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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영화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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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Movie Club in May

미술과 영화의 친연성을 분석한 사례는 많았다. 그러나 그 어떤 이론을 소환하여도 미술과 영화가 서로 부딪치고 끌어안으며 만들어낸 그 무수한 접점들을 포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 여덟 편의 영화가 있다. 그것들은 미술과 가까워 보이기도, 너무 멀어 보이기도 한다. 이 영화들에서 미의 요소를 끌어내기보다는 그것만의 미학을 더듬어 보고자 한다. 점점이 흩어진 영화들 사이로 미술에 대한 옅은 기억을 품고서, 목적지 없는 산책을 시작할 시간이다.
● 기획 정송 기자 ● 글 홍수정 영화평론가

루카 구아다니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2017 자료 제공: 소니 픽쳐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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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영화의 영역 모두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임흥순의 2014년 작품, <위로공단>은 과거의 구로공단이자 지금의 구로디지털단지인 어떤 지역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영화 안에는 그림, 사진, 연극에서 영상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형식의 예술이 등장한다. 이런 시도가 과시적인가. 그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면서도 끝내 영화를 지지하고 싶은 이유는 어느 하나의 매체만으로 지난 시절 구로가 품은 질곡의 시간을 온전히 구현할 수 없으리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 다양한 형식들은 모두 제 나름의 방법으로 여성 노동자들이 경험한 고통의 시간을 체화한다. 사진은 공단의 과거를 증언하고, 극화된 영상들은 사진이 미처 담지 못한 과거 어느 순간을 재현하며, 다큐멘터리적인 영상들은 여성 노동자들의 말을 전한다그러니까 이 <위로공단>은 그 시절의 구로를 품은 예술의 조각들을 이 자리에 불러 모으려고 시도하는 것 같다. 지금 여기에 우리가 알지 못한 시간이 흩뿌려져 있다. 그 장엄한 역사 앞에 예술의 형식을 어찌 논하겠느냐마는, 나는 의외의 순간에서 <위로공단>이 품은 영화적 순간을 보았다. 증언과 재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간간이 틈입하는 침묵의 순간. 음악이 멈추고 말이 끊어지는 공백의 시간이 <위로공단>만의 영화적 순간을 드러낸다. 소리와 음성으로 그 시절을 소환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순간, 그 무거운 침묵의 순간을 영화가 묵묵히 견딜 때 <위로공단>은 재현과 추모를 넘어 동행의 영화로 이행한다.





프레더릭 와이즈먼(Frederick Wiseman)

 <내셔널 갤러리> 자료 제공: ()영화사 진진

 



아핏차퐁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 <열대병>(2004)은 이미 무수한 평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우리 시대 걸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서는 이 작품이 품은 시선의 미학에 특히 주목하고 싶다. 처음 시작될 때 영화는 바닥의 손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며 사진을 찍는 군인들의 무리를 보여준다. 이때 보이지 않는 그 무엇과 총을 든 군인들의 시선은 모종의 불안감을 자아낸다 (곧이어 이것이 남자 군인의 시체임이 드러난다). 또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서 느닷없이 홀로 전진하는 유령 같은 카메라는 그 시선의 주인도, 객체도 알 수 없기에 우리를 당황하게 한다. 저녁 자리에서 무수히 오가는 시선은 또 어떤가. 소녀의 눈길과 목 윗부분만 카메라에 잡힌 채 하늘을 바라보는 남자의 시선, 그리고 가족 사이를 오가는 할머니의 눈짓이 보인다. 잠시 후 스크립트가 오를 때 한 군인이 다시 카메라를 쳐다본다. 그 시선은 과연 카메라와 스크린을 건너 우리에게 도달할 수 있을까. 이 영화에는 분명 어디론가 향하지만, 도착점을 알 수 없는 시선들이 떠돌고 있다그리고 영화의 2부는 한 명의 군인이 괴물을 찾으러 정글에 들어가서 겪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1부에서 징후처럼 새겨졌던 유령이 마침내 등장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유령이 앞서 등장한 누구보다도 자주 군인과 눈을 마주친다는 것이다. 카메라는 서로를 마주 보는 그들을 보여주고, 곧이어 카메라를 또렷이 응시하는 군인과 호랑이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 모두와 시선을 나눈 것일까. 현실을 떠도는 정처 잃은 시선들과 유령의 세계에서 마침내 행해지는 시선의 마주침, 그리고 그 귀기 섞인 시선을 물려받는 우리까지. <열대병>을 감히 시선의 영화라고 말해도 좋지 않을까.  


