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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Lee Kwang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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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으로 대상을 만지다

수면에 부서지는 햇빛을 본다. 물방울과 빛이 만나 알알이 부서지는 듯한 광경을 보고 있자면 멀리서도 손을 뻗고 싶어진다. 그러나 실제로 손을 대는 순간, 그 빛은 흩어지고 물의 촉감만 남는다. 만지는 것은 육체적 접촉을 기반으로 한 감각적 경험이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만진다는 것은 물리적인 느낌을 전제로 한다. 이처럼 ‘촉각’은 다른 감각보다도 본능적이고, 세계의 표면뿐 아니라 본질에 가 닿게 한다. 이광호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터치’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그는 '터치'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기도 했고, 관람객이 자신의 그림을 보고 ‘만져보고 싶다’고 반응하는 것을 최고의 찬사로 여긴다. 실제로 그의 스튜디오 한쪽에는 붓들이 가득하다. 물감이 뭍은 붓부터 포장도 뜯지 않은 새 붓이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해외에 나갈때마다 화방에 들러 처음 보는 붓이 있으면 꼭 구입하고, 붓끝이 뭉툭해지면 자신의 감각이 무뎌지는 것 같아 금방 바꾼다. 그가 붓에 이토록 애착을 보이는 것은 바로 대상과 작가가 만나고 교감하는 통로가 바로 붓이기 때문이다. 매혹적인 대상을 만났을 때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게 되는 것처럼, 이광호는 붓을 들고 그리기 시작한다.
● 이가진 기자 ● 사진 서지연

'그림풍경'전(2014.12.16-2015.1.25, 국제갤러리) 설치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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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시리즈가 바로 일련의 초상화 작업 ‘인터-뷰(Inter-View)’일 것이다. 1997년 류용문, 김형관과 함께 기획했던 3인 전의 아이디어를 10여 년이 지난 후 개인작업으로 발전시켰다. 97년에는 인물, 공간, 오브제를 가릴 것 없이 공통된 하나의 대상을 세 명의 작가가 같은 치수의 그림으로 그리고, 대상별로 나누어 전시했다. 여기에 더해 그들이 완성한 그림을 다양한 직업군의 관람객에게 보여준 후 그들이 이미지를 통해 무엇을 보았는지 인터뷰한 내용을 풀어 전시에 보탰다. 그들은 하나의 대상을 어떻게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지, 그림과 관객이 주고받는 시선, 그림을 어떻게 읽고 해석하는가의 문제를 다루고자 했다. 당시 추상표현주의 일색의 화단 분위기 속에서 구상 계열의 이미지는 설 자리가 많지 않았고, ‘그림을 읽고 해석한다’라는 전통적인 미술 행위에 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광호는 2006년 창동미술스튜디오에 입주하며 본인만의 초상화 시리즈를 이어가게 된다. 아르바이트 삼아 초상화를 그리며 느꼈던 심경, 현대사회에서는 왜 초상화를 그리지 않는가 하는 질문을 안고 그는 자신이 만난 사람들을 그려나갔다.

 



<Cactus No.75> 2012 캔버스에 유채 250×300cm




다만 이 작업을 위한 자신만의 원칙을 만들었다. 우선 작가가 그리고 싶은 사람을 모델로 삼았다. 아예 낯선 사람은 그리지 않고, 한 번 이상 만난 적이 있는 사람 중에서 선정했다. 이때 모델과 작가 사이에는 거래가 있을 수 없다. 모델료를 지급하지 않고, 모델은 본인 그림을 살 수 없다. 작업의 과정 자체가 작가와 모델의 관계 맺기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모델이 되기로 한 이는 작업실에 최소한 2회 방문해야 한다. 처음 만났을 때 사진을 50장 이상 찍으면서 가장 그다운 표정을 찾아낸다. 두 번째 방문에서는 비디오 촬영을 하는데, 작가는 이때 대상을 인터뷰한다. 사전에 질문이 준비되어있는 것은 아니고 주로 즉흥적인 대화를 나눈다. 어떤 사람과는 전혀 말을 하지 않은 적도 있고, 어떤 모델은 마주앉아 작가를 스케치하기도 했다. 또 하나, 모델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가벼운 소품을 요구했다. 이렇게 모은 영상과 소품을 그림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초상화라는 것이 사람에 대한 기억으로 이루어진 그림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단순히 외양이 닮았는가 여부 뿐 아니라 말투, 몸짓, 사용한 물건 같은 매개물을 통해 기억을 환기시키고 그림에 반영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Untitled 3071> 2015 캔버스에 유채 90.9×116.7cm




방법적인 면에서 이광호는 모델과의 거리를 늘 180cm로 유지했다. 전통적인 초상화의 문법을 따른 것이다. 객관적이면서도 감정이 느껴지는 가장 적절한 거리가 바로 180cm다. 그리고 크지도 작지도 않게 이 거리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캔버스 사이즈도 통일했다. 모든 그림은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원터치 방식으로 그렸다. 이를 통해 그는 이전에 구현했던 레이어가 있는 그리기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터치를 남기면서 속도감 있게 그려나가는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했다. 붓질 자체의 흥미로움을 깨달은 것이다. 


