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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문 도서관, 자질과 태도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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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quiring Quality and Attitude of the Library of Art

베를린 미술 도서관(Kunstbibliothek in Berlin)이 올해로 150주년을 맞았다. 한 문화예술기관이 지닌 시간의 무게로 150년이라는 역사를 쉬이 가늠하기 어렵고, 도대체 미술 도서관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길고도 지난한 시간을 버텼는지 궁금하다. 도서열람조차 인터넷 신청으로만 이뤄지는 베일에 싸인 도서관, 반면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연일 방문객이 북적이는 이 곳. 베를린의 미술 도서관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미술 도서관 건립을 추진 중이라는 한국의 뉴스기사를 접하고 나서였다. 이미 한 세기 앞서 미술 도서관을 짓고 운영 중인 유럽의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는 없을까? 기대감과 우려가 동시에 일렁였다. 인터뷰 시간을 기다리며 애꿎은 시계만 연거푸 힐끔거렸다.
● 기획・진행 정일주 편집장 ● 글 박은지 독일통신원

Bibliotheque de l'INHA-Salle labrouste ⓒ INHA Photo: Laszlo Horv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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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미술 도서관들은 각국의 정치, 사회, 그리고 문화사와 그 궤를 같이 했다. 미술 도서관의 현재 운영방식과 성격은 그 기관이 설립되었던 시기의 역사적인 상황과 긴밀히 맞물려 있다. 영국의 국립 미술 도서관(National Art Library)의 경우, 그 시작은 1851년 런던 만국박람회(The Great Exhibition)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헨리 콜(Henry Cole)은 그가 야심차게 계획했던 런던 만국박람회와 수정궁(Crystal Palace)이 성공적으로 선보여지자 영국의 산업디자인 발전 위한 다른 계획들을 주도했다. 1868년 디자인 학교(School of Design)의 도서관을 National Art Library로 명명하고 국내외를 막론한 예술서적을 소장하는 도서관으로 개편하는 계획 또한 그의 주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후 국립 미술 도서관은 1884 V&A 미술관 건물 내로 이전하면서 회화와 드로잉 작품은 물론이고 건축과 도자, 유리공예, 텍스타일, 장신구 관련 서적들을 차례로 소장했으며, 20세기 이후부터 예술가의 책(livres dartistes)을 수집했다. 베를린 미술 도서관 또한 영국의 국립 미술 도서관과 설립 시기가 비슷하다. 베를린 미술 도서관의 설립은 1830년 프리드리히 빌헬름 3(Friedrich Wilhelms )의 생일을 기념하여 왕실 박물관과 도서관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로 한 것이 시초였다. 이를 위해 30년이라는 장기간 계획을 수립했는데, 첫째로 쿤스트캄머(Kunstkammer)식의 진열방식을 따랐던 왕실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자 했고, 둘째로 대중들이 미술관련 서적과 책 작품을 열람할 수 있도록 도서관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1868년 개관한 도서관은 독일 예술산업박물관(현재 예술산업박물관)과 예술학교(현재 베를린 예술대학교)와 연계된 형태로 운영되었으며, 이후 여러 차례 소속과 명칭이 변경되었으나 그 역할과 기능만큼은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Bibliotheque de lINHA-Salle labrouste 

 INHA Photo: Laszlo Horvath  


 



