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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게 뻗은 하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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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men Herrera:Lines of Sight
2016.9.16-2017.1.9 뉴욕, 휘트니 미술관

동시대 미술의 격전지인 뉴욕, 그 중심부에 입성하기 위해선 과연 얼마의 실력과 운, 노력 등이 따라야 하는지 묻곤 한다. 누군가 정확한 답을 안다면 요령을 피우는 게 빠르겠다 싶을 만큼 수많은 전시, 그보다 많은 작가 틈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데 이런 잔꾀를 부끄럽게 만드는 작가가 있다. 89세가 되기까지 작품 한 점 팔아본 적 없고, 101세에 이르러서야 뉴욕의 주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마련한 카르멘 에레라(Carmen Herrera)는 매일 아침 꾸준히 그림을 그려왔고, 그리고 있고, 살아있는 한 아마도 계속 그릴 것이 분명한, 그런 인물이다.
● 이가진 기자 ● 사진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제공

Installation view of 'Carmen Herrera: Lines of Sight' at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September 16, 2016-January 2, 2017) Photo Ronald Amstutz Left to right: Horizontal, 1965 (E. 2015.0617); Rondo, 1958 (E.2015.0615); A City, 1948 (E.2015.0600); Untitled, 1949 (E.2015.0608); Shocking Pink, 1949 (E.2015.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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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100 years show>는 에레라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영상에서 초로의 작가는 자를 대고 연필로 곧게 선을 그리며 “왜라고 설명할 순 없지만, 나는 계속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끈기 혹은 지속이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지난한 삶의 고행이었을 것이란 짐작은 곤란하다. 이 작가는 더없이 경쾌하고, 유쾌하고, 담백하기 그지없으니 말이다. 아마도 그런 담담함이 맨해튼의 풍광이 내려다보이는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의 8층에서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개인전 <Carmen Herrera: Lines of Sight>를 꾸린 힘이 된 것은 아닐까. 


전시는 1948년부터 1978년, 에레라가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기하학적 추상을 한창 발전시키던 시기를 중심으로 총 50여 점의 회화와 조각 작품을 선보였다. 곧게 뻗은 선들이 만들어내는 날카로운 구성, 2-3가지 정도의 색만 사용해 구현하는 절제된 화면은 에레라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공통점이다. 젊은 날 아바나, 파리, 뉴욕을 오가며 세계를 누볐던 그는 다양한 사조, 여러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론을 다듬어 나갔다. 1939년 아바나에서 뉴욕으로 이주한 에레라는 미술 수업에서 기초적인 회화 작법을 배웠고, 전쟁(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3년 뒤인1948년 파리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추상주의와 접촉했다. 






<Wednesday> 1978 Acrylic on canvas

 66×42in.(167.6×106.7cm) Museum Pfalzgalerie Kaiserslautern, 

Germany  Carmen Herrera

 




‘새로운 현실을 위한 살롱’이란 의미의 살롱 데 헤알리떼 누벨(Salon des Réalités Nouvelles)은 다양한 추상 표현을 추구하던 국제적인 작가 그룹이었다. 그들은 구축주의, 바우하우스(Bauhaus), 데 스틸(De Stijl)같은 선배 세대의 작법을 디딤돌 삼아 급진적인 비구상적 추상에 관심을 보였다. 이 그룹에 합류하면서 에레라 역시 구상성의흔적을 떨치고, 극도의 추상에 다다르기 위한 방식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특히 드로잉과 테이프를 활용한 연습은 아크릴릭을 활용한그림에도 큰 도움을 줬다. 한 치의 오차 없는 정확한 선, 평면의 분할로 구성된 그의 그림은 더 이상 이 세상을 투영하지도, 하나의오브제를 묘사하지도 않았다. 


색, 형태, 배경 등 모든 면에서 부수적이라 여기는 것을 걷어내고, 오로지 핵심 혹은 정수만을 그릴 것을추구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엘즈워드 켈리(Ellsworth Kelly)도 파리에서 공부하며 추상성을 탐구했고,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 역시 미니멀리즘의 효시가 된 ‘블랙 페인팅(black painting)’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켈리와 스텔라가 이미 주류 미술사에 ‘선구자’로이름을 올린 작가들인데 반해, 에레라의 이름은 이토록 오랜 세월 철저하게 묻혀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아이러니하다. 작가가 유럽에서 뉴욕으로 돌아온 것은 1954년의 일이다. 미국에는 여전히 추상 표현주의가 득세하던 때였다. 하지만 그는 시류에편승하는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지금이야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이 ‘제3세계’로 뭉뚱그려지며 일종의 이국적인 가능성을상징하는 등 미술계의 관심을 받지만, 당시는 유럽과 미국만이 현대미술의 ‘정규 리그’로 취급되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Green and Orange> 1958 Acrylic 

on canvas 60×72 in.(152.4×182.9cm) 

