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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11, Dec 2015

SEXUALITY

2015.11.15 – 2015.11.27 갤러리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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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솔 예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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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내용의 공적 대화 



요즘 주로 사적이라고 여겨지는 성생활(sexuality)이 공적 공간에서 심심찮게 이야기 된다. 동성애자의 성생활 인정 문제는 물론 여성 중심의 성생활을 재고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성을 즐기는 주체가 주로 남성으로 설정되던 예전과는 달리 여성들이 당당히 그 주체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 출간된 책 『이기적 섹스』라든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섹스토이샵 등이 그렇다. ‘여자가 어떻게로 문장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지금, 성별에 따른 이중 잣대를 없앨 것, 타인의 성생활을 함부로 재단하고 평가하지 말 것, 이것들이 최근 움직임의 공통적인 주장 같다. 이 연장선 위에 이번 전시 가 있다. 기획 글은 성 노동자의 성생활이 어째서 사회적으로 가장 낮은 층위의 성으로 취급받아야 하는지 의문을 품고, 그러한 위계로 그들을 혐오하고 낙인찍는 통념을 해체하고자 한다. 기획자 오경미는 성을 사적 공간에 가두어 사유화하거나 성역화하지 않고 개방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을 전시 전반 작업의 목표로 설정했다고 전한다. 


기획의 목표는 전시장 곳곳 벽에 글귀로 적혀있는 아콩의 나의섹슈얼리티 연작으로 확실해진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것처럼 몸을 파는 것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묻거나, 원조교제를 제안 받았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정답을 유보한다. 그러나 작가가 현실에서 내놓은 대답은 모두 아니오였다. 왜 문제가 없는지 설명하지 못했, 후한 값을 받는 원조교제도 거절했다. 그렇게 이야기는 전시의 공적 논의에 포함되지 못하고 사적인 고백으로 그쳤다. 짧은 동성애를 뒤로하고 이성친구가 생기자 안도감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통념의 확인에 지나지 않았다이런 고백의 시도로 용기를 보여준 작품이 더 있다. 조경미는 자신의 신체 부위를 촬영하여 전시장 벽에 흩뿌려 영사한다. 자신의 몸을 공의 영역으로 옮겨오려는 노력으로 이해됐다. 신체 일부의 표피를 과장되게 확대하여 어떤 부분인지 정체를 쉽게 파악할 수 없게 하면서, (주로 남성의) 관음이 지니는 권력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의도가 전달됐다. 





 강민주

 <나는 나를 사랑하는 꿈을 꾼다 사랑은 왜 불안한가>

 2015 싱글채널영상 가변크기





강민주는 <작품이 되는 방>에서 관객이 자신의 아랫도리를 다른 관람객에게 보일 수 있는 방을 만드는 무리한 작품을 설치했고, <나는 나를 사랑하는 꿈을 꾼다 사랑은 왜 불안한가>에서는 옆으로 누운 여성의 영상과 마주 누울 수 있는 침대도 설치했다. 침대가 정말 사용되기를 바랐다기보다는 훤히 드러나는 가림막 뒤에서 감히 당신은 당신이 성적 자극을 느끼는 순간을 전시장 안의 모든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감히 그럴 용기가 있더라도 침대는 너무 (깨끗하고) 하얗고 작아서 섣불리 드러눕기 어려울 것 같았다. 성생활을 사적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개별 사건을 들여다볼 때 사회적 관념이나 통계보다는 개인의 차원에서 들여다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합의하에 이루어진 난교를 쉽게 처벌할 수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간통죄가 폐지된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 


물론 배꼽 아래에는 인격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짐승도 아니고, 그럴 리는 없다. , 성 노동자들이 처한 입장과 견해 또한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어떤 말로 이를 비난하든 자의로 성 노동을 선택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있다는 주장은 자/타의의 구분조차 어렵게 하지만 말이다. 예술 전시에서 사회에 정답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성생활의 위계화와 이에 따른 배제의 논리가 문제이고 이것을 해체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어떤 차원에서 가능한지 고민이 필요하다. 단지 사적인 감각을 공적 공간으로 떠미는 것으로 성 담론을 활발하게 만들고, 앞에 언급한 위계들을 허무는 일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각 작품에 담긴 고민은 나름의 차원에서 용감하게 작가 개인과 사회의 경계에 놓인 문제들을 드러냈지만 뚜렷한 입장을 보이는 일에는 아직도 대부분이 주저하고 있었다.   

 


이주아 <리듬1> 2015 디지털프린팅 120×5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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