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Issue 114, Mar 2016

대단한 뉴욕의 대단한 작가들

U.S.A

Greater New York
2015.10.11-2016.3.7 뉴욕, 모마 PS1

‘그레이터 뉴욕(Greater New York)’은 ‘대뉴욕’이란 뜻으로, 기존에 알고 있는 맨해튼에 브롱스, 브루클린, 퀸즈, 리치몬드를 합한 뉴욕시를 일컫는다. 또한 모마(MoMA) PS1에서 2000년부터 5년에 한 번씩 열어온 행사 이름이기도 하다. 이번으로 4회째를 맞는 행사로, 여러 큐레이터들이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선정,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다. 2015년 10월 11일부터 오는 3월 7일까지 열리며, 주로 떠오르는(emerging) 신인들을 발굴하는 게 목적이지만, 익숙한 뉴욕 대표작가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 누군가는 ‘가라앉은(submerging)’ 작가들을 조명하는 행사라 말하기도 한다. 하긴 젊은 작가든 유명 작가든 원로 작가든, 어느 작가나 지금보다 ‘더욱 떠오르고’ 싶을 것이다. 따라서 뜨는 작가를 한정짓는 영역이란 없다고 봐도 좋다. 1회 전시를 통과한 지 15년이 지난 지금, 창립 전에 소개됐던 작가들을 나열하자면 엘리자베스 페이튼(Elizabeth Peyton), 엘렌 갤러거(Ellen Gallagher), 서도호 정도? 올해는 157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전시작은 필름과 퍼포먼스를 포함해 400여점. 이번 대뉴욕은 PS1의 수장 피터 일리(Peter Eleey)가 총지휘를 맡고, 미술사가 더글라스 크림프(Douglas Crimp)와 모마의 미디어 퍼포먼스 아트 협력큐레이터 토마스 렉스(Thomas J. Lax), PS1의 어시스턴스 큐레이터 미아 락스(Mia Locks)가 함께했다. 일리는 이번 전시에 대해 크림프가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Museo Nacional Centro de Arte Reina Sofia) 전시를 위해 린 쿡(Lynne Cooke)과 함께 기획한 '혼합사용, 맨하탄: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사진과 관련한 실천들(Mixed Use, Manhattan: Photography and Related Practices 1970s to the Present )'에서 기본개념을 얻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작가의 나이나 장르, 유명세 등에 구분을 두기보단, 도시 자체에 좀더 집중해, 뉴욕이라는 도시를 다루고 있는 작가들을 심도있게 탐험했다.
● 이나연 아라리오뮤지엄 큐레이터

Park McArthur 'Welcome to PS1' 2015 Digital C-print 24.1×30.5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ESSEX STREET, New York

Share this

Save this

Written by

이나연 아라리오뮤지엄 큐레이터

Tags

뉴욕시(맨해튼)에서 커진 개념의 뉴욕 주로서의 대뉴욕은 지리적으로도 해석될 있을 아니라, 개념적으로도 확장된 논의가 가능하다. 과거 뉴욕시에 기반시설들이 몰려있고, 외곽 지역은 거의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지던 시절, 수많은 예술가들이 값싼 작업실을 찾아 바깥으로 뻗어나갔다. 그리고 점차 뉴욕시 외곽도 많은 인구를 갖게 되고, 나름의 매력을 찾게 되면서, 브루클린과 퀸즈는 자연스레 어색함 없이 도시로서의 의미를 갖는 뉴욕으로 포섭된다. 가장 최근의 흐름은 브루클린의 예술적 분위기는 상업적으로 변모한 맨하탄을 뛰어 넘을 정도다. 게다가 PS1 위치하기도 , 퀸즈지역 일대 역시 예술가지구로 떠오른 지도 한참이다. 행사가 처음으로 열린 2000년부터 일대의 인구, 특히 예술가 인구는 폭발적이랄 만큼 증가추세에 있었다


이제 오를대로 오른 부동산 탓에 많던 예술가들이 떠나는 시점까지 도래했다. 1976 공립초등학교였던 공간을 대안공간으로 꾸민 , 유명한 모마와 병합한 PS1 역사만을 살펴도 흐름이 단숨에 읽힐법도 하다. 그리고 퀸즈는 대대로 다양한 인종이 모여살기로 유명했다. 140여개의 언어가 사용된다는 지역이니, 그대로 지구촌이다. 5년에 한번 열리는 행사로서 텀이 같은 국제행사 카셀 도쿠멘타(Kassel Documenta) 떠오르는데, <그레이터 뉴욕> 뉴욕의 예술가만을 모은다는 점에선 별나게 지역적인 행사인 셈이다. 하지만,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과연 지역적이던가? 뉴욕에서 활발하다면 이미 국제적으로 잘났다 봐도 무방하다. , 두근두근 기대주들을 나열해보련다. 재미교포 3세인 미디어 아티스트 크리스틴 (Christine Sun Kim) 보게 반가웠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킴은 소리란 듣지 못하는 본인의 인생에 상관없다고 교육받았다