예술 매체로서 영화만이 가진 미학이 있을 수 있을까. 섣불리 단언하기 어려운 일이나 그것은 아마도움직임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Abbas Kiarostami)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1996)가 품은 아름다움을 모두 말할 수는 없겠으나, 최소한 거기 담긴 공간과 움직임의 미학만은 언급하고 싶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초등학생 아마드는 실수로 학교에서 친구의 노트를 집에 가져온다. 노트가 없으면 숙제를 할 수 없어서 선생님으로부터 크게 꾸지람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아마드는 친구의 노트를 직접 전해주기로 결심하고, 그의 집을 찾아 나선다. 이 꼬마의 무수한 발걸음의 여정이 영화의 전부다아마드가 길을 나서기 전, 영화는 집 안을 오가는 아이의 모습을 지켜본다. 집에 들어오고 심부름을 하고 방에 들어오는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가 잠자코 따라간다. 여기에서 이 영화가 공간을 활보하는 여정의 영화임이 예고된다. 곧이어 언덕을 거슬러 올라가고 골목을 내달리며 오로지 친구의 집을 찾는 아이의 분주한 움직임이 스크린 위로 펼쳐진다. 공간을 가로지르는 순수한 활동만이 지속되는 순간이다. 이윽고 밤이 되어 어두운 화면을 휘적휘적 가로지르며 아이와 노인이 나란히 걸을 때, 이 순간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창조한 영화적 기적처럼 느껴지는 것이 나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임흥순 <위로공단>

 2014 이미지 제공: ()엣나인필름





대만의 거장 허우 샤오시엔(Hou Hsiaohsien)은 누구보다도 영화의 미학을 충실히 드러내는 감독이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 중 하나는거리의 아름다움이다. 이 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영화 중에 그의 2015년 작품, <자객 섭은낭>이 있다. 주인공 섭은낭(서기(Shu Qi))은 자객이기에 늘 그와 대상 간에는 얼마간의 긴장된 거리가 있다. 그는 한 남자를 암살하려고 그에게 다가서지만, 그가 아들을 품에 안고 잠든 것을 보고서 단념하고 돌아선다. 그때 섭은낭과 남자 사이에 놓인 거리는 좁아졌다가 이내 벌어지며 절묘하고도 우아하게 섭은낭의 흔들리는 마음을 보여준다. 임무 수행을 고민하는 동시에 생명의 무거움을 고심하는 그의 심정이 암살 대상과의 사이에 놓인 거리의 변화로 드러나는 것이다이 영화에서 또 하나 언급하고 싶은 것은 속도의 미학이다. 섭은낭이 생명이 위험한 여자를 구하는 장면이 있다. 이때 영화는 이 중대한 사건이 일어날 장소를, 건물의 외부에서 내부까지 카메라를 천천히 이동시키며 비춘다. 이 장면은 영화의속도에도 아름다움이 있음을 깨닫게 한다. 또 섭은낭이 산에 선 스승을 향해 천천히 올라가는 장면은 앞서 언급한 거리와 속도의 미학을 모두 드러내는 명장면이다. 그리고 마침내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섭은낭은 우리의 눈이 닿지 않는 화면의 저편으로 예와 다름없이 천천히, 천천히 멀어져 간다.


<케빈에 대하여>(2011)가 적지 않은 장면에서 현대 미술의 작품들을 연상시킨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이 영화는 끊임없이 보는 이로 하여금 회화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런 인상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영화가 품는 색에 있을 것이다. 영화는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한 가운데서 시작된다. 에바(틸다 스윈튼(Tilda Swinton))의 몸을 온통 적신 토마토의 붉은 색채는 그가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는 모텔의 조명부터 그의 집에 누군가 뿌려놓은 페인트, 그리고 그의 아들 케빈(에즈라 밀러(Ezra Miller))이 죽인 희생자들의 피까지 계속해서 이어진다. 에바가 축제의 열기에 취해 몸에 새긴 붉은 색채는 축제가 끝난 뒤에도 마치 낙인처럼 그녀에게 새겨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녀의 주변에 등장하는 붉은 이미지들은 놀랍게도 앤디 워홀(Andy Warhol)이나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처럼 미국의 대표적 예술가들을 연상시킨다. 그러니까 <케빈에 대하여>는 미국이 성취한 빛나는 예술적 업적들을 공포의 이미지로 변환하여 영화 안에 배치하고 있다사실 린 램지(Lynne Ramsay)의 작품에서 예술품을 활용하여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주인공의 고통을 표현한 예는 적지 않다. 최근 개봉한 후속작 <너는 여기에 없었다>(2017)에서도 영화는 고대 조각상들을 활용하여 주인공의 고통과 불안을 드러낸다. 린 램지는 인류의 위대한 예술적 업적을 영화 안에 소환하여서 한 개인의 고통과 트라우마를 표현하는 매개로 수렴시키기를 즐기는 대담한 작가다. 영화가 드러내는 회화적 색채와 예술품의 뉘앙스를 변조하며 갖고 노는 그의 시도를 지켜보는 것이 <케빈에 대하여>를 즐기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될 것이다.





