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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
Park Eun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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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서 피어난 삶

지금은 유럽 전역을 사로잡은 예술가지만 박은선에게 조각의 시작은 ‘창작’이란 행위가 주는 압도적 부담, 그 자체였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 새로 만들어야 하는 사실은 마치 거대한 벽으로 시야가 막힌 듯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답답한 것이었다. 그런 그에게 발견된 것이 바로 돌이다. 그는 살기 위해 돌을 깼고, 그러면서 숨통이 트였다. 사물이 두 조각으로 깨지는 순간 벌어진 틈 사이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그 순간 작가의 가슴이 함께 열렸다. 작가는 그 순간, 자신이 자연스레 숨 쉬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박은선에게 돌은 거짓말 하지 않는 존재이며, 그만큼 자신과 예술을 표현할 수 있는 무엇보다도 솔직한 재료다.
● 백아영 객원기자 ● 사진 작가 제공

'Colonna infinita' 2016 White and gray marble 940×230×23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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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은 단단한 돌을 다루는 조각가다. 품질 좋은 대리석 산지이자 조각의 성지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에 터전을 두고 활동하는 그이니만큼, 대리석과 화강석으로 주로 작업한다. 누구도 가공하지 않은 상태의 단단한 자연석에 균열을 내고 틈을 벌리는 독특한 방식이 그의 전매특허. 대리석을 깨트리고 다시 봉합하며 특정한 형태에 접근해 완성에 이르는 작업과정은 작가에게는 일종의 의식과도 같은 행위다. 재료를 깨트려 흠과 균열을 내는 작업은 역설적으로 작품에 활기와 숨을 불어넣는다. 돌이라는 소재가 주는 무게감과 안정감은 군데군데 벌어진 틈이 주는 불안함과 이질적으로 맞물리는데, 이러한 상반된 요소를 자연스레 하나로 이어주는 것은 다양한 형태를 조화롭게 결합한 그의 건축적 균형감각에서 기인한다.

 




<Link> 2004 

Black and yellow granite 140×225×45cm




작가는 컴퓨터를 이용해 판석을 잘라내고, 잘라낸 판색을 파괴해 두 조각을 낸다. 얇게 켠 대리석에 결을 따라 균열을 내면서 붙이는 작업은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양 자연스럽다. 돌을 갈라내고 파괴하는 행위는 그에게 숨 쉬는 행위와도 같다. 축적된 구조 중간에 남겨진 붕괴한 공백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작품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작가는 파괴한 돌을 쌓아가고 붙인 다음 표면을 깎아나가며 작품을 완성하는데, 단단한 돌과 벌어진 틈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감은 움직임의 수축과 팽창을 표현한다. 


그는 작품을 통해 절대적인 형태를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파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파열로 생겨난 틈새와 열상은 안에서 파고드는 상처의 의미심장한 연속성을 뜻한다. 사회에서 경험하는 박탈감과 불안정의 감정을 제시하고 세상은 인간적이고 완벽함을 추구하지만, 본질에서는 덧없는 속성을 지니며 탈출을 열망하는 본질에 있어 돌이라는 자연 소재의 결함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 박은선의 작품은 단단한 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표현을 지니는데, 매끄러운 표면은 사랑을, 갈라지고 파열된 틈은 증오와 슬픔을 의미한다. 보통 돌이라고 하면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런 돌의 특성과는 상반되는 박은선 조각이 뿜어내는 부드러운 성질은 매끄럽게 다듬은 표면뿐 아니라 형태에서도 드러난다. 





<Generazione > 2016 

Yellow and white granite 310×188×210cm  




작품은 대부분 원, 구, 사각형, 기둥 등 간결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단순한 형태에서 발생하는 명쾌함으로 인간 본능의 순수함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는 이렇게 간결한 형태로 만든 대리석을 모아 색다른 형태를 만들어낸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이렇게 합친 점과 선이 완성해내는 기둥과 공간은 어딘가로 끊임없이 향하고 있는 형상을 연출하며 무한한 여백을 낳는다. 곡선과 직선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낸 여백은 무한한 상상의 여지를 남기고, 여백과 곡선의 탄생은 그의 단단한 돌조각에 동양적인 곡선미와 인상을 담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연속적 돌기둥을 가장 잘 발현한 사례가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선보인 작품 <무한 기둥 확장(Colonna infinita accrescimento)>이다. <피렌체의 박은선(Park Eun Sun a Firenze)>전 출품작으로 흰색과 회색 대리석을 교차하며 창공을 향해 쌓아 올린 13m 기둥은 어린이가 장난감을 쌓아나가는 모습에서 출발한다. 


무엇이든 쌓아 올리기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그는 반복적인 연속성을 발견한 듯하다. 장중한 돌을 얹어 무한으로 공간을 확장하며 인간의 욕망, 꿈, 희망, 미래를 드러내고, 공간을 확장하며 이런 감정을 바깥 세계로 뻗어가도록 하는 시도다. 작가는 이렇게 건축적으로 얹어나간 절제된 기하학 조각의 새로운 조형 양식을 통해 관람객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새로운 조형 양식의 현대적 조각은 유서 깊은 유럽 광장에 등장해 이질적이면서도 조화롭게 녹아든다. 또한, 이탈리아 피사 국제공항인 갈릴레이 공항에서 2015년부터 올해까지 2년에 걸쳐 전시하고 있는 작품 또한 그가 추구한 다양한 방식을 집약해 보여준다. 