Lutz Bacher <Magic Mountain> 2015 

Foam modules 213.4×365.8×365.8cm 

Courtesy the artist and Greene Naftali,

 New York Photo by Pablo Enriquez






듣지 못하는 이에게 소리란 정말로 상관없는 매개였을까? 소리는 듣지 못해도 느끼고, 보고, 생각할 있는 것이라는 킴은 모든 작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소리 없이 수화통역가를 통해 테드 강의도 하고, 여러 관객들이 참여하는 역동적인 소리 설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킴이 전시에 소개한 작품은 <기술의 게임 2.0(Game of Skill 2.0)>(2015). 게임기 리모컨처럼 생긴 장치의 끝을 정교하게 실에 대고 걸음을 이어나가면 소리가 들린다. 조금이라도 방심해 끝을 실에서 놓치게 되면 소리를 듣는 포기해야 한다. 리모컨의 끝과 실과의 만남에만 의식을 집중하다보면, 게임에 몰입할때처럼 모든 잡생각이 사라진다. 기분좋은 집중의 순간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미술이 선사하는 즐거움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산만한 시대에 잊었던 집중력을 되살려 주었다는 것으로도 감동을 있는 거였다. 킴은 단순하고도 재미있는 게임으로 갤러리 하나를 모두 배정받은 행운도 누렸다. 


아자이 쿠리안(Ajay Kurian) <쾌적대(Comfort Zone) #3>(2014) 천국은 흡연가와 비흡연가를 위해 있다 부제를 갖고 있다. 알록달록한 아크릴소재의 반투명 기둥들과 함께 전자담배들이 배열을 이룬 박물관 유물처럼 유리상자 안에 담겨있다. 유리상자는 다시 검게 칠한 속에 들어있고, 유리상자 속에선 연기가 피어오른다. 몽환적이면서 화려하고, 위험하고 치명적인 정서가 흐른다. 같은 갤러리엔 만화 같은 강력한 색과 형태로 시선을 사로잡는 피터 사울(Peter Saul), 선정적인 내용의 추상화와 반구상을 통해 여성주의를 논하는 윌리암스(Sue Williams), 역시 일러스트레이션같은 표현과 선정성을 가미한 자미안 줄리아노-빌라니(Jamian Juliano-Villani) 함께 전시돼 있다. 색이나 주제 면에서 가장 강렬한 작품들을 모아놓은 방이라 할만하다. 그나저나 사울은 1934년생, 윌리암스는 1954년생이다






Henry Flynt <The SAMO  Graffiti> 1979 Color 

photograph 27.9×35.6cm Collection 

Emily Harvey Foundation, New York 





 

과연 이멀징 아티스트의 영역이란 딱히 없다는 말이 틀리진 않았다. 제임스 나레즈(James Nares) <(Pendulum)> 역시 유명한 작가의 1976년작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도록 지상 1층에서부터 지하 1층까지 연결되는 건물 벽면에 화면을 가득 보여준다. 영상은 뉴욕 로워맨하탄의 빌딩들 사이를 줄에 매달려 왔다 갔다 하는 거대한 공을 담고 있다. 작고작가의 작품도 있다. 사진작가 알빈 발트랍(Alvin Baltrop, 1948-2004) 경우,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활동하던 작가는 뉴욕 게이들이 상대를 찾기 위해 헤매던 서쪽항구를 수천 장의 필름에 담았다. 로맨스를 상징할수도 있었던 지역은 에이즈의 창궐 후엔 에이즈의 발병지처럼 여겨지면서 위험구역이 됐다. 발트랍과 동갑내기였던 넬슨 설리반(Nelson Sullivan, 1948-1989) 역시 새롭게 조명됐다. 드랙퀸이나 애완동물을 찍은 영상작업들을 제작했고, 작곡가이자 에이즈운동가였다


이스트 빌리지 펑크아트의 주역이었던 지미 드사나(Jimmy DeSana, 1950-1990) 역시 7-80년대 뉴욕을 주름잡던 인물. 흑백의 혹은 핑크, 레드빛 사진들은 구도가 굉장히 불안정해서 더욱 선정적인 느낌을 준다. 무수한 동료들처럼 에이즈 부작용으로 사망했다. 헨리 플린트(Henry Flynt) 1979년에 도시 구석구석 숨은 사인 SAMO 찾아 기록해간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 <사모 그라피티(The SAMO Graffiti)> 있다. 사모는 바스키아의 사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새년 도손(Shannon Dawson), 디아즈(Al Diaz), -미셀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멤버로 활동하던 일종의 그룹명이다. 에릭 (Eric Mack) 앗상블라주도 도시의 생활쓰레기들을 이어 붙여 뉴욕스러운 요소를 찾을만하다. 브롱스 태생인 아프리칸-아메리칸인 글렌 라이곤(Glenn Ligon) 뉴욕에서 옮겨다닌 집들에 대한 서술을 해나간 작업도 다분히 도시기록적이다. 






