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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세라노의 시선, 그리고 우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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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Andres Serrano
An American Perspective

2017.11.5-2018.2.25 베이징, 레드 브릭 아트 뮤지엄

베이징의 레드 브릭 아트 뮤지엄(Red Brick Art Museum)에서 [안드레 세라노: 한 미국인의 시선(Andres Serrano: An American Perspective)]전이 열렸다. 안드레 세라노의 중국 첫 개인전이었던 만큼 ‘체액(Bodily Fluids)’(1986-1990), ‘담금(Immersions)’(1987-1990), ‘시체 안치소(The Morgue)’(1992), ‘성의 역사(A History of Sex)’(1995-1996)뿐만 아니라 아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성역(Holy Works)’(2011), ‘뉴욕의 거주자들(Residents of New York)’(2014), ‘브뤼셀의 거주자들(Denizens of Brussels)’(2015), ‘고문(Torture)’(2015) 시리즈 등에서 선택된 대표작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세라노의 작품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다.
● 이문정 미술평론가, 컨템포러리 미술연구소 리포에틱 소장 ● 사진 Andres Serrano 제공

'Colt D.A. 45'(Objects of Desire)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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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서는 관람객들은 가장 먼저 세라노의 상징과도 같은 <오줌 예수(Piss Christ)>(1987)를 만나게 된다. ‘미국(America)(2001-2004) 시리즈에 속하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초상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2004)에 바로 이어 -작가가 모델들의 존엄과 개성을 드러낸다고 설명한-중국 전통 혼례복을 입은 다양한 나이의,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촬영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2017) 시리즈를 보여준 구성은 미국-서구-적인 것과 중국적인 것의 다름을 확인시키고, 미국인의 시선으로 본 세상이라는 전시 주제를 상기시키는 데에 효과적이었다. 


세라노는 인간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와 판단의 기준을 숙고하기 위해 금기와 폭력, 종교, (), 인종 등과 관련된 주제를 다룬다. , 그는 이런 주제들을 다룸에 있어 명확한 한두 개의 메시지를 전달하길 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작업이 “개인적인 동시에 보편적인 감정에 울림을 주길 원한다”1)는 표현대로 세라노는 이야기 전개와 시각적 표현 모두에서 양가성을 놓치지 않는다. 구체적인 태도나 입장을 드러내기보다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과 질문을 불러오는 것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불편할 수도 있는 그의 피사체들은-때로는 고전적으로, 때로는 모더니즘적으로-정제된 미적 대상인 동시에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으로서 기능한다. 





<Jewel-Joy Stevens, Americas Little Yankee Miss>

(America) 2003 





‘체액’ 시리즈 중, 이번 전시에 나란히 걸린 <궤도 사정VIII(Ejaculate in Trajectory VIII)> (1988), <정액과 피(Semen and Blood III)>(1990), <우유/(Milk/Blood)>(1986)는 세라노가 체액을 마치 물감처럼 이용해 형식주의적인 이미지를 완성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추상적인 이미지들은 모더니즘 회화와 달리 에이즈(AIDS)에 대한 공포, 성적 취향, 방종과 도덕에 관한 사회정치적 질문을 던진다. ‘시체 안치소’ 시리즈가 여과 없이 보여주는 죽음은 살아있는 대부분의 인간에게 가장 절망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물질만 남은 이 상황은 종교적 영생을 위해 필수적이다. 시체는 가장 폭력적인 이미지일 수 있다. 그럼에도 세라노가 포착한 시체는 자극적이라기보다 영적이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넘쳐나는 죽음의 이미지처럼 소비되지 않는다. 