Collection of Paul and Trudy Cejas  Carmen Herrera






그런데 쿠바이민자, 게다가 여성이라는 주변인이 그 정규 리그에 편입될 길은 요원했다. 전시를 기획한 다나 밀러(Dana Miller)가 지적한 것처럼, 에레라가 당대의 작가들과 어깨를 겨눌만한 작업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전속 갤러리는 둘째 치고 전시 기회를 얻거나 평론계의 관심을받는 일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다만 친구였던 동료 작가 레옹 폴크 스미스(Leon Polk Smith), 바넷 뉴먼(Barnett Newman) 등의응원을 받으며 조그만 아파트에서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와중 1959년은 에레라의 가장 중요한 작품들로여겨지는 ‘Blanco y Verde’ 시리즈가 시작되는 해다. 작가는 무려 12년 동안 이 시리즈에 천착했다. 


이 작품들은 흰색과 초록색으로구성한 직사각형 회화 작업으로, 삼각형의 쐐기 모양이 화면을 여러 방식으로 분할한다. 때로 이 삼각형은 선처럼 보이도록 납작하게그려지기도 하고, 둘 셋이 만나 완전히 다른 변주를 빚어내기도 한다. 이러한 구성은 작품이 평면이 아니라 마치 하나의 부조처럼보이게도 하는데, 작가는 관람객이 한 작품을 볼 때 이에 관한 ‘총체적인 경험’을 하길 원했다. 보는 각도, 시선의 위치에 따라 비율이나구조가 달리 보이는 효과는 이러한 의도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실제로 전시실을 돌아다니며 이리저리 관찰하는 동안 흰색 벽에 걸린작품은 끝없이 확장되거나, 캔버스 안으로 수축되는 듯한 일종의 착시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무엇보다 구조 자체에 집중하게 하는힘과 긴장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에레라는 아바나와 파리에서 실기 뿐 아니라 미술사와 건축도 공부했다. 






<Amarillo Dos> 1971 Acrylic on wood 

40×70×3 1/4 in.(101.6×177.8×8.3cm) 

Maria Graciela and Luis Alfonso Oberto 

Collection  Carmen Herrera  





연구자들은 건축과 에레라그림의 형식적 특성 간의 연관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작가 스스로도 건축학교에 다니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거라고 할 정도로 그 영향은 명백하다.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법과, 건축가처럼 그리는 방식을 배운 곳이 바로 건축학교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은 ‘구조(Estructuras)’라고 명명된 조각 시리즈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60년대 후반의 작업인 나무 조각은 수량은 적지만, 회화와 드로잉이나 건축 훈련과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대부분 하나의 원색으로 칠해진 조각은 마치 에레라의평면을 3차원으로 구현한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역으로 그의 평면 회화가 기본적으로 3차원적 개념과 호환되는 것이라 볼 수도 있겠다. 어쩌면 작가에겐 조각이 조각으로서가 아니라, 회화의 연장선에 있는 시도였을지도 모른다. 즉, 그림의 요소들이 그 자체로서 존재하며자율성을 획득했고 조각은 이를 표면에 자리 잡은 독자적인 ‘구조’로서 기능하게 한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은 특유의 엄격함에세련된 신선함을 덧칠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Blanco y Verde> 1959 Acrylic on canvas, 

two panels: 68 1/8×60 1/2 in.(173×153.7cm) overall.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Purchase, 

with funds from the Painting and Sculpture Committee 

2014.63.  Carmen Herrera; courtesy Lisson Gallery.  






‘Days of the Week’(1975-1978) 시리즈는 전시장의 초입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후기 작업이다. 검은색을 주조로 삼고 초록, 노랑, 주황, 파랑 등을 사용해 7개의 각기 다른 색과 형태로 병치를 이루고 있었다. 개별 작품이 갖는 임팩트도 강하지만, 그것들이 나란히걸린 모습은 직선만으로도 유려한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칭과 비대칭의 조화를 이뤘다. 이처럼 휘트니미술관의 전시는 압축적인 특정 시기를 떼어내 마일스톤이 될 만한 작업을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작은 회고전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에 맞게 충분히 소개될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작가에게 회고전이란 단어를 붙이는 것은 너무 성급하게 느껴진다. 이코스모폴리탄 예술가는 1940년대 혹은 1970년대가 마치 어제인 것 마냥 ‘현대적인’ 작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 경로를따라가며 만나는 작업들은 시간과 공간을 지우며, 오롯이 그 자체가 가진 에너지를 만끽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카르멘 에레라의 재발견은 사실 2009 영국 버밍엄 이콘 갤러리(Ikon Gallery)에서의 유럽  번째 개인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 만의 발견으로 회자되기도   전시가 미국에서도 다시 주목받게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세상이 자신을 알아주든 말든매일같이 선을 긋고색을 칠하는 작가는 다음과 같이 술회한다. “나는 언제나 곧게 뻗은 직선을 경외할 것이고그것의 아름다움이 나로하여금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게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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