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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우민극장_비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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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3.28 - 2018.6.9 우민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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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집,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전시를 둘러보는 동안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의 첫 문장을 떠올렸다. 작업마다 각기 다른 문제의식들이 눌러 담겨 공간에 놓여있었다. 예술의 건물 안, 전혀 다른 형태와 이미지의 가정들을 나는 바라보았다. 그들만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비일상(非日常)으로 지칭되는 모든 개별사건은 대체로 불행의 속성을 동반한다. 인간이란 무릇 행복이 삶에 지속되길 바라기 때문에 기쁘거나 즐거운 사건은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편입시키는 경향이 있다. 반면 나의 삶에 문제를 일으키는 어떤 것-불편과 부당을 야기하는 일들-은 일상이 되지 못한 상대적 의미로서의 비일상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민아트센터(이하 우민)에서 열린 전시 <2018 우민극장_비일상다반사>에서는 김세진, 서평주, 옥정호, 장서영, 차재민, 홍진훤 여섯 명의 작가들이 제시하는 비일상에 관한 조형적 시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옥정호의 훌륭한시리즈(2015)는 단순한 이미지와 몸짓으로 반성적 기호들을 생산해낸다. 타이츠를 입은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움직이는 러닝머신 위에서 겸손한 자세를 지속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제의적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훌륭함의 덕목들은 결코 자발적 의지에 의한 것은 아닌 듯하다.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없을 만큼 휘청거리는 기반 위에서 사회구조로부터 발생하는 도덕적 요구를 수행하려는 무용한 시도들은 타의에 의한 삶의 피로를 느끼게 한다. 차재민의 영상 <Twelves>(2016) 12명의 위원으로 분한 등장인물이 최저임금위원회의 회의내용을 12번 재현하는 극이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숫자 12가 갖는 천체와 종교와 관련한 상징들을 제외하더라도, 작업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은유들은 무척 흥미롭다. 영상에서 12인의 패널들은 책임감 있는 논의를 위해 위원회라는 특정 담론형성의 방법론을 통해 이로부터 판결의 합리성을 획득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토론은 논의내용 그 자체보다 토론 태도 및 자세 등 방법 그 자체에 매몰된다. “최저임금인상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는 노동자의 이해관계가 아닌 토론자의 그것에 대한 탁상공론으로 변질된다. 이 모든 상황은 관람자로 하여금 웃으면서 눈물이 나는 허망감을 느끼게 한다. 극은 시종일관 일상으로서의 노동과 비일상으로서의 담론 사이, 그 간극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한다.


홍진훤과 김세진은 부재에 대하여 말한다. 인간이 제거된 풍경들은 익숙하지만 이질적이다. 이는 심지어 현실이 아닌 가상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얼핏 온전히 미적인 공간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 김세진의 <밤을 위한 낮>(2014)에 담긴 교차되고 병치 되는 화면들의 분위기는 이미지의 문단들로 구성된 하나의 단편소설을 읽는 것만 같다. 영상 내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블루스크린은 작업과 관람자 사이의 거리감을 형성하며, 보는 이를 가상 바깥으로 끌어내 현실에 가져다 두고 확장된 부재를 경험하게 한다. 일상을 정의하는 주체를 삭제한 관점들은 작업에 담긴 일상의 공간들을 비일상의 화면으로 전복시킨다. 영상에서 텍스트를 다룬다는 것은 창작과 수용의 방법론적 측면에서 다양한 미학적 논의를 생산한다. 장서영은 <이걸 들을 때쯤 나는 없을 거에요>(2014)<상자>(2011)에서 구체성이 없는 기표들을 통해 생과 죽음 사이에 위치한 인간 존재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미안해”, “사랑해라는 말의 기의는 일반적으로 무겁다. 그러나 극단을 선택한 뒤 이 말들은 누구에게도 전해지지 않을 형식적 제스처에 불과해지며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벼워진다. 또한, 고독사와 관련하여아무도 모르는 것은 없는 것과 같다는 문장은 인상적이다. 오로지 타자의 인식에 의해서만 존재 가능한 인간에 관하여 나열되는 텍스트들의 조형적 전환은 기표라는 이미지 속에 결코 채워지지 않는 기의들의 빈 공간을 느껴지게 한다. 반면 서평주가 텍스트를 다루는 방식은 다소 아쉽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2017)의 경우, 다양한 푸티지와 함께 제공되는 선언적이고 설명적인 문장들은 그 내용에 대한 공감과는 별개로 형식적 측면에서 의아함이 든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너무나도 분명한 서사적 문장들을 굳이 움직이는 시각적 이미지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을까? 문자로 된 출판물, SNS, 웹 등 직접적 담론을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이 있는데 굳이 움직이는 비디오 북을 만들었을 때에는 물론 작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매체란 작가와 관람자를 매개하는 것이 주 역할이며, 작가의 의도와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서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일 때 그 미적 당위를 획득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이 선택한 매체형식이 자신의 서사를 담아내는데 다른 매체와는 상대적으로 어떤 미적 효과와 근거가 있는지 작가 스스로 그 정당성을 해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의 영상은 형식적 측면에서 나에게 비일상으로 다가왔다. 