사람마다 피부, 머릿결, 옷이 모두 다르고 이것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사람마다 모두 다른 붓을 사용했다. 120명 정도의 사람을 그린 후 그가 새로 발견한 대상은 바로 선인장이다. 선인장 가시와 다양한 형태를 촉각적으로 두드러지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험 삼아 그려본 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꽃시장부터 전문 연구소까지 열심히 찾아다니며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을 그렸다. 접붙이기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를 만들 수 있는 선인장의 특성이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했다. 있는 그대로를 화폭에 옮기기도 하지만, 작가의 상상으로 소극적인 변형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선인장 가시는 물감을 바르고 마르기 전에 바늘 같은 것으로 긁어내어 그 생생함을 살렸다.  





<Francesco Mecenero Mario> 2006 캔버스에 유채 80.3×60.6cm 

<김여운2> 2006 캔버스에 유채 80.3×60.6cm 

<이윤서4> 2007 캔버스에 유채 80.3×60.6cm 




이 기법은 이광호가 새로이 심취하고 있는 풍경 연작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선인장을 그릴 때는 상대적으로 표면적인 것에 집중했다면, 숲은 공간이 갖는 깊이를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일례로 제주도의 덤불인 곶자왈을 그린 시리즈를 통해 그는 선인장에서 보여주었던 기법을 극대화했다. 이렇게 긁어내는 과정이 그가 가장 희열을 느끼며 자유로워지는 순간이다.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캔버스에 옮긴 후에 물감을 올리고, 긁어내기를 하면 이미 구획된 형태가 해체되면서, 그림의 밀도는 점점 높아진다. 


이광호의 그림이 종종 ‘극사실주의’로 분류되지만, 그를 단순히 ‘극사실주의’라는 카테고리에 넣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진을 보고 정확하게 풍경을 옮긴다고 해도, 결국 작가는 그 사실성을 깨면서 역으로 장면 속에 공간감을 부여한다. 일각에서는 그를 ‘선인장 작가’로 부르기도 한다. 작가는 그것이 자신의 시그니처 작업이라기보다는 상업적 성과가 있었던 작업이라고 냉정하게 진단한다. 소재는 바뀌었지만 이광호 작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사람을 그릴 때와 그리는 방식이나, 대상을 이해하는 방식도 같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촉각적 재현’이다. 갓 작업을 시작했을 때에는 자신의 사연, 감정, 욕구들이 반영된 이야기가 있는 그림에 심취했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언어적 요소가 제거된 순수한 회화적 언어가 있다는 생각의 전환을 맞이했다. 그림 본연의 것에 관해 고민하는 이광호는 다른 장르는 생각도 해 본 적 없는 천생 그림쟁이다. 





‘아트센트럴 홍콩 2016’ 조현화랑 부스 전시전경




그는 눈앞의 이미지에 구속되지 않는 순간을 만끽한다. 작가는 결과론적으로는 자신의 그림이 극사실적이지만, 작업의 과정을 돌아볼 때 가장 공들이는 부분은 사실적 재현이 아니라, 외려 고유의 터치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대상을 스스로의 감각으로 이해하고, 그 감각을 온전히 구현하는 것에 몰두한다. 그래서 어떤 대상을 그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어떻게 그리느냐다. 기술적인 부분은 배우거나 모방할 수 있지만, 작가만의 고유한 체취는 쉽게 따라 할 수도, 잊히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새로우면서도 설득력 있는 자신만의 터치를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존 버거(John Berger)는 “촉각의 기능이 일종의 움직임 없는, 지극히 제한된 성격의 시각과 비슷한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눈을 감고 방 안을 돌아보면 바로 이해가 가능하다. 하나의 감각을 잃거나, 무뎌지면 대신 또 다른 감각이 예민하게 발달한다고 한다. 이것은 모든 감각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광호의 그림은 시각을 사로잡으면서도 촉각을 예민하게 만든다. 하나를 둔화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감각 모두를 날카롭게 자극한다. 그의 작품이 아카데믹하면서도 동시에 관능적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말이다.   

 

 

 

이광호




작가 이광호는 196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국제갤러리, 조현화랑 개인전을 비롯해 서울대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하이트컬렉션, 성곡미술관, 런던 사치 갤러리 등에서 열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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