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new)’과 ‘오래됨(old)’이라는 두 주제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독특한 시선을 살펴보고 싶다면 이 전시를 찾아가 보자. 동시대 디자인 속 전통과 새로움을 각각 탐구함과 동시에 둘 사이에 발생하는 관계성에서 새로운 차원의 결합, 리사이클링과 리디자인의 현주소를 살피는 자리. 그중 23가지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 의자를 만나는 것은 특히 흥미롭다. 마르텐 바스(Maarten Bass)는 플라스틱 의자 ‘모노블록(Monobloc)’ 형태를 오래된 나무로 제작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으며, 망가진 가구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COMPANY-요한 올린(Johan Olin)은 오래된 안락의자 전체를 테이프로 감싸 새로운 방식의 보존 가능성을 제시한다.
에밀리 브와랭(émilie Voirin), 제롬 넬레(Jerôme Nelet)
<Made in China> 2008 등나무
ⓒ Jyrgen Ueberschär, Germany
에밀리 브와랭(émilie Voirin)과 제롬 넬레(Jerôme Nelet)는 별 볼 일 없는 재료로 밀려난 등나무를 현 시대에 맞게 새롭게 디자인한다. 로코코의 허식을 주제로 삼은 프랑크 빌렘스(Frank Willems)는 아이러니하게도 로코코 시대에서 볼 수 없던 더욱 ‘로코코’스러운 <Plus de Madam Rubens>를 선보인다. 이 외에도 책과 책장의 역할을 뒤집어 책장이라는 가구를 위한 재료로 책을 정의하는 베르너 아이스링어(Werner Aisslinger)의 작품이 전시되며, 폴커 알부스(Volker Albus)의 <픽셀-페르시아 양탄자>는 픽셀의 크기를 선택적으로 조절해 그리드 구조가 지닌 장식적이면서도 기하학적인 특징을 드러낸다. 전시는 가구, 제품디자인, 도자기, 영상 등 총 80여 점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물질, 구조, 배치, 제작, 전통적 사용법이라는 테마 안에서 과거와 현재를 여러 관점에서 접근할 기회를 제공한다. 독일국제교류처(ifa)와 협업으로 진행되는 전시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 디자이너 등 총 50팀과 한국 작가들이 교류하는 자리로 마련돼 다국적 문화 연계의 장을 펼치기도. 지난달 28일부터 4월 17일까지.
· 문의 서울대학교 미술관 02-880-9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