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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이 예술 행위가 될 때, 예술 행위가 출판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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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ia

Publishing as an Artistic Toolbox: 1989 - 2017
2017.11.8-2018.1.28 빈, 쿤스트할레 빈

쿤스트할레 빈(Kunsthalle Wien)의 기획전 'Publishing as an Artistic Toolbox: 1989-2017'은 미술에서 출판을 주요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동시대 작가들에 관한 전시다. 이번 전시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급변한 세계 정치와 사회’를 무대로 ‘웹(World Wide Web)이 개발된 이후’의 타임라인을 공유하는 예술가들의 출판 행위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 박은지 독일통신원 ● 사진 Kunsthalle Wien 제공

Installation view of 'Publishing as an Artistic Toolbox: 1989-2017' Photo ⓒ Jorit A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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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이 문학뿐 아니라 미술과 디자인의 영역에서 예술가들에게 유효한 방식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 최근의 일이 아니다. 18세기 시인이자 화가였던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의 삽화집을 시작으로 20세기 초 미래주의의 서막을 알린 마리네티(Filippo Tommaso Marinetti)의 인쇄물과 잡지, 크기와 레이아웃, 타이포그래피를 포함한 그래픽 디자인의 모든 면에서 시대에 앞서 있었던 엘 리시츠키(El Lissitzky)의 책들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예술 출판물이다.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녹색상자(The Green Box)>(1934)를 제작하면서, 원본을 제작할 때 보다 그것을 대량으로 인쇄하는 과정(잉크, 종이, 에디션)에 더욱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도 했다. 예술에서의 출판이 절정기를 맞은 때는 1960년대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였다. 개념미술 시기의 언어적 성격이 강한 작품들, ()상업적이고 반()정치적 성향을 지닌 대안공간의 증가, 간소화/저렴화된 인쇄기술 등은 당시 ‘책을 최고의 매체’로 꼽은 솔 르윗(Sol LeWitt)의 언급1)을 뒷받침한다. 





Installation view of 

<Publishing as an Artistic Toolbox: 1989-2017>  

Photo  Jorit Aust





그리고 현재, 예술 출판은 다시 전성기를 맞이한 듯 보인다. 책을 매체로 삼은 동시대 미술 작가들과 문학을 실험하는 문인들, 디자인을 독립적인 예술 오브제로 바라보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출판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그들의 출판물들은 전통적인 출판시장에 편입되기보다 주로 독립서점과 온라인 숍, 북 아트 페어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예술 활동으로서 출판에 관한 담론과 이론들이 꾸준히 발표되는 가운데 갤러리를 위주로 전시되었던 책 작품들이 이제는 미술관과 도서관의 기획전으로 전시된다는 소식을 근래 들어 종종 접하고 있다.2) 이번 전시 역시 오늘날의 예술 출판 활동과 관련하여 11개의 부제3)로 나누어 조명하고자 했으며, 전시 공간 또한 부제에 따라 매우 정직하게 구획되었다. 


전시장 입구부터 나열된 책들은 예술가가 만든 책과 그들이 직접 선별한 책들이었다. 서가에는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이 공동 저술한 책 『Charley 05』과 그가 고른 3권의 책(Anyway, The Photobook: A History Volume vol. 1-3, S,M,L,XL)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리암 길릭(Liam Gillck)은 자신의 책 『모든 책들(All Books)』과 『e-flux journal』의 출력물들을 선별해 두었다. 전시 텍스트에서 길릭은 ‘이 저널이 미술뿐 아니라 정치, 사회 그리고 미학적인 주제에 대해 역동적이고 비평적인 글쓰기가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인터넷상에서 쉽게 유통 및 출력이 가능한’ 것이라 밝혔다. 프란츠 웨스트(Franz West)의 책들은 전시장 밖에서 특별한 방식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16명의 작가는 생전 웨스트가 사용했던 작업실이자 현재 그의 아카이브 자료실로 활용되는 장소를 각자 방문하고, 자신의 개인 도서관으로 활용했다. 그들은 이동식 서가를 통해 도서관의 공간을 변형시키기도 하고, 기존의 자료들과 자신의 작업을 새롭게 배치하는 방식으로 사서의 임무를 예술가의 역할로 대체한다.4)





