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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문명으로의 전환을 향한 시각적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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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Capital
debt-territoty-utopia
2016.7.2-2016.11.6 베를린, 함부르크 반호프 현대미술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수년 내에 수습이 된 듯 보였지만 그 전과 후의 세계를 확연하게 구분 짓게 만든 엄청난 사건이었다. 천문학적 규모의 자산 증발, 실직자와 자살자의 속출……. 그 파국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시 기소된 이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 전율할 그 사태의 원인과 결과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인사이드 잡(Inside Job)', 당시의 놀라운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극영화 '빅 쇼트(Big Short)', 그리고 오랜 기간 만연하였던 월(Wall)가의 탐욕을 다룬 영화들도 많았는데, 지난 7월 초 독일 베를린의 함부르크 반호프 현대미술관(Hamburger Bahnhof Museum für Gegenwart)에서 개막된 '자본(Das Kapital)' 전시에서는 2013년 제작된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의 구인(求人)을 위한 짤막한 홍보 영상 한 편이 보였다. 깔끔하고 세련되고 유능한 느낌을 주는 직원으로 분장한 청년들이 등장하여 자신들의 경험에 대하여 말하며 골드만 삭스의 빼어난 근무 여건과 사회적 효용성에 대하여 강조한다. 밝고 세련된 그 기업 세계를 과시적으로 보여주는 이 영상을 보노라면, 그토록 엄청난 금융위기의 진원 중 하나였고 19세기 이래 주요 시장 조작의 주역으로 매도되며 ‘인간의 얼굴을 한 초대형 뱀파이어 오징어’라 불린 그 실체에 관한 실마리는 도무지 찾아볼 길이 없다.
● 최효준 미술평론가

전시 오프닝 전경 사진: 최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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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일은 대로 되라지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자본론』에서 묘사한 자본가의 태도이다.1) 이는 21세기 금융자본계의 코퍼릿 사이코패스(corporate psycopath)들의 면모이기도 하다. 크리스 하먼(Chris Harman) 말대로 금융은 마약이었다. 결국, 문득 우리가 완전히 중독되었음을 깨달았다고 했는데 실은 그것을 아직도 모르는 같다. 금융적 팽창 국면에서 어마어마하게 커진 금융자본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도박판을 벌이고, 파국이 찾아오고, 그래도 대마불사(大馬不死), 시민 세금의 구제금융으로 회생한다. 2008 이후에도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들은 거의 아무 규제도 받지 않았고 볼커(Paul Adolph Volcker) 볼커룰(Volcker Rule)이라는 규제 정책이 적용되었지만 대마(大馬)들은 계속 적용 유예 받아 내었다. 위기가 언제였냐는 돌아가는 초대형 투자은행들과 금융시장의 천연덕스러움, 숨겨진 진면목에 접할 때의 전율할 현실감, 언젠가 파국적인 결과를 맞으리라는 불길한 예감, 허상과 실상의 극명한 대비감에 섬뜩해지는 것이다. 그것이 5 남짓 계속되는 영상물의 역설(逆說)이었고, 전시의 큐레이팅 방법론의 좋은 예였다.  






Dry specimen of a Hawksbill Sea Turtle(before2009) 






같은 전시물 선택 방법론 외에도,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방대하고 심오한 불멸의 저작들을 종횡무진으로 인용하는 풍성한 텍스트와 인용구, 후술하는바 다양한 실험성을 구현한 대담한 전시 방식으로 특징 지어지는 <자본(資本)> 전은, 선수과목을 이수하고 들어야 하는 고급반 같은 것에 비교될 만하다. 그렇다고 전시가 현학적이고 난삽하기만 것은 아니다. (; Debt), 영토(Territory), 이상향(Utopia) 카테고리로 나누어져 모두 125점의 전시물이 맥락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전방위로 전개되었는데, 사회경제적인 주제에 연관되어 있음에도 적당한 모호성에 얹혀져 보는 이에게 어떤 잡힌 주장의 수용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무상으로 배포된 작품 해설집의 내용과 작품을 대조하며 전시장을 돌다가 자신의 흐름을 타다 보면, 어느덧 나의 생각 자유롭게 촉발되는 것이었다. 아니라 문제들이 모여 있기 때문일 터이다. 재독작가 강진모는 말했다. 기획자의 의도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생각의 나무를 키워가자는 것으로 보인다. 나무들이 모이면 숲이 테니까. 우리 마음 안에 짙게 드리워진 2008 금융위기의 그늘 속에, 자본의 전복, 탈자본을 지향하는 전시 개념은 방대한 규모로 동서고금(東西古今) 시공을 두루 넘나든다. 상당 부분 베를린 국립박물관·미술관 시스템의 소장품으로 구성된, 세계의 미술, 음악, 영상, 공예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현대미술품, 고미술품, 고대유물, 자연사 박물 등이 두루 병치되어 있고, 실험적 방식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며, 자본이란 무엇이며 무엇이었고 무엇일 있느냐는 절박한 질문을 던진다.   