베를린 미술 도서관 관장인 요아힘 브란드(Joa-chim Brand)와 인터뷰에서 긴 역사를 지켜온 도서관에 대한 자부심이 분명히 전달되었다. 그에 따르면 이 곳은 학술자료와 전시 도록이 주를 이루는 일반 서적과 약 90만 점의 소장품들이 보관된 5개의 컬렉션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컬렉션은 사진과 북 아트(Buchkunst), 그래픽 디자인, 건축 도면, 복식으로 구분되며 이를 중심으로 부서와 전문 인력이 배치되었고, 건물의 구조와 시스템 또한 상이하게 운영 중이다. 한 마디로 미술도서관은 미술 관련 도서를 집대성 해놓은 곳일 뿐 아니라 작품 수집과 보존, 연구, 전시와 같은 미술관의 기본적인 업무 또한 함께 수행하는 기관이다. 개관이래 지속적으로 전시를 기획해온 베를린 미술 도서관은 150주년을 기념해 <The ABC of Travel>이라는 전시를 선보였다. 전시는 제목이 암시하듯 여행이라는 큰 주제 아래 A(Album), B(Bericht), C(cartographia) 등 알파벳 철자대로 테마를 정하여 관련한 소장품들을 소개했다


1860년대 여행지의 풍경 스케치와 지도가 담긴 앨범부터 함부르크와 미 대륙을 이은 1900년도 포스터, 여성의 여행복장을 묘사한 20세기 초반의 일러스트레이션까지 한 세기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전시장에서 조밀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지난 도서관의 전시들이 특정 매체를 조명하거나 한 작가의 작업을 심도 깊게 보여주는 성격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기념 전시는 여행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주제를 선보여 의아해하자 브란드는 여행은 시공간을 떠나서 예술가들에게 예술적 상상력의 원천이고, 여행을 모토로 도서관의 역사와 소장품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로베르트 비머(Robert Wimmer) 

<Venedig, Palazzo Corner della Ca Grande> 1853 

Blatt aus dem Skizzenbuch von der Italienreise Wasserfarbe, 

Feder und Bleistift auf Papier 

19×20.2cm  Staatliche Museen zu Berlin, Kunstbibliothek / 

Dietmar Katz  





이어서 그는 미술 도서관이 가진 전시기능의 중요함에 대해 역설했다. 이유인즉슨, 열람이 아닌 전시로써 관람객들에게 감상되어야 하는 소장품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북 아트가 그 대표적인 예다. 북 아트는 책의 내용과 형식, 그리고 시퀀스 등 모든 요소에 작가의 미적 개념이 반영된 것이다. 책이 회화와 조각처럼 전통적인 주류 매체가 아니었던 탓에 19세기 후반에 북 아트는 주로 명망 있는 예술가가 제작한 한정본의 값비싼 책(livres dartistes)’으로 제작되어 옥션과 갤러리를 통해 유통되었다. 20세기부터 미술과 문학, 디자인의 세 영역을 교차하며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1960년대 개념미술가들에 의해 아티스트 북, 잡지, 책 오브제 등 보다 다양한 종류로 제작되었다. 


당시 작가들이 미술을 제도권 바깥으로 끌어내고자 책을 활용했던 까닭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미술관과 도서관에서 북 아트를 아직 하나의 장르로 인식하던 때가 아니기도 했다. 이 시기 미국 의회도서관이 사진집도, 문학 책도 아닌 에드워드 루샤(Edward Ruscha)의 아티스트 북의 등록을 거부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물론 베를린 미술 도서관만이 북 아트를 수집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뮌헨에 위치한 바이에른 주립도서관(Bayern Stattsbibliothek)에서도 아티스트 북(Künstlerbücher)을 주제로 대규모 기획전을 열었다. <Show Case>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전시는 1795년 제작된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의 삽화집부터 2017년도에 제작된 최근의 예술출판물까지 도서관이 소장한 아티스트 북을 총 망라했으며, 차학경과 윤미진, 김수자 등의 책들도 함께 소개되었다. 


당시 전시를 보고 난 이후 흥분은 꽤 오랫동안 지속됐는데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책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는 이유 외에도, 전시와 연구에 관한 도서관의 적극적인 역할에 매우 놀랐던 것 같다. 도서관은 자신의 소장품을 선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티스트 북의 정의와 역사, 그리고 이 장르에 대한 기관의 그간 학문적 성과를 전시에 상세히 담아냈다. 도서관이 미술사를 새롭게 써내려 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그런데 그게 왜 새삼 놀랄 일이었을까. 스스로 가졌던 도서관과 미술관에 대한 편협한 정의가 여실히 드러났던 순간이기도 했다.





