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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은 떠나고, 나는 남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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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Beau doublé, Monsieur
le marquis!
2017.10.10-2018.2.11, 파리, 사냥과 자연 박물관

티에서 만난 한 남자 Henri B. 그는 자신이 베니스로 갈 것이라 말한다. 여자도 무작정 베니스로 향하고, 그의 뒤를 쫓는다. 마치 그의 그림자가 된 것처럼 졸졸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이것은 어떤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1979년 소피 칼(Sophie Calle)이 내놓은 책, 『Suite Vénitienne』 속 내용이다. 마치 일기처럼 적어 내린 글과 남자를 뒤쫓으며 찍은 사진이 나란히 놓인 책이었다. 칼은 자신이 경험한 추적의 흥분을 사랑의 스릴에 비유했다. 이처럼 이미지와 텍스트가 결합된 특유의 작품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작가는 자전적 요소와 허구를 교묘하게 뒤섞는다. 2003년 생존 작가로는 최초로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가진 소피 칼이 오랜만의 전시 장소로 낙점한 미술관은 바로 파리의 ‘사냥과 자연 박물관(Musée de la Chasse et de la Nature)’이다. 욕망을 들춰내고, 예상을 뒤엎고, 경계를 허물어온 작가의 눈에 들어온 최상의 선택지였다.
● 임정현 프랑스통신원 ● 사진 Musée de la Chasse et de la Nature 제공

Sophie Calle 'Suite vénitienne'(sélection) 1980 48 photographies N/B, 23 textes, 23.6×17.1cm / 17.1×23.6cm / 30.2×21.7cm 'Je suivais des inconnus dans la rue. Pour le plaisir de les suivre et non parce qu'ils m'intéressaient. Je les photographiais à leur insu, notais leurs déplacements, puis finalement les perdais de vue et les oubliais. A la fin du mois de janvier 1980, dans les rues de Paris, j'ai suivi un homme dont j'ai perdu la trace quelques minutes plus tard dans la foule. Le soir même, lors d'une recêption, tout a fait par hasard, il me fut presente. Au cours d'une conversation, il me fit part d'un projet imminent de voyage à Venise. Je décidai alors de m'attacher à ses pas, de le suivre.' ⓒ Musée de la Chasse et de la Nature Sophie Calle / ADAGP - Cliché : Béatrice Hat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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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 장소인 사냥과 자연 박물관은 말 그대로 ‘사냥과 자연’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다. 이국적인 동물 박제, 각종 사냥 도구를 전시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3층짜리 박물관은 1층의 상설전시장 외에 2, 3층에 13개의 테마로 이뤄진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방의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예술작품은 예상치 못한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개별 살롱은 얀 브뢰헬(Jan Brueghel)부터 레베카 혼 (Rebecca Horn), 제프 쿤스(Jeff Koons)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그렇게 색다른 방식으로 이곳은 ‘예술’과 자신의 표제어를 영리하게 교차시켜왔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소피 칼과 그가 초대한 또 다른 작가, 세레나 꺄론느(Serena Carone)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온 사이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칼과 조각이나 오브제를 다루는 꺄론느는 적절한 상호작용으로 호흡을 맞췄다. 개념적인 부분을 칼이 맡았다면, 구상적인 부분에는 꺄론느가 기여하며 두 예술가의 우정은 낯선 박물관과 나누는 대화의 무기가 되었다박물관 바깥까지 늘어선 긴 줄을 기다려 들어간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유령이다. 칼은 <곰’(Lours)>이란 제목으로 사냥과 자연 박물관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커다란 박제 곰을 하얀 천으로 덮어서 흡사 유령처럼 보이게 하고 사진과 글을 더했다. 범상치 않은 이 커다란 유령의 환영 후 바로 이어지는 내용은 순서대로 먼저 세상을 떠난 작가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고양이를 향한 오마주를 담고 있다.





Sophie Calle <De la série ‘Histoires vraies’> 

 Musée de la Chasse et de la Nature -Sophie 

Calle / ADAGP - Cliché : Béatrice Hatala

 




소피 칼은 종종 자신의 과거와 기억을 통해 개인적 경험 특히 고통과 아픔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한다. 특히 이번에는 자전적 이야기를 픽션화해 죽임에 대한 의식을 일종의 유희로써 초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 입장이라면 쉽사리 꺼내거나 표현하기 힘들었을 무거운 내용을 시각화함으로써 마치 3자가 말하는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부모님과 17년을 함께 반려동물이었던 고양이 Souris(불어로 생쥐 혹은 미소를 뜻한다) 관한 이야기를 지나면, 꺄론느의 설치작품인 <애도를 위한 애도(Deuil pour deuil)>(2017) 단연 눈에 들어온다. 소피 칼을 모델 삼아 만든 모형물이 호랑이, 올빼미, 기린, 공작새, 얼룩말 같은 동물 박제들 한가운데 비스듬히 누워있기 때문이다


