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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형
Kim Dong H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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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와 괄호 친 불안

PUBLIC ART NEW HERO
2019 퍼블릭아트 뉴히어로Ⅲ

김동형의 작업은 권태롭다. 벗고, 입고, 쥐고, 펴고, 찢고, 짜고, 썰고, 때리고. 다소 가학적인 것처럼 읽힐 수 있는 이 행위는 영상을 통해 지루하게 반복되면서 아주 일상적인 장면으로 드러난다. 반복의 행위는 영상의 루프처럼 동일한 장면의 순환처럼 보인다. 의미 없어 보이는 이 반복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작가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답했다. 영상에는 ‘암호’가 있다고. 그의 답변 때문일까. 넋 놓고 작업을 보다 보니 불규칙한 박자가 감지되고 이 불규칙성은 모종의 의미부여를 촉발한다. 행위의 반복과 그 반복의 지루함에서 의미를 건져내는 시도. 작가는 권태로운 태도로 비밀을 약속한다.
● 이민주 수습기자 ● 사진 박희자 작가

'위대하거나 빌어먹거나' 2018 싱글 채널 비디오 스틸 컷 6분 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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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형은 위대하거나 빌어먹거나 연작에서 영상작업 7편을 개별 작업으로 분리해 다른 행위를 보여준다. 영상의 시간 단위는 각각 3분에서 25분 내외이며 영상 당 한 인물이 등장한다. 화면 속 인물은 신체의 일부만 노출하여 작가 본인인지 알 수 없고, 실상 행위의 주체는 딱히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 그가 행하는 움직임에 집중해보자. 한 인물이 양손으로 깃발을 흔들고 있다. 그의 움직임 너머로 도시의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며 시간의 경과를 나타낸다. 행위가 반복되고 시간은 지속한다. 이 영상뿐만 아니라 연작에 해당하는 작업 모두에서 같은 행위를 영상의 러닝 타임 동안 반복한다. 양말을 벗거나 파를 썰거나 치약을 짜거나. 위대하거나 빌어먹거나에 해당하는 작업 중 <불안이 초래한 강박> 24 17초 동안 책의 목차와 내지를 찢는 모습을 교차해 보여준다. 책을 찢는 장면과 온전한 상태의 목차를 보여주는 교차 구성은 지루하리만치 반복적이다. 반복적 구성은 다른 행위가 출현하진 않을지 일말의 기대감을 심어주는 동시에, 이 행위가 언제까지 이어지는지 보는 이로 하여금 남은 시간을 확인하게 한다. 그러니까, 영상의 지루함은 관람객에게 시간을 적극적으로 감각하게끔 만든다.





<불안이 초래한 강박

2018 싱글 채널 비디오, 사운드 24 17




우리는 이러한 지루함, 반복되는 행위를 지켜봐야 하는가? 이 시간을 견뎌야 하는 당위는 무엇인가? 그의 시간에는 어떤 이름이 부여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는 어떤 의미인가? 앞서 언급했듯 연작에 포함된 찢고, 때리는 행위는 가학적으로 읽힐 수 있으나, 이 요소가 연작에 해당하는 작업 모두를 관통하는 맥락이라 볼 수 없다. 영상들을 꿰뚫는 공통점은 서로 다른 의미가 암호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반복되는 모든 것엔 모종의 의미가 숨겨져 있듯, 그의 반복 또한 다른 의미를 남긴다. 그에 따르면 반복의 메시지는 점과 선의 배합으로 이루어진 모스 부호(Morse Code)로 나타난다. 적극적으로 그 의미를 찾지 않는다면 은폐되고 말 의미들이 행위의 반복 뒤에 내재하는 것이다. 영상 속 행위의 처음과 끝이 하나의 메시지라는 점은 관람객에게 이 지루하리만치 반복적인 움직임을 지켜볼 명분을 마련한다. 작가는 의미 없음을 가장한 행위의 반복으로 영상의 시간을 메우면서, 관람객에게 암호를 해독하도록 요구한다. 여기서 작가가 마련한, 관람객이 경험하는 시간에 대해 이름을 붙여본다. 





