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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혐오, 차별에 맞서 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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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fight against conflict, hatred & discrimination

예술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볼 때가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길을 지나는 동안 그 어떤 음악도, 그림도, 문학도 만날 수 없다는 상상. 하지만 쉽사리 그려지지 않는다. 예술이 없는 삶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현실이 가쁘고 버거울수록 멀고 아득해 보이는 것이 예술이라지만 조금만 둘러보면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필요한 누군가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 어느새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특히 자극적이고 비극적인 이슈를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이다. 여전히 세상에 얼마나 많은 차별과 갈등, 혐오가 존재하는지 매일 반강제적으로 깨달으며 사는 일은 힘겹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예술은 그 어느 때보다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회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공공미술’의 경우 문자 그대로 ‘공공’을 위한 ‘미술’로서 인간의 정의와 포용, 존엄성을 품은 채 연대와 공감을 나눈다. 아일랜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는 말했다. “예술이 없다면, 현실의 우둔함이 세상을 견딜 수 없게 만들 것이다(Without art, the crudeness of reality would make the world unbearable)”
● 기획·글 김미혜 기자

Jammie Holmes 'Everything Hurts'(Los Angeles) 2020 © the artist and Library Street Collective Photo: Azim O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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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를 휩쓴 한 줄의 문구,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지난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Minneapolis)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며 해당 문구를 내건 캠페인과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결국 분노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지면서 예술가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미국 댈러스(Dallas) 출신의 아티스트 제이미 홈즈(Jammie Holmes)는 흑인으로 살면서 겪었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비유적인 회화 작품을 선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에 그는 공개시위의 일환으로 공공미술의 방식을 택했다. 미국 내 5개 도시 하늘에 플로이드의 마지막 말을 담은 배너를 띄운 것이다. ‘PLEASE I CAN’T BREATHE(숨을 못 쉬겠어요)’, ‘MY STOMACH HURTS(배가 아파요)’, ‘MY NECK HURTS(목이 아파요)’, ‘EVERYTHING HURTS(온몸이 아파요)’, ‘THEY’RE GOING TO KILL ME(그들이 저를 죽이고 말 거예요)’의 문구가 각각 디트로이트(Detroit)와 마이애미(Miami), 댈러스,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뉴욕(New York) 상공에 펼쳐졌다. 이미지도 작품에 대한 설명도 필요 없었다. 하늘에 떠 있는 문구 그 자체가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Rael San Fratello <Teeter-Totter Wall> 2019 Anapra, New Mexico, US-Mexico border © Rael San Fratello





홈즈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48시간도 안 돼 계획과 실행으로 옮겨졌다. ‘디트로이트 라이브러리 스트리트 콜렉티브(Detroit’s Library Street Collective)’와 함께 그는 비행기를 빌리고 파일럿을 고용해 오전 11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작품이 보이도록 했다. 보통 비행기 배너는 특권층의 화려한 프러포즈용이나 소비 촉진을 위한 기업의 제품 홍보, 스포츠 행사 발표 등 부와 명예를 과시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하지만 홈즈는 의도적으로 이 방식을 택했다. 평범하고 소외된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없는 이 비행기 배너가 그들에게 연대와 협력의 메시지를 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땅 위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니 이제 하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할 때라고 그는 말한다. 홈즈의 작품은 곧 디트로이트 골목에서도 만날 수 있다. 개방된 거리에 설치된 작업은 더욱 가깝게 지역사회와 만나고 인종차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 것이며 변화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속적인 힘으로써 작용할 것이다.이보다 앞서 지난해 일상의 경계에 깊숙이 스며든 작품도 있다. 바로 로날드 라엘(Ronald Rael)과 버지니아 산 프라텔로(Virginia San Fratello)로 구성된 라엘 산 프라텔로(Rael San Fratello) <시소 장벽(Teeter-Totter Wall)>이다





 Rael San Fratello <Teeter-Totter Wall's Concept Sketch> © Rael San Fratello

 




이들은 2009안전 국경장벽 법안 2006(The Secure Fence Act of 2006)’*을 읽고 미국-멕시코 국경장벽에 대한 콘셉트 스케치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미국과 멕시코는 미묘한 관계의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멕시코 사람들은 일자리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고, 미국의 산업과 농업 시장은 멕시코 이민자들의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국경경비대(Border Patrol), 이민국(Immigration and Naturalization Services)의 조치가 시행되면서 외국인 노동력 유치는 점점 더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분명 장벽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저 국가안보를 위한 구상 단계에 불과했던 때가 말이다. 하지만 고정된 장벽이 세워지고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갈등은 심화됐다. ‘벽과 벽의 정치는 미국과 멕시코 두 나라뿐 아니라 지역과 도시, 이웃과 가족을 분리하는 행위에 가까웠다그리고 이 갈등과 차별 속에서 터져나온 이민자들의 가슴 아픈 장면은 빠른 속도로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됐다. 2019 7 28, 첫 스케치를 그린 지 10년 만에 라엘 산 프라텔로는 미국 텍사스주 엘 파소(El Paso)와 멕시코 후아레즈(Juárez) 사이 거대한 철제기둥 틈새에 <시소 장벽>을 설치했다


