄물을 확대했을 때 나타나는 망점들을 무수히 찍어 기성이미지를 인쇄한 듯 한 효과를 주기위한 시도다. 


삶에 대한 풍자적인 통찰력을 보인 작가는 1969년에 이르러 거울시리즈를 선보였고, 1970년대까지 지속하며 고대 그리스, 로마 건축에서 기둥에서부터 연결돼 지붕을 덮는 장식을 말하는 엔타블러처(Entablature)를 주제로 작업하기 시작했다. 폴 세잔,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피에트 몬드리안 등 유럽 거장들의 작품을 재해석하는 시리즈를 제작하기도 했다. 2012, 2013년에 걸쳐 시카고, 런던, 파리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개최됐으며, 지난해 미국 뉴욕 FLAG 예술 재단(FLAG Art Foundation)에서 개인전 <Roy Lichtenstein: Nudes and Interiors>가 열렸다.



no.002 November 2006

서도호 Suh Do ho


한국을 대표하는 설치미술가 서도호는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을 오가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미국 로드아일랜드스쿨(Rhode Island School of Art& Design)과 예일 대학교(Yale University)에서 각각 회화와 조소 전공으로 유학 생활을 하며 경험했던 요소들을 작품으로 승화한 작가다. 물리적이고도 은유적인 징후 안에서 공간이 주는 유동성과 변화에 흥미를 느끼고, 공간특정적 설치 작품을 주로 선보이며 정체성의 영역에 질문을 던지는 그의 작업은, 개인성, 집단성, 익명성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탐구한다. 그가 태어난 한국과 그가 수학했던 미국이 주는 물리적인 거리와, 변화된 공간에서 기인한 불편하고 낯선 느낌들이 그의 작품의 시작이다. 서도호는 당시 거주하던 아파트 구석구석을 수치로 측정하고, 이를 천으로 떠내는 정교한 작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개인에게 친숙한 공간이자 접어서 어디든 지니고 다닐 수 있는 이동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1999년 L.A. 한국문화원에서 <서울집/L.A.집>을 선보였는데, 이는 전통한옥이었던 자신의 한국 집을 한복을 만드는 천으로 재현한 것으로, 한국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물리적인 공간과, 기존의 살던 집과 현재 거주하는 집인 심리적 공간까지도 초월하는, 시공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작품을 시도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2013)이라는 대규모 설치작업을 선보인 바 있는데, 이는 미국 유학시절 자신의 첫 거주지였던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의 3층 주택을 실제 사이즈인 12×15m로 제작하고, 내부에 자신의 한국 집인 전통한옥을 매단 작품으로, 관람객들이 미술관 속에서 집 속으로, 공간의 개념을 흐트러트리며 체험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2014년 뉴욕 리만 머핀(Lehmann Maupin)에서 개인전 <Drawings>를 개최한 그는 텍사스 컨템포러리 오스틴(The Contemporary Austin)에서 1월 11일까지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www.lehmannmaupin.com/artists/do-ho-suh



no.003 December 2006

알렉산더 칼더 Alexander Calder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Mobile)의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 화가인 어머니와 조각가 아버지 아래 1898년 미국에서 태어나 1976년에 생을 마감한 그는 스티븐스 공과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1919년부터 1921년까지 2년 간 자동차 기술자, 도안사, 능률기사, 보험회사 조사원, 기계 판매원, 지도 제작자, 기계 디자인의 식자공으로 일하며 뉴욕, 코네티컷, 미주리, 오하이오, 버지니아 주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뉴욕 아트 스튜던츠 리그에서 회화를 공부한 이후 파리에 머물면서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후앙 미로(Joan Miro),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등의 예술가들과 가깝게 지내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칼더가 전 생애에 걸쳐 추구한 것은 유희였다. 그는 운동 에너지나 공기의 흐름에 반응해 놀이와 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만들어냈다. 1932년 처음으로 모빌 작품을 발표했고, 그의 작품 중 모빌을 제외한 움직이지 않는 조각들은 ‘스테빌(Stabile)’로 총칭한다. 


1926년 철사와 나무로 동물을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서커스’ 연작으로 알려진 와이어 피규어들을 만들었다. 1928년 뉴욕에서 철사 조각가로 데뷔하고, 1930년 몬드리안의 작품을 보고 추상 조각을 제작하기 시작해, 1932년 파리에서 최초로 발표했다. 그의 철사 조각 ‘서커스’ 연작들은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에서 <American Legends: From Calder to O’Keeffe> 전을 통해 2012년부터2014년까지 장기간 전시됐다. 작고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수많은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그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은 2015년 11월부터 알렉산더 칼더의 대규모 회고전 <Alexander Calder: Performing Sculpture>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 전시를 테이트 모던 2015년 전시의 하이라이트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2005년 스콘 재단(Scone Foundation)과 칼더 재단은 칼더의 이름을 기리는 상을 제정해 후배 아티스트 양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칼더 프라이즈’는 1년에 두 번, 혁신적인 작업을 완성시킨 아티스트와 향후 가능성을 보이는 작가들을 선정한다. http://www.calder.org



no.004  January 2007

마이클 주 Michael Joo


1966년 미국에서 태어난 설치미술가 마이클 주는 1989년 워싱턴 대학교(Washington University)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1991년 예일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주로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으로 대표되는 현 시대의 정체성과 지식의 개념들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탐구하는데, 더 나아가 인간들의 ‘인지’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장소와 사람, 물체를 파고든다. ‘하이브리드’를 향한 작가의 관심은 개인사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는데, 미국의 한국인 가정에서 태어난 것은 그에게 다양한 물리적, 문화적 배경을 선사했으며,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결국 시각예술가의 길을 선택한 경험은 그의 작업에서 과학적 소스를 차용하게 했다. 1990년대 초기 작업에서는 눈물, 땀, 소변 등 인간의 분비물과 소금 등의 재료를 사용해 과학적 추론의 과정을 거쳐 인간의 신체가 가진 본성과 에너지의 순환을 보여주었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차이와 경계를 초월해 순환하는 유동성과 균형이라는 보편적 개념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한국인과 미국인, 동양과 서양, 자연과 문명이 주는 경계에서 그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소통과 균형을 추구해 온 마이클 주는 왜 사람들이 보이는 그대로만을 사실로 받아들이는지에 의문을 갖게 되고, 언어, 사회, 문화적인 통념이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얼마나 쉽게 고착화시키는지를 밝혀냈다. 이를 통해 인류의 다양한 지식과 문화에 대한 인간의 인지의 영역을 병치시킨다. 그는 작업에 여러 매체와 재료들을 이용하고 이를 비디오,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한다. 마이클 주는 2006년 광주비엔날레 대상을 공동수상하기도 했으며, 2007년 로댕갤러리(현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 후 다수의 국내외 전시에 참여한 이래, 지난 2014년 미국 알드리치현대미술관(The Aldrich Contemporary Art Museum)에서 <Michael Joo: Drift>를 개최했다. 전시제목‘Drift’는 카메론 라인(Cameron's Line)*에서의 그의 명상에서 비롯된 것. 그의 작품은 프랑스 파리 프낙(FNAC),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The Guggenheim Museum), MoMA, 휘트니미술관(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등에 소장돼 있다. 


* 뉴욕에서 시작해 웨스트체스터 컨트리(Westchester Country)를 가로지르는 애펄레이치언 산(Appalachian Mountain)의 라인 형성에서 시작해 대륙의 단층 끝을 잇는 고대 봉합대



no.005  February 2007

이형구 Hyungkoo Lee


신체를 소재로 한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 이형구. 2007년 ‘제52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각가다. 1969년 경북 포항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조소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학 시절 백인과 흑인들보다 다소 왜소한 체격의 동양인이었던 자신의 손을 보완하기 위해 유리로 된 도구로 손을 덮어씌운 <A Device(Gauntlet1) that Makes My Hand Bigger> 작품을 계기로, 얼굴의 각 부분을 좀 더 조형적으로 변화시킨 ‘헬멧’ 연작을 제작했다. 이형구는 이 헬멧을 쓰고 직접 뉴욕 시내를 돌아다니며 그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한<헬멧>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작가에게 대중적 명성을 선사한 작품들이 있는데, ‘오브젝츄얼스(The objectuals)’ 시리즈를 통해 신체 일부분을 확대하고 왜곡해 보여주며 의학기구와 유사한 장치를 통해 외부에서 보이는 신체를 확대하고 변형시켜 신체에 대한 내적 욕망을 분출시켰다. 또한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을 해부학적으로 탐구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아니마투스(Animatus)’ 연작도 그의 대표작인데, 내부구조를 통해 외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해 앞서 언급한 오브젝츄얼스와는 반대되는 접근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신체의 변형과 왜곡에 대한 관심에 과학자의 연구 방법과 예술적 창조를 더한 작가는 인간과 동물에 대한 해부학과 생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가상의 만화 캐릭터들의 골격 구조를 역추적하고, 마치 이들이 실재하는 듯 한 효과를 만들어내는데, 그는 해부학적으로 정확한 뼈대를 만들기 위해 벅스 바니를 작업의 소재로 사용할 때는, 실제로 토끼를 해부했고 해부학 관련 서적을 탐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동물과 가상의 동물 캐릭터가 주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는 등 이형구는 그만의 연구방법으로 실재와 가상 사이에서 신체 변형에 대한 작업을 지속해 왔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한국에서 선보인 전시로는 지난해 갤러리 스케이프에서 개최한 개인전 <Measure>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린 <스펙트럼 스펙트럼>전이 있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장비를 몸에 장착한 상태로 움직이는데, 이는 말의 생물학적 신체구조를 완벽하다 여긴 작가가 말의 움직임을 흉내 낸 신작 <Measure>다.






<no.1~10  표지> 





no.006  March 2007

김 준 kim joon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김준은 타투(tatoo, 문신)와 터부(taboo, 금기)에 대한 고찰과 탐구를 보여준다. “난 살갗이나 모니터를 캔버스의 연장선으로 생각한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는 몸과 그 위에 새겨진 문신을 작업 전면에 내세운다. 하지만 실제와 다름없어 보이는 이 몸과 문신들은 3D 기법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김준에게 문신은 자신의 무의식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하나의 길이다. 타투가 몸에 하는 장식을 넘어 정신적인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1990년대 중반 오브제와 같은 입체 조형물을 만들기 시작해 1997년 금호미술관에서 열린 <Tattoo in my mind> 전에서 선보였다. 한국에서 문신은 아직 사회에서 절대적인 환영을 받는 산물은 아니다. 