Gina Beavers <Local White Dorper Lamb> 

2013 Acrylic and porcelain spheres 

on canvas 40.6×40.6cm Collection Lois Plehn, New York 






PS1 가장 넓은 갤러리 공간은 뉴욕의 이슈들을 함축하고 있는 감히 대부분의 인물상을 모아 전시했다. 브롱스에 사는 현지들을 조각으로 만들어 유명한 일화를 생산해낸바 있던 에이헌(John Ahearn) 1980년대 라이프캐스트와 스튜워트 (Stewart Uoo) 마네킹, 후마 바바(Huma Bhabha) 원시적 인물형상, 리나 배너지(Rina Banerjee) 꽃을 닮기도 하고, 발이 여러 달린 벌레같기도 여성상이 모두 공간에 있다. 토니 마텔리(Tony Matelli) 피규어 점은 정교하게 만들어져 거꾸로 놓인 남성상과 여성상이다. 라울 니에베스(Raül de Nieves) <기적의 날들(Days(Ves) of Wonder)> (2007-2014) 무지개빛 캔디색깔들로 온통 휘감아 춤출듯 넘실대는 형상이다. 현란함으로 따지자면 이그나시오 곤잘레스-(Ignacio González-Lang) <쿠인즈(Kueens) 2009> 만만치 않다. 라틴아메리카의 축제 복처럼 화려한 무늬가 수놓인 빨간 가운과 가면은 다름아닌 쿠클럭스클랜 (Ku Klux Klan, a.k.a. KKK, 인종차별주의적 극우비밀조직) 그것


엘리자베스 재거(Elizabeth Jaeger) 서커스같은 자세로 섹스중인 백인남녀의 조각도 있고,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왁스와 흙으로 만든 깊은 생각에 빠진 진갈색의 누드상도 벽에 우두커니 놓여있다. 메리 베스 에델슨(Mary Beth Edelson) 유명한 조각도 덩달아 소환됐다. 검정 가터벨트를 입고 손이 여럿달린(힌두신 칼리를 암시) 마네킹은 남편의 성기를 자른 범행으로 유명한 로레나 보빗(Lorena Bobbitt) 표현한다. 벨트엔 다수의 식칼이 달려있어 위협적이다. 보빗사건은 1993 일어났고, 조각은 1994 소개돼 화제를 일으켰다. 에델슨과 같은 시기 활동한 주디스 시아(Judith Shea) 자소상도 같은 공간에 설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Sara Cwynar <Gold-NYT April 22, 

1979(Alphabet Stickers)> 2013 Chromogenic

 print mounted on Plexiglas 76.2×101.6cm Speyer Family Collection  






여전히 다룬 작가들이 많지만, 고든 마타-클락(Gordon Matta-Clark) 반드시 거론해야 한다. 전시에 포함된 다른 작가들이 그의 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시키고 있기 때문. 발트랍의 사진에 그의 작품이 들어있기도 하고, PS1 개관 전이었던 <방들(Rooms)> 포함된 있는 마타-클락의 <, 마루, (Doors, Floors, Doors)>(1976) 사진 세점도 전시돼 있다. 압권은 루이스 로울러(Louise Lawler) 갤러리 벽면을 가득 채우는 사이즈의 거대 사진인데, 작품은 마타-클락이 1974년도에 제작한 작품 <빙고(Bingo)> 모마 설치장면을 찍어 확대 출력한 것이다. 마타-클락에 대한 오마주이자 그가 활동한 시기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해서, 이번 <대뉴욕>전의 주제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 됐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뉴욕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반드시 거쳐야 요소라는게, 7-80년대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형성된 하위문화, 도시재개발, 에이즈 등일텐데, 그러다보니 당시 활동했던 작가들을 상당부분 소환해야 했다


그리고 안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업하고 정신적 지주 노릇을 했던 마타-클락을 논하는 역시 피할 없었다. 건물을 자르는 스케일 작업도 압도적이지만, 작가의 자생을 강조하며 직접 식당을 운영하기도 했던 작가다. 반미술, 반미술시장을 외치며 급진적인 작업을 그에게서 아직도 영향을 받는 작가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는 전시다. 뉴욕엔 새로운 것이 넘치지만, 새로운 새로움이 빛을 발하는 , 이전세대들이 빚어놓고 구축해놓은 오래된 새로움들의 발판 위에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새로움에게 언제나 반쯤은 고개를 돌려둬야 하고, 잊힌 새로움을 찾아내는 일이 절실하고 귀한 이유다.   




글쓴이 이나연은 홍익대 회화과에서 학사를,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서 미술비평으로 MFA 받았다. 학장은 데이빗 리바이 스트라우스였고, 논문제목은 「한국인 이주 작가들의 틈새 만들기」 였다. 특정 장소에 연관되는 사람들의 생활과 기억, 그리고 결과물에 관심이 많다. 제주, 서울, 뉴욕이 이나연이 가장 관심을 두는 특정 장소들이다. Fresh Art New York_뉴욕 지금 미술』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현재 제주에서 아라리오뮤지엄 큐레이터로 일한다.




온라인 구독 신청 후 전체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Subscribe 로그인 Log in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