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의 빨간 책방 카페에서 지난달 8일부터 오는 6일까지 장유정의 개인전 <천년 묵은 먼지>가 열린다. 지난해 촬영한 작가의 동명 작품집에 실린 원화를 공개하며, 실제와 가상의 세계에 대한 성찰을 통해 기억과 인식의 불확실성에 대해 일관적으로 작업해온 그가 사진을 통해 시대와 역사기록의 객관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총 12점의 사진과 원화를 포함한 전시와 사진집은 사진, 회화, 출판을 포괄하며 경계를 넘나든다. 사진 작품집 『천년 묵은 먼지』는 ‘지리산프로젝트 2015’ 주최 <우주산책>전 출품작으로, 통일신라, 고려, 조선, 근대시대의 흙을 걷어내는 발굴과정에서 수천 년간 축적된 먼지를 흡입하며 사진 촬영을 진행한 작가의 경험이 담긴 한 편의 시각보고서다. 작품집은 1,200년 역사의 지리산 실상사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3가지 시선에 관한 이야기다.
장유정 작
장유정은 역사적 장소에 대한 각기 다른 입장이 어떠한 차이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탐구한다. 이를 위해 실상사를 연구하는 고고학자, 예술로 바라보는 작가 본인, 삶의 터전으로 여기는 스님과 지역민의 다양한 관점으로 실상사를 재구성한다. 세 집단의 다른 시선을 담아낸 장유정의 사진은 같은 사건과 현장을 동시에 체험하더라도, 누구나 각자의 상황에 따라 해석하는 방향이 달라 결국 재구성된다는 것을 표현해, ‘누가’, ‘어떠한 시선’으로 찍었는가에 대한 설명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적 통념을 고발한다. 장유정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조소와 미술사학을 공부한 후,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Goldsmiths College)에서 순수미술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갤러리 스케이프, 경기도미술관, 영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부산시립미술관, 갤러리조선, 테이크아웃 드로잉, 한미사진미술관, 두산갤러리 등에서 열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시립미술관, 대림미술관, 골드스미스 대학 컬렉션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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