발데마르 티첸탈러<Kunstgewerbemuseum Berlin, 

Buchausgabe des Lesesaals der Bibliothek> 

1906  Kunstbibliothek, Staatliche Museen zu Berlin 





대화 말미에 브란드는 미술 도서관으로서 겪는 고충에 대해 이야기했다. 책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많이 제작되고 있고, 그 형태와 종류 또한 무궁무진해졌다. 이에 따라 미술과 디자인, 건축을 모두 포섭하고 있는 미술 도서관이 수장고의 물리적인 한계를 걱정하는 일은 당연하다. 책을 분류하는 일 또한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더욱 많아졌다. 책의 열람과 전시를 주된 미션으로 삼고 있지만, 고서적과 희귀본들, 부식되기 쉬운 지류 작품들의 공개를 제한할 수밖에 없는 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소장품의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으나 예산과 인력, 시간을 확보와 저작권 문제 등 베를린 미술 도서관이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일이 산재해있었다. 이러한 사안들은 결코 우리가 뒷짐지고 관망만 해선 안 될 문제들이다. 올해 들어 울산과 대구, 의정부 등 여러 지자체에서 미술 도서관 건립 추진에 관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시민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다는 것, 그리고 수백억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필요한 기관이 도대체 왜 미술 도서관이어야만 하는 것인가. 프랑스는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미술 도서관 건립 계획이 30년간 표류했고 좌초될 위기 끝에 2001 INHA(Institute National dHistoire de IArt)를 설립했다. 현재 이 기관은 고고미술학 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 에콜 데 보자르, 프랑스국립고문서와 긴밀히 협력하여 미술 학계와 현장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막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물론 한국에 미술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다만 앞서 살펴 봤듯, 유럽의 미술 도서관이 설립되었을 당시 목적과 명분이 현재까지도 그 기관의 성격과 운영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지금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미술도서관이 왜 필요한 것인가? 


유럽의 근대화가 불러온 급격한 변화 속에서든 정권이 바뀌면서 지난하고 더딘 과정을 거쳤든 그들이 하나의 미술 도서관을 짓기 위해 공들였던 시간만큼이나 우리 또한 묻고 답해야 한다. 단 몇 차례의 전문가 위원회와 시민토론회를 거쳤다며 내놓은 계획들이 그다지 희망적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자칫하다가 미술관도 도서관도 아닌 모호한 기관으로 전락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특히 지역민을 의식하며 힘주어 써놓은 그 허울 좋은 문장에서 말이다.  

 

 


<Kofferaufkleber> 

1910er - bis 1950er - Jahre Etiketten aus Afrika, Europa, 

Lateinamerika und den USA  Staatliche Museen zu Berlin, 

Kunstbibliothek / Dietmar Katz





[참고문헌]

Gernot U. Gabel, Die National Art Library in London, Bibliothekdienst 40. Jg, 2006, H.1. p. 9.

Die Bibliotheken der Staatlichen Museen zu Belrin-Preußischer Kulturbesity, Dr. Johachim Brand, Fachhochschule Köln, Fachbereich Bibliotheks - und Informationswesen Köln, 2000, p. 8.

Ruscha, Ed, Leave Any Information at the Signal: Writings, Interviews, Bits, Pages, eds. Alexandra Schwartz, Ed Ruscha, New York: The MIT Press, 2004, p. 86.



글쓴이 박은지는 성신여자대학교에서 미술사학과 석사학위 취득 후, 국립현대미술관 인턴을 거쳐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국제교류를 위한 전시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베를린 예술대학교(UDK) 미술교육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아티스트 북을 리서치하고 그것에 관한 이론 및 전시기획론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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