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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회화를 구성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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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

Jenny Watson The Fabric of Fantasy
2017.7.5-2017.10.2, 시드니, 시드니 현대미술관

어린 제니는 여느 호주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를 읽으며 자랐다. 물론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이야기 보다 존 태니얼(John Tenniel)의 삽화를 더 좋아했다. 토끼가 아닌, 말(馬)을 사랑했던 소녀는 멜버른과 브리즈번의 교외에 살면서 실컷 말을 탔고 말과 교감하며 십대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도심 근처로 이사 오면서 더 이상 말과 함께 살 수 없게 되었고 그때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회상한다. 곧 새로운 취미가 생겨 또 다른 기쁨을 찾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여행을 하며 옷감을 수집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수집한 제품으로 작품을 만들고 앨리스를 그리며 새벽 5시에 일어나 말에게 풀을 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동화와 말과 패브릭(fabric)을 사랑한 어느 예술가의 이야기이다.
● 김남은 호주통신원 ● 사진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제공

Installation view of 'Jenny Watson: The Fabric of Fantasy' at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Sydney 2017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 the artist, photograph Anna Kuc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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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패브릭’은 제니 왓슨(Jenny Watson)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미술을 시작한 1970년대부터 여행을 자주 했던 그는 각기 다른 패턴과 촉감을 지닌 텍스타일의 세계에 매료되어 방문하는 여행지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조금씩 구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특이한 옷감을 모으는 것이 전부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말갈기, 리본, 단추와 스팽글 등 다양한 패브릭 제품을 수집하게 되었다. 주된 이유는 작품에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재료가 모든 작품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작품의 오브제로, 때로는 콜라주 재료로 선택되면서 회화의 구성을 보다 풍부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재료의 선택은 단순히 물질적인 측면에 그칠 것이 아니라 비교적 짧은 시기에 널리 퍼진 비전통적인 재료라는 점, 여성 예술가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 등 재료가 지닌 미술사적 의미까지 포함해야 할 것이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특한 개념 회화를 선보여 온 왓슨의 예술 세계를 소개하는 평론, 저서, 기사 등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역시 ‘fabric’이다. 이번에도 어김없다.





<The Mad Room>(detail) 1987 Installation view of

 <Jenny Watson: The Fabric of Fantasy> 

at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Sydney 2017

 Oil and gouache on cotton duck Collection of Roslyn and 

Tony Oxley, Sydney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the artist, photograph Anna Kucera





지난 7, 제니 왓슨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중요한 전시 <The fabric of fantasy>가 시드니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이하 MCA)에서 시작됐다. MCA의 관장 엘리자베스 앤 맥그리거(Elizabeth Ann Macgregor)는 호주의 현대미술, 특히 개념 회화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제니 왓슨을 빼놓을 수 없다며 그의 작품을 높이 평가했고, 전시를 기획한 MCA의 큐레이터 안나 데이비스(Anna Davis)는 왓슨이 확고한 아이디어로 개념 회화를 인상적으로 발전시켜 왔다고 소개했다. 데이비스는 좀처럼 보기 드물었던 왓슨의 초기작부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최근작에 이르기까지의 방대한 작업을 연대기적으로 구성하여 회고전의 성격을 드러냈으며 이를 위해 페인팅, 프린트, 드로잉 100여 점을 시기와 테마에 따라 구분하여 총 4개의 전시실에 배치했다. 현재의 작업과 비교해 보면 마치 또 다른 예술가가 그린 것처럼 느껴지는 왓슨의 초창기 작업은 사진에 기초한 사실주의 회화였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에 살면서 동물을 자주 접했던 그는 책, 잡지, 사료 패키지 등의 이미지를 보고 동물을 드로잉 하며 기초를 쌓았고 1973년 멜버른의 채프먼 포웰 갤러리(Chapman-Powell Gallery)에서 첫 전시를 열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에서 이미 추상과 미니멀리즘이 유행하고 있었고 멜버른에는 이안 번(Ian Burn), 멜 램즈덴(Mel Ramsden) 같은 혁신적인 예술가들에 의해 개념미술이 퍼지고 있었기 때문에 왓슨은 작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Scarlett OHara with a Budgerigar> 2014 