<Two sphere> 2013 

Green and black granite 115×265×120cm





다른 색조를 지닌 기하학적 입방체, 완벽한 구, 원통, 고리를 축적해 완성한 구조물로, 하늘을 향해 치솟는 구불구불한 기둥, 구체를 얹어 아슬아슬하게 세운 마름모,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원과 사각형 등 형태가 다채롭다. 부드러움 속에 강렬한 에너지를 담은 이 조각들은 하늘을 향해 증식하고 시간과 자신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열망을 나타낸다. 같은 단위를 축적하고 반복해 고유 형태를 형성하며 완성한 설치물은 형상의 증식과 번식을 통해 태어난 새로운 생명을 상징한다. 한편, 이처럼 재료와 방식, 형태로 자신만의 뚜렷한 특성을 지닌 그의 작품에서 색상을 빼놓을 수 없다. 


톤 다운된 두 가지 색의 돌을 교차하고 집적하는 방식이 인상적인데, 그는 두 가지 빛깔의 돌을 번갈아 켜켜이 쌓아 다양한 감각을 추가하고 기하학 형태를 만든다. 서로 다른 색과 선은 확장하는 공간을 표현하기도 하고, 동시에 작가이면서 인간으로 살아가는 그의 내면에서 발견한 두 가지의 인격을 뜻하기도 한다. 이는 그가 처음 돌을 잡은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은선은 25년 전 이탈리아로 건너가 매일같이 작업장에서 작업에 열중했다. 하루에 13시간이 넘게 돌과 전쟁하며 작업한 것으로도 모자라 집에 돌아오면 다시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드로잉했다. 꿈에서조차 작업에 열중하던 어느 날, 무엇을 위해 이렇게 하루를 전쟁처럼 지내고 있는지 자문했다. 작품에 드러낸 두 가지 색채의 반복은 이처럼 인간으로서 삶과 작가로서 삶을 오가는 작가 자신의 이중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ACCRESCIMENTO COLONNA INFINITA-> 2014

 Black and light green granite 700×190×190cm




작가가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혼자 사는 동안 생겨난 버릇이 있다. 매일 자신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인데,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며 밤을 새우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한다. 한국인이라는 사실만 제외하고는 자신의 존재가 매일 바뀌는 경험을 한 그는 이렇게 쌓인 시간과 일상, 내면을 들여다보며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 그 모든 시간이 곧 작품의 아이디어가 된다. 이처럼 박은선의 작업을 아우르는 근본적 주제는 바로 삶이다. 한국과 이탈리아라는 다양한 문화적 전통에서 진화해 그만의 독특한 형태를 형성했고, 유기적인 추상을 통해 삶을 상징하는 본질적인 형태를 구축했다. 고향인 한국을 떠나 이탈리아에서 이방인으로 갇혀 지내다시피 하는 동안, 돌을 부수고 파괴하며 숨통을 트이듯 작업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파편이 날아가듯 만들어진 공간의 확장, 확장하는 형상에 담은 꿈과 희망 등 박은선의 작품은 곧 그의 삶을 대변한다. 앞서 언급했듯 표면은 정교하고 세밀하게 표현하면서도 파괴하는 행위로 완성한 작품은 유럽에서 치열했던 그의 삶을 작업에 그대로 담아낸다.  


최근 작가는 그동안 추구한 원, 사각, 기둥 등 단순하고 단단함을 강조하며 절대적인 형식 속 세밀함을 추구한 표현법에서 나아가 곡선에 더욱 중점을 두고 부드러움을 적극 드러내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곡선의 활용은 이전 작업에서도 나타난 요소지만, 대리석의 우아하고 장식적인 질감을 도입해 선의 우아함을 표현하고 조화를 이뤄내는 단계를 한 단계 넘어서고자 하는 노력이다. 박은선은 올해 벨기에, 이탈리아 파도바, 피에트라산타 등에서 열리는 야외 조각전에 출품할 작품에 매진하고 있다. 갤러리에서 열릴 전시도 앞두고 있다. 자신과 싸우며 끊임없이 활동에 매진해 온 그에게 올해 역시 예외일 리 없다.  


 


박은선




작가 박은선은 1965년생으로 경희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이탈리아 카라라 예술 국립아카데미를 졸업했다. 2015년 제9회 세계한인의 날 국민훈장 석류장, 2009년 제21회 선 미술상을 받았으며 독일, 룩셈부르크,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서 열린 다양한 초대전, 조각전,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성역화 유적지 조각공원, 태조산 조각공원, 한강 여주보, 수원 월드컵경기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으며, 이탈리아 밀라노, 피에트라산타, 베로나, 피사, 미국 마이애미, 스위스 취리히에서도 그의 야외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세계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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