개별 동물들은 소피 칼과 가까웠던 이들을 의미한다고 한다. 동물들이 에워싼 왕좌에 오른 듯한 작가의 모습은 검은 베일과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자신이 애도의 대상이 것인지, 상실한 주변을 향한 애도를 보내는 것인지 없는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실제로 작품을 관람하던 어린이는 작품 주위를 맴돌며 어른들에게 이것이 사람인지, 인형인지를 물어보며 연신 호기심 어린 질문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박제된 모습이 죽음을 의미하는 것인지, 생명의 연장을 나타내는 것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달렸겠지만, 꺄론느의 설치 작품을 통해 입구에서 만난 하얀 천을 뒤집어쓴 역시 죽음에 가까운 형상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Sophie Calle <De la série 'Histoires vraies'> 

 Musée de la Chasse et de la Nature -Sophie Calle / 

ADAGP - Cliché : Béatrice Hatala 





2층에서는 본격적으로 박물관의 기존 소장품과 전시 출품작이 어우러져 있다. 관람객들은 스스로 구경꾼 혹은 사냥꾼이 되어 테마에 따라 꾸려진 방을 둘러보게 된다. 단서를 따라 샅샅이 탐험하든, 슬쩍 지나쳐 버리든 강요되는 것은 없다. 하지만 곳곳에서 시선을 뺏는다. 제프 쿤스의 작품 <Puppy>(1998) 옆에는 소피 칼의 사진이 놓이고, 커다란 사슴 모형 위에는 붉은색의 웨딩드레스를 올려놓아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를 상상하게끔 자극하는 식이다. 다른 방인 ‘Salle des trophées’에는 여러 가지 총기 사이에 범죄자들의 얼굴 사진 시리즈(‘Dommage collatéraux, Coeur de cible’(1990-2003)) 정렬해 놨다. 총탄의 자국, 각양으로 장식된 무기들 사이에 놓인 흐릿하게 눈매가 가려진 범죄자들의 사진은 작가가 얼마나 교묘하게 장소를 활용하고 있는지 제법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전시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과연 어떻게 공간을 활용했을까 실눈을 떴지만, 전시장을 따라다니는 동안 이런 의구심은 호기심과 새로운 자극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칼과 함께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소니아 보스(Sonia Voss) 작가와 준비 과정에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 층의 거대한 전시장, 그리고 이미 충분히 아름답게 진열된 박물관의 컬렉션을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 여기에서 새로운 전시를 선보일 것인가였다고 밝힌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사냥과 자연 박물관에 소피 칼만큼 자연스럽게 스며들 작가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Sophie Calle <Dommages collatéraux. C©´ur de cible> 

1990-2003 10 photographies couleurs, verre sablé

 79.5×50.5cm Portraits de délinquants fichés, 

utilisés comme cibles pour l'entrainement des policiers du 

commissariat de la ville de M., Etats-Unis.  Musée de la Chasse 

et de la Nature -Sophie Calle / ADAGP - Cliché : Béatrice Hatala





표면적으로는 사냥이나 자연 따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비유적으로는 충분히사냥 표현할 있는 작업을 선보여 왔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전혀 모르는 사람을 뒤쫓거나, 작업의 대상을 찾아 나서는 방식부터 일종의 사냥 행위와 같다. 동물에 관한 작품 역시 종종 선보이곤 했다1 전시장에서 보여준 것처럼 작가의 고양이를 주제로 하기도 했고, 환상의 생명체를 다룬 적도 있다. 고속도로에서 이동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비디오와 사진으로 남긴 ‘Liberté surveillée’(2014) 시리즈 역시 대표적이다. 기획자 또한 모든 내력들을 참고해 구성에 반영했다고 한다. 3층에서는 이러한 전작들과 이미지-텍스트 작업이 집중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다른 이들이 글이나 단어를 차용해사랑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한 부분은 전시장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와도 같다. 상대적으론 거의 무명이라 있는 자신의 가까운 친구와 함께 꾸린 소피 칼의 <Beau doublé, Monsieur le marquis!>전은 결국 감정과 자신이 사랑하던/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내고 남겨진 느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죽음, 상실, 부재, 사랑, 욕망이라는 감정들은 제각각 작품으로 거듭났다. 무겁게 느껴지는 주제들이지만 작가는유머 놓지 않았다. 그들은 은유적인 같으면서 노골적으로 헤쳐 드러내 관람객으로 하여금 여러 감정을 직시하게 한다





Serena Carone  Serena Carone / 

ADAGP, 2017 - Cliché : Béatrice Hatala 





무거운 일을 겪고 요란하지 않게, 그러나 진심으로 깊게 애도하는 방식은 모두에게 어려운 일일 것이다. 소피 칼은 자신의 경험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것에 공감할 있는 까닭은 그가 결코 자기애나 자기 연민에 빠져있지 않기 때문이다. 상처 입되 치유하고, 타인과 세상을 향한 눈길 보내기를 멈추지 . 이처럼 인생이 가진 양날의 검을 벼리며 작품을 빚는 예술가들의 의식을 고스란히 담은 전시다.

 


글쓴이 임정현은 서울예술대학교 사진학과와 프랑스 파리 8대학(Université Paris VIII Vincennes-Saint-Denis)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했다. 동대학원에서 현대미술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도시, 지형학 그리고 유토피아 주제로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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