어쩌면 아직 일부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금기시되는 욕망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에서 타투가 가지는 역할은 물질사회에 의해 생겨난 전체주의적 사상들 안에서 감추어진 욕구와 욕망들을 드러내는 것이다. 김준은 현대인들에게서 발견되는 물질적인 것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탐닉하는 경향을 꼬집으며, 물질들이 인간 안으로 점차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몸에 새긴 글귀와 그림으로 표현한다. 최근에는 명품도자기의 조각을 이용한 작업을 선보였는데, 이 파편들을 디지털 프린트와3D그래픽으로 마치 실제와 같은 인체를 표현해 유약한 인간의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욕망을 나타내고 있다. 김준은 국내 뿐 아니라 2014년 미국 뉴욕 선다람 타고르 갤러리(Sundaram Tagore Gallery)에서 열린 개인전<Somebody> 등 중국, 독일, 미국, 영국 등 국제적으로도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2009년 영국 런던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의 <Korean Eye>전에서 주목을 끈 그는 소더비 경매(Sotheby's Auction)에서는 기존 추정가의 두 배에 그의 작품들이 팔리기도 했다. 2012년 아트 래더(Art Radar) 선정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아시아 현대 예술가 탑 10(Top ten most-searched Asian contemporary artists on Internet)’에 이름을 올리며 눈길을 끌었다. http://www.kimjoon.net



no.007  April 2007

김정욱 Jungwook Kim


둥그런 얼굴에 가득한 공허하고 검은 눈의 초상화. 이 묘사를 듣고 단박에 떠오르는 작가의 이름은 김정욱이다.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1994년 덕성여자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1998년 금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이래, 토탈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갤러리 피쉬, 갤러리 스케이프, 소마 미술관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고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연속으로 도쿄아트페어에 참가했다. 작가는 한지에 먹과 한국화 안료를 이용해 조선시대의 정통 초상화기법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 그가 이용하는 기법은 수묵화라는 전통 기법이지만 사실 그의 묵필법은 수묵화의 전형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을뿐더러 그가 그려내는 인물상은 다분히 현대적이다. 그의 초창기 작업에서 얼굴의 눈, 코, 입은 분명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무늬가 들어간 붉은 빛과 노란색의 옷을 입고 있기도 했고, 머리를 땋아 이빨을 드러내며 미소 짓기도 했다. 물론 흰자위가 있음에도 그가 표현한 눈빛은 언제나 묘하고 섬뜩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동공은 초점을 잃었고 급기야 뚫려버렸으며, 코와 입은 축소됐다. 분명히 인간을 그린 것 같으면서도 그림 속 형상은 실재하는 인물 같지가 않고 기이하고 기묘하다. 각기 사연을 담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소녀의 왜곡된 얼굴과 검고 깊지만 텅 빈 눈은 사람의 그것이기 보다는 가면과 같다. 표정과 몸짓만으로도 관람객에게 이들 내면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no.008  May 2007

윌리엄 웨그만 William Wegman


1943년 미국 메사추세츠 홀리오케에서 태어난 윌리엄 웨그만은 1960-70년대 개념미술가로 출발해 초창기에는 알렌루퍼스 버그(Allen Ruppersberg), 에드 루샤(Ed Ru scha), 브루스 나우먼(Bruce Nauman) 등 개념주의 작가들의 영향을 받았으나, 후에 핸드메이드를 중심으로 한 사진, 회화, 드로잉, 콜라주, 비디오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자신만의 독자적 예술세계를 이룩했다. 웨그만은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후, 비디오와 사진 매체를 그의 작업에 처음으로 도입한다. 40여 년간 바이마라너(Weimaraner)라는 견종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하는 작업을 선보이게 된다. 자신의 애완견 ‘만 레이(Man Ray)’에서 시작해 오랜 시간 함께 작업했고, 후에 ‘페이 에리(Fay Ray)’라는 개와 다른 강아지들과 작업하기도 했다. 이는 개를 의인화해 인간의 감정을 솔직하게 파고들기 위한 시도였다. 주로 인간의 결점을 풍자하는 내용이었다.


위그만의 작품은 책, 엽서, 달력, 티셔츠 등 상품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그의 작품은 우연적이면서도 일상적인 장면을 선사하는 다양하면서도 종잡을 수 없는 해학 속에 뿜어져 나오는 감동이 있으며, 작품은 단지 개를 주인공으로 했다는 것을 넘어 구도와 소품들은 조형적으로도 참신하다. 그의 촬영지는 야외이거나 자신의 스튜디오다. 촬영 전 완벽한 세팅을 마친 후, 사진세트가 가진 완결성에 반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그 순간을 포착해 기록하는 방식을 취한다. 사진에 찍힌 것을 사실이라고만 믿고 있는 사회와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전복시키려는 시도다. 습관화되고 관념화된 기대와 인식을 뒤바꾸는 웨그만의 도전이 가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www.williamwegman.com



no.009  June 2007

홍경택 Hong Kyoung Tack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난 홍경택은 화려한 분위기와 이미지를 선사하는 독특한 화풍을 완성한 작가다. 그의 대표작은 익숙한 사물인 연필을 빽빽하고 화려하게 배치한 연필 시리즈다. 그 중 <Pencil 1>는 2007년 홍콩 크리스티(Christie's)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에서 당시 홍콩 크리스티 경매 사상 한국 최고가를 냈다. 이어2013년 봄 경매에서 9억 7000여 만원이라는 가격으로 재판매돼 위상을 이어갔다. 이로써 다시 한 번 한국 작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현재 홍콩 크리스티 경매 한국 최고가 기록 작품은 2014년 5월16억 7000여 만원에 낙찰된 이우환의 <점으로부터>다.) 그는 대학 재학 당시부터 작업실 전경이나 주변 사물들을 그렸다고 한다. 연필, 서재 등을 그린 연작들도 그 시절부터 시작됐다. 그의 여동생이 모았던 펜 뭉치를 보고 한 두 개를 그려보던 것이 지금까지 왔다. 그의 작업에는 또한 특정한 도상들, 해골, 인형, 화초 등의 모티브가 발견되기도 한다. 


홍경택의 또다른 대표작으로는 연작 ‘훵케스트라’(2001-2005)가 있는데, 펑크(Funk)와 오케스트라(Orchestra)의 합성어를 제목으로 한 이 작품은 현대의 대중음악에서 발견되는 반복적 리듬이라는 모티브와 자극을 회화를 통해 발현한 것으로, 동일한 구성의 악보를 반복한 총 12점의 작품은 12소절로 반복돼 연주되고 있는 음악을 시각화 한 것이다. 홍경택은 현재 서울 페리지갤러리에서 1월 31일까지 개인전을 개최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 골프채, 골프장, 에베레스트산을 주제로 한 신작들 <반추>와 <서재> 등을 선보였다. 이는 우주를 배경으로 광택소재의 금속으로 만들어진 골프채가 기존 그의 작품 속 빼곡히 쌓인 연필들처럼 반복해 자리하거나, 녹색의 골프장을 책꽂이 속의 책, 새들이 올라앉아 둘러싼 작품들로, 다채롭고 경쾌한 색감을 나타낸다. 그림 속 골프장은 욕망을, 서재와 책들은 문명을 상징한다.



no.010  July 2007

매기 테일러 Maggie Taylor


메기 테일러는 1983년 예일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1987년 플로리다 대학교(Florisa University)에서 사진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밟았다. 그 후 10년 동안 정물을 찍는 사진작가로 활동했고, 1996년부터 컴퓨터를 이용한 이미지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의 작업은 2009년 어도비 출판사(Adobe Press)가 출간한 <Adobe Photoshop Master Class: Maggie Taylor's Landscape of Dreams>에서도 소개됐다. 뿐만 아니라, 『Solutions Beginning with A』(2007),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2008), 『Album』(2009),『No Ordinary Days』(2013) 등 다수의 책에 게재됐다. 테일러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헌팅턴 헥셔 미술관(The Heckscher Museum of Art)에서 <Modern Alchemy: Experiments in Photography>전에 참여 중이며, 3월 15일 막을 내리는 이 전시에서 2001년 작<Cloud Sisters>를 선보인다. 그는 사진이라는 영역 안에서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실험정신을 발굴하고,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지는 제한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현대사진작가 중 하나다. 그의 이미지는 여성적 판타지와 동화적 내러티브로 서양문화가 형성한 다양한 서사들에서 차용해 시대를 초월하는 신비로운 상상 세계를 통해 새로운 실재를 구현한다. http://maggietaylor.com






<no.11~20  표지> 





no.011  August 2007

나탈리아 에덴몬트 Nathalia Edenmont


1970년 구 소련 출신의 나탈리아 에덴몬트는, 스웨덴으로 이주하며 경험했던 상반된 문화에서 오는 차이와 윤리적인 모순을 사진에 담아낸 작가다. 우크라이나의 키예프 주립 예술대학(The State Art School of Kyiv)과 심페로폴리 주립 예술학교(The Simferopol State Art School)에서 수학한 에덴몬트는 10대 초반 부모를 잃고 홀로 독재정권 시대에서 버티며 상당한 충격과 고통을 받았고 이는 정서적으로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8살이라는 어린 나이부터 체계적인 미술교육을 받아왔음에도, 한 때 예술가가 되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그는20대에 스웨덴으로 이주하며 자본주의를 경험하게 되고, 두 문화의 차이점을 온 몸으로 체험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어느 한 문화에도 정착하지 않는 중간자 혹은 관찰자의 역할을 자처했으며 이는 후에 예술가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정서적으로 불안했던 탓인지 결혼과 이혼을 다섯 차례나 반복하기도 했던 그가 이러한 불안의 정서를 예술로 승화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는 해체주의, 해체철학을 대표하는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에게 많은 영향을 받아, 서구사회가 지닌 이분법적 사고체계에서 기인하는 모순을 들추어내고 해체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에덴몬트의 작품은 초상화, 정물화 등 전형적이고 평범한 모티브를 추구하는 듯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식물, 꽃잎 안에서 관람객을 마주하는 것은 실제 동물의 눈이다. 식물로만 생각하고 작품에 가까이 다가갔던 관람객들에게 소름끼치고 섬뜩하기까지 한 경험을 선사해, 식물이 가진 고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시도했다. 이렇듯 최근 작품에서는 식물을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머리에 가발을 쓰거나 왕실과 귀족을 흉내 낸 모습의 토끼 사진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그는 사진을 찍기 위해 동물에게 치사량의 약물을 투입했고,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가 바라보는 현실은 위선적이고 모순으로 가득했다. 그래서인지 더욱더 어쩌면 비윤리적이라는 평가를 얻기도 하는 작품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동물을 죽이는 것과 식물의 가지를 꺾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냐며 반발하기도 했던 에덴몬트는 최근 미국 뉴욕 낸시 호프먼 갤러리(Nancy Hoffman Gallery)에서 <Force of Nature>전, 독일 베를린 마이클슐츠 갤러리(Galerie Michael Schultz)에서 <Eden>전, 스웨덴 스톡홀롬 스벤-해리스 쿤스트뮤지엄(Sven-Harrys konstmuseum)에서 열린 <Only Me>전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www.nathaliaedenmont.com



no.012  September 2007

서수경 Seo


‘세오(Seo)’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보다 독일에서 주로 활동하고 이름이 알려진 작가다. 1977년 광주에서 태어난 그는 조선대학교 재학 중, 독일을 대표하는 표현주의 계열 구성작가 게오르그 바셀리츠(Georg Baselitz)의 작품에 빠져 그에게 수학하기 위해 졸업 후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한지를 덧붙이는 독특한 방식을 추구하는데, 그의 콜라주 작품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도 소장돼 있다. 2008년에는 파크 플라자 호텔 유럽(Park Plaza Hotels Europe) 소속의 아트 호텔(Art’otel)의 쾰른 지점 담당 작가로 선정됐다. 드레스덴, 베를린, 부다페스트 등에 이어 당시 7번째 지점이었던 독일 쾰른 아트호텔에, 한 작가의 작품으로 호텔 전체를 꾸미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로비부터 레스토랑 객실까지 모두 그의 작품이 걸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세오는 캔버스에 유화로 밑그림을 그린 다음 특별히 전주에서 제작해 공수한 500여 가지 색색의 한지를 2×1㎝ 정도 크기로 찢어 그 위에 붙이는 작업과정을 거친다. 얇은 한지를 한 겹 덥고, 그 위로 손으로 찢은 한지를 빼곡히 붙여 채워간다. 이렇게 대여섯 겹의 한지를 바르는데 특히 그 중 50여 장은 그가 직접 염색해 사용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세오표’ 색상은 미묘한 색감을 자아낸다. 



