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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된 저항의 흔적들, 그것은 아직 유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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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L'esprit français: Contre-cultures 1969-1989
2017.2.24-2017.5.21 파리, 메종 루즈

늘 기발한 전시를 선보이는 메종 루즈(La maison rouge)가 이번에 주목한 주제는 ‘프랑스 정신 (l’esprit français).’ 그리고 그 정신을 찾기 위해 깊숙이 들여다본 곳에 반(反)문화가 있다. 일종의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가장 활발했던 1969년부터 1989년까지의 역사를 기반으로 꾸려진 이 전시는, 그 시기에 관해 알지 못하면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필자 역시 하나씩 새로 공부하는 마음으로 때론 전시장의 프랑스인을 붙잡고 물어가며 그 시기를 어렴풋이나마 더듬어보았다. 작품을 둘러보던 마리-뤼시(Marie-Lucie)에겐 단도직입적으로 ‘과연 프랑스 정신이 무엇인가?’ 질문을 던졌다. 그는 “Contestataire”라는 한마디로 대답했다. ‘반체제의, 기성 질서·이념을 비판하는 자’를 뜻하는 이 단어만큼 그 정신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없다는 의미다. 한국에서 뉴스로 자주 접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소식이 ‘파업’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좀 더 이해가 쉽다. 부조리하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지적하고 비판하는 프랑스인들. 절대왕정 시대를 무너뜨리며 시민사회를 세운 1789년 프랑스 대혁명에서 이어지는 프랑스 정신은 현대에도 그 힘을 유지하고 있다.
● 임정현 프랑스통신원 ● 사진 la maison rouge 제공

Installation view of 'L'esprit français: Contre-cultures 1969-1989'(2017.2.24-5.21) at La Maison Rouge, Paris ⓒ Marc Do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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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1969년-1989년의 프랑스 사회, 정치, 문화, 예술을 아우른다. 여성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때이며,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가장 격렬하게 했던 시기이기도 한 과거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 필요한 의식과 희망을 일깨운다. 다방면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 60여 명의 예술가가 무려 700여 개의 작품과 자료(신문 기사, 포스터, 비디오, 텔레비전 방송 등)를 선보인다. 장르의 구분 따위는 굳이 필요 없다는 듯 방대한 내용을 풀어놓으면서도 전시장 입구부터 그 시기의 주요 사건들을 연대표로 안내하며 많은 작품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돕고 있다. 


우선 1969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 대통령이 프랑스를 이끌었던 마지막 해다. 이미 1968년에 드골 정부에 대한 불만은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해 5월 대학가에서 퍼진 시위는 온 거리로 번져 나갔다. 학내 문제로 시작했지만, 곧 베트남 참전과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에 항의하며 점점 커지는 시위 규모에 경찰들은 무력 진압에 나섰고, 거리엔 학생들이 친 바리케이드가 등장한다. 며칠 후 프랑스 노동조합은 전국파업을 선언하고, 학생들의 시위를 지원했다. 개인의 삶에 국가 권력이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것을 전면 거부하고, 기성세대의 가치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 사회변혁운동이 바로 ‘68혁명(Mai 68)’이다. 





Michel Journiac <Hommage au Putain Inconnu> 1973 

 Archiv Acquaviva, Berlin Photo Thierry Ollivier / ADAGP, Paris 2017





이 혁명의 유산은 하나의 사고방식(La Pensée 68)으로 남아 여전히 프랑스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열쇠가 되고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1968년의 5월을 경험한 시인이자 운동가, 장-자크 르벨(Jean-Jacques Lebel)의 낙서를 사진으로 촬영한 작품이 놓여있다. 그해 겨울부터 1년간 파리 지하철에 붙어있는 광고판에 각종 비판의 메시지를 담은 그라피티(Graffiti)를 남겼던 것을 자료화한 것이다. 또 다른 Mai 68세대의 기수, 알랭 파카디(Alain Pacadis)를 만날 수 있는 ‘폐허 위에서 춤추다(Danser sur les décombres)’ 섹션은 프랑스 대중문화를 훑고 있다. 그는 1970년대 성행했던 팝 문화에서 중요한 인물로, 프랑스의 대표적 진보 성향 신문사인 『리베라시옹(Liberation)』의 기자이자 평론가로 1970-80년대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혁명 운동이나 동성애 혁명 단체에서도 활동했다. 특히 1970년 미국 팝 아트의 선봉장인 앤디 워홀(Andy Warhol)과 벨벳 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를 만난 후, 프랑스에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문화와 히피 문화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레 가졸린(Les Gazolines)이라는 밴드를 기획하기도 하고, 당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펑크 음악과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루 리드(Lou Reed)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1970년대 중반부터 경제적 위기로 실업률이 치솟았고, 젊은이들은 대중문화에 열광하며 현실을 탈피하고자 했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파카디는 댄디한 특유의 스타일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Installation view of <L'esprit français: Contre-cultures 1969-1989>

