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Review

크게 슬플 일인가요

0원
2020.6.26 - 2020.7.9 갤러리175
SHOPPING GUIDE

배송 안내

배송은 입금 확인 후 주말 공휴일 제외, 3~5 일 정도 소요됩니다. 제주도나 산간 벽지, 도서 지방은 별도 추가금액을 지불하셔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송비는 6만원 이상 무료배송, 6만원 이하일 경우 3,000원입니다.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경우

- 주문된 상품 불량/파손 및 주문 내역과 다른 상품이 오배송 되었을 경우 교환 및 반품 비용은 당사 부담입니다.

- 시판이나 전화를 통한 교환 & 반품 승인 후 하자 부분에 대한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여 택배를 이용하여 착불로 보내주세요.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

- 반품 기간(7일 이내) 경과 이후 단순 변심에 한 교환 및 반품은 불가합니다.

- 고객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포장을 개봉 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 가치가 상실된 경우,

  고객님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하여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 포장을 훼손한 경우 교환 및 반품 불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상담 혹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 교환/반품 배송비 유사항 ※
- 동봉이나 입금 확인이 안될 시 교환/반품이 지연됩니다. 반드시 주문하신 분 성함으로 입금해주시기 바랍니다.

- 반품 경우 배송비 미처리 시 예고 없이 차감 환불 될 수 있으며, 교환 경우 발송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 상품 반입 후 영업일 기준 3~4일 검수기간이 소요되며 검수가 종료된 상품은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 됩니다.

- 초기 결제된 방법으로만 환불이 가능하며, 본인 계좌가 아니면 환불은 불가합니다.(다른 명 계좌로 환불 불가)
- 포장 훼손, 사용 흔적이 있을 경우 기타 추가 비용 발생 및 재반송될 수 있습니다.


환 및 반품 주소

04554 서울시 중구 충무로 9 미르내빌딩 6 02-2274-9597 (내선1)

상품 정보
Maker Art in Post
Origin Made in Korea
정기결제
구매방법
배송주기

정기배송 할인 save

  • 결제 시 : 할인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Review 수량증가 수량감소 a (  )
TOTAL0 (0개)

할인가가 적용된 최종 결제예정금액은 주문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는 건 없다


전시장에 도달하기 위해 오르는 계단 끝머리 벽에는 하얀 A4 종이가 붙어 있다. 뭔가 하고 유심히 들여다보면 ‘크게 크게 크게’ 단 여섯 글자가 작게 적혀있다. 시작도 전에 제목의 앞머리를 계속해서 되뇌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단어를 얼핏 떼어보면 ‘커져라’는 주문인가 싶지만, 전시를 본 후에는 ‘크게 슬플 일인가요’ 그 한 문장을 내뱉기 위한 더듬거림의 연습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아주 개인적인, 때로는 감추고 싶은 슬픔의 순간들을 왜 두 명의 작가는 공유하는 걸까. 차연서와 박주영은 글과 영상, 설치, 필름 그리고 그것들의 신중한 배치를 통해서 전시장을 채운다. 이를 통해 그들의 작업이 하나의 매체에 관한 집요한 탐구라기보다 다양한 방식의 말하기를 실험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전시장에서 두 작가의 작품이 만나는 접점은 등을 기댄 채 맞붙어 있는 영상이다. 양면 스크린은 서로를 침범하지 않고 평행하게 플레이된다. 슬퍼할 일의 정량적 크기는 그 어디에도 정해져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질문하는 전시. 그와 동시에 어깨를 으쓱하며 그 크기란 어찌 됐듯 별것 아니라고, 비로소 그렇게 말할 수 있게 된 태도가 전시 전반을 흐른다. 자문자답하듯 펼쳐진 전시는 이제 존재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그만 묻고, 직접 슬픔을 마주하기 위한 판을 함께 짜본다. 그렇기에 전시는 결국 슬픔이라는 감정이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태도, 작가들의 위치 설정에 대한 의지가 된다.

스크린을 기점으로 전시장 왼편은 차연서의 작품들이 차지했다. 50분에 육박하는 영상에는 과거 미인 대회에 나갔던 이의 회고, 그리고 서로의 움직임을 거울처럼 맞춰보려는 두 여성의 움직임 등 다양한 장면이 담겼다. ‘거울-대칭-균형’이라 이름 붙인 퍼포먼스는 크게 정리되지 않은 플롯으로 관계의 연습 과정 그 자체를 보여준다. 편집을 길게 늘어뜨림으로써 일단 무엇이든 말해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시행착오적 태도는 전시장 한편에 놓인 텍스트에서도 드러난다. 

도시별로 묶인 글들은 편지와 일기 같은 작가의 개인적 기록이다. 가지런히 인쇄되어 정리된 글들은, 그러나 아직 더 수정될 부분이 남았다는 듯 종이 위에 교정되어 있다. 누군가의 죽음과 사회적 비극을 글로써 꼭꼭 씹고, 때로는 체해가며 배출해낸 결과물은 아직 완전한 제본의 형태가 아니다. 이 글은 언제든 꺼내져 다시 읽히고 편집될 영원의 기록이다. 그때가 되면 작가의 말에 나와 있듯, 과거는 비로소 현재를 도울 편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주영은 비닐봉지를 소재로 사용하면서 이를 자신의 보호 체계라고 소개한다. 영상에는 서로 다른 모양의 집이 두 채 등장한다. 가상 디지털 좌표에 그린 비닐봉지 모양의 집과 실사 이미지의 집이다. 이들은 교차하면서 실제 기억에서 멀어졌다 가까워지기를 반복한다. 뒤이어 등장하는 기억의 추적과정에서 작가는, 집에 들어가기 전 신발 위에 비닐봉지를 묶어버리거나 해가 뜨거워 선크림을 바르는 등 자신의 신체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한다. 제목인 <유약한 것들>에서 드러나듯 이 작업은 방패의 역할에 대한 의심을 품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서툴게 보호했음을 후회하거나 자책하는 태도는 아니다. 피하고 싶으면서도 끝끝내 마주한 기억 앞에서, 이를 온전히 복원할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만큼, 약할지라도 그 얇음이 방어막이 될 수 있을 정도로만 슬프게 마주하면 되는 것이다. 이 유약함에 대한 존중은 전시장에 있는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확실하게 드러난다. 

작가는 유리 조각으로 비닐봉지의 형상을 만들고 라이트 박스 위에 배치함으로써 그 속성을 변화시켰다. 어설프게 보존된 기억처럼 겉모습만이 남은 비닐봉지는 이제 뾰족하고 딱딱해져 스스로 빛을 발하고 있다. 작가들은 무언가를 전복시키지도 그렇다고 크게 가공하지도 않은 채로 사건을 마주해간다. 담담함으로부터 견고해진 전시는 슬픔을 마주하는 방식에는 확언의 형태도 정면승부도 필요 없다는 것을 말한다. 하나의 주장을 소리친다기보다 여러 순간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내는 태도는 무척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렇게 자연스레 기억의 시차를 견디다 보면 슬픔을 슬픔이라, 또는 아주 다른 감정이라 불현듯 말할 수 있게 될 테다. 


*박주영 <유약한 것들> 2019 라이트 박스 위 3개의 유리 조각 

게시물이 없습니다

WRITE LIST

More Products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