no.013  October 2007

데미안 허스트 Damien Hirst


영국 현대미술을 이끈 yBas(Young British Artist), 멤버이자 현대미술의 대표주자 데미안 허스트. 그 이름 하나 만으로도 문화아이콘으로 자리하는 그는 1965년 영국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부터 악동 끼가 다분했다. 절도죄로 붙잡히기까지 했던 그가 예술가로 성장한데는 사랑으로 보살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 컬리지(Gold smiths college) 수학 당시, 1988년 같은 학교의 학생들과 기획한 전시 <프리즈(Freeze)>전을 계기로 현대미술계에 떠오르는 샛별이 된다. 이 전시는 유명 컬렉터 찰스 사치(Ch arles Saatchi)의 주목을 받기에 이른다. 1991년 첫 개인전에서 죽은 상어를 통째로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용액에 담아 유리장 속에 진열한 작품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에 있는 죽음의 육체적 불가능성(The Physical Impossi 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을 선보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동물보호단체의 끊임없는 반발도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겠다는 그의 확고한 의지를 멈출 수는 없었다. 1995년 터너상(Turner Prize)을 수상했으며, 1997년 영국 왕립 미술원(Royal Academy of Arts)에서 열린 전시 <센세이션(Sensation)>전으로 영국뿐 아니라 세계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 인간이 만든 오브제와 자연적인 요소를 결합한 <Black Scalpel Cityscapes>를 선보였는데, 기존 작품에서 그가 캔버스 위에 나비나 파리로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면, 새로 선택한 오브제는 면도날과 수술용 메스다. 까만 바탕으로 칠한 캔버스에 면도날, 메스, 지퍼, 낚싯바늘, 후크, 쇳가루, 안전핀 등을 배열해 건물, 강, 길을 표현했고, 표면은 광택재로 덮었다. 규칙적인 패턴과 반복된 오브제의 집약은 기존 작품들에서 그가 내세운 상징적인 테크닉을 연상시킨다. 허스트는 이 시리즈에서 17개의 도시를 선택해, 특히 각각의 도시가 가진 역사를 지역적으로 묘사하고 그려냈다. 지난해 12월 브라질 상파울루 화이트큐브(White Cube Sao Paulo)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공개한 개인전<Damien Hirst: Black Scalpel Cityscapes>가 열렸는데 전시에 선보인 신작들은 허스트표 예술의 발전 변천사를 가늠케 했다. http://www.damienhirst.com



no.014  November 2007

마츠모토 시오리 Matsumoto Shiori


초현실주의 일러스트레이터 마츠모토 시오리는 1973년 일본 카가와 현에서 태어나 교토 사가 예술대학교(The Kyoto Saga University of Arts)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인테리어 디자인, 일본 목각, 서양화를 공부했다. 어린 시절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자주 접한 덕분에, 그의 작업에서 만화적 상상력을 찾아볼 수 있다. 고교시절부터 유화를 그려 온 그는 수수께끼 같은 아리송한 분위기 속에 몽환적이면서도 기묘한 표정을 한 소녀들이 등장하는 상상 속의 세계를 그린다. 마법사의 무대처럼 보이기도 하는 배경의 작품 속 소녀들은 고혹적이지만 항상 어딘가 모르게 불안정하고 다급한 모습을 하고 있다. 무엇인가로부터 쫓겨 다니거나 숨어있기도 하다. 


이는 작가의 어린 시절 사고에서 기인한 이미지들로 사고 후 작가는 음울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특히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는 새, 나비, 꽃, 날개, 토끼, 사과 등인데, 이는 순결, 여자, 벗어나고 싶은 마음 등을 상징하는 것들이다. 그의 그림은 초현실주의, 상징주의, 현대 일러스트레이션, 일본 서브 컬처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오리는 기발함과 재미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기시감이 느껴지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 그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표출하고 있지만, 반대로 작품 경향이 한 가지 패턴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작가의 언급이 재미있다. http://www.ne.jp/asahi/secret/label/index.html



no.015  December 2007

인 준 Yin Jun


1974년 중국 시추안(Sichuan)에서 태어난 인 준은, 어린 시절 그의 형에게서 미술을 배웠다. 여기서 주로 가족과 형제를 그리는 그의 작품의 뿌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그의 그림은 한 눈에 인 준의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게 만드는 특유의 스타일을 지닌다. 붉은색의 피부, 투명하고 굵은 눈물, 콧물, 빗물, 찡그려 꼭 감은 눈, 입 벌려 우는 탓에 훤히 들여다보이는 입 속, 그리고 강한 초록빛이나 푸른빛을 띠는 배경 등이 일관적으로 발견되는 그의 특징들이다. 눈을 감고 입을 크게 벌린 채 격하게 울음을 터트린 어린아이의 모습을 표현한 그의 그림은, 분명 아이의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울음임에 틀림없는데 술잔을 들고 있기도 하고, 화려한 목걸이를 하고, 양복을 입고 있기도 하다. 이는 사실은 이들이 아이처럼 울고 있는 어른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우는 모습을 숨기려 하기 마련인데, 작가는 그러한 어른들의 마음 속 통한과 눈물을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작품 속 주인공의 눈물은 멈출 수 없다 해도 그림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슬픔은 웃음으로 승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인 준은 작가로 발돋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국제미술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제12회 베이징 국제 아트 엑스포(The 12th Beijing International Art Exposition), 2007 아트 암스테르담(Art Amsterdam), 2012 스푼아트페어(Spoon Art Fair) 등에서 소개됐고, 현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윌렘 커스붐 갤러리(Willem Kerseboom Gallery)와 홍콩 웰링턴 갤러리(Wellington Gallery) 전속작가로 있다. www.wellingtongallery.com.hk



no.016  January 2008

파 야 Pa-ya


1975년 서울 출생으로 중부대학교 졸업 후 중앙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파야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이미지를 이용한 작업을 선보여 왔다. 대표작으로 아이들과 명품을 소재로 한 ‘노블리스 칠드런(Noblesse Children)‘ 시리즈를 들 수 있는데,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허무는 디지털 작업 방식 덕택에, 그의 작품은 사진인지 그림인지 모호할 때가 많다. 파야의 작업 단계는 이러하다. 첫째로 어린이나 각종 소품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촬영한다. 두 번째로 이 사진을 포토샵으로 합성하고 후처리해 그림처럼 보이도록 가공한다. 그래픽 툴을 이용해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을 현대인이 가진 탐욕적인 욕망을 보여주는 일그러진 얼굴로 바꾸고, 옷에 프린트된 글씨를 지우기도 한다. 단정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팔도 연출된 상황에 따라서 자세를 바꾸기도 하는데, 그는 이러한 이미지를 연출해 현실 속 모순적 가치관을 비판함과 동시에 인간 욕망의 허무함을 비트는 시도를 보인다. 눈길을 끄는 파야의 또 다른 시리즈는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처럼 꾸며 사진을 촬영한 프로젝트다. 그의 어머니의 젊은 시절 꿈은 패션모델이었다고 한다. 그런 어머니의 소원을 사진으로나마 이루어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한 연출이다. 이 작품 뿐 아니라, 현실 속 상황을 연출해 찍은 작품들로 주목받아 왔으며, 국내외 여러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no.017  February 2008

샌디 스코글런드 Sandy Skoglund


현대 예술 사진가이자 설치미술가인 샌디 스코글런드는 1946년 미국에서 태어나, 현대사회의 위험한 실태들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 온 작가다. 초록색으로 칠한 점토 고양이들이 회색빛 주방에서 미친 듯이 날뛰는 모습을 담은 작품 <방사성 고양이(Radioactive Cats)>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물고기의 복수(Revenge of the Goldfish)>가 ‘휘트니 비엔날레(Whitney Biennale)’에 선정되기도 했다. 같은 해 미국의 대표적인 주간지 『라이프-사진연감』에 작품이 실리면서 현대 사진예술에 센세이션을 불러왔다. 그의 작품은 강렬한 보색대비의 색감과 환상적이고 기이한 분위기가 감도는 무대 연출로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고 암울하면서 비극적인 상황을 암시했다. 그의 사진은 강렬한 색채 대비와 환상적이면서도 기이한 분위기의 연출로 비극적이고 암울한 상황을 암시한다. 광고와 영화를 촬영하듯 콘티를 짜고, 이를 바탕으로 무대를 설치한 후, 무대를 장식할 소품과 조형물들을 직접 정교하게 조각하고 그 위에 색을 입힌다. 


이를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 배치해 연극과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 그가 이용하는 소품들은 일상의 오브제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식물들이지만 그가 사용하는 색상은 강렬하고 초현실주의적이다. 그의 작업을 이루는 다채로운 과정들은 미술사, 스튜디오 아트, 사진, 실험영화, 회화, 조각, 연극에 이르는 폭넓은 영역의 경험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진 기존의 개념을 전복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또한 대부분 소재를 스튜디오 안으로 직접 들여와 장치를 구성해 촬영해, 사진임에도 마치 조각처럼 제작하고, 연극처럼 연출하는 사진의 세계를 창조했다. 그는 인위적으로 연출한 허구화된 상황을 그대로 드러내며, 현실에서 사진을 찍고 있지만 이 모습 자체도 결국 허구화된 이미지임을 나타낸다. 