Installation view of <Publishing as 

an Artistic Toolbox: 1989-2017> Photo  Stephan Wyckoff 





혹시라도 전시장에서 북 아트(book art) 작품을 기대한 관람객이라면 매우 아쉬울 수도 있다. 프랑스 작가 필립 토마스(Philippe Thomas)의 작품을 회고전 성격으로 전시한 일부를 제외하고, 정교하게 제작된 책 작품을 보기는 어렵다. 이번 전시의 방점이 책이 아닌 출판에 있는 만큼, 전시의 대부분은 출판 행위를 통해 확장된 예술가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는 출판물로 구성되었다. 따라서 전시된 책들은 책의 물리적인 조건을 활용한 책 조각(book sculpture)이거나 두꺼운 표지, 특이한 바인딩, 혹은 수작업으로 제작된 한정본의 책들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책이기보다 저렴한 인쇄물에 가까웠다. 대부분 얇고 작은 크기를 지녔으며, 가독성이 떨어지는 폰트는 물론이고 난해한 디자인까지 더해져 그 내용을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잡지 말이다. 에이미 실만(Amy Sillmann)의 『The O_G』도 그중 하나였다. 현재 11호까지 발행된 작가의 진(zine)들은 저마다 크기가 다르게 제작되었고, 잡지들을 관통하는 일관된 디자인이나 내러티브 또한 부재했다. 작가의 드로잉과 텍스트가 두서없이 담긴 이 인쇄물들은 그 내용보다 진의 형식으로 가능한 최대한의 변주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The Thing Quarterly』는 존 헤어셴(Jonn Herschend)과 윌 로건(Will Rogan)이 운영하는 잡지다. 매 시즌 이슈를 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엮는 기존의 잡지와 달리, 그들은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이 만든 오브제와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헤어셴과 로건 둘 다 작가지만 잡지의 콘텐츠를 만들지는 않는다. 대신 그들은 잡지의 참여자를 선별하고, 그들과 협력하며, 작업을 편집/출판하는 에디터이자 출판인의 역할을 수행한다. ‘매체로서의 잡지, 잡지를 운영하는 예술가들’은 전시의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소개된 부분이다. 여기에 소개된 100여 명에 가까운 참여 작가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지향점을 내걸고 잡지를 발행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서 잡지를 만들기보다 출판 행위, 그 자체에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Installation view of <Publishing as an Artistic 

Toolbox: 1989-2017> Photo  Stephan Wyckoff  





시인이자 비평가인 케네스 골드스미스(Kenneth Goldsmith)는 ‘전통적으로 문학에서 글쓰기의 개념이 원본성(originality)과 창조성(creativity)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면, 포스트-디지털 환경에 처한 작가들은 이미 존재하거나 끊임없이 증식하는 텍스트들을 관리(management)하고 조작(manipulation)하는 새로운 능력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5)  텍스트가 더 이상 새롭게 쓰이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공유되고, 이동되고, 조작되는 것일 때, 글쓰기에 관한 저자의 역할 또한 새롭게 인식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UbuWeb(http://ubuweb.com/)’은 골드스미스가 1996년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진행 중인 프로젝트다. 


처음 그는 구체시를 수집하고 그것을 스캔하기 위해 이 웹을 개설했으나, 점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음성시, 기록영상, 영화, 사운드까지 자료를 확장하여 수집하게 되었다. 현재는 7,500명의 작업과 2,500편의 아방가르드 영화를 볼 수 있는 거대한 크기의 플랫폼이다. 이 방대한 자료를 열람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란 주소창에 주소를 기입하는 것뿐이며, 파일을 무료로 소장할 수 있고 출력 또한 가능하다. 이윤이 창출되는 구조가 아닌 만큼 오로지 기부와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그의 말에 따르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웹 페이지이지만, 댄 그레이엄(Dan Graham)의 일기와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팝송, 장 뒤뷔페(Jean Dubuffet)의 음악 등 사라질 뻔한 희귀 자료들이 다시 복원되어 보존된 곳이며,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의 영상(<Television Delivers People>(1973), <BOOMERANG>(1974)을 인터넷이 가능한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꿈같은’ 곳이다.6) 그의 프로젝트는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관리하고, 보급/유통하는 제도적 관행의 대척점에서 출판과 디지털 기술 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Installation view of 

