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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구
Yuh Sun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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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하지 않고 늘 경계에 서는 작가

‘눈으로 보고도 못 믿는다.’는 말은 바로 이럴 때 하게 되는 것이로구나.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들이 한데 얽혀 무언의 아우성을 지르는 것 같은 여선구의 놀라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우선 이러한 작품이 2차원의 회화가 아닌 3차원의 입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고 그다음에는 그것이 도자기라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사실 충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작품을 보고 또 봐도 다른 형태가 보였고 새로운 이야기가 떠올랐으며, 같은 작품이라도 볼 때마다 또 다른 감정과 느낌으로 다가왔다.
● 최정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관장 ● 사진 작가 제공

'The Brave' 2013 Porcelain, Glazed 70×50×6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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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뒤에는 선녀를 닮은 여인, 그 옆에 강아지와 연꽃, 늑대의 탈을 쓴 자화상, 그 옆에 갓을 쓴 선비, 호랑이와 토끼, 꼭대기에 부처가 앉아 있고, 그 아래 예수가 용에게 둘러싸여 있으며 또 아래에는 군용 트럭과 도깨비방망이, 그리고 새 원숭이 물고기가 보인다. 강렬한 색채의 수십 가지 유약들이 눈물이 흐르듯, 피가 흐르듯 아래로 줄줄 흘러내린다. 우리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는 것 같은 인간과 동물 형상들의 생생한 표정과 손짓, 금방이라도 일어나 우리에게 다가올 것만 같은 등장인물들의 자세, 360도를 돌며 보아도 어느 곳 하나 빈틈없이 꽉 차 있는 형태, 도대체 이러한 작품을 내가 지금까지 알던 미술의 장르 중 어떤 것으로 이해해야 할까…. 


그의 작품과의 첫 대면에서 나는 잠시 혼란에 빠졌다. 2013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에서 열렸던 초대전 <카오스>는 압도적인 형상과 강렬한 색채의 독특한 세라믹 조각 작업을 해 온 여선구의 18년간의 작품 활동을 심도 있게 조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국내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린 것은 1995년에 있었던 토아트 갤러리 전시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 전시는 김해에서 종료된 후 2014년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에 순회 전시되었다. 여선구는 홍익대학교 도예과 졸업 후 1988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알프레드 대학교 대학원(New York State College of Ceramics at Alfred University)을 졸업하고 웨스턴 일리노이 대학교(Western Illinois University) 조교수를 거처 조지아 대학교(University of Georgia) 교수로 재직 중이다. 





<Can you hear me?> 2007 Porcelain, Glazed 69×56×43cm





<카오스전에 전시된 작품들에는 한국에서 30, 미국에서 25년 작가의 삶의 고민과 치유가 담겨 있었다. 미술관 중앙홀에는 여선구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세라믹 창작센터에서 제작한 대형 작품 3점과 미국에서 운송해 온 대형 작품 3,  6개의 대형 작품이 전시되었고, 중국 경덕진에서 작업한 도판 작품과 세라믹 창작센터에서 제작한 도판 작품들이 걸렸다중앙홀에서 1갤러리로 이어지는 공간 왼편에는 슬립 캐스팅 작업의 과정을 연상할 수 있도록 석고판과 함께 각기 다른 유약으로 작업된 두 세트의 슬립캐스팅 도판을 전시하였고, 그 오른편에는 한지 드로잉 작품과 함께 중형 규모의 작품 1점을 전시하였다. 1층의1갤러리에는 2000년 이후 작업한 중소 규모 작품 21점이, 2층 갤러리에는 2000년 이전의 작품 4점이 선보였다. 여선구는 도자 매체의 한계에 도전하고, 도자 매체를 다루는 전형적인 기법을 뛰어넘음으로써 세라믹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도자 작품의 경우, 흙으로 빚어 형태를 만들고 건조한 후, 가마에서 고온으로 굽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크기가 커질수록, 형태가 복잡해질수록 깨지거나 갈라지는 등 파손의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적당한 크기와 형태로 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여선구의 작품은 가로세로 높이 약 50cm의 소형 작품부터 3m 높이에 1t이 넘는 대형 작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아주 복잡한 형태를 하고 있다. 소형 작품의 경우, 다채롭고 아름다운 유약의 색채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순백색의 백자토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색채와 질감이 더욱 아름답지만, 공정에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점도가 약한 백자토로 복잡한 형태를 만들 경우, 그것은 가마에서 굽는 동안 터지거나 형태가 변형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실제로 그런 일은 작업 중에 흔히 일어났던 일이었다고 한다. 한편, 대형 작품은 상대적으로 점도가 높은 조형토를 사용하지만, 그 거대한 크기 때문에 소성 과정에서 실패하거나 변형될 가능성이 커지는데도 작가는 한동안 대형 작업에 대한 실험에 지속적으로 매달렸다. 





<Athens Fall> 2012 Stoneware, Glazed 405×142×114cm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러한 형태와 함께 유약이 흘러내리면서 뒤섞이며 만들어 내는 오묘한 색채다. 그는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자기만의 유약을 개발했고, 보통 40여 종이 넘는 색의 유약을 사용한다. 흘러내리는 용암처럼 작품을 뒤덮고 있는 유약은 가마 안에서 이글이글 타올라 흙을 달구었던 불의 힘과 기세를 짐작하게 한다. 일반적인 도자 작품의 경우, 적당량의 유약을 사용하고 그에 알맞은 온도의 가마에서 역시 적당한 시간 동안 구워냄으로써 깔끔하고 매끈하게 색이 입혀지도록 만든다. 그러나 여선구 작품의 경우, 다소 많은 양의 유약을 사용하고,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높은 온도로 더 오래 가마에서 구워내기 때문에 유약이 흘러내리면서 서로 뒤섞이면서 우연적인 효과가 만들어진다. 