전시 도록 p.182  





6개의 분관을 산하에 베를린 국립미술관(Staatliche Museen zu Berlin) 관장 우도 키텔만(Udo Kittelmann) 도록 서문에서 전시의 실험성을 강조하였다. 오이겐 블루메(Eugen Blume) 관장은 공동기획자인 캐서린 니콜스(Catherine Nichols) 함께 자신의 은퇴고별전의 실험성에 관하여 언급하였다. 그들은 인공물(Kultur) 자연물(Natur) 체계 없이 병치시키는 , 진열장을 설치하여 () 건축을 시도한 , 전시 디자인을 대화체의 구조로 등을 실험적 방식의 예로 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실험성은 대중과 거리를 만드는 현대미술 특유의 실험성이 아니라, 심오하고 철학적인 내용을 대중적으로 소구하는 수단으로 구현된 듯하다


1시간 넘게 강의 수준의 발언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독일형 개막행사에 1,200(미술관 집계) 운집한 모습, 연일 대기자들의 줄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시의적절한 주제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많다는 , 위의 대중적 실험성으로 드러나는 전문성과 대중성의 절묘한 결합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느꼈다전시의 마지막에 부분에는 요제프 보이스(Joseph Beuys) <자본의 공간(Das Kapital Raum) 1970-1977> , 깊이, 높이 각각 7-8m 족히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작품은 원래 1980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출품되었던 것으로 국립미술관의 중요 후원자인 95세의 에리히 마르크스(Erich Marx) 새로 구입하여 작년 베를린 국립미술관에 영구대여 하였다. 올해에는 6개의 분관 하나인 함부르크 반호프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결국 새로 건립될 예정인 20세기 미술을 위한 미술관으로 옮기게 작품은, 보이스의 작품 왕관의 보석 같은 존재로 여겨지며 소장자는 작품의 취득을 나의 수집활동에 정점을 찍은 이라고 하였다. 






Andy Warhol <Advertisement> 1960 

Staatliche Museen zu Berlin, Nationalgalerie, Sammlung Marx 

 bpk / Staatliche Museen zu Berlin, Nationalgalerie im Hamburger Bahnhof, 

Sammlung Marx / Jochen Littkemann 2016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1970년대에 보이스는 자본 새롭게 정의 내렸다. 돈과 무관한 새로운 개념으로, 인간의 창조적인 잠재력을 경제학의 중심에 놓았다. 예술(藝術) 자본(資本)이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경제 요소는 인간의 능력이며, 진정한 자본(資本) 인간의 창의적이고 창조적 힘이라 것이다. 예술의 궁극은 사회를 조형하는 것이라고 믿은 보이스는 정치 생태환경, 대화 작업 자체 못지않게 중요시하였고, <자본의 공간 1970-1977> 보이스의 이러한 생각들이 응축, 시각화되어 있다. 동독 출신으로 평생 보이스에 심취하여, 동독에서의 많은 만류와 방해에도 불구하고 인정받는 보이스 전문가가 공동 큐레이터 블루메 관장이 작품을 전시의 핵심 작품으로 삼은 이유가 헤아려진다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자본주의는 종교와 같아서 인간의 우려, 고뇌, 불안을 해소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 하였다.2) 