<Publishing as an Artistic Toolbox: 1989-2017> 

 Photo  Jorit Aust

 



앙투안 레페브르(Antoine Lefebvre) LBF(La Bibliothèque Fantastique)는 그의 박사 논문을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LBF에는 레페브르의 텍스트를 포함하여 미셸 푸코(Michel Foulcault)와 스테판 말라르메(Stéphane Mallarmé) 등과 같은 저자들의 이론서, 잡지, 작가들이 만든 책들이 게재되었다. 그의 도서관 이용자들은 웹 페이지에 게재된 파일들을 전시장의 인쇄물과 같이 집에서도 A5 크기의 북클릿 형식으로 출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단계에서 그냥 출력 버튼을 눌렀다면, LBF를 절반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한 셈이다. 작가에 따르면, 이용자는 그가 원하는 대로 책의 커버 디자인과 페이지 구성, 심지어 원저자와 출판인의 이름까지 직접 새롭게 만들 수(DIY)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LBF의 자료들은 이미 완결된 텍스트지만 누군가에 의해 편집되기를 기다리는 1차 자료이기도 하고, 그 결과물은 저렴한 인쇄물이자 동시에ISBN이 없는 자가 출판물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전시장에서 살펴본 작가들은 저자를 고르고, 내용을 편집하고, 그것을 발행하는 출판 과정을 발화점으로 자신의 예술언어와 미적 담론을 이어갔다. 그들이 만든 출판물은 하위문화와 대항문화의 기질을 물려받은 문화적 생산물이었고, 제도권 밖에서 중심화되기를 거부한 대안적인 공간이었으며, 인터넷과 출판이라는 두 레이어가 병합되었을 때 가능한 출판의 최대 임계치를 실험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들이 전시장에서 납작한 한 권의 인쇄물로 놓일 때, 스크린을 지지체로 한 평면회화처럼 전시될 때 말이다. ‘결국, 독해를 요하는 책 매체는 전시라는 ‘보는’ 방식과 어울릴 수 없는 것일까? 포스트-디지털 시대의 물적 조건을 반영한 전시란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들을 멈추기 어려웠다. 예술에서의 출판을 광의적으로 다뤘던 11개의 부제가 전시장에서 각각 1줄의 서가로 압축되어버린 공간을 둘러보며, 언젠가 전시가 하나의 링크로만 제시되는 광경을 잠깐 떠올렸던 것 같기도 하다.  

 

[각주]

1) Artists books are(...)available to all at a low cost. They do not need a special place to be seen. 

They are not valuable except for the idea they contain(...). They are works themselves, not reproductions of work. 

Books are the best medium for many artists working today. Ed. Annette Gilbert, Publishing as Artistic Practice

Ed. Annette Gilbert, Sternberg Press(2016): 157. 재인용 Sol LeWitt Statement, Art-Rite 14(1976-1977): 10.

2) 비슷한 시기에 뮌헨에서 아티스트 북(artists books)에 관한 쇼케이스가 열렸다. 

빈에서의 전시와 달리, 뮌헨에서의 전시는 18세기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아티스트 북의 역사를 총망라하는 격의 전시였다

https://www.bsb-muenchen.de

3) Artist's Library, Artist Run Magazines, The Message as Medium, Autoretrospective, Expanded Publishing, 

Design as Museum, Magazines as Publishers, The Artist & The Publishers, Post-Digital Publishing Archive,

 In Between, The Library as Medium, The Bookshop as Medium

4) 특정한 날짜와 시간에 방문해야 관람 가능한 것으로, 사전정보 부족으로 공간을 직접 보지 못했다. 기재한 정보는 전시 텍스트를 참고했다.

5) Kenneth Goldsmith, Uncreative Writing, Columbia University Press (2011): 15.

6) https://www.poetryfoundation.org/harriet/2011/04/ubuweb-at-15-years-an-overview

 


글쓴이 박은지는 성신여자대학교에서 미술사학과 석사학위 취득 후, 국립현대미술관 인턴을 거쳐()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국제교류를 위한 전시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베를린 예술대학교(UDK) 미술교육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아티스트 북을 리서치하고 그것에 관한 이론 및 전시 기획론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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