관람객은 두려움을 느끼는 동시에 숙연해진다. 죽음은 이렇게 살아있는 사람들의 공간에 초대되고 살아있는 사람들은 죽음을 통해 실존을 경험한다. 전통적 누드의 전형을 벗어난 <테일러 미드 세폭화(Taylor Mead Triptych)>(2009)는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것인가? 죽음의 운명을 보여주는 것인가? 기독교적 도상을 전면에 내세운 작업도 마찬가지다. 찬양과 신성 모독이 함께하고, 천상과 세속의 대화가 일어나는 듯하다. 물질성과 신성, 체액과 종교적 아이콘, 세속의 세계와 신이 만나는 것이다. 고기로 만든 십자가상을 보여주는 <십자가상(Crucifix)>(1983), 거대한 물고기가 등장하는 <피에타(Pieta)>(1985), 소변에 십자가상이 잠겨 있는 <오줌 예수> <십자가형 II(Crucifixion II)>(1987) 등은 신의 육화와 부활, 육체적 삶과 영적인 삶에 대한 작가의 고뇌를 담아낸다. 붉은 예복을 입은 추기경과 고문받는 여성이 함께하는<천국과 지옥(Heaven and Hell)>(1984)은 성애화 된 폭력의 역사를 환기시킨다. 





<The Other Christ>

(The Interpretation of Dreams) 2001  




이런 양가적 표현에는 루이스 부뉴엘(Luis Bunuel),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등의 영향이 있었다. 그러나 그 스스로 밝혔듯이, 세라노는 반기독교적인 태도를 갖지 않는다. 그는 믿음과 신의 축복, 기독교 교리에 대한 숙고를 작품에 담아낸 것이라 주장한다.2) 보다 직접적으로 사회정치적 이슈를 드러내는 작업들도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세라노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교훈적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지하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이슈들을 마주하게 할 뿐이다. 뒤이어 일어나는 사유와 행위의 선택은 관람객의 몫이다. 홈리스의 초상을 찍은 ‘뉴욕의 거주자들’, ‘브뤼셀의 거주자들’ 시리즈는 자본주의 시대의 비극에 대한 작가적 반응이다. 사람들은 길에서 홈리스를 만나도 못 본 척한다. 자본주의 시대에 생산과 소비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 의미를 잃고 유령이 된다. 


그러나 세라노는 홈리스들이 도움이 필요한 피해자라는 식의 주장을 하지 않는다.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는 홈리스들은 그들도 우리 사회의 일원임을 상기시킬 뿐이다. 한편 세라노는 홈리스들에게20달러를 지급하고 구입한 200여 개의 표지판을 촬영한 후, 여기에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의 연설과 사이먼 피어슨(Simon Pearson)의 음악을 결합시킨 비디오 영상 <시대의 표적(Sign of The Times)>(2013)을 완성했다.3) 이렇게 함으로써 세라노가 만났던 홈리스들은 -일시적이지만-경제 활동을 하는 도시의 일원이 되었다. 그런데 홈리스 외에도 존재를 부정당하고 인간임에도 그 존엄을 말살당한 인간이 또 있다. 바로 고문의 희생자들이다. ‘고문’ 시리즈에 등장하는 중세풍의 고문 도구들과 두건을 쓴 고문 희생자의 초상은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de Goya)의 검은 그림(Las pinturas negras)이 그려진 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합리화된 폭력이 존재함을 드러낸다. 폭력적인 무기이자 매력적인 소장품이기도 한 ‘욕망의 대상(Objects of Desire)’인 총이 -비록 사진이지만-서로를 겨누고 있는 상황은 우리의 현실을 은유하는 것 같다.  





<Donald Trump>(America) 2004  





한편 ‘메이드 인 차이나’는 세라노가 일관되게 다루어온 민족적 정체성과 다양성이라는 주제를 보여준다. 세라노는 이번 전시에 맞춰 이 시리즈를 제작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사랑, 결혼, 관계 맺음, 그것의 결핍과 상실, 역사, 제도, 관습 등에 대한 사색을 위한 것이다. 이 작업은 세라노의 이전 작업인 ‘미국’ 혹은 이번 전시에는 포함되지 않은 ‘아메리카 원주민(Native Americans)(1995-1996), ‘부다페스트(Budapest)(1994) 시리즈 등을 연상시킨다. 9·11 테러 이후 진행되었던 ‘미국’ 시리즈에서 세라노는 소방관과 군인, 의사, 사업가, 스타, 부자, 빈민, 토착민과 이주민을 비롯한 115명의 사진을 찍었고, 그들 모두가 미국의 구성원임을 보여주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역시 독신자, 결혼한 사람, 이혼한 사람 등 결혼이라는 제도 하에서 서로 다른 사회적 신분을 갖고, 서로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포함시켰다. 혼례복 덕분에 사진 속의 인물들은 매우 연극적이며 위엄 있어 보인다.4) 


