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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04, May 2015

한국화의 경계, 한국화의 확장

2015.4.1 – 2015.4.30 문화역서울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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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선영 문화예술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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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의 확장과 공감 



사실 그 누구도 한국화의 실체를 잘 모르는지 모른다. 대중은 한국화에 대한 깊은 관심이 없고, 다만 단순히 우리나라의 그림이겠거니 생각한다. 필자 역시 그렇다. 지금까지 봐왔던 산수화나 사군자그림과 같은 수묵화와 한국화가 지니는 차이점이 크게 있을까 싶었다. 그러던 차에, 다뤄야할 전시의 주제가 한국화의 확장이라니. 그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말이 오히려 더 불편하게 다가왔다. ‘억지를 부리는 것이나 설득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은 마음에서였다. 물론, 한편으론 한국화라 내세우는 작품들이 무엇일지 궁금증이 앞서기도 했다.  

 

전시에 참여한 한 작가는 재료나 대상보다 작품 속에 무엇을 담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 어쩌면 이 말이 전시의 시작점이었을는지 모르겠다. 특히 한국화는 때로 너무 쉽게 재료와 대상으로 규정되곤 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작업을 함에 있어 장르를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이 아닐 터인데, 때로 작가들의 정체성은 타인에 의해 정해진다. 작가들의 입장에선 조금은 억울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생각의 끝에 어쩌면 이 전시가 한국화 화가들의 정체성을 스스로 찾는 계기가 될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러한 점에서 전시는 한국화가 무엇인지를 규정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한국미술계 전체가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전시였다. 그러고 보니, 예술은 스스로의 본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 경계를 찾고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외연을 확장하고 내포의 깊이를 더해왔던 것 같다.  





 서정태 <푸른초상> 2011 

장지에 채색 160×160cm -

 



전시에는 곽훈, 구본창, 김선두, 김선형, 김승영, 김종학, 김태호, 김호득, 나점수, 박병춘, 서정태, 송수련, 오숙환, 오태학, 우종택, 유근택, 이강소, 이재삼, 이종구, 이철주, 임택, 장상의, 정경화, 정현, 조환, 차기율, 함섭, 홍순주, 홍지윤. 내로라하는 작가 총 29명이 참여했다. 우리가 흔히 한국 화단의 거장이라고 여겨온 이들 뿐 아니라 서양화, 사진, 설치미술 등 장르와 재료의 경계를 넘어 한국의 정체성이나 한국인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되짚어 보고 한국화의 경계와 확장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가들도 대거 포함됐다. 하여 장지와 먹, 나무 조형물 같이 한국화를 연상케 하는 재료를 사용한 작품들도 많았지만 금속이나 공기가 들어간 입간판 등을 사용해 이질적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들도 꽤 많았다. 작가들이 다룬 대상들 역시 그러했다. 익숙한 것들도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추상적인 작품들도 있었다. 예상보다 다양한 재료들과 생각의 표현들이 한국화의 연장선을 이루고 있었다. 각각으로 보면 전혀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작품들이 전시의 기획의도를 따라 한 무리를 이뤄 한국화의 현재를 제시하고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개인적으로는 서정태의 푸른 초상 시리즈가 단연 마음에 남았다. 장지에 채색으로 이뤄진 이 작품군은 김동인의 소설 『감자』를 연상시키는 작품은 삶의 저변에 깔린 한국의 정서를 통한 깊은 공감을 선사했다. 이 작품 외 전시의 다수의 작품들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자극시켰다. 공감대는 전시 공간인 문화역서울284로도 이어졌다. 역사가 켜켜이 묻어있는 이 공간이 오래된 건물로만 남지 않고 문화공간으로서 작동하려하는 작금의 여러 시도들은 어쩌면 한국화가 지금의 사람들과 호흡하려 하는 시도들과 꽤 많이 닮아있었다. 전시 내내 한국화가 무엇이고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이것을 어떤 식으로 확장하겠다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 실마리만을 받았을 뿐 답은 오히려 본 사람의 몫으로 남는 전시였다. 그러나 모두가 공감할 답을 내주지는 않으면서도 예술과 한국화에 대한 질문을 가슴에 아로새긴 전시였다. 그리고 이 새로운 질문들이 한국화를 그리고 미술계의 경계를 확장시키리라 믿는다.  


 

우종택 <시원(始原)의 기억> 2015 소나무에 혼합 700×500×1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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