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뒤를 이어 국내 비디오 아트 선두에 있었던 작가 박현기. 그의 작업을 총망라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박현기는 1970년대 말부터 영상 매체를 작품에 활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한 작가다. 1942년 일본의 한국인 가정에서 태어나 1945년 해방 후 대구로 넘어온 그는 1970년 대 초 건축 인테리어 사업을 하며 모은 돈으로 모니터와 카메라를 구매했고, 그 후 이를 활용한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그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박현기는 이후 비디오라는 당시로서는 익숙하지 않았던 새로운 매체를 작품에 끌어오면서도, 동양 사상을 바탕에 둔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했다. 그의 작품은 동양과 서양, 정적임과 동적임, 성스러움과 세속 등 이러한 극단의 것들을 대비시켜 서로 갈등하면서도 공존하게 하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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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기 개인전> 설치전경 1993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은 박현기 아카이브 20,000여 점을 기증받았고, 이를 2년 동안 정리해 이번 전시에서 공개했다. 무려 1,000여 점에 이르는 아카이브와 작품이 대규모 전시공간을 가득 채웠다. 출품작으로는 1978년 서울화랑에서 열린 박현기의 첫 개인전 출품작인 <무제>(1978)와, 박현기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비디오 돌탑 작품 <무제>(1980), 2000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그의 유작을 포함해 일본, 프랑스, 대만 등에서 선보였던 그의 설치, 영상, 사운드 작품들이 총출동했다. 그가 학창 시절에 작성한 메모부터 임종 직전의 스케치까지 35년 생애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지난 1월 27일에 문을 열었고, 오는 5월 25일까지 계속된다.
· 문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02-2188-6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