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미술을 집중 조명하는 ‘한국화 소장품 특별전’시리즈 제2부가 막이 오른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화 분야 진흥과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90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한국 격동의 근현대사와 맞물려 어떻게 한국미술이 전개되었는지 그 양상뿐만 아니라, 서양문물이 유입되었던 근대 시기, 전통을 고수하거나 서양화법을 받아들여 변화를 모색하는 등 각양각색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전시명 ‘그림을 읽다(독화)’는, 그림을 단순히 시각적으로 감상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뜻을 음미하며 감상하자는 의미다. 당시 화가들은 자연과 인간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리거나, 사물에 빗대 자신의 뜻을 은유적으로 나타내어 당시 시대상과 정서를 표현했다.
채용신 <십장생도(十長生圖)>
1920년대 비단에 수묵담채 80×310cm
따라서 전시는 ‘자연’, ‘사람’, ‘사물’을 담아낸 그림 안에 있는 우리만의 미감과 정서를 재해석해 그것이 오늘날 어떤 맥락으로 이해되는지 살펴보고, 한국만이 가진 정신을 회화에서 깨닫는 자리를 마련한다. 조선말 전통회화를 근대 화단으로 이끄는데 중심에 있던 안중식, 조석진 이후 근대 한국화가 박래현, 변관식, 이상범 등 50여 명의 산수화, 인물화, 화조·동물화 등 100여 점의 작품을 통해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다. ‘한국화’를 주제로 내세우는 이번 프로젝트는 대중들의 한국화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하고 담론을 형성해 한국화의 발전 가능성 및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이라 기대된다. 전시에서 한국화를 이해할 수 있음과 동시에 격동의 근대사를 담고 있는 엄선된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들을 만나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