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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Lee Woo 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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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린다는 것

이우성은 그림을 그린다. 시청 앞에서 점심시간에 사람들과 그림을 그리거나, 광화문의 밤중에 사람들과 그림을 그린다. 그는 혼자서 그리거나, 함께 그린다. 이처럼 그와 그 주변을 둘러싼 ‘그린다’는 행위의 ‘미련’은 왜 계속 맴을 도는가? 이에 이우성은 “아직” 재현의 끈을 놓지 못한다고 말한다. “사연 없는 그림이 있겠느냐”고 되묻는 그의 말에는 이우성이 회화를, (이 글에선 회화가 아닌 그림이라는 말을 쓴다) 그림을 대하는 태도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즉, 그의 그림에는 사연이, 달리 말하면 의미가 반드시 동반하는 것이다. 그는 화폭 - 천이거나 종이인 그 물질 - 위에 놓인 이미지가 ‘의미’로 읽히기를 부정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우성은 그림에 이름을 붙이고, 그것도 신중하게 붙이며, ‘이것은 파이프입니다,’ ‘이것은 파이프를 그린 그림입니다,’ 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실제와 기표 사이의 관계를 수립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는 꽤 단단해 보인다.
● 허호정 미술비평 ● 사진 박희자 작가

'첨벙 첨벙(Splash Splash)' 2017 천에 아크릴릭 과슈 210×21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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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에서, 2010년대 초반에 이우성의 그림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었던 상징적 도상 - , 배배 꼬인 로프(rope), 수박-이 최근 들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해야겠다. 이에 대해, 그가 스스로 을 그리는 일이 이제는 다소 어렵고 우려스럽다는 듯 말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재현의 양태를 고수하는 이우성의 작업 방식 안에서, 특정한 도상의 반복은 어떠한 상징을 획득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의 상징은 실제와 기표 사이의 관계를 설정하겠다는 작가의 야심과 충돌하며, 그림을 환원적으로 소비하게 한다. 이를테면, <불멸사랑>(일민미술관, 2019), 그리고 <바다는 가라앉지 않는다>(공간일리, 2019)로 이어진 이우성 그림의 배치는 재현된 이미지가 그 자체로 무엇을 상징하는 게 되어버린 정황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무도 약속한 바 없는 불멸 혹은 애도라는 상징이, 이우성의 그림에서 획득되는가 하는 것은 위의 전시들에 회의적으로 던질만한 질문들이다. 그의 재현이 시사하는 의미, 실제와의 관계는 분명히 상징과 다르다


<오늘 밤 많은 것이 결정된다

(Tonight, Many Decisions Will be Made)> 

2017 천에 아크릴릭 과슈 210×210cm





이때, 작가가 계속해서 자기 작업을 고유명으로 존재하게 만든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이우성은 2017년의 개인전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학고재, 2017)에서, 당신이란 부름은 모호하게 당신을 비껴[가는] * 것으로서 다수의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를 선보였다. 그리고 고유명을 붙인 그림들 사이에 상징의 유통을 가로막아 버렸다. 작가가 스스로 형상의 미련이라 말한 재현에 대한 욕망은, (불멸 혹은 애도라는) 추상명사로 흐르지 못하도록 하는 힘을 갖는다. 가령, <노식씨와 유성이 그리고 정수, 합정지구 오프닝에서>, <여진 작가님 핸드폰 빛으로 불을 밝혀주세요>, 그가 자신의 친구들을 평소에 부르는 방식대로 이미지를 세우는 것을 보여준다. 작가 자신 혹은 누군가가 아는 그 이름의 그 사람이, 이 이미지와 닮았다는 사실은 유의미하게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이 그림들이 어떤 고유명과 기꺼이 관계하는 무엇으로 의미를 획득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이와 같은 의미의 수립 안에서, <선생님의 손과 옷 주름 그리고 빈 컵>은 고유명을 경유하는 재현된 그림이면서, 동시에 무의미하게 작동하는 이미지의 층위를 건드린다. 이 그림은 앞서 언급한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선생님으로 호명된 특정한 실제와 이미지의 관계 속에 놓인다. 그리고 삼단으로 쌓인 늙은 손과 그를 교차하는 다른 손과 소주잔과 소주병, 물 잔이 화면을 가로지르는 동안 그 너머에는 작가와 이 인물을 둘러싼 사연/상념이 회고적으로 상상되곤 한다.


<첨벙 첨벙(Splash Splash)> 2017 

천에 아크릴릭 과슈 210×210cm 





그러나 동시에, 그림은 닮음을 유발하는 얼굴을 보여주려는 의지를 다소 누그러뜨리면서, 차라리 그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한다. 그리고 선생님의 고유명을 점차 그림과 멀어지게 하면서, 재현 미술이 자랑하며 시도하는 세세한 묘사는 유지하되 이것은 이미지일 뿐이라는 것을 다시 강조하는 (빈 컵 주변의) 파란 평면을 내세운다. 얼굴이 없는 상반신을 겹겹이 콜라주한 데서 오는 낯섦에 더해, 저 무자비한 평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것은 재현된 그림에 이격(離隔)을 드러낸다. 요컨대, 자기 주변을 재현하는 그림의 욕망은 추상/상징으로부터 고유명사를 지키려는 의지와 평면 위에서 벌어지는 이미지의 장난과 그런데도 공들여 그리는 집착에서 빚어지는 유희를 모두 다룬다. 다시 말해, 그것은 실제와의 관계 속에 고착되려는 불멸에의 의지와 결국 사라지는 무수한 이미지들과 마찬가지로 일시성을 아스라이 오간다.



<선생님의 손과 옷 주름 그리고 빈 컵(Teachers Hand, Wrinkles 

on His Jacket, and Empty Glasses)> 

2017 천에 아크릴릭 과슈 210×105cm





작가에게 그림의 문제는 평면/회화에 관한 모더니즘적 질문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우성의 그림은 움직일 수 없는 벽과 다소 연약한 (하지만 스러지는 법 없이, 벽화를 그릴 때와 같은 물감으로 그려 더 질겨 보이는) 천을 상호적으로 이용하면서 불멸과 일시성에 대한 모더니티-적 긴장감을 다룬다고 할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서 흘끗 본 아름다움을,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사랑으로 추억하게 되는 찰나의 영원성(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 같은 것. 이를테면 모더니티인 그것은 이우성에게서 그려졌다 지워질 벽이거나 접었다 펼쳐지는 천인 그림들로 나타난다. 이러한 속성은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왜 미술-그림-이미지가 계속 생산되는지, 또는 왜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한 일차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듯하다. 이우성에게 재현과 형상에 관한 욕망은 시대의 인상을 잡으려는/잡을 수밖에 없다는 그의 () 의식으로 아직도 작동한다. 그렇게 그의 그림은 다소간 불멸하고, 종종 사라지는 중이다. 

 

[각주]

* 이진실 <우리보다 먼저 오는 당신을 위해>(『월간미술』)

 

 


이우성




작가 이우성은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 과정에서 평면을 전공했다. 2012, <불 불 불> (175 갤러리)을 시작으로 OCI미술관,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이외에도 북서울시립미술관, 두산갤러리, 보안여관 등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했다. 2013년에는 OCI 젊은 작가들(YOUNG CREATIVES)으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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