스코글런드가 자신의 사진에 대해 “현실을 찍는 작업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사진 작업으로 남기는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는 사진을 ‘찍는’ 행위를 넘어 사진을 ‘만들어내며’ 진실과 거짓, 예술과 비예술 사이의 관계성을 발견해 이를 다양한 해석으로 연결했다. 그는 신디 셔먼(Cindy Sherman),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바바라 카스텐(Barbara Kasten) 등과 함께 1980년대 ‘만드는 사진(Making Photo)’의 예술을 주도한 대표적인 여성 작가 중 하나다. www.sandyskoglund.com



no.018  March 2008

샘 테일러 존슨 Sam Taylor-Johnson


익히 샘 테일러 우드(Sam Taylor-wood)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영화제작자, 시각예술가, 사진가 샘 테일러는 결혼 후 새로운 성 존슨(Johnson)으로 바꾼 샘 테일러 존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1967년에 태어나 영국 헤이스팅스(Hastings)에서 미술 기초 과정을 마친 뒤, 런던으로 돌아와 1990년에 골드스미스 컬리지에서 미술 학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데미안 허스트와 함께 런던 골드스미스 컬리지 학생들을 주축으로 찰스 사치의 후원을 이끌어 내 이름을 떨친 그룹 yBas의 일원이다. 영화, 비디오, 사진을 주로 다루는 테일러 존슨의 작품들은 인식된 외양과 실체 사이의 차이점을 밝혀낸다. 그의 대표작 중 네 명의 인물들이 오페라 악보를 가지고 팬터마임을 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 설치 작품 <시간 죽이기>는 당시 아트딜러이자 화이트큐브(White Cube)갤러리 대표였던 제이 조플링(Jay Jopling)의 주목을 끌었다. 


이후, 그는 ‘펫 샵 보이스’의 무대 미술 효과를 연출했고, 영화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John Downey Jr)가 출연한 가수 엘튼 존의 뮤직 비디오 감독을 맞는 등 미술 외 활동에도 박차를 가했다. 또한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이 오전 팀 훈련을 마치고 호텔에서 낮잠을 자는 모습을 원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하여 만든<David(데이비드)>는 런던 국립초상화갤러리(National Portrait Gallery)에 전시 당시 큰 호응을 얻었다. 테일러 존슨은 헐리우드 남자 배우들을 촬영한 '우는 남자’ 시리즈를 연이어 제작하기도 했다. 이 시리즈에서 배우들은 모두 고민에 빠진는 듯 한 모습으로 출연해, 당시 대중 매체에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이 진실이 아니라는 의문을 낳게 했다. 테일러 존슨은 미국 비디오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Bill Viola)와 동일한 주제와 기법을 보이는 듯 했으나, 비올라의 작품이 본질적으로는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그의 작품은 다소 냉소적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나는 본연의 인간 감정을 포착해 그것을 분리하는 것을 좋아한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자부심 강한 도시 최상류층 사람들의 권태를 표현하기도 한 그는 또한 명성에 집착하는 문화에서 고질적으로 발견되는 문제인 공적인 정체성과 사적인 정체성 사이의 혼란과 간극을 탐구했다.  

http://samtaylorjohnson.com



no.019  April 2008

이소연 Soyeon Lee


1971년 경기도에서 태어난 이소연은 2007년 독일 뮌스터 쿤스트 아카데미(Kunstakademie Münster)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뒤셀도르프에 거주하며 활동했다. 자신의 신체적 콤플렉스를 극대화해 창조한 인물과 일상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연출한 자화상을 그린 회화로 잘 알려졌다. 그는 강렬한 인상, 밝고 경쾌한 색, 섬세한 붓 터치를 특징으로 한다. 귀국 후 일본과 유럽에서 지속적인 전시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 CB 컬렉션, 독일 아헨바흐 아트 컨설팅(Achenbach Art Consulting), 콜럼버스 예술 재단(Columbus Art Foundation), 스페인 마드리드의 t.VIS.t 커뮤니케이션(t.VIS.t Comunication)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독일에서 거주하며 작가는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맞닥뜨리는 정체성 이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마치 어둠처럼 느껴지는 낯선 환경 안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방식을 취했다. 또한, 자신의 경험과 기억 속 공간 및 상황을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다양하게 담아내기 시작했다. 화면 속 강렬하면서도 무표정한 표정의 인물들은 익숙하지 않은 땅에 서 있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인데, 관람객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는 이런 자화상을 통해 관람객은 물론 자신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내면에 숨어있는 자신을 끄집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그림 속 배경은 그가 여행 중 실제로 만난 장소와 풍경이다. 자신이 기억하는 특정 풍경 속에 자신의 모습을 투입시키는 작업이다. 



no.020  May 2008

밥 답 Bob Dob


밥 답은 캘리포니아 허모사 비치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린 시절 프로 농구선수를 꿈꿨던 그는, 암 투병 끝에 예술과 음악으로 방향을 돌려야 했다.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10년 간 '광기(Lunacy)'라는 이름의 펑크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으며, 곧이어 음악에서 회화로 전향해 화면에 자기 자신의 모습과 경험을 투영하기 시작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음악가로 활동했던 시절의 경험은 후에 그의 미술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는 인간본성의 어두운 면이 부각되는 세계를 창조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삶이 항상 행복하고 좋을 수만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린 시절 차라리 기억에서 지워졌으면 하고 바랄 정도의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지만, 이러한 기억과 경험들이 인간의 성장에 굉장한 영향을 끼친다고 믿는다. 이러한 이유로 그가 ‘불량한 소년’ 시리즈를 통해 세상에 던지는 유머와 조소, 찡그린 얼굴들은 청년기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반영한다. 화면에서 인물들이 취하는 제스처와 소품들은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이러한 모티브의 차용에서 밥 답의 누아르 영화에 대한 애착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밥 답은 캘리포니아 헐리우드에 위치한 라 뤼즈 드라 지저스 갤러리(La Luz De Jesus Galle ry)에서 2004년 첫 전시를 개최한 이후, 다양한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고 있다. www.bobdob.com






<no.21~30  표지> 





no.021  June 2008 

에르빈 올라프 Erwin Olaf


작품 속 주제, 인물을 표현하는데 있어 흔히 쇼크 밸류(Shock value)로 부르는 충격 요법으로 선정성 논란을 몰고 다니는 에르빈 올라프는 1959년 네덜란드 힐버섬(Hilversom) 출신으로 유럽 영예사진상(Young European Photographer) 수상 작가이기도 하다. 그가 2005년 호주 사진 센터(Australian Centre for Photography)에서 열린 <고상함과 사악함(Elegance and Perversity)>전에서 선보인 ‘Royal Blood’ 시리즈로 호주 화단과 미디어를 논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불의의 사고로 타계한 영국 다이애나 왕비를 관능적으로 묘사하고, 그의 살을 가르고 반쯤 파고들어 살점과 피범벅이 된 메르세데스 벤츠사의 엠블럼을 도발적으로 표현한 작품 <DI+1007>은 꽤나 파장을 몰고 왔다. 이 뿐만이 아니라, 괴한에게 암살당한 미국의 전 대통령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Jacqueline Kennedy Onassis)를 묘사한 작품들도 있다. 이처럼 올라프가 과거사를 잔혹하게 재구성하고, 가학적 에로티시즘, 기형적 인체를 충격적으로 묘사한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파생되는 논란은 작가가 의도하는 절대적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http://www.erwinolaf.com



no.022  July 2008

제프 쿤스 Jeff Koons


제프 쿤스는 1955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미국에서도 뉴욕 맨해튼의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가장 미국적인 작가로 소개되기도 하며 살아있는 현대미술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쿤스는 대량생산된 기성품들을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예술로 끌어와 대량생산품목을 예술의 지위로 격상시킨 작가로, ‘새로운 시리즈’(1980~1983)의 일부로서 진공청소기들을 진열용 유리 상자에 넣은 작품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이는 정지된 시간과 움직임의 환상을 만들어 내기 위한 시도였다. 물탱크 안에서 떠다니는 농구공들을 포함한‘평형’ 시리즈에서 그는 미국 문화의 상징적인 요소들을 연이어 다루었다. 이처럼 1980년경부터 인지도를 얻기 시작한 쿤스는 미디어가 강한 영향력을 끼친 영역 안에서 예술의 의미를 탐구했던 세대로, 저급하다고 인식되기도 하는 키치(Kitch)예술과 고급예술 사이를 오가는 작업으로 주목을 받아온 세계적인 팝아트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한때는 종잡을 수 없는 예술 행위로 미술계의 이단아로 불리기도 했으나 그의 최근 작업들은 강아지, 하트 같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친숙한 상징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콘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전개되고 있다. 외부가 반사될 정도의 반짝이는 표면으로 처리한 스테인리스 스틸 작품으로 내부에 공기가 팽팽하게 가득 찬 풍선과 같은 형태의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던 그는, 최근 기존에 추구하던 오리지널 형태에서 점점 진화한 작업을 선보여 왔다. 지난해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 에서 대규모 개인전이 열렸으며, 이를 기념해 근처 라커펠러센터(Rockefeller Center) 앞에 수많은 꽃식물들로 만들어진 말과 공룡의 장난감 머리 모양을 합쳐놓은 듯 한 모양의 거대한 조각 <Split-Rocker>를 설치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홍콩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최근 ‘헐크(Hulk)’ 연작은 쿤스가 미국의 인기 있는 만화 속 영웅 헐크의 형태를 한, 바람에 부풀린 풍선 모형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업이다. 이러한 어린이들의 예술, 만화책 캐릭터, 고전적인 유물 형태 등은 그의 작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주요한 요소들이다. 쿤스는 문화적인 역사 안에서 공통의 실마리를 찾고, 인간의 정신 깊숙한 부분을 건드리려 시도한다. http://www.jeffkoons.com



no.023  August 2008

매튜 파스쿼렐로 Matthew Pasquarello


캔버스에 유채로 인물과 동물을 그리는 매튜 파스쿼렐로는 그림 속 캐릭터 내면의 심리상태와 주변 사물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작가다. 평범한 얼굴을 클로즈업하기도 하고, 인물의 몸에 날개를 다는 등 만화적 상상력을 가미하기도 한다. 그의 동화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컬러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무표정한 얼굴의 인물들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경향을 띠고 있으며, 또한 그림 속에 다람쥐, 나비, 사슴, 새 등 특정한 소재를 인물과 함께 등장시켜 캐릭터 사이의 색다른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미국 뉴저지에서 자랐고, 어린 시절 미술뿐 아니라 피아노연주에도 능했다. 플로리다에 있는 링링 예술 디자인 대학(Ringling School Of Art and Design) 예술학과에서 2001년 학사를 마친 후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로 활동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전시를 가지기도 했다. 작업을 할 때 매우 깨끗하고, 정돈되고,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그는 현재 플로리다 클리어워터(Clearwater)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no.024  September 2008

마우리치오 카텔란 Maurizio Cattelan


이탈리아 출신의 1960년생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미술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 독학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그는 요리사, 정원사, 간호사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미술계로 입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카텔란은 조각과 퍼포먼스가 결합한 형태로 예술과 대중을 자극하고 도발하는 작품을 연이어 발표하며 초창기 작업에서부터 미술계를 희롱하며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희화화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아홉 번째 시간>에서 교황을 운석아래 깔리게 하고, 무릎을 꿇고 있는 히틀러를 조각한 <그를>을 선보이거나, 한 지방 갤러리의 작품 전체를 훔쳐 <Another Fucking Readymade>라는 제목의 전시를 개최해 체포되기도 했고,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그에게 주어진 전시공간을 광고사에게 판매하는 등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악동이 따로 없다. 아이러니하고 유머러스한 모티브를 차용해 모두가 금기시하지만 한 번쯤 상상해봄직한 발칙한 행동을 작가는 기어코 실현한다. 2011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마우리치오 카텔란:All>전을 열었는데, 당시 『더 아트 뉴스페이퍼(The Art News paper)』를 통해 “내 예술의 수명이 이제 막바지로 다다랐다(I have come to the end of a cycle of my art)”라고 언급하며 이를 자신의 은퇴전시로 선언했다. 그리고는 그의 대표작 128여 점을 구겐하임미술관의 거대 홀에 대롱대롱 매달았다. http://mauriziocattelan.altervista.org



no.025  October 2008

다니엘 부에티 Daniele Buetti


파리, 밀라노,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다니엘 부에티는 1955년 스위스 출생으로, 대중매체에서 흔히 접하는 모델 사진을 차용해 관자들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가다. 특히 패션광고 미디어와 빛을 이용한 라이트 박스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던지는 질문들은 인간의 은근한 욕망을 끄집어내어, 소위 ‘인간다운 것’ 위로 군림하는 대중문화의 상업적 논리에 대한 비판을 자아낸다. 그의 작품은 대중적 기호와 예술적 감성을 적절하게 섞어, 주체성을 상실한 채 미디어에 지배당하고 욕망을 쫓기만 하는 현대인들을 꼬집는다. 그의 작업 중 <What shall I hope for?>은 모델들의 화보 위에 빛으로 메시지를 새겨 넣는 시리즈다. 


