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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정성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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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5.24 – 2017.10.9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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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한 세계를 흔드는 미술

 


17세기에 데카르트(René Descartes)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명제로 사고하는 자신의 확실성이 진리 추구의 기본임을 천명했으며, 이는 서양 근대 세계관의 기반이 되었다. 같은 시기 갈릴레이(Galileo Galilei) 뉴턴(Issac Newton) 등에 의해 고전역학이 확립되면서 세계는 과학적 방법론에 의해 파악 가능한 대상으로 인식되었고, 그것이 인류의 상식을 형성하였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나는 잠들었는가, 깨어있는가, 누구, 내가 누구인지 말할 있는 자가 없느냐하는 리어왕의 대사를 통해 실존적 인식의 불확실성을 토로하였다. 예술가들은 역사적으로 원래 그런 존재들이 아닌가 싶다. 세계를 알고 통제할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충만한 시기에도, 나는 자신조차 확신할 없다는 비탄에 불안감을 토로하는 것이 예술가들인 것이다


19세기 후반부터는 고전물리학에서 설명되지 않는 모순들을 해결하고자 양자역학이니 상대성의 원리 같은 새로운 과학이론들이 제기되었고, 그중 하나가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불확정성의 원리이다. 이를 전시의 제목으로 사용한 <불확정성의 원리>전은 작가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레바논 출신으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왈리드 라드(Walid Raad) 미국 출신이지만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재커리 폼왈트(Zachary Formwalt), 한국 출신으로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권하윤, 싱가폴을 기반으로 영상작업을 발표하는 니엔(Ho Tzu Nyen), 명의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작업 양상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하게 믿어지는 기성의 가치에 대한의심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가진다. 또한 작가들은 타인의 기억이나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재료로 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작품의 동인은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되는 예술적 충동이 아니라 기존의 작품, 기존의 인물, 기존의 역사에 대한 의심 어린 시선, 혹은 평가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작품이 관람객에게 주는 것은 무엇일까.





왈리드 라드(Walid Raad) <아홉 번째 판에 부치는 서문_

마르완 카삽-바시(Marwan Kassab-Bachi, 1934-2016)>

설치 전경 2017 혼합재료 가변설치 스파이어 제믈러 갤러리 소장




전시의 처음에 보이는 왈리드 라드는, 우리에게는 낯선 작가인 마르완 카삽-바시(Marwan Kassab-Bachi) 작품을 전거로 삼는다. 라드는 면의 벽에 마르완 카삽-바시의 작품을 모사한 액자들을 배치하고 벽면에 알쏭달쏭한 글귀를 적어놓았다. 벽면에는 작품명인 <아홉 번째 판에 부치는 서문: 마르완 카삽-바시(1934-2016)> 더불어 다음과 같은 텍스트가 게시되어 있다. “마르완 카삽-바시는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아랍 화가 중의 명이지만 한국에서는 번도 그의 작품이 소개된 적이 없다. 하지만 그의 드로잉은 서울의 여러 미술관에서 29개의 액자 뒷면에 그려진 형태로 발견되었는데 드로잉이 작가가 직접 그린 것인지 또는 익명의 친구, , 후원자, 비평가, 반대세력, 혹은 누군가에 의해 그려진 것인지는 수가 없다 가정의 벽면처럼 벽지가 부착된 벽면에 질서 없이 빼곡하게 배치된 그림들, 게다가 앞면이 아니라 뒷면에 그림이 그려진 액자들은 마르완 카삽-바시의 것이라는 말인지 아닌지, 관람객은 처음부터 혼돈에 빠지게 된다


마르완의 작품이 유명한 아랍의 화가라는 ,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번도 그의 작품이 소개된 적이 없다는 , 그런데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서울에 소재한 여러 미술관들에서 하필이면 액자의 뒷면에 그린 마르완의 작품이 스물아홉 점이나 발견되었고, 더구나 작품들이 진품인지는 없으며, 그의 친구나 팬이나 후원자나 비평가의 모작일 수도 있지만 심지어 반대세력의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 언술에서 사실이라고 있는 것은 마르완 카삽-바시라는 아랍의 화가가 존재했다는 (제목에는 그의 생몰년도가 명기되어 있다) 그리고 그가 한국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정도이고, 나머지 텍스트와 제시된 작품들이 왈리드 라드가 만든 연극적 장치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는 그리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관람객은, 인간은 혼돈 속에 빠져 있고 싶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정신을 차리고 가려져 있는 사실을 밝혀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다음, 관람객에게 이러한 혼란을 주어 의심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마르완의 서명이 있는 자화상을 비롯하여 대개 인체의 부분들이 그려져 있는 뒷면 그림들은, 그림을 번도 걸어본 없는 아마추어의 솜씨인 것처럼 간격을 무시하고 마구 널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왈리드 라드는 한국에서의 전시에서 마르완 카삽-바시라는 화가의 작품을 모사하여 보여주기로 하였으며, 마르완의 작품은 앞면이 아닌 뒷면에 그려져 있고, 그것을 질서 없이 배치하고 관람객을 속이는 문구를 첨부하였는가, 하는 생각의 흐름이 작품에 대한 감상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하나의 결론으로 모이지는 않을지라도, 작품은 최소한 관람객을 견고하고 확실한 세계로부터 발을 떼게 만든다. 왈리드 라드의 벽면을 지나면 과거의 도시를 보여주는 거대한 파노라마 영상이 천천히 흘러가는 재커리 폼왈트의 작품이 보인다. 그의 전거는 머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 1878년에 샌프란시스코의 정경을 파노라마식으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머이브리지는 있는 자리의 360도를 보여주는 파노라마 사진보다도 동물과 인간의 움직이는 동작을 기록한 사진들로 더욱 유명하다. 그런데 재커리 폼왈트는 머이브리지의 샌프란시스코 파노라마 사진에 주목하여 사진의 표면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이끌어내려 한다.