<Read My Foot> 2017 

사다리, 신발, 나뭇가지, 위대하거나 빌어먹거나 현수막 가변설치 

 




일견 강박적으로 보이는 이 행동들은 권태라는 이름의 시간 축으로 엮인다. 권태는 통상 지루한 시간이 지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이유로, 시간은 이 감정에 절대적인 필요조건이다. 한편 이 단어는 오늘날 누구나 흔하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나타내지만 18세기에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근대적 산물이다. 18세기에 이뤄진 다양한 논의들에 의하면, 권태는 단순히 개인의 무기력하고 의욕 없는 심리 상태이기보다, 사회적 조건과 결부된 것으로 이해된다. 인간에게는 사회의 외부적 자극과 함께 그 자극에 대비하는 항상적인 내적 기제가 작동하는데 이것이 실패할 때 권태가 발생한다. 달리 말해 권태는 인간만이 느끼는 감정으로 그저 삶의 단조로움에서 기인한다기보다, 개인을 향한 사회의 기대와 개인의 실천 사이의 간극에서 파생되는 것이다





<위대하거나 빌어먹거나

2018 싱글 채널 비디오 스틸 컷 2 34     

 



요컨대, 사회적으로 의미 없는 시간에 붙잡히는 것, 그 시간을 다른 행위로 메우려는 시도, 그리고 채워지는 동시에 자체로 비어버리는 시간이 권태의 조건이다. 영상 속 모스부호 메시지 풀이에 대한 요청에 그는 정확히 답하지 않는다. 그저 연작 중 <우리는 행복해요>를 예로 들며, 같은 제목의 작업을 기획했던 박이소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했다. 오롯이 보는 이 스스로 암호를 해독하라는 작가의 요구에 응답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러한 태도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지를 비추는 동시에, 그 실현의 불일치를 제공한다. 박이소 작업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간판으로 설치를 계획했으나, 바로 옆에 위치한 경복궁에서 봤을 때 경관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무산되었다. 이런 맥락을 딛고 부친 편지는 어쩌면 실현되지 못한 바람에 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위대하거나 빌어먹거나> 2018 

싱글 채널 비디오, 사운드 3 50    




작가의 작업에서 메시지 전달보다 중요한 건, 무의미해 보이는 행위에 분명히 의미가 자리한다는 사실이다. 메시지의 해독이 작업에서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고 할 때, 의미 없음을 위장하며 권태의 시간을 촉발하는 작업이 지시하는 건 무엇일까? 그것은 성과주의, 또는 입력과 출력의 일치를 조장하는 사회적 기준에 대한 불안일 것이다. 예술가의 행위가 생산물에 따른 대가를 적합하게 지급받지 못하는 사회 구조에서 그에게는 위대하거나 빌어먹거나, 이 두 가지 보기만이 주어진다. 사회를 향한 예술가의 목소리와 이에 응답하지 않는 자본의 논리. 미술과 자본의 언어 사이에서 벌어진 틈은 그를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때 그는 위대함과 빌어먹음이란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해석에 지루한 공백의 시간을 마련하는데, 그 지루함, 권태는 세계와의 거리를 유지하게 만드는 조건이 된다. 확보된 거리와 시야는 대상과 밀착해선 결코 볼 수 없는 풍경을 발견하도록 만든다. 김동형은 풍경 안에서 의미를 가능태로 남겨두며, 어쩌면 빌어먹을 위대함을 선택한 것 같다. 그의 권태는 이 풍경을 조망하는 시간을 약속한다.

 

 


김동형




김동형은 작가 스스로 행하는 예술 행위의 의미와 위치에 대해 탐구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2017년 울산의 염포 예술창작소와 2018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레지던시 작가로 선정된 그는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했다주요 전시로 소금포 갤러리에서 선보인 <어떤 하루>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콜럼버스와 인디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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