자본은 개별 국가는 물론 세계 전체의 경제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환경 등의 모든 삶의 영역에 침투하여 그것을 지배하게 되었다.3) 블루메 관장은 전시 도록 서문에서 미키 마우스(Mickey Mouse) 만화 영화의 예를 들며 자본주의의 공포스러운 자기 증식성에 대하여 말한다. 지구적 자본주의가 어떻게 민주주의를 약화하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보이스의 흑판 하나에는 손잡이가 달린 네모난 그릇의 그림이 있다. 이것은 자본주의 엎기 상징적 도상이다. 자본의 지배를 벗어나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도록 182-183쪽에 실린 , 영토, 이상향 번째인 이상향 파트에는, 전시된 로댕(August Rodin) <생각하는 사람> 임마누엘 칸트(Emmanuel Kant) 『영구평화론』의 초판본 표지 이미지와 함께 맨부커 (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수상자인 인도 소설가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 글이 시각화 되어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할 아니라 내게 다가온다. 조용한 어느 , 나는 숨소리를 들을 있다. , 미국의 개념미술가 로버트 배리(Robert Barry) 슬라이드 이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공간적 시간적으로 무척 가까이 있는, 그러나 내게 알려지지 않은 무엇. 






Joseph Beuys <DAS KAPITAL RAUM 1970-1977>(Detail) 

1980 Staatliche Museen zu Berlin, Nationalgalerie, 

Sammlung Marx  Nationalgalerie im Hamburger Bahnhof, SMB / 

Thomas Bruns  VG Bild-Kunst, Bonn 2016  





분명 바뀌고 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한편 지구, 사회의 분야가 자본의 플랫폼 속에 속속 가두어져 가는 오늘날, 탈자본(脫資本) 결코 녹록한 과업이 아니다. 김용호가 저서 『제3 눈』에서 임박한 문명사적 대전환의 양상과 의의를 다면적으로 살폈다면4), 안병진은 저서 『미국의 주인이 바뀐다』에서 최근 사건들의 실례를 들어 전환의 실체, 의미를 밝히려 하였다. 안병진은 그의 책을 이렇게 끝맺는다.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웃으며 기적과 사건을 만들어내고 있는 미국과 세계 전환기의 혼돈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 문명사적 대전환기에서 우리는 새로운 꿈을 꾸어야 한다.5) 세계적 금융위기의 발발 이래 유럽연합(EU) 경제적 중심국가 독일에서 140 자국어로 출간된 『자본론』에 대한 관심은 대중적으로도 더욱 증대되었을 것이다. 나라가 잘해도, 못하는 타국과 무관할 없는 현실 속에서 말이다


블루메 관장은 2007 금융위기와 같은 극적 사건들이 마르크스의 철학과 이론을 다시 보편적 담론의 한가운데로 복귀하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그랬다. 그리고 2016 독일의 국립미술관에서 내용도 형식도 종래의 전시와 많이 다른 <자본> 전시가 열렸다. 내용의 방대함과 심오함 때문에 반나절씩 족히 3-4일은 생각하며 보아야 듯한 전시는, 생태적 미래 문명으로의 대전환을 향한 시각적 발제 할만하였다. 아직도 무한성장 담론에 매몰되어 있고 문명 전환기에 대한 시대  감각이 무딘 오늘 여기 우리는 어떤 비전을 품고 무엇을 해야 하나? 그것은 함께 참구(參究)하여야 화두(話頭). 한두 사람이 꾸면 꿈이지만 여럿이 꾸면 현실이 된단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각주]

1) 이케가미 아키라 /오세웅 , 『자본론을 읽어야 시간』, RHK, 2009, pp.155-156

2)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Capitalism as Religion 중의 구절을 전시도록 48쪽에 시각적 서체로 인용

3) 박홍규, 『세상을 바꾼 자본』, 도서출판 다른, 2011, p.181, p.201

4) 김용호, 『제3 눈』, 돌베게, 2011 참조

5) 안병진, 『미국의 주인이 바뀐다』 메디치, 2016, p.265


[참고문헌]

Mus.Cat. Berlin 2016, Capital: dept-territory-utopia, Eugen blume & Catherine nichols(편집)




글쓴이 최효준은 서울상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학에서 MBA과정을 밟았다. 국제적 기업의 플래닝 매니저로 근무하였고 좋아하던 미술을 일로 만들어 아트컨설턴트가 되었다. 삼성문화재단 현대미술수석연구원, 서울시립미술관 수석큐레이터/전시과장을 거쳤다. 서울대 미술사학 석사과정과 원광대 조형미술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전북도립미술관장,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장, 경기도미술관장을 역임하고 사회와 예술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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