Synthetic polymer paint and Japanese pigment 

on rabbit-skin-glue-primed English printed linen 

Courtesy the artist and Roslyn Oxley9 Gallery, Sydney 





또한, 호주의 새로운 미술을 촉구하던 미술 평론가 폴 테일러(Paul Taylor)의 날카로운 비평은 왓슨이 리얼리즘의 환영을 깨뜨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왓슨의 사실주의 회화는 아주 오래전, 짧은 기간에 걸쳐 나타났기 때문에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MCA의 이번 전시로 인해 관람객들은 베일에 가려졌던 그의 희귀작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이번 전시에서 가장 흥미롭고 인기가 많은 곳은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전시실과 패브릭 재료를 사용한 전시실이다. 여기에서부터 화풍의 변화를 단박에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1970-1980년대 호주에 만연하던 펑크 문화와 페미니즘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음악에서 비롯된 하위문화에 대한 관심과 남성 예술가들이 지배적이던 시기에 여성으로서의 주관적 경험을 표현하기로 결심한 왓슨은 점차 내면세계를 표출하기 시작했으며 이것은 현재까지 그가 고수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회화 스타일로 발전했다. 특히 1975년 뉴욕을 여행하면서 페미니즘 비평가 루시 리파드(Lucy R. Lippard)를 만난 이후 왓슨은 여성을 주제로 한 작업을 전면적으로 내세우게 된다. 앨리스(Alice), 오필리아(Ophelia), 신데렐라(Cinderella), 스칼릿 오 하라(Scarlett OHara) 등 문학, 영화,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지금까지도 그의 작업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단연 앨리스다. 이번 전시에서도 왓슨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여성 캐릭터 작업 중에서 앨리스 연작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The Pretty Face of Domesticity> 2014 

Oil and synthetic polymer paint 

on velvet striped shantung Courtesy the artist 

and Galerie Transit, Mechelen  the artist  





이러한 허구의 주인공들은 왓슨이 자칭 ‘suburban girl’이라고 부르는 자전적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벽면에 핑크빛 페인트를 칠하여 소녀의 방처럼 꾸민 전시실에서는 ‘suburban girl’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패브릭 재료를 사용한 콜라주와 텍스타일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주를 이루며 독립적인 작은 패널이 여러 개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거나 모든 작품을 일정한 규칙 없이 자유롭게 배치한 연출방식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왓슨의 작업에서 또 한 가지 눈여겨 보아야 할 사항은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이다.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진 1980년대 중반 이후 왓슨은 보다 개인적인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내밀한 경험과 생각을 작품에 반영하게 된다. 이 시기에 무의식의 세계를 외부로 표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텍스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의 작업이 그러했던 것처럼 낙서화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각기 다른 컬러와 폰트로 단어 혹은 문장을 흩뿌려 놓은 이러한 스타일은 ‘A Painted Page’ 연작으로 발전했으며 호주 미술사에서 흔치 않은 방식이었기 때문에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하나의 이미지에 이야기가 담긴 텍스트를 나란히 배치하여 흡사 그림일기를 펼쳐놓은 것처럼 구성한 작업은 1993, ‘제45회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에 소개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그가 실험하고 있는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의 연관성은 작품의 전반적인 근간을 이룬다





<Self Portrait as a Narcotic> 1989 Oil, ink, animal glue 

and collage of paper on linen Museum 

of Contemporary Art, purchased 1989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the artist





텍스트 작업이 놓인 전시실은 여타 전시실과 달리 기이한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어둡게 연출했다. 검은 벽에 최소한의 조명으로 오직 작품만을 강조함으로써 마치 극장에서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자화상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왓슨의 또 다른 자아(alter egos)나 다름없다. 그는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자신을 도시 외곽에 살고 있는 소녀, 사이코드라마의 여주인공, 록스타 등으로 설정하고 이들의 일상적인 경험과 욕망을 무덤덤하게, 때로는 재치 있게 그려냈다. 한편 왓슨의 자화상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말()’이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것이다. 평생 말과 함께 살아온 만큼 이를 제외하고 작업을 논할 수 없다는 왓슨, 그의 작품에서 말은 지속적으로 영감을 주는 예술적 소재이자 이상적인 꿈의 원형으로 묘사되고 있다<The fabric of fantasy>는 왓슨 스스로 ‘post-concep tual painting’이라고 정의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이다. 그는 개념적인 렌즈를 착용한 채 외부의 경험과 내면세계,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관관계를 실험했던 일련의 작업들은 결국 무엇이 회화를 구성하는지에 대해 탐구였다고 설명한다. 그것은 곧 ‘그리기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함이라고. 화가에게는 그 시작을 알 수 없는 오랜 숙명이자 정답 또한 찾기 힘든 질문이기는 하지만. 

 

 

글쓴이 김남은은 숙명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에서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연구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9년간 신한갤러리 큐레이터로 일하며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다. 현재 캔버라에 거주하면서,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호주 미술을 소개하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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