패션 사진 위에 촘촘하게 구멍을 뚫어 글씨를 쓰고 모델의 윤곽선을 따기도 한다. 이 구멍 사이로 빛이 새어나오는 것으로,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모델사진에 새긴 특정한 문구들은 인간의 욕망과 정신세계를 담는 내용이다. 사진가에 의해 촬영된 화보는 부에티의 손을 거쳐 예술로 재생된다. 2008년 더컬럼스 갤러리에서 국내 최초 개인전을 개최했고, 이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지원한 채널 온스타일의 ‘스타일이 아트와 만나다(Style meets Art)’라는 연중 기부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한국과 인연을 이어갔다.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버나드 크나우스 파인아트(Bernhard Knaus Fine Art)에서 이번 1월 31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 그의 대표작인 ‘라이트 박스’ 시리즈 이후 가장 최신 작품들을 전시 중이다. http://www.bernhardknaus-art.de/Buetti_E.html



no.026  November 2008

로메오 카스텔루치 Romeo Castellucci


1960년 출생의 이탈리아 극작가, 예술가, 디자이너 로메오 카스텔루치는 영상과 사운드, 퍼포먼스, 오브제,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현대 공연 예술을 펼친다. 1981년 이탈리아 케세나시에서 연극 회사 소시에타스 라파엘로 산지오(Societas Rafaello Sanzio)를 창립하고 예술사의 고전을 새롭게 실험하거나 전혀 다른 차원으로 재창작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90년대로 들어서면서 카스텔루치는 <길가매쉬(Gilgamesh)>, <햄릿(Hamlet)>, <이솝우화(Aesop's Fable)>, <헨젤과 그레텔(Hansel and Gretel)>등의 작품을 내놓았다. 2008년<아비뇽 페스티벌(Festival d'Avignon)>에서 단테(Dante)의 「신곡(La Divina Commedia)」을 모티브로 한 삼부작 영화를 제작했고, 이는 프랑스 신문사 르 몽드(Le Monde)로부터 “2000년-2010년 사이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적 사건” 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2013년에는 연극 <신의 아들을 바라보는 얼굴의 컨셉에 대하여>로 한국 국제다원예술축제 <페스티벌 봄>에 참가하기도 했다. 2014년<빈 페스티벌(Weiner Festwochen)>에서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케(Orfeo ed Euridice)>를 선보였고, 같은 해 11월 광주에서 키아라 귀디(Chiara Guidi)와 공동으로 창단한 극단 ‘소치에타스 라파엘로 산치오(Societas Raffaello Sanzio)’가 제작한 체험 공연이자 소리동화 <부케티노(Buchettino)> 초연을 선보였다.



no.027  December 2008

루드 반 엠펠 Ruud Van Empel


1958년에 태어난 루드 반 엠펠은 브레다 지역 출신의 네덜란드 대표 사진가다. 엠펠의 주요 모티브는 흑인과 백인 어린아이와 자연 이미지로, 독특한 풍경과 인물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확장해 필립스와 크리스티 옥션의 블루칩 작가로 미술시장에서도 촉망받고 있다. 엠펠의 포토콜라주 시리즈는 그가 일본 도쿄에서6개월 동안 머물며 일본 그래픽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의 거장 요코오 타다노리(Tadanori Yokoo), 후쿠다 시게오(Shigeo Hukuka), 다나카 잇코(Ikko Tanaka)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부터 시작했다. 또한, 과거 씨어터 디자이너, 텔레비전과 영화 관련 그래픽디자이너, 필름 메이커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이는 1996년부터 시작한 그의 사진 시리즈에서 디자인적 요소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데 일조한다. 당시 컴퓨터를 이용한 포토콜라주 형식의 첫 번째 시리즈 ‘The Office’를 선보였다. 하지만 곧 이러한 방식에 한계를 느꼈고, 직접 촬영한 화면을 포토샵을 거쳐 가상의 세계이지만 실제화 시키려는 노력의 과정을 거쳤다. 


이후 2000년대에 이르러 그의 작품들은 푸른 자연 속 아이들이 등장해 묘한 인상을 주는 작품들로 변화했으며, 유사한 작업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엠펠이 묘사하는 자연은 환경보존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에서부터 시작하면서도, 작가 자신의 유년시절에 대한 기억이나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에 대한 추억을 대신한다. 그가 주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업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시대가 변하더라도 아이들은 여전히 순수하고 순진하다. 그리고 아직 개인성이 도출되기 전이기 때문에 현실을 여러 가지 관점으로 제시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엠펠은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스턱스 갤러리(Stux Gallery)와 아틀란타 잭슨 파인아트(Jackson Fine Art)에서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오는 1월 30일에 캄보디아 포토 프놈 펜(Photo Phnom Penh)에서의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http://web.ruudvanempel.nl



no.028  January 2009

알렉 도우 Oleg Dou


1983년생 젊은 러시아 작가 알렉 도우는 어린 시절 화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미술을 접했다. 미술대학 진학을 원했지만 당시 페레스트로이카와 IMF 등 러시아 경제침체의 영향으로 금속공예를 전공하게 됐다. 작가는13세에 컴퓨터를 처음으로 접하고 포토샵을 배웠다. 일종의 놀이로써 프로그램을 마스터했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방학 기간에 디자인 회사에서 엽서를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테크닉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점차 주문제작 프로젝트에 싫증이 났던 작가는 창조성을 가미해 독창적으로 제작한 작품을 인터넷에 올렸고 이에 2005년 현재의 프랑스 에이전트에서 러브콜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후 반 년 동안 작업에 몰두한 끝에 그는 2006년 파리 르 시몽(Le simoun)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미술계에 입문했다. 그가 표현하는 초상들은 왜곡 없이 수수하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며 다양한 인물들이 각기 지닌 고유의 특징들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눈을 현혹시키면서도 한편으론 괴기스러움을 풍기는 그의 이미지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기쁨과 긴장, 무서움의 감정들을 대면하게 만든다. 지난해 봄 이스탄불 갤러리스트(Galerist)에서 개인전 <Faces>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전시에서 작품을 소개하며 활약하고 있다. http://olegdou.com



no.029  February 2009

튜크랄&타그라 Thukral & Tagra


튜크랄&타그라(Thukral&Tagra)는 1976년생 지텐 튜크랄(Jiten Thukral)과 1978년생 수미르 타그라(Sumir Tagra)로 구성된 인도 출신의 예술가 듀오로, 티앤티(T&T)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인도 뉴델리 예술대학(New Delhi College of Art)에서다. 이때부터 작품을 공유해 2003년부터 협업을 시작한 이들은 지난 시간동안 하루 20시간씩을 함께 보내며 작업했다. 광고사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색다른 이력을 갖고 있으며, 회화, 조각, 설치, 영상, 제품 디자인, 웹기반 작업, 음악, 패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튜크랄&타그라의 작품은 순수미술과 대중문화, 제품 생산, 전시 디자인, 미디어, 디자인 등의 경계를 모호하게 흐트러트리고 있다. 이들은 예술작품의 창조를 넘어 티앤티라는 브랜드로 순수미술과 디자인의 영역을 오가며 다채로운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티앤티의 작품은 화사한 색감과 정교한 이미지로 시선을 집중시키며 유희스럽고 유머러스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인도의 전통문화와 정체성을 탐구하는 진지한 숙고를 담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현 시점에서 인도가 겪고 있는 경제화의 과정, 대중문화의 침투, 소비주의, 도시주의 등의 이슈를 담아낼 뿐 아니라, 급속도로 발전을 거듭하는 인도 산업경제의 급변화와 그에 따른 번영에 대한 현대인의 갈망을 표출하면서도, 이러한 발전이 야기하는 과도한 소비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멈추지 않는다. 나아가 이들 작품에서는 인도 문화와 사회 뿐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된 다국적 문화가 공존한다. 현재 인도 현대미술작가 중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티앤티는 뉴델리 네이처 모르테(Nature Morte), 뉴욕 보세 파시아(Bose Pacia)에서 개인전을 했고, 2007년 아트 바젤 아트 스테이트먼트(Art Basel Art Statement)를 통해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9년 영국 프리즈 아트페어(Frieze Art Fair), 호주 아시아 퍼시픽 트리엔날레(Asia Pacific Triennale) 참가는 이들이 인도 대표 듀오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0년 서울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 <중산층의 꿈(Middle Class Dreams)>을 선보인 바 있다. 

http://www.thukralandtagra.com



no.030  March 2009

박자현 Jahyun Park


1981년 부산 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박자현은 제3회 「퍼블릭아트」 선정작가다. 흑백사진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림을 그리는 그는 친구와 가까운 친척들 등 자신에게 신뢰를 주는 주변 인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성찰한다. 또한 사회 속에서 20대 여성들이 가진 이면을 표현하고 그들이 가진 불안, 고뇌 등의 심리적인 요소를 수반한다. 박자현이 사용하는 재료는 오로지 종이와 펜이다. 종이 위에 펜으로 일률적으로 무수한 점을 찍어 표현하는 무채색의 인물 사실화는 참으로 노동집약적이다. 장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점을 찍어나가는 행위는 명상과 자아성찰을 유도하는 인내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작가는 점을 찍는 행위를 반복하는 동안 그림의 주인공이 되는 사람들의 내면뿐 아니라 작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시간을 갖는다. 이는 그의 지인임과 동시에 스스로를 표현한 자화상이기도 하다. 박자현이 불상에서 착안해 가부좌로 앉아있는 인물들은 항상 부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표정이 없다. 