결혼은 매우 사적인 삶의 일부인 동시에 공적인 제도이다. 결혼에 대한 관념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지만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 늘 영향을 끼쳐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메이드 인 차이나’ 시리즈는 좁게는 한 개인, 혹은 중국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넓게는 세상에 관한 것이다. 더 나아가 완성된 사진 속 모델의 이미지와 현실 속 모델의 정체성 -사회적 신분- 사이의 간극은 이상과 현실, 진실과 허상, 관념과 실재 간의 관계를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레드 브릭 아트 뮤지엄의 설립자인 얀 쉬제(Yan Shijie)의 설명에 따르면, 세라노는 ‘메이드 인 차이나’를 위해 작년 여름 베이징에 잠시 머물렀다. 이것은 작가가 중국에 대한 거리를 좁히지 못한 채 이 시리즈를 제작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정된 시간은 이 주제를 깊게 탐구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5) 따라서 누군가는 미국 작가가 촬영한 전통 혼례복을 입은 중국인의 모습이 오리엔탈리즘의 재생산이라 비판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Wang Xiuying>(Made in China) 2017

 



전시의 제목인 ‘한 미국인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미국에서 온 작가를 소개한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든, 세라노의 사진에 미국인으로서의 관점이 강하게 담겨 있다는 설명을 함축한 것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이 문구는 ‘메이드 인 차이나’ 시리즈가 외지인이 중국을 바라본 결과물임을 부각시킨다. 그와 동시에 세라노를 이방인의 자리에 위치시킨다. 사실 아무리 노력해도 세라노는 이방인이기에 중국 문화와 사회를 바라보는 데에 거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더 오래 머물렀다 하여 그의 위치가 크게 바뀌지도 않을 것이다. 


같은 민족이라도 서로를 완벽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역설적이지만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사라져서도 안 된다. 중국을 깊이 이해하는 데에 걸림돌이 된다고 여겨지는 이방인으로서의 위치가 오히려 중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하기에 훌륭한 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라노는 작업 초기부터 고정된 한 위치, 특정한 공동체 안에 머무르며 세상을 바라보길 원하지 않았다. 이를 위해 항상 경계를 넘나들고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왔다. 진실은 예술가가 진실과 허상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분석하고 재조립해나가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숨겨진 진실을 발굴하는 예술가의 작업에 그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옳고 그름의 구별을 뛰어넘어 복잡 미묘한 차이들을 나누는 수많은 우리, 우리 속의 수많은 개인들이다.  

 

[각주]

1) Robert Hobbs, Andres Serrano: The Body Politic, in Andres Serrano: Works 1983-1993,

Philadelphia: Institute Contemporary Art, University of Pennsylvania, 1996, p. 28. 

2) Germano Celant, Sublime Shadows, in Andres Serrano: Holy Works, Anna Albano(ed.), Damiani, 2012, p. 6, p. 10.

3) Michel Draguet, From New York to Brussels: Residents, Denizens and other Nomads, in 

Residents of Andres Serrano: Denizens of Brussels, Residents of New York, Milano: Silvana, 2016, p. 22.

4) <Andres Serrano: An American Perspective> 전시 카탈로그, 페이지 미기재. 

5) Deng Zhangyu, Marriage of Styles for First Serrano Solo Exhibition,” 

China Daily, 2017. 11. 07.(http://www.chinadaily.com.cn/culture/art/2017-11/07/content_34217417_2.htm, 2018. 1. 15. 검색.)  

 


글쓴이 이문정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조형예술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로 활동 중이며, ‘컨템포러리 미술연구소 리포에틱’에서 현재진행형의 한국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와 중앙대학교의 겸임교수이고, 고려대학교에도 출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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