린 램지 <케빈에 대하여

2011 자료 제공: ()티케스트 

 



<헝거>(2008) <셰임>(2011) <노예 12>(2013)으로 호평 받은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의 작품 중에서도 그의 영화적 세계를 가장 잘 드러낸다. 영화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목표로 하는 아일랜드 IRA의 조직원인 보비 샌즈(마이클 패스밴더(Michael Fassbender))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죄수복 착용과 샤워를 거부하며 감옥에서의 투쟁을 이어간다. 이 영화에서 신념의 내용이나 방향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단단한 신념과 형형 하는 눈동자, 그리고 이것들을 담아내는 육체가 여기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헝거>는 다름 아닌 몸의 영화다. 야위고 멍들고 찢기고 피 흘리며 악다구니를 쓰는 몸뚱이들이 이 영화의 주인이다. 작품은 그 몸들의 곁에 서서 지난한 고통의 시간을 견디려 한다


단단한 신념을 담기에는 너무 나약한 육신들 곁에서 말이다. 보비가 마지막 저항을 시도하는 후반부는 아마도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부분일 것이다. 그 전에 이어지는 두 남자의 긴 대화는 뒤에 이어질 고통의 시간에 대한 불길한 징후라고 할 수 있다. 그 지적인 대화들은 뒤이어 온전한 몸의 시간이 끝없이 이어질 것을 예고한다. 곧이어 보비의 육체는 천천히 부서져 가고 어느 순간부터 그의 몸은 하나의 사물처럼 변해간다. 변화하는 육신의 시간. 이 시간을 두고 미학을 논하는 것이 외설적일지도 모르겠으며, 집요하게 고통을 응시하는 영화의 태도를 선뜻 지지하기란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영화 <헝거>는 영화적 방식으로 몸을 탐구한 하나의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에 특별한 서사적 줄거리는 없다. 다만 영국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를 매운 작품들과 그 작품의 주변에 선 사람들, 그리고 이들 사이를 오가는 카메라가 여기서 영화를 지탱할 따름이다. 시작과 동시에 영화는 여러 점의 작품을 보여준다. 곧이어 그 작품들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영화에 등장한다. 이 짧은 순간의 이행, 작품에서 사람으로의 이행이 <내셔널 갤러리>(2014)의 전부를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어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한 점의 그림을 소개하는 여자가 관람객을 향해이 그림 속의 교회에 앉아있다고 상상해 볼 것을 주문한다. 더욱 미묘한 것은 다음 순간이다. “이제 (그림 속의) 그림을 보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러니까 여자는 갤러리의 관람객에게 그림 속의 관람객이 되어 볼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




허우 샤오시엔 <자객 섭은낭

2015 자료 제공: ()영화사 진진





작품을 바라보는 그림 속 사람과, 그들을 바라보는 갤러리의 관람객, 다시 그들을 바라보는 영화와 그 영화를 바라보는 우리까지. 어쩌면 <내셔널 갤러리>는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내는 무수한 파동 사이에서 영화의 자리를 고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영화에 등장하는 한 여자가 내셔널 갤러리의 역할을 언급하며한 예술 작품을 두고 대중의 일반적인 정서적 반응이 어떤지 얘기하는 것이라 말한 것은 이 영화에도 유효한 지적이다. 그러니까 <내셔널 갤러리>는 작품에 대한 복원, 토론, 강의 등 그 모든 살아있는 활동을 껴안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루카 구아다니노(Luca Guadagnino)는 서정적인 음악의 선율과 찬란한 빛을 영화에 새겨 넣는 감독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에도 그의 이러한 역량은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동시에 이 영화는 연인 사이에 놓은 예술 작품들과, 그것에 대한 대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동성인 올리버(아미 해머(Armie Hammer))와 엘리오(티모시 살라메(Timothee Chalamet))는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그것을 드러내지 못하며 1983년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은 동성애를 품기 힘들어 보인다. 인상 깊은 장면이 하나 있다. 올리버와 엘리오는 아버지의 연구를 도우러 간 바닷가의 해변에서 조각상의 팔 부분을 줍는다. 조각상의 일부를 내미는 올리버와 그것을 맞잡는 엘리오. 그들은 예술 작품을 사이에 두고 짧은 교감을 나눈다


비록 장난스럽게 스치고 지나간 장면이지만, 이 순간은 연인 사이에 놓인 예술품의 위치를 우리에게 각인시킨다. 또 엘리오가 올리버에게 약 올리듯 들려주는 바흐의 곡이나, 둘의 관계를 상징하듯 등장하는 프랑스 소설, 그리고 엘리오와 예술품을 교차로 편집해서 보여주는 장면까지. 이 영화는 감히 내보일 수 없는 사랑을 예술에 대한 환희로 굴절시키는 두 연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순간들은 예술을 닮아 아름다우면서도 직접 상대에게 닿지 못하기에 못내 서글프다. 우리가예술이라 부르는 것들은 이렇게 오랜 시간을 관통하며 언제까지고 연인들의 말할 수 없는 사랑을 대변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예술의 담론이 지닌 은밀하고도 아름다운 비밀을 슬며시 알려준다. 

 


글쓴이 홍수정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2015년에 영화비평을 처음 접한 뒤 2016년에 영화전문잡지 『씨네21』의 제21영화 평론상 우수상을 받으며 영화평론가로 등단했다. 이후 『씨네21』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꾸준히 영화에 대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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