때로는 얼굴과 몸의 일부분만을 그리기도 한다. 알몸을 드러내기도 하고 성기를 클로즈업하기도 한 인물 위로 흩뿌린 흑설탕과 우유 등의 흔적은 인물의 단순한 묘사를 넘어선다. 유럽 성상화와 같은 옷이 그려지기도 하며, 한국 왕의 복장을 하고 있기도 하다. 나이 많은 여인의 누드화에 우유를 부어 마치 강물처럼 흐르게 하는 연출도 빠지지 않는다. 박자현은 2006년 대안공간 반디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성곡미술관, 대안공간 충정각, 가나아트센터 부산, 부산시립미술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살롱 드 에이치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no.31~40  표지> 





no.031  April 2009

글렌 브라운 Glenn Brown


SF적인 요소를 유화에 도입해 추상표현주의에 입각한 인물화를 그리는 영국 출신 작가 글렌 브라운은 1966년에 태어나 런던 골드스미스 컬리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하워드 호긴(Howard Hodgkin)의 추상표현주의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초현실주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뿐 아니라, 전통 화풍의 역사적 예술가들 디에고 벨라스케즈(Diego Velázquez), 램브란트(Rem brandt),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구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의 기법을 작품에 도입한 작가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제작방식은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는데, 2000년 런던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이 수여하는 유서 깊은 예술상인 터너상 후보에 올랐을 당시, 브라운이 과학소설표지를 위해 안토니 로버트(Anthony Roberts)의 작품을 차용해 고소를 당한 적이 있다. 하지만 사진가 울프강 틸먼스(Wolfgang Tillmans)가 그 해 터너상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재판 없이 사건을 일단락 지을 수 있었다.


브라운은 트롱프뢰유(trompel'oeil)라는 예술 기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2차원의 회화를 3차원으로 묘사해 관람객에게 시각적 환영을 선사한다. 미술사와 대중문화의 기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브라운은 전통 회화가 가진 관례를 침범해 초현실적인 시간과 전형적인 전통 정물화와 초상화에 정면으로 맞선다. 그가 평면 위에 특유의 방식으로 묘사한 색감의 피부는 언뜻 화려하면서도 기묘하다. 왜곡된 이미지로 대표되는 그의 회화, 조각, 에칭 작품은 바니타스(Vani tas, 허무, 인생무상),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를 연상시키며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서펀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 테이트 리버풀(Tate Liverpool), 사치 갤러리, 파리 퐁피두센터(Centre Pompi dou), 베니스 비엔날레 이탈리아관, 로스앤젤레스 현대 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Los Angeles), 광주비엔날레,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한 그는 현재 가고시안 갤러리 전속작가로 있다.



no.032  May 2009

로레타 룩스 Loretta Lux


독일 예술사진작가 로레타 룩스는 1969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태어나 현재는 아일랜드에서 거주하고 있다. 독일 뮌헨 예술원(Akademie der Bildenden Künste)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뉴욕 국제사진센터(The 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처음에는 회화를 전공했지만 추후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어린 아이들의 초상 사진으로 2004년 뉴욕 요시 밀로 갤러리(Yossi Milo Gallery)에서 개최한 첫 개인전에서 스타덤에 올랐고, 2005년 ‘Infinity Award for Art from the 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 수상을 통해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주로 어린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그의 작품은 회화와 사진을 혼용해 초현실적이면서도 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모습을 선사한다. 독일 리얼리즘 사진의 영향을 받은 그의 사진은 디지털 작업을 거쳐 조작된 이미지인데, 그가 만들어내는 아이들은 컴퓨터 합성을 거쳐 동화적인 색채로 덧입혀진 아이들은, 어딘지 모르게 삭막한 풍경 속에서 허공을 응시하는 눈빛 때문인지 인간이기보다는 인형처럼 보이기도 한다. 룩스에 의하면 “사진 속 아이들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과 잃어버린 천국에 대한 은유”라고 한다. 당시 뉴욕에서 사진이라는 매체는 순수예술의 이미지보다는 상업적인 요소를 떨쳐내기가 힘든 시기였으나, 회화를 전공한 사진작가라는 룩스의 배경은 그의 첫 개인전 장소인 요시 밀로 갤러리를 예술사진 전문 갤러리로 둔갑시키는 등 작가와 갤러리의 동반 성공의 케이스를 가져왔다. 이후 일본, 호주, 이탈리아, 멕시코, 네덜란드, 캐나다 등에서 열린 개인전과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하며 국제적인 행보를 보였다. http://www.lorettalux.de



no.033  June 2009

박민준 Minjoon Park


작가는 신화 속 다양한 줄거리를 바탕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덧대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품을 주로 선보이는데, 의식적으로 명확하고 기법적으로 내밀한 자신만의 신고전주의 회화를 완성해 낸 것이다. 하지만2014년 가진 드로잉 전시를 분기점으로 조금씩 고전주의적 요소를 덜어내는 노력을 발견할 수 있다. 특정 모델이나 세트를 두지 않고 상상력에만 의존해 형상을 빚어내는 그의 생각들이 날 것 그대로 드러난 드로잉들에서 많은 것들에 얽매이지 않는 법을 터득해 간다. 박민준은 오는 4월 현대 두가헌 갤러리에서 드로잉 작업들을 기반으로 드로잉처럼 표현이 자유로운 유화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하나에 고유한 성격과 이야기를 부과한다. 이제는 신화마저도 벗어나 작가의 고유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세계 속에 존재하는 인물들과 이야기를 다룬다. 박민준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셈이다.  


1971년에 태어난 박민준은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예술대학교 대학원 재료기법학과 연구생 과정을 수료했다. 2003년 갤러리 선앤문에서 개최한 첫 개인전을 필두로, 2005년 두아트 갤러리 <사자의 노래>와 2006년 노암갤러리 개인전 <happi ness, happiness, happpiness>, 2009년 뉴욕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열린 전시를 통해 미술계의 주목을 끌었다. 2012년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개인전<The Stranger>를 개최했고,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www.parkminjoon.com



no.034  July 2009

안토니 미캘레프 Antony Micallef


1959년 영국 스윈던(Swindon)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안토니 미캘레프는 플리머스 대학(University of Plymouth)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이후 2000년 ‘BP National Portrait' 준우승을 차지하며 미술계에 소개됐다. 어린 시절부터 패션, 그래픽 디자인, 음악과 대중문화뿐 아니라 일본 문화와 만화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은 그는 회화, 조각, 거리예술 등 다양한 예술을 시도한다. 그의 작품은 “카라바지오와 일본 만화의 만남(Caravaggio meets Manga)”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다소 직설적인 화법을 추구한다. 특히 최근에는 코카콜라, 나이키, 헬로우 키티 등 상업 브랜드와 아이콘, 캐릭터들을 조합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 작품들을 선보여 다시 한 번 각광받고 있다. 미캘레프는 2013년 그리스 아테네의 코펠루조스 패밀리 아트 뮤지엄(Copel ouzos Family Art Museum), 사치 갤러리에서 <Artwars>전 등 다양한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또한 많은 스타들과 예술가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ttp://www.antonymicallef.com



no.035  August 2009

레이 시저 Ray Caesar


레이 시저는 1958년 영국 런던 출신 작가로, 온타리오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캐나다 토론토를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1999년 ‘Prime time Emmy Nomi nation’, ‘Gemini Nomination’, ‘Monitor award’에서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토론토 어린이병원(The Hospital for Sick Children)에서 17년 동안 예술치료에 힘썼고, 10여 년간 3D 디지털애니메이터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이러한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그만의 독창적인 일러스트 작업이 생겨났다 할 수 있다. 시저는 어린 아이처럼 오브제와 사진을 만들며 머릿속에서 이미지를 창조한 후, 3차원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본 포즈를 구성한다. 다음 과정으로 모델에 색채를 입히고 그림자와 반사효과를 첨가해 이미지를 완성시킨다. 그의 모든 작품은 이렇듯 디지털 방식으로 그려진다. 사실적 묘사와 생동감 있는 색채가 돋보이는 작품은, 고전과 현대의 조화 속에서 관람객을 친숙하면서도 낯선 세계로 초대하기에 이른다. 그는 이렇듯 현실을 기반으로 한 하나의 환상세계를 창조한다. 작가는 실제로도 현실과 환상, 꿈, 감성에서 지대한 영향을 받아, 작품에 자신만의 감수성과 내면의 잠재의식을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레이 시저는 작품을 통해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증오와 두려움을 제거하고 사랑으로 그 빈자리를 채우려 노력하는 작가다. 

http://www.raycaesar.com



no.036  September 2009

강지만 Jiman Kang


1975년 대구에서 태어난 강지만은 무뚝뚝해 보이면서도 나름대로 귀여운 인상의 소유자 ‘얼큰이’라는 주인공으로 알려진 작가다. 석채화를 사용한 그의 그림은 작가 개인의 자화상이면서 현대인들의 초상이다. 작가는 그간 발표한 작품들을 통해 현실 세계에서 발현되는 다양한 현상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했다. 현대인의 고독한 자아, 평범한 삶에서 우러나는 깊은 단상들, 앞날을 예상할 수 없는 인간의 외로움과 쓸쓸함 등의 내면 심리를 집약해 풀어냈다. 강지만은 이처럼 인간 내면의 고독한 심리를 반영하면서도 해학적인 이미지는 잃지 않았다. <신고합니다>, <어딜 가려구!>, <말 해~!>, <힉~> 등 작품 제목도 위트 넘친다. 강지만은 타자를 향한 도시인들의 무관심과 이중적 잣대를 저변에 담으면서도, 결국에는 진지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림을 그려낸 작가다.



no.037  October 2009

마츠모토 시오리 Matsumoto Shiori


초현실주의 일러스트레이터 마츠모토 시오리는 1973년 일본 카가와 현에서 태어나 교토 사가 예술대학교(The Kyoto Saga University of Arts)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인테리어 디자인, 일본 목각, 서양화를 공부했다. 어린 시절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자주 접한 덕분에, 그의 작업에서 만화적 상상력을 찾아볼 수 있다. 그의 그림은 수수께기 같은 아리송한 분위기 속에 몽환적이면서도 기묘한 표정을 한 소녀들이 등장하는 상상 속의 세계다. 작품 속 소녀는 항상 불안정하고 다급한 모습을 하고 있다. 무엇인가로부터 쫓겨 다니거나 숨어있기도 하다. 이는 작가의 어린 시절 사고에서 기인한 이미지들인데, 특히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는 새, 나비, 꽃, 날개, 토끼 등이다. 이는 순결, 여자, 벗어나고 싶은 마음 등을 상징하는 것들이다. 그의 그림은 초현실주의, 상징주의, 현대일러스트레이션, 일본 서브컬처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www.ne.jp/asahi/secret/label/index.html



no.038  November 2009

니콜레타 세콜리 Nicoletta Ceccoli


니콜레타 세콜리는 생 마리코(San Marino) 출신으로, 이탈리아의 우브리노미술대학(The Institute of Art in Urbino)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동화를 작품의 소재로 끌어 온 니콜레타 세콜리의 작업은 실제 세계와는 지극히 다른 상상 속의 세계를 구현해 관람객들에게 공상의 시간을 제공한다. 1995년부터 동화책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으며 미국, 영국, 그리고 이탈리아 출판사를 중심으로 30권 이상의 책에 삽화를 수록하기도 했다. 최근 온,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인기를 얻고 있는 그녀는 이탈리아 볼로냐 OTTO 갤러리, 미국 시애틀의 로크 라 뤼 갤러리(Roq la Rue Gallery), 캐나다 토론토의 매직 포니 갤러리(Magic Pony Gallery), 영국 맨체스터의 리챠드 구달 갤러리(Richard Goodall Gallery)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8년에는 마티아스 멜지우(Mathias Melzieau)가 감독하고 뤼크 앤 실라 베송(Luc and Silla Besson)에서 프로덕션을 맡은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la mer canique du couer’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다. 