이번 기획에서 우민은 형용모순(oxymoron)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간단하게 말해 효과적인 표현을 위해 서로 모순되는 상반된 어휘’, ‘형용하는 말이 형용을 받는 말과 모순되는 일이라는 의미다. 사실상 이 단어는 결과적 효과에 집중한 일종의 수사적 방법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시각예술활동 내 전시라는 형식 위에서 형용모순이란 단어는 어떠한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을까? 이에 관해서 우민의 거대한 기획인 포스트모던적 특성 즉, 이종결합과 불확정성,아이러니, 상호텍스트성, 상호모순성이 범주 간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까지 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전시기획과 작업의 관계를 타진하는 일은 꽤 단순하다. 형용모순 그 자체의 의미와 여섯 작가의 작업 사이의 밀접성을 고찰해보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시기획에는 다양한 목적과 의미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작업이 관람자에게 제시되는 방향성을 설정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전시장에 놓여있는 작업들이 구체적인 맥락에서 어떻게 형용모순을 담고 있으며, 그 방법론적 선취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지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설정은 전시와 작업 사이의 관계성을 분명히 하고 다른 작업이 아닌 바로 이 작업 이 공간에 놓여있는 당위성을 해명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우민의 야심 찬 기획에도 불구하고, 형용모순이란 범주는 너무 모호하고 거창한 맥락 안에 뭉뚱그려져 있다. 간단히 말해 너무 추상적이고 커다란 기획의 범주 안에는 어떤 작업이든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각예술에서 거의 모든 재현과 인상, 서사 및 결과는 필연적으로 작가의 문제의식을 동반한다. 대체로 작가는 조형적 창작행위를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들마다 문제의식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풀어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때 꽤 많은 작업이 형용모순이라는 맥락 안에 놓일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 내에서 무엇을 모순으로 볼 것인가를 자문해 본다면, 오히려 모순이 아닌 것을 찾는 일이 어려울 것이다. 거의 모든 예술이 다루는 주제를 실존이라는 만능키로 열 수 있듯이 형용모순 또한 모든 길이 통하는 로마는 아닐지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우민이 생각하는 관()객이란 무엇일지 궁금증을 조심히 덧붙인다. 우민극장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영상작업이 주를 이루는 만큼 전시 관람에 있어 꽤 많은 시간과 노력, 전시와 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감상이 다소 까다로울 수 있는 만큼 전시의 예상 관람객 설정도 중요할 것이다.그러나 기획의 모호함과 참을성 있는 관람을 요구하는 꽤나 많은 작업들, 소리가 서로 뒤엉킨 작업들의 혼잡함은 일반 관람객이 관람하기에 무척 고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상을 일반 관람객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옥정호와 서평주의 작업을 흉내 내고 SNS 개인계정에 업로드하면 소정의 상품을 선사하는 전시장의 이벤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이벤트의 의도 및 효과와 무관하게, 그리고 이것이 작가의 의도든 혹은 우민의 권유든 간에 이러한 기획들이 관람객에게는 자연스럽게 작업의 일부로 편입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우민은 충북문화예술을 선도하는 대표적 공간이자 지역 예술의 주요한 매개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 공공적 기여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이번 우민이라는 집의 기획이라는 기둥들은 건물의 무게를 견뎌내기에 그 개수가 모자라다. 작가들의 작업이라는 훌륭하고 멋진 가정들이 기울어가는 집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다. 버거운 일이다. 



*옥정호 <훌륭한 정신> 2015 Single channel video 3min 13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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