그의 세라믹 조각들은 마치 그림이 삼차원의 입체로 살아난 것처럼 생명력을 뿜어낸다. 그러한 생명의 기운은 한지와 도판 드로잉, 슬립 캐스팅 등 평면으로부터 입체 조형을 넘나드는 그의 작업으로부터 나온다. 그는 입체 작업을 하기 전에 종이에 그림을 그려 걸어두고 오랫동안 바라본다. 그러면 점차 그림으로부터 입체 조형에 대한 영감이 서서히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떠오른다고 한다. 그가 만들어내는 형태와 색채는 사전에 계획되고 의도된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영감에 의해 즉흥적으로 꾸밈이나 여과 없이 도출된 것이다. 입체 조형 작품에서 그림이 살아난 것 같은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작업과정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살아 움직이는 그림 같은 강렬한 표현적인 힘을 지닌 그의 세라믹 조각은 회화와 조각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Long Beach Summer> 2004 Stoneware, Glazed 353×129×91cm  

 



평면작업으로부터 입체 조형에 이르는 다양한 매체와 형식에 담겨 있는 것은 여선구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캐릭터들이다. 동일한 캐릭터들이 평면과 입체 작업에서 반복되어 나타난다. 평면 작업에서 그것은 만화의 주인공들처럼 해학적으로 보이기도 하며, 단순화되어 있다. 완전히 평면적인 것부터 다소의 원근감이 표현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조각 작품들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하나의 연극 무대 같다. 원초적이고 주술적인 느낌을 주는 그의 세라믹 조각은 마을 어귀를 지키던 한국의 전통적인 장승이나 원시 부족의 토템 기둥을 연상시킨다. 그의 입체 작품에는 남과 여, 꽃과 돼지, 밝음과 어둠과 같이 상반되는 상징을 지닌 캐릭터들이 모여 하나의 전체를 이루고 있다. 기독교의 예수와 물고기, 불교의 연꽃, 한국 전래 설화의 용과 도깨비 등 현실 세계에서는 공존하기 어려운 모순적인 것들이 함께 등장하기도 한다. 그의 작품은 상반되는 것들이 갈등 없이 공존하던 세계, 즉 우주 만물이 분화되기 이전, 논리와 질서가 세계를 구획하고 양분하기 이전 단계인 카오스의 세계를 구현한다. 카오스의 우주에서는 동서양의 종교가, 과거와 현재가, 너와 내가 대립이나 충돌 없이 소통하고 교감한다. 여럿이 하나이자, 하나가 여럿인 원초적 합일의 우주를 그는 탄생시켰다. 




Exhibition view of <Chaos> 

at Clayarch Gimhae Museum 2013




모순적인 것들이 갈등 없이 교감하는 우주를 만들어 내는 것은 작가 스스로 세상과 이야기 나누고 관계 맺는 방식이기도 하다. 한국 민화에서 가져온 호랑이, 고구려 벽화의 여인 등을 비롯한 다채로운 캐릭터들과 함께 작품 속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은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한국과 미국 중 어디가 더 익숙하냐는 질문에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자신은 양쪽에서 모두 이방인인 것 같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원초적 카오스의 세계를 만들어 낸 것은 미국 생활에서 느꼈을 괴리, 젊은 시절에 겪었던 이상과 현실 간의 갈등으로부터 그가 세상과 화해하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성숙의 과정이었을지 모른다. 모든 작품에는 여러 캐릭터가 늘 함께 등장하여 교감을 나누며 관람자에게도 눈빛과 몸짓으로 무언의 말을 건넨다.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열망은 작품의 제목에도 잘 나타나 있다. 여선구의 작업 노트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발견했다. “흙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내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내가 하는 일이 바른 선택이었나 하는 것이었다. 


내가 작가로서 소질이나 재능이 있는지, 내가 진정 누구인지를 아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가를 알고자 하는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질문에 답하려는 노력이 지금까지 내가 작업을 할 수 있게 한 힘이 되었다.” 작가는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최대치, 가장 먼 곳까지 가보고 싶었던 걸까. 그것을 통하여 자신이 누구인가를 찾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한계에 대한 그의 도전은 어쩌면 자기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의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당시 여선구는 창작센터에서의 워크숍이 그간의 작업에 대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하면서 작업을 시작하였다. 워크숍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그는 워크숍을 통해서 아주 오래전 자신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고 말했다. 5년이 지난 지금 그는 아마도 또 새로운 한계에 도전하고 있을 것이다. ‘정주하지 않고 늘 경계에 서는 작가’ 내가 그에게 붙여주고 싶은 이름이다.  

 

 


여선구

Sunkoo Yuh Residency studio at the Shigaraki 

Cultural Ceramic Park, Shigaraki, Japan 2018 Summer





작가 여선구는 1960년 생으로 1988년 홍익대학교 졸업 후 도미해 1997년 뉴욕, 알프레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자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전역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치렀고, 국내에서는 2013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과 2014년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2003년에는 제2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선구의 작품은 스미소니언 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그는 매체 특징적인 크기의 한계와 전형적 기법을 뛰어넘어 도자 조각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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