www.nicolettaceccoli.com



no.039  December 2009

로날드 벤추라 Ronald Ventura


1973년 필리핀 마닐라 태생의 작가 로날드 벤추라는 최근 국제 미술 무대가 주목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 중 한 사람이다. 마닐라 University of Santo. Tomas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가 몰두하고 있는 주제는 문신인데, 그는 문신이 인간에게 내재된 에너지를 긍정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외부세계와 연결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믿는다. 그의 작품은 초현실주의 회화와 카툰, 그래피티가 혼재된 양상을 나타낸다. 그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활발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가장 최근 2014년 9월 4일부터 10월 25일까지 개인전 <E.R.(Endless Re surrection)>을 개최한 바 있다. 벤추라는 최근 신작에서 동양과 서양, 상류층과 하급층, 그리고 기성세대와 현세대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들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역사적, 심리적 현상을 탐구한다. 2008년 싱가폴 국립대학교 박물관(Museum of th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2009년 프라하 비엔날레(Prague Biennale)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거쳐, 지난해 뉴욕 타일러 롤링스 파인아트(Tyler Rollins Fine Art)에서 <E.R. (Endless Resurrection)>과 스위스 루가노 문화 박물관(Museo delle Culture)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www.trfineart.com/artists/ronald-ventura



no.040  January 2010

마리 킴 Mari Kim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독특하면서도 화려한 스타일의 그림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팝 아티스트 마리 킴은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자주 이사를 다녀야했다. 잦은 이주 때문인지 가족을 제외하고는 친밀하고 가까운 관계를 맺는 일이 드물었던 그는 어린 남동생과 주로 시간을 보내면서 크레용으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무엇이든지 그려냈고, 이것이 그의 예술을 향한 열정의 시발점이었다. 마리 킴은 한국 네오 팝 아트의 대표주자로 알려졌으며, 호주 멜버른 RMIT대학에서 멀티미디어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석사 과정을 마쳤다. 국내 아티스트 최초로 2006년 베를린 픽토 플라즈마 아트 페스티벌(Pictoplasma Art Festival)에 초청되기도 했다.


그가 그린 화면에는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얼굴의 절반을 가득 채운 커다란 눈동자는 별처럼 빛나고, 입술은 소위 앵두 같은 이 귀여운 악녀들은 마리킴의 전매특허 스타일이다. 마리 킴은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는 예술가이기도 한데, 2011년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마리 킴의 페인팅을 눈여겨보게 되고, 여성힙합그룹 2NE1과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로써 탄생한 뮤직비디오로 일반 대중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그는 현재 가톨릭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에 출강해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으며, 2014년 홍콩 AP 현대미술 갤러리에서 개인전 <Famous Eyedoll show>를 개최한 바 있다. http://www.marikim.net





<no.41~50  표지> 




no.041  February 2010

에이에스+에프 AES+F


AES+F는 건축을 전공한 타티아나 아자마소바(Tatiana Arzamasova)와 레브 에브조비치(Lev Evzovich), 그래픽 아트를 공부한 에프게니 스비야스키(Evgeny Svyatsky), 그리고 1995년 합류한 사진작가 블라디미르 프리케스(Vladimir Fridkes)가 결성한 4인조 프로젝트 그룹이다. AES+F는 20세기의 현실을 바탕으로 가상세계를 만든다. 이들은 화면의 모든 요소들을 시험관에서 수정한 생명체처럼 번식하거나 과거의 관념을 전혀 새로운 것으로 변이시킨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색다른 세계는 때로는 전쟁처럼, 때로는 게임처럼 느껴진다. <Islamic Project>와 <King of the Forest>, <Europe, Europe>, <Angels-Demons & First Rider> 등을 선보인AES+F는, 그들만의 독특한 시선과 감성을 선보여 왔다. 특히 대표적인 시리즈 중 하나인 <The Liot>에서는 얼어붙은 과거와 미래가 나란히 존재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인간성을 초월해 점차 천사에 가까운 존재를 표현하는데, 작품에 등장한 모델은 모두 볼쇼이 발레단원들이다. 그들이 사는 세계에서는 과격하고 에로틱한 상상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서로에게 무기를휘두르거나 화산이 터지는 상황에서마저 여유가 느껴진다.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를 통해 러시아 현대미술 대표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한 이들은 이질적인 화면을 보여주며 그들만의방식으로 색다른 공간을 창출해낸다. 이런 비현실적인 분위기는 AES+F의 작품이 지닌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이를 통해정치적으로 억압받기 전 소비에트 연방의 찬란했던 문화와 현재의 러시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동안 여러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내러티브를 선보여온 AES+F는 최근 <Mundus-Inverted World>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세시대 에칭 판화를 그들만의 버전으로 선보인다. 작품 속 이야기도 그들의 작품답게 참신하다. 가령 작품 속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에게 기부를 하고, 당나귀가 사람을 타고 거리를 활보하며, 학생이 선생을 벌주고, 돼지가 도축업자를 도살한다. 현재 이들은 이탈리아 베니스의 비트라리아 글래스+에이 뮤지엄(Vitraria Glass+A Museum)과 세르비아 아트컬트&게라 뮤지엄(ArtCult&Gera Museum),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전시하고, ‘스위스 트리엔날레’에 참여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http://www.aesf-group.org



no.042  March 2010

일러스 EELUS


미스터리한 스텐실 예술가 일러스. 영국의 작은 도시인 위건(Wigan)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는 10년 전 런던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언더그라운드 예술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제1회 <Santa‘s Ghetto Show>를 방문해  뱅크시(Banksy), 닉 워커(Nick Walker) 등의 작품을 접했던 것.  당시 온라인 미디어에서 웹사이트를 디자인하고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일에 종사했던 작가는, 이런 경험을 통해 스트리트 아트씬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이후 여유 시간에 작품을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공상과학소설과 호러 영화 등을 보며 영감을 얻은 상상의 이미지와 자신의 삶 사이, 즉 현실과 판타지에서 영감을 얻는 일러스의 작품은, 많은 이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사회 문제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반사회적 도구였던 그래피티가, 현재는아티스트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유머와 위트 있게 표현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일러스의 작품 역시 그렇다. 아름다우면서 무섭고, 유머러스하면서도 불길한, 빛과 어둠의 양면성을 모두 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스텐실로 이스트 런던 지역의 벽을 한껏 채우고 다녔던 그는 최근 몇 년간 종이를 겹겹이 쌓아올리면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새로운 방식을 찾아냈다. 새로운 표현 방식에 대해 작가는 주제가 지니는 부담감으로부터 조금 벗어나 무엇인가 굉장히 즉각적으로, 그리고 순수한 애정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런 표현이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사랑해온호러(horror)라는 소재와도 딱 맞아떨어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뿐 아니다.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작업 방식은 평면적이었던 그의 작품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이끌고 있다. 최근 일러스는 런던에서 열린 <Moniker Art Fair>를 비롯해 11월 독일 콜랩 갤러리(Colab Gallery)에서 열린 <Rule of Three>,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Gallery 1988에서 열린 <Crazy 4 Cult 8>에 참여했다. http://eelus.com

 

 

no.043  April 2010

비 스피어스 Vee Speers


비 스피어스는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하지만 비주류로 치부될 수 있는 소재로 작업한다. 처음 작업을 구성하는 단계에서부터 작가는 끈질기게 관찰하고, 그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를 고민한다. 그 후에 고려하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지에 대한 시각적 인상-과장된 형태나 빛바랜 색, 장식 없는 흰 벽 등-이다. 작가의 대표작인 <The Birthday Party> 시리즈에서 아이들은 ‘가장 행복한 날’과는 대조적으로 무표정하게 카메라를 응시한다. 그리고 화면에서 포착되는 적막과 팽팽한 긴장감은 그 안에 무언가 비밀이 존재한다는 힌트를 제공한다. 아이들의 앙증맞고 경쾌한 모습과는 달리 작가가 이를 통해 끌어내는 이야기는 결코 가볍거나 유쾌하지 않다. 전쟁이나 테러에 편집증적인 증세를 보이는 현대인들의 단면을 아이들에 빗댄 그의 작품은 ‘가상 파티’란 흥겨운 주제와는 상치된 생각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세운 세계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고 통제한다. 


어른 없이 아이들만으로 가득한 곳. 아이의 눈을 통해, 눈높이에 맞춰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던 작가는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시선으로 그들을 지배적인 위치에 놓는다. 이는 어른들의 전유물이었던 힘의 권력을 자연스레 아이들에게 실어주려는 의도이다. 작품 속에 숨겨진 적나라하고 폭력적인 면을 알게된 이들은 전쟁이나 테러와 같은 잔인한 현실과 아이들을 연관 지었다는 사실만으로 작품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실 비틀기나 꼬집기가 아니다. 그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익숙해져 버린 현실의반대편을 들추는 것이다. 아직 보호받아야 마땅한 어린 아이임에도 스스로 지켜야 하는, 작가의 어린 시절에 대한, 자신의 아이들에 대한, 나아가 모든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www.veespeers.com

 

 

no.044  May 2010

모즈 Moz


팝 적인 요소를 개성 있는 색감으로 완성하는 모즈. 작가는 아름다운 여성들과 텍스트를 병치해 보여주고, 그런 이미지들이 미디어를 통해 흡수된 유명인사의 아이콘이 예술가에 의해 어떻게 작품에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그는 앤디 워홀(Andy Warhol), 그리고 팝아이돌, 예를 들어 엘비스 프레슬리(Elvis), 베티 페이지(Bettie Page), 제임스 딘(James Dean),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엠마 필(Emma Peel) 등 60년대 아이콘들에 대한 영감을 작품에 표현한다. 작가노트에서 “오래된 잡지들로부터 가져온 캐릭터가 삶 전부를 좌우한다”라며, “음란물 사이트를 제외하고 나에게 벌거벗은 소녀들은 예술가로서의 삶을 부여하며 브러시의 경계를 따라 그들을 새겨 넣는다”라고 언급했다. 