재커리 폼왈트(Zachary Form walt) 

<파노라마와 법인의 탄생> 2017 3채널 영상설치 가변크기





거대한 벽면에 프로젝션 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은 1906년의 대지진과 화재로 인해 지금은 사라지고 없기 때문에 더욱 진기한 느낌을 준다. 금광의 발견으로 인한 골드러시의 결과로 만들어진 도시 샌프란시스코는 신흥도시였던 만큼 당시 신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각종 건축양식들이 혼재하는 가운데 여전히 건설 중인 부지에는 자재들이 쌓여 있고, 도로에는 군데군데 마차가 눈에 띈다. 파노라마가 바퀴를 돌아 과거의 샌프란시스코 광경에 익숙해진 눈으로 세부를 들여다보면 간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간판들은가구와 덮개(Furniture & Upholstery)’, ‘댄싱 아카데미(Dancing Academy)’ 등의 홍보 목적을 뚜렷이 보여주는 것들도 있지만 ‘G. Leipnitz Co.’ 등과 같이 고유명사로서의 상호도 여럿 보인다


재커리 폼왈트는 파노라마가 지나가는 영상 아래쪽에 배치한 정보테이블 위에 파노라마 사진에 주목하게 계기로서, 사진이 찍히던 1878년이 최초로법인 개념이 탄생했던 시기라는 , 사진을 찍은 높은 장소가 사실은 후에 거대기업이 웰스 파고(Wells Fargo) 은행의 펜트하우스라는 등을 알려주며, 이들을 단서로 사진 숨겨진 비밀에 접근해 나간다. 재커리 폼왈트는 머이브리지의 사진이지만 샌프란시스코를 가장 높은 곳에서 사방을 둘러보는 자본의 시선이 숨겨져 있음을 여러 각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의 정보를 얻은 다음 다시 보게 되는 샌프란시스코의 광경은 분명 처음과 다르다. 앞선 작가가 역사와 지역이라는 거대한 범주를 다루고 있다면 권하윤은 개인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권하윤의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VR 안경을 착용하고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가상현실 이야기는 작가가 만났던 인물의 과거 경험에 관한 것이다. 안경을 착용하고 걸음을 진전시키면 나레이션과 함께 시간이 흘러가고 멈추면 시간도 함께 멈추는 방식으로, 관람객은 작가의 지인의 경험 속으로 빠져들어 가게 되는 것이다그런데 이러한 가상현실 경험은 실제 인물이 겪었던 것을 언어로 전달받은 작가가 다시 재구성하여 관람객의 체험으로 돌려주는 것으로, 기억의 객관적 재생이라기보다는 최초의 경험자가 부풀려 전달한 언어에 다시 환상을 더하여 만들어진, 어쩌면 최초의 것과 전혀 관계없는 어떤 것으로 남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인간이 시간 속에서 겪는 경험과 기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으로 관람객을 이끌어간다. 


니엔(Ho Tzu Nyen) 웹에서의 실시간 이미지 수집이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동남아시아 비평사전 2:G-고스트(유령작가)> < 네임리스(The Nameless)>, 그리고 < 네임(The Name)>이라는 편의 영상 작업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들은 각각 다른 형식과 내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동남아의 지난 세기 역사와 관련된 키워드와 인물들이 제시되고 있다. < 네임리스>에서는 오십개가 넘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스파이로 살았던 라이 (Lai Teck) 생애가 양조위(Leung Chiu Wai) 주연 영화의 몽타주 화면과 더불어 서술되며, < 네임>에서는 Z. 한라한(Gene Z. Hanrahan)이라는 사람인지 단체인지도 없는 얼굴 없는 저자의 저서 문장들이 헐리우드 영화의 몽타주 영상과 함께 보여진다. 이들은 모두 실체가 모호하면서도 공산당에서 일했거나 공산당을 배신했거나 공산당에 대한 책을 저술하는 , 동남아의 역사 속에서 아직도 금기시되고 있는 공산주의 운동을 연상시키는 인물들이다. 세계에서 주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알려져 있지 않은 동남아의 역사, 그리고 그와 관계된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관람객에게 거대한 문명으로부터 개인의 정체성에 이르는, 쉽게 답에 이를 없는 질문만을 지속적으로 퍼붓는다그리하여 전시의 작품들은 전시의 제목처럼 관람객을 불확정성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정확하게는 의심의 세계, 그로 인한 불안의 세계에 발을 디디게 한다. 껍데기의 표어들을 제치고 안에 알맹이가 있는지를 들여다보게 하고, 알고 있거나 믿고 있는 것들의 근본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작품들은 위안을 주기보다는 혼돈을 조직하는 , 그리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단단한 인식의 경계를 허물어 생각지도 못한 곳에 발을 들이게 하는 것이 동시대 예술의 기능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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