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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13, Feb 2016

지금은 조각 춘추전국시대 2015 중국 타이위안 국제조각비엔날레

China

2015 Taiyuan International Sculpture Biennale
2015.12.12-2016.2.12 산시, 타이위안미술관

지난헤 12월 산시성(山西省) 타이위안(太原) 타이위안미술관(Taiyuan Art Museum)에서 '조각비엔날레'가 막을 열었다.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중앙미술학원과 중국조소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전시는 산시에서 열리는 세 번째 조각비엔날레로 앞선 두 차례는 따통에서 개최된 바 있다. 탄광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산시는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보다 예술에 대한 이해도나 관련 시설은 다소 부족하나 조각에 대한 열정 하나는 여느 도시에 뒤지지 않는다. 고대문화의 박물관이라 불리는 산시에는 한나라 시대 고대도시의 면모를 간직한 핑야오고성(平遥古城)과 중국4대 석굴 중 하나인 운강석굴(雲崗石窟)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요소들이 산시에서 조각 비엔날레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 조혜정 중국통신원

Installation view of ‘2015 Taiyuan International Sculpture Bienn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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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정 중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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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비엔날레는 The New Form이라는 주제로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흐름을 여섯 가지로 나누어 새로운 영역(New Realm), 새로운 사물(Creating of a New Thing), 새로운 접점(New Interface), 새로운 시야(New Vision), 새로운 도자 양식(New Form of Ceramic), 새로운 진나라 양식(New Jin Style)으로 분류해 선보이고 있다. 작가선정에 있어 추천과 공모방식을 동시에 진행해,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가들을 함께 만나볼 있다. 1950년대 소련에서 습득한 사회주의 사실주의 양식을 중국에 전파한 90 고령의 조각가부터 대학을 졸업한 조각가까지 세대를 아우른다. 일찍부터 개념미술을 선보여온 수이지엔궈(Sui Jianguo) 잔왕(Zhan Wang), 자신만의 사실주의 조각언어를 구축한 위판(Yu fan) 왕샤오쥔(Wang Shaojun), 도조를 가장 현대적으로 해석했다고 평가받는 리우지엔화(Liu Jianhwa), 그리고 우리에게는 사대천왕으로 익숙한 팡리쥔(Fang Lijun) 도자기를 이용한 작업을 선보였다. 이번 비엔날레는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써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며 세대와 매체, 형식 경계를 넘어서 여러 조류의 작가들을 한데 모으는 포용력을 보여주었다.







Installation view of 2015 

Taiyuan International Sculpture Biennale






국제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도록 


명색이 국제 비엔날레란 타이틀을 걸고는 294명의 작가 해외작가의 비율이 3% 미치는 중국 특유의 뻔뻔함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조각가 두명의 참여가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김선진은 국내에서도 특히 사실주의 아카데미 전통을 중시하는 동북지역에서 주로 활동한다. 그런데도 그는 한국에서부터 이어온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다소 보수적인 지역작가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한다. 보잘것없는 소재에 시선을 빼앗긴다는 작가는 주로 벽돌, 길에서 주운 등을 이용해 작업해 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쓰레기봉투라는 전혀 조각적이지 않은 재료를 가지고 인체를 재현했다. 다른 한명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한창규다. 베이징에서 활동 중인 그는 앞서 4년에 열리는 중국미술인들의 꿈이라 있는 전국미술대전에서 외국인 최초로 수상한 이력이 있다. 중국 최고권위의 전시인 만큼 수상작들이 전국을 순회하며 전시되기 때문에 공간드로잉이라 불리는 그의 조각은 이미 중국 내에서 많이 알려졌다


이번 전시는 그의 지난 행보를 지켜봐 비엔날레의 큐레이터인 탕야오의 초청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화가들은 삼차원에 대한 열망을 원근법을 통해 화폭 위에 재현하고자 했으나 그는 조각가다운 방식으로 이차원의 드로잉을 삼차원의 공간으로 해방시켰다. 금속이라는 단단한 재료를 마치 팬으로 드로잉하듯 능숙하게 다루며, 삼차원의 공간에 초서체(草書) 필력에서 느껴지는 시간성까지 더해지며 사차원의 세계를 연출해낸다. 둘을 포함한 현재 중국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몇몇 한국 작가들의 행보를 보며 중국이 이방인에게 절대 호락호락하진 않지만, 오히려 외부요소의 영향 없이 오직 실력만으로 제대로 평가받을 있는 무대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점은 이들의 성과가 일순간의 요행이 아닌 중국의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고 체득하는 등의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이뤄낸 결실이라는 것이다.







Installation view of 2015 

Taiyuan International Sculpture Biennale'






걸어온 길과 걸어갈  


아서 단토(Arthur Danto) 예술의 종말을 선언한 이래로 조각에 대한 정의와 범주는 외부로부터 끊임없는 도전을 받으며 확장되어왔다. 결과 현재는 도리어 조각의 본질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이런 탈조각, 탈경계적 성향의 작품들도 포함됐지만, 전체적으로 국제적 시야에서의 트렌디하고 핫한 유형 전시방식을 따르진 않았다. 그러나 비엔날레의 핵심은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을 끌어내는 것이지, 보이는 방식이 반드시 어떠해야 필요는 없다. 이번 전시는 도리어 다소 고루해 보이는 박물관식 카테고리의 분류방식을 따랐으며 현대조각에 ()하는 좌대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그러나 어쩌면 이러한 방식이 다양함이 공존하는 현재 중국 조각계의 현실을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는 방법인 같다. 3 만에 중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조각비엔날레로서 자리를 굳힌 것은 놀라운 성과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앞으로도 지속하기 위해선 개선되어야 점이 많이 남아있다. 국제 타이틀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앞서 지적한 것처럼 해외작가의 참여를 도모해야 하며, 그에 걸맞은 보다 국제적인 면모도 함께 갖춰나가야 한다. 또한 회차를 거듭할수록 다양함을 아우른다는 대의적 명분 외에 이상의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Installation view of 2015

Taiyuan International Sculpture Biennale






다음 비엔날레를 기대하며 


중국의 조각을 사회주의 체제유지에 이바지하는 프로파간다 미술 혹은 한물간 리얼리즘 미술의 잔재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많은 잠재력을 품고 있다. 결론적으로 타이위안 국제조각비엔날레 중국조각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다시 확인할 있는 자리였다. 특히 다양한 목소리를 억지스럽게 하나의 논리로 귀결시켜버리는 것이 아닌, 각각의 노선이 지속시켜나갈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중국조각의 밝은 미래를 예측해 있다. 동시에 오늘날 우리의 미술이 지나치게 당대성만을 요구하고 있는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혼란의 춘추전국을 장악해 통일된 권력의 위력을 보여준 병마용조각도 인상 깊지만 춘추전국의 치열함 속에서 꽃피운 제자백가의 다양한 철학은 오늘날 우리에게까지도 깊은 공명을 일으킨다.   




글쓴이 조혜정은 국민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중국 중앙미술학원에서 미술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국과 중국에서 각종 전시기획 연구에 참여, 중국 주요미술매체 ART 289, The Art Newspaper 등에 기고한바 있다. 현재 중국 칭화대학교 미술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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