(2017.2.24-5.21) at La Maison Rouge, Paris  Marc Domage 





‘삽화된 좋은 성(Le bon sexe illustré)’ 섹션에선 성(性)과 관련한 당시의 삽화와 예술 작품들을 선보였다. 당시의 대표적인 페미니즘 작가 레이먼드 악시에(Raymond Arcier)의 설치 작업 <아버지의 이름으로(Au nom du père)>도 볼 수 있다. 1970년대 초반부터 성행한 성적 자유주의는 정치적으로 또 미적으로 독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성, 욕망, 정치는 새로운 도덕 윤리를 명령하는 단어가 되었고, 동성애, 페미니즘 등에서 비롯된 질문은 기존의 이성애자 남성주의 사회에 대한 풍자와 비판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 사회 전반에서 평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듯 보이지만, 성 평등에선 오랜 세월 모순된 모습을 보여 주다 불과 몇 년 전에야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통과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샹송 가수 세르주 갱스부르(Serge Gainsbourg)가 자메이카에서 녹음하고, 1979년 발매한 앨범 <무기와 기타 등등에(Aux armes et caetera)>와 관련된 해프닝을 다룬 뉴스 자료와 앨범도 전시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였다. 갱스부르는 이 앨범에 프랑스의 국가(國歌)인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를 레게 버전으로 녹음해 발표했다. 앨범 발매 후 콘서트 투어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군 출신 정부 비서관과 공수부대 군인들을 중심으로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프랑스의 몇몇 지방 도시에서 예정되어있던 콘서트가 취소되는 일이 발생한다. 1960년 창간한 진보적 풍자 월간지 『하라-키리(Hara-kiri)』는 이 사건을 풍자해 갱스부르와  군인 모델을 이용한 사진을 표지로 내놓았다.  






Installation view of <L'esprit français: Contre-cultures 1969-1989>

(2017.2.24-5.21) at La Maison Rouge, Paris  Marc Domage  





한편, 1974년에 파리국립고등예술학교(école des beaux-arts de Paris) 학생들로 구성된 그래픽 아티스트 그룹 바주카(Bazooka)의 그래픽 아트도 전시의 주축을 이룬다. 학생이면서 작가로서 1975년부터는 바주카 프로덕션(Bazooka Productio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그들은 거침없는 성 표현이 주를 이룬 성인용 만화와 삽화들을 출간했다. 그들은 콜라주 이미지를 이용한 작품도 많이 시도했는데, 다양한 소스로 얻은 이미지들을 다시 그림으로 그리는 방법으로 작업했다. 동시에 폭력적이기도 한 이들의 작품은 전체주의와 기성 출판을 공격하며 새로운 이상주의를 표방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전시는 마치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상징하듯 지하에 있는 설치 작품으로 마무리된다. 프랑스의 펑크 밴드 베뤼리에 누아(Bérurier noir)의 <청춘에 관한 잔인한 이야기(Conte cruel de la jeunesse)>라는 노래가 흐르는 전시장 바닥에는 빈 맥주병과 가면들이 떨어져있다. 마치 파티는 끝났다는 듯 말이다. 이 작업을 위해 클로드 레베크(Claude Lévêque)는 1987년에 고안했던 설치 작업을처음으로 실행에 옮겼다. 성(性), 전투적 활동, 댄디즘(Dandysme), 폭력성, 비판의식은 지나간 30년의 세월과 이 전시를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다. 프랑스에서는반문화와 하위문화가 크게 다르지 않은 개념이다. 실제로 많은 작가가 자발적으로 ‘예술’을 지향하지 않는 선택을 해왔다. 소위 ‘불화의미학’을 바탕으로 전형적이고, 정통적인 질서에 반항하고 다양성을 잃지 않기 위해 저항해왔기 때문이다. <L’esprit français: Contre-cultures 1969-1989>전에서 볼 수 있는 기조 역시 같은 선상에 놓인다. 






Bazooka Production Bazooka n°1 Paris Editions Bazooka 1975  





‘제2의 아방가르드’, ‘다다이즘의 재탄생’이라고일컬어질 만큼 기존의 모든 것을 부정했던 1969년에서 1989년은 그만큼 이들에게 중요한 시대다. 관람객 뱅상(Vincent)은 “전시된작품이 웃긴다”며 “당시 우리는 심각하게 했던 일들이 아니었다. 불만과 정부에 대한 비판을 풍자로, 유머로 표현하고자 했을 뿐”이라고말했다. 이 모든 것들이 ‘예술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시의 부조리와 사건에 맞선 다양한 풍자의 방식’이었다고 회상하는 것이다. 혁명과 저항의 운동으로 사회를 바꿔나갔던 모습은 묘하게 오늘날의 한국사회를 연상시킨다. 저 먼 미래에 2017년의 한국을 회상하며전시를 꾸린다면, 촛불 세대가 Mai 68 세대처럼 평가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프랑스도 마침 4월 말에 열릴 대선을 앞둔 시점에, 국가라는 주제를 건드리고 있는 전시는 꽤 의미심장하다. 공동 기획자인 프랑수아 피롱(François Piron)과 기욤 데상쥬(Guillaume Desanges) 역시 추억에 잠긴 채 과거를 미화하며 회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간 미술사에서 주목받지 않았던 여백의 작업을제대로 검토하고, 현재에 새로운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것은 없는지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 전시의 방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기성질서를 비판하고, 허를 찌르는 풍자와 냉소적 비판으로 주를 이루는 언더그라운드 문화. 어떤 이들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며 또 다른‘리스트’를 작성하려 하겠지만, 진정한 예술가들은 어디선가 리스트를 비웃으며, 혹은 신경도 쓰지 않으며 자유로운 표현을 위해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글쓴이 임정현은 서울예술대학교 사진학과와 프랑스 파리 8대학(Universite Paris Ⅷ Vincennes-Saint-Denis) 조형예술학과를졸업했다현재 동대학원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하며, ‘도시지형학 그리고 유토피아 주제로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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