미국 국경순찰대 요원과 멕시코 군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약 한 시간가량 임시 설치된 3개의 핑크색 시소에는 나라와 지역에 상관없이 주민 모두가 함께 기쁜 표정으로 놀이를 즐기는 연대의 장이 형성됐다. 시소를 핑크색으로 칠한 것에 대해 라엘은핑크색은 후아레즈에서 국경장벽을 건너다 살해된 여성들을 기리는 상징적인 색이다. 또한 시소를 타며 놀고 있는 동안에도 장벽이 존재하는 한 여전히 그들은 폭력의 구조 안에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Jammie Holmes <Please I Can't Breathe>(Detroit) 2020

© the artist and Library Street Collective Photo: Hayden Stinebaugh

 



JR <FACE 2 FACE>(2007) 역시 갈등과 혐오 한 가운데를 꿰뚫는 작품이다. 그는 브라질이나 동아프리카 빈민가, 중동 등 분쟁이 일어나는 곳에 직접 찾아가 초상화와 사회적 관행을 결합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2005 JR은 갈등이 끊이지 않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로 향한다. 말을 아끼며 관찰자의 입장으로 두 나라를 여행하던 그는 그저 놀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 산과 바다, 사막과 호수, 사랑과 증오, 희망과 절망이 함께 내재된 작은 지역. JR의 눈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두 나라는 다른 가정에서 자란 쌍둥이처럼 너무나 유사한 모습이었다


농부, 택시기사, 선생님 등 같은 일을 하는 똑같은 두 사람이 눈앞에 있었고, 그는 간단없이 또 다른 그와 싸우고 있었다. 명확한 사실이 눈앞에 있지만, 그들은 보지 못했다. 서로를 마주해야 비로소 그들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JR은 생각했다. <FACE 2 FACE>는 그렇게 시작됐다. 동일한 직업을 가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인의 초상화를 찍어 각각 두 나라에 도무지 보지 않고 지나칠 수 없는 거대한 형태로 대로변 건물과 거리에 사진을 게시했다. 두 나라 모두 안전하고 온전한 국가로서 인정받아 국경 내에서 평화롭게 사는 삶을 꿈꾸기를, 서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 모든 갈등과 증오가 의미가 없음을 깨닫게 되기를, JR은 바랐다. 


한편, 러시아 작가 드미트리 브루벨(Dmitri Vrubel) <신이시여, 나를 이 치명적인 사랑에서 구원하소서(My God, Help Me to Survive This Deadly Love)> JR의 바람과도 같은 작품이다슈프레 강변을 따라 세워진 높이 4m의 옛 베를린 장벽에 그려진 이 그림은 1979년 독일민주공화국(동독) 건국 30주년 기념식에서 프랑스 사진작가 레지스 보쉬(Régis Bossu)가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작품 속 두 남성은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주네프(Leonid Brezhnev)와 동독 국가평의회 의장 에리히 호네커(Erich Honecker). 냉전 시대 당시 두 국가원수의 격정적인 키스는 평화와 화해를 담은 견고한 결합의 상징으로 지금까지 꼽힌다.





Dmitri Vrubel <My God, Help Me to Survive This Deadly Love> 이미지 제공: jlrphoto/Shutterstock.com





예술만으로 우리에게 일어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끝없는 갈등 속 차별받는 무고한 시민들이 있고, 일상에 만연한 혐오가 사라지는 데에는 많은 이들의 고통과 노력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인의 고통과 아픔에 이입하고 공감하는 행위는 인간이 가진 가장 큰 능력이며, 예술을 창조하는 행위는 기꺼이 약자들을 위해 손을 내민다는 점에서 공감의 행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정의와 포용을 위해 맞서는 강력한 수단으로 작용하는 것은 공공미술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어떤 의도를 갖고 내뱉느냐에 따라의 의미가 전혀 달라지는 것처럼, 예술 역시 작가의 의도와 생각에 따라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악한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다. 문제를 조명하고, 영감을 주고, 때로는 진실을 알리고,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며, 아픔을 함께하는 예술은 예술 그 자체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예술의 존재에 다른 명분은 필요하지 않다. 

 

[각주]

* 2006년 조지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 당시 미국-멕시코 국경을 따라 700마일의 펜스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법으로 ‘H.R. 6061’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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