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Review

정은영_어리석다 할 것인가 사내답다 할 것인가

0원
2018.11.6 - 2019.12.8 d/p
SHOPPING GUIDE

배송 안내

배송은 입금 확인 후 주말 공휴일 제외, 3~5 일 정도 소요됩니다. 제주도나 산간 벽지, 도서 지방은 별도 추가금액을 지불하셔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송비는 6만원 이상 무료배송, 6만원 이하일 경우 3,000원입니다.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경우

- 주문된 상품 불량/파손 및 주문 내역과 다른 상품이 오배송 되었을 경우 교환 및 반품 비용은 당사 부담입니다.

- 시판이나 전화를 통한 교환 & 반품 승인 후 하자 부분에 대한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여 택배를 이용하여 착불로 보내주세요.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

- 반품 기간(7일 이내) 경과 이후 단순 변심에 한 교환 및 반품은 불가합니다.

- 고객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포장을 개봉 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 가치가 상실된 경우,

  고객님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하여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 포장을 훼손한 경우 교환 및 반품 불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상담 혹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 교환/반품 배송비 유사항 ※
- 동봉이나 입금 확인이 안될 시 교환/반품이 지연됩니다. 반드시 주문하신 분 성함으로 입금해주시기 바랍니다.

- 반품 경우 배송비 미처리 시 예고 없이 차감 환불 될 수 있으며, 교환 경우 발송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 상품 반입 후 영업일 기준 3~4일 검수기간이 소요되며 검수가 종료된 상품은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 됩니다.

- 초기 결제된 방법으로만 환불이 가능하며, 본인 계좌가 아니면 환불은 불가합니다.(다른 명 계좌로 환불 불가)
- 포장 훼손, 사용 흔적이 있을 경우 기타 추가 비용 발생 및 재반송될 수 있습니다.


환 및 반품 주소

04554 서울시 중구 충무로 9 미르내빌딩 6 02-2274-9597 (내선1)

상품 정보
Maker Art in Post
Origin Made in Korea
정기결제
구매방법
배송주기

정기배송 할인 save

  • 결제 시 : 할인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Review 수량증가 수량감소 a (  )
TOTAL0 (0개)

할인가가 적용된 최종 결제예정금액은 주문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

그 사랑은 소멸되었는가: Happily Ever After



늙은 여인이 무대인의 분장을 하고 있다. 움직이는 흑심에 주름 진 피부가 같이 위아래로 딸려갔다. 나는 그 실낱같은 미동을 보 며 한참을 가만히 서 있었다. 분장 시간은 짧았지만 중간 중간 내 쉬는 숨에 몇 곱절, 무한 혹은 정지의 시간을 느꼈다. 화면을 가득 채운 얼굴에는 여러 겹의 서사가 새겨져 있었다. 패인 굴곡에서 오는 역사성, 남성을 묘사하는 행위에서 오는 유사성, 미묘한 오 차와 계승되지 않았다는 지점에서 오는 분절. 내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다른 세계로 접속할 수 있었고 다른 감정에 마음 이 철렁일 수 있었다. 부끄럽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내가 여성국극 을 알게 된 것은 몇 해 되지 않았다. 깜깜한 학교에 앉아있는데 타 과 학생이 김혜정 감독의 <왕자가 된 소녀들>을 틀었다. 정은영의 작품도 이를 시작으로 처음 접했다. ‘존재했다’로 시작되는 이야기 에 동요하는 편이 아닌데도 여성국극은 내게 충격적으로 다가왔 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내 속에서 “이 시대에도 이런 문화가 있 었다니”하고 퍼져 나오는 쾌감의 아우성이었다. 나는 어느 시대에 잘려나간 여성국극에 역순행적 구성으로 입회한 것이다.


초등학생이었다. 머리가 짧고 털털한 여자아이가 전학을 왔 다. 나의 여자 친구들은 그 친구가 지나가면 얼굴을 붉히거나 소 리를 지르곤 했다. 그 친구가 무심하게 굴면 입을 빼쭉 내밀고 토라졌다. 퀴어의 개념에 대해 몰랐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이르 고 투명하게 내 앞에서 형체를 갖췄다. 성징과 성욕, 성애를 겪 으며 나 또한 다양한 표면의 사랑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내 엄마 아빠가 하는 사랑, 꾸지람으로 시작되는 교과서 속 사랑은 따분했고 아이돌과 애니메이션 팬덤에서 일어나는 연성과 사랑 은 재밌었다. 한 번은 아이돌 커버 댄스팀의 공연을 보러 간 적 이 있다. 물리적 남성은 받지 않는다는 팀은 남성 아이돌 역할 도, 백댄서 역할도 모두 여성이 하고 있었다. 관객마저도 여성이 었다. 유물을 발굴하는 마음으로 보더라도, 성애적 관점으로 보 더라도 여성국극의 본체는 지속되고 있었다. 크게 외쳤던 대사 를 복기하는 여성국극인이 그 광경을 보면 너털웃음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하게.


내가 기류로 알고 몸으로 체득했던 것이 언어화되기 시작했 다. 언어의 특성처럼 다수성과 하나의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바 지씨라는 부름은 부치가 되었고 치마씨라는 부름은 팸이 되었 다. 내게 퀴어의 개념은 대항이자 대안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안에서도 성별 이분법으로부터 멀리 도망칠 수 없었다. 다수의 성실한 수행에 무성향이라는 중립지는 통용어 사이에서 고립되었다. 사내답다 할 것인가 어리석다 할 것인가. 사회적으 로 지워진, 잠식된 사랑을 감히 세어볼 수 있을까. 사회는 우리 가 사랑을 실천하기 이전부터 안정적인 사랑, 일반적인 사랑에 대한 그림을 머릿속에 주입했다. 맞물리는 사물에도 성 지칭을 새겨놓고. 마치 프로파간다처럼. 사내답다는 것은 학습된 언어 이자 관계의 완충재 역할이었을 것이다.


무엇답다는 말을 끝내고 나로 돌아가려면 씁쓸하지만, 불화 를 지나야 했다. 여태까지 정은영이 보여준 작업이 성별 교전을 중단하게 하고 날카롭게 중립지로 안내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사랑의 단상, 역할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물음표라는 무 기를 쥐어 주는 느낌이 들었다. 이 물음표를 어떻게 휘두를까 고 민했다. 부드럽고 강력한 수라고 여겼다. 결혼이라는 제목의 작 업을 앞에 두고 마음이 무너졌다. 존중의 언어로 재건된 정동이 내게는 다소 건조하게 다가왔다. 내 사랑의 결론 같기도 했고 무 성한 사랑의 소멸 같기도 했다. 그런 사랑이 있었다고 읽고 맥없 이 자리를 뜨기보다는 그들이 행복했다는 결말에 내가 받은 물 음표를 쓰고 싶다. 호기롭게 얘기한다. 그 사랑은 소멸했는가. 아니, 아니라고.


 

*<무영탑(Directing for Gender)> 2010 단채널 비디오 00:10:15 sireneunyoungjung

게시물이 없습니다

WRITE LIST

More Products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