모즈는 프랑스의 브레스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파리에 위치한 샤르팡티에 아카데미(Académie Char pentier를졸업했으며, 작가가 되기 전 그래픽디자이너, 아트 디렉터, 웹사이트 디렉터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Art Actuel>, <COME FLY WITH ME!>, <Gongzhon-Sport in Art>, <Myths> 등 파리와 런던, 베니스, 서울, 두바이, 제네바, 뉴욕, 홍콩 등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전시에 참여했으며, 모즈의 작품은 「Razor」, 「Art Of The Times」, 「NEW YORK SPACES」, 「New York Herald Tribune」, 「Frauleinwunder」 등에 소개됐다. www.mozpaintings.com

 

 

no.045  June 2010

정연연 Jung Yeonyeon


섬세한 묘사와 유려한 색감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가. 아름다운 얼굴에 대한 묘사는 매우 사실적이다. 그에 반해 모발과의상부분은 평면적인 화면의 구획으로 표현되고, 그 구획 안에서는 단색조의 도안과 문양이 조밀하게 화면에 나타난다. 작가는 여성의 관점으로 남성과의 관계 속에서 여성의 역사적, 사회적 삶을 관찰하고 해석해 시각화한다. 작품 속 여성의 모습은 사실적이기보다는 몽환적이고 관능적이며 때로는 도전적이다. 다정하고 따스하고 질투하고 고발하는, 여성이 갖는 대립적인 감정이자 인간의 숨길 수 없는 표정은, 여성이 여성에게, 남성이 남성에게 동성이 전하는 자신들의 적나라한 얼굴이기도 한것이다. 이처럼 작가의 작품에는 고전적인 페미니즘의 형상이 숨겨져 있다. 이는 작가가 치유 받고자 하는 일종의 ‘트라우마그리기’라고 볼 수 있다. 여성이 존재함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여성에 관한 담론, 감정의 궤적이 무한 확장해 나가는 여성에관한 숨길 수 없는 이야기인 것이다.


한 가지의 소재를 가지고 수년을 작업하는 것은 아티스트의 작업과정이 자칫 편협해지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지만, 작가는 여성이란 주제에 대해 ‘버릴 수 없으며 그려내지 않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여성을 소재로만 그려온 작가는 여성이 여성에게 주는 존재의 다양한 스펙트럼에 관하여 설명한다. 그동안 여성 시리즈를 그려온 정연연 작가가 최근에는 여성들의 콤플렉스를소재로 작업하고 있다. 여성들만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를 오히려 더 화려하게 만들어 내지만 그 화려함 속에 외로움, 슬픔, 고통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정연연은 1982년 생으로 공연 및 뮤지션 앨범 재킷을 작업했으며, 갤러리 토스트와 한원미술관, 갤러리 소 등에서 개인전을 선보였다.


  

no.046  July 2010

김민경 Kim MinKyoung


감각적인 부조 이미지로 사진과 조각이 혼합된 독특한 인물 작업을 통해 타자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담아 표현하는 김민경. 작가는 자신을 닮은 여성의 부조나 조각을 통해 현실을 외면하고 가면 속에 숨어 버리고 싶은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서, 주인공은 ‘위장토끼’라는 설정으로, 변장을 통해 자신을 감추거나, 반대로 내밀한 욕망을 드러내기도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한다. 작품에서 토끼가면을 쓰고 위장한 인물은 작가 자신이며, 그는 다양한 이미지 속에 자신을 가두며 각기 다른 자아를 표현하고 있다. 


김민경은 강력한 색상, 획일화된 헤어스타일, 그리고 같은 표정을 지닌 여인들의 모습을 단일하고도 입체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며 현대인의 실존적 상황을 감성적이고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이를 통해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처한 가치관적딜레마를 발랄하지만 의미심장한 방식으로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을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을 있는그대로 그려내며 오히려 그들의 페르소나를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과정으로 파악한다. 작가 김민경은 1981년생으로 홍익대학교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13년 싱가폴 아트프론트 갤러리에서 <Camouflage_ The hidden beauty>, 갤러리 진선에서 <The bloomed image>, 인사아트센터와 리안 갤러리, 신한 갤러리에서 <Camou flaged selves>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수많은 전시 외에 가수 이승환의 10번째 앨범 커버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no.047  August 2010

잉카 쇼니바레 Yinka Shonibare, MBE


페인팅,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전개되는 잉카 쇼니바레의 예술적 표현은 영국과 나이지리아를 오가며 경험한이중문화적 배경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작가는 나이지리아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부모 밑에서 자랐으며, 변호사인 아버지가 영국사회에서 겪는 인종차별을 지켜보며 성장했다. 그러한 경험은 작가에게 인종, 계급, 성별 등 개인의 주체적 문화정체성의 문제를 보다 넓은 민족적 역사와 운명의 관계에서 주목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쇼니바레는 이러한 주제를 반영하기 위해 흑인들의 전통의상 재료인 아프리카 천을 사용한다. 다섯 손가락, 초승달, 고대이집트 사물 등 전통 문양이 새겨진 강렬한 색상의 더치 왁스 직물은 아프리카가 독립을 성취하였던 1960년대에 아프리카인들에게 자존심과 독립심을 표출하기 위한 도구였고, 이후 150년 동안 아프리카 특유의 토착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 19세기초 네덜란드 무역상들이 식민지인 인도네시아에 수출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식민지개척자들이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의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토착적인 것과 식민지화하기 위한 문화적 기호를 섞어 생산한 패턴이었다.


196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쇼니바레는, 지금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예술디자인 컬리지인 런던 바이엄 쇼 아트 컬리지를 거쳐 1991년에 골드스미스 컬리지를 졸업했다. 그의 작품은 1999년 찰스 사치가 yBas의 출현을 알린 미국 브루클린뮤지엄에서의 전시 <Sensation: Young briti sh artists from the Saatchi collecion>에서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이후2001년 제49회 베니스 비엔날레, 2002년 제11회 카셀 도큐멘타 등 대규모 국제행사에 초대되었으며, 2004년에는 미술상 ‘터너프라이즈’의 후보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www.yinkashonibarembe.com

 

 

no.048  September 2010

엑토르 폴레오 Hector Poleo


엑토르 폴레오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초현실주의적 상징성을 구사한 작가다. 대표작인 <쇠락(Decline>은 제2차 세계대전 즈음 완성된 작품으로 전후의 비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파란 하늘 아래 넓게 펼쳐진 평원은 언뜻 평화롭게 보이지만, 커다란 두상이 드리운 그늘 속의 공동묘지는 전쟁이 초래한 피폐한 결과를 드러내고 있다. 작은 도끼가 꽂혀 있는 텅 빈 헬멧과 눈속에 박혀 있는 지폐, 그리고 가면을 쓴 얼굴은 가느다란 끈과 여러 개의 막대에 의존하여 겨우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부서지고 깨어진 머리는 어떠한 감정이나 의지도 표출할 수 없음을 표현하여 인간 이성의 상실과 공허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 극사실적으로 묘사된 여러 사물들이 이루어내는 초현실적인 조합은 1944년 뉴욕 체류 기간 살바도르 달리에게서 받은영향으로 보인다. 또 다른 대표작인 <위원들>에는 화면 중심부를 가득 채우는 세 사람의 뒷모습이 등장한다. 높은 지대에서마을을 내려다보는 이 주인공들은, 그곳을 지배하는 이들로 은밀하게 논의하는 모습을 통해 독재 정권, 그리고 국민 탄압이라는 사회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엑토르 폴레오는 자신의 작품에서 사회주의 리얼리즘 성향을 보이며, 사회에 대한 비판과 반성을 촉구한다.

 

 

no.049  October  2010

나탈리 샤우 Natalie Shau


사진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나탈리 샤우의 작품은 섬세하며 강렬하다. 작가는 비현실적이고 독특한 여성들의 이미지를아름답게 창조한다. 작품을 이루는 주요 소재들은 고딕 호러 소설이나 종교적 이미지나 동화 속 삽화를 비롯한 도스토옙스키(Fyodor Dostoevsky)와 니콜라이 고골(Nikolai Gogol)과 같은 러시아 고전문학, 그리고 현대작가들에게서 작품의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사진과 디지털 페인팅, 3D 요소가 결합된 작품은 매혹적이면서도  괴상한 작가만의 아우라를 뿜어낸다.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의상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인 에이코 이시오카(Eiko Ishioka), 일러스트레이터 트레버 브라운(Trevor Brown)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작가는, 개인 작업 외에도 많은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레이션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패션 디자이너와 작가들과도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주얼리 작가인 리디아 코오테(Lydia Cour teille)의 광고에 나탈리 샤우의 일러스트가 사용되며 화제가 되었다. 다재다능이라는 수식에 걸맞게, 음악가와 연극과 패션 잡지, 광고 사진작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카멜 우알리(Kamel Ouali)의 3D영화 <Dracula>의 아트디렉터로도 근무했다고 한다. 최근 나탈리 샤우는 작가인 토냐 헐리(Tonya Hurley)의 책 「The Blessed」의 커버 디자인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독일의「Zillo」, 미국 「New York Arts」, 「Refused」, 프랑스 「Vogue」, 「Gazette de l’Hotel Drouor」등 세계 곳곳에서 소개됐다. www.natalieshau.carbonmade.com

 

 

no.050 November 2010

황나현 Hwang NaHyun


작가 황나현의 작품 모티브는 꽃과 얼룩말이다. 자연을 찬란하고, 그리고 위대하게 바라보는 작가는, 자연의 일부이기도 하면서 그 자체가 자연인 얼룩말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얼룩말과 더불어 갖가지 꽃들로 장식된 화려한 색채와 조형성을 연출하고, 여기에 선한 얼룩말들이 무한한 생명성을 드러낸다. 자연의 생명력을 연출하며, 그것의 장엄함과 무한함, 화려함, 다양성 등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듯하다. 원색으로 화려하고 풍성해진 화면들은 현대인들의 메마른 정신에 시원한 바람을 주입한다. 얼룩말이 뛰노는 맑고 깨끗한 세계는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야 할 자연의 본래의 모습을 강조하고, 잃어버린 우리의 오래된시간의 복귀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작가는 작품의 이러한 화면들을 통해 메마른 감성의 현대인들에게 환기할 무엇을 주입한다. 그리고 인간이 가진 감정의 깊고 낮은 경계에서의 모습들을 가시화 시킨다. 


인간의 욕심에 의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구조와 관계가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더욱 강하게 그들의 피폐해진 정신을 위로 받고자 자연을 갈망한다. 이는 단순히 자연이 갖는 안식처로써의 편안함과 여유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인간 본연의 바탕이 바로 자연이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원초적 회귀본능에 의한 이끌림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작가 황나현은 경원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했다. 2004년 희망갤러리에서 개인전 <갑자기>를 개최한 후 갤러리이즈, 한원미술관, 나무그늘, 갤러리고동에서 다섯 차례 전시를 선보였다.  

 



*표지 작가 100 ②에서 내용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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