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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유토피아, 베이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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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Image Bank
2019.6.22-2019.9.1, 베를린, 베를린 KW

1991년, 현재 LA 현대미술관(LA MoCA)의 디렉터이자 오랜 시간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수석 큐레이터였던 클라우스 비젠바흐(Klaus Biesenbach)를 주축으로 한 독일의 젊은 미술가들은 베를린 미떼 지역의 폐쇄된 마가린 공장에 소장품 없이 운영되는 미술관을 설립했다. 줄여서 KW라고 부르는 쿤스트베르케현대미술기관(Kunst-Werke Institution of Contemporary Art)은 카데르 아티아(Kader Attia), 미카 로텐버그(Mika Rottenberg), 마이클 뮐러(Michael Müller)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첫 번째 개인전을 연 곳이기도 하며, 안젤름 프랑케(Anselm Franke), 수잔느 페퍼(Susanne Pfeffer), 엘렌 블루멘슈타인(Ellen Blumenstein) 등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큐레이터들이 '사물의 상태(The State of Things)', 'RAF: 테러에 관하여(Regarding Terror: the RAF)', ‘베를린 비엔날레(Berlin Biennale)’ 등 역사적인 전시를 통해 동시대 베를린 미술의 위상이 현재의 위치에 이르는데 기여한 기관이기도 하다.
● 남선우 큐레이터 ● 사진 Berlin KW 제공

General Idea 'Hand of the Spirit wand at Babyland' 1972-1974 Collection: Morris and Helen Belkin Art Gallery, Morris / Trasov Archiv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Photo: Michael Mor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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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의 전시 목록을 살펴볼 때, 사회문화적 현상에 대한 연구 또는 그것에 기반을 둔 작가를 조명하는 전시는 KW를 특징짓는 중요한 성향 중 하나이며, 그들이 주목했던 현상의 범위는 독일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시 <이미지뱅크>는 그 연장선에 있는 프로젝트로, 1970년대 캐나다 밴쿠버에서 만들어진 콜렉티브이자 무브먼트였던이미지뱅크(Image Bank)’의 작업과 활동을 조명하고 있다. 전시는 이미지뱅크의 시작과 끝까지 5년 여의 세월을 촘촘하게 살피며, 이 시기 그들이 큰 틀에 속해 있었던 캐나다 히피 문화의 성쇠 속에서 그들이 추구했던 다양한 시도를 조명한다.

 


우편에서 시작된 예술 운동


이미지뱅크는 1970년 밴쿠버에서 마이클 모리스(Michael Morris), 빈센트 트라소프(Vincent Trasov), 개리 리 노바(Gary Lee-Nova)가 결성한 느슨한 작업 공동체이자 이미지 플랫폼이다. 결성 당시 모두 20대였던 그들은 1970년대 북미의 많은 젊은이가 그랬던 것처럼 히피와 반문화운동에 영향을 받아 당대의 질서와 폭력적인 정세, 물질문명을 거부하고 대안적인 작업과 일시적인 공동생활을 추구했다. 히피 문화는 미국 비트 세대 문학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미지뱅크의 작명법 또한 비트 문학을 이끌었던 소설가 중 한 명인 윌리엄 버로스(William Burroughs)의 작문법컷업(cut-ups)’을 차용한 것이라고도, 또는 그의 소설 『노바 익스프레스(Nova Express)』에 등장하는메모리 뱅크(Memory Bank)’에서 따온 것이라고도 한다


이미 작성된 텍스트를 조각조각 오려서 임의로 붙인 뒤 거기서 만들어지는 우연한 문장으로 글을 만들어나갔던 버로스의컷업은 이성적 사고에서는 도출할 수 없는 조합을 만들었는데, ‘이미지뱅크라는 이름 또한 뜬금없는 두 단어를 병치한 결과물이었다우연히 만들어졌지만, 결과적으로 이미지뱅크라는 이름은이미지에 대한 예술가들의 네트워크 플랫폼이라는 이들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정의할 수 있었다. 그들은 1970년 백조 모양 풍선에 수영복 모델이 앉아있는 이미지를 오프셋 프린트하여이달의 이미지라는 제목으로 여러 예술가에게 보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이미지뱅크는 전 세계의 많은 예술가와 활동가들이 우편을 이용해 이미지와 서신을 교환하고, 이를 통해 예술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임시적 몸의 역할을 수행했다. 수많은 우편물, 그리고 이미지뱅크가 편지를 보냈던 예술가들의 이름과 주소, 그리고 요청했던 이미지의 목록 역시 전시의 한 축을 이룬다.





Vincent Trasov <Mr. Peanut Mayoral Campaign: 

Mr. Peanut descends steps of Vancouver Courthouse> 

1974 Sammlung: Morris and Helen Belkin Art Gallery, Morris / 

Trasov Archiv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Photo: Robert Strazicich

 



이미지뱅크가 여러 사람과 함께 예술적인 개념과 실천을 공유하는 네트워크의 매체로 사용한우편은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의 소설 『히피』에서 히피족들이 이동과 거주의 정보를 교류하는 데 주요하게 사용했던보이지 않는 편지’, 그리고 플럭서스 그룹의 일원인 레이 존슨(Ray Johnson)이 진행했던 메일 아트(Mail Art)를 연상시킨다. 그도 그럴 것이, 존슨은 1968년 이미지뱅크의 모리스에게 편지를 보내 그의 작업을 코멘트하고, 모리스 또한 1969년 밴쿠버에서 열린 전시 <구체시(Concrete Poetry)>에 존슨을 초대하며 관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당시 전시는 존슨의 콜라주 작업과 모리스의 편지,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 시인들의 구체시로 구성되었다. 이 전시가 열린 직후 모리스와 존슨, 그리고 이미지뱅크의 일원이 된 트라소프는 지역성을 넘어선 예술가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방법을 모색했고, 존슨은 그가 운영했던 뉴욕통신학교(New York Correspondence School of Art)에서, 모리스와 트라소프는 이미지뱅크에서 각각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갔다


정보와 개념의 공유와 동등한 분배, 지역을 넘은 공동의 창작성 등은 비슷한 시기를 지내온 많은 예술가가 고민했던 문제일 것이다. 우편을 이용해 이미지의 플랫폼이 되고자 했던 이미지뱅크의 시도는 이러한 고민을 실천적으로 풀어가려 노력했던 지표이다. 전시는 이미지뱅크가 예술가들에게 보낸 카드를 다량 포함하고 있는데, 이들은 그림엽서 같은 판형에 그림 부분이 비어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카드를 받은 예술가가 빈칸에 적당한 이미지를 그리거나 붙이고 자신이 관심 가진 이미지의 종류를 적어 이미지뱅크로 되돌려 보내면, 이미지뱅크에서는 수합된 카드 중 적절한 이미지와 정보를 신청자에게 보내주는 식으로 이 플랫폼은 구동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더 빨라지고 자유로우며 일상화된 교류와 소통의 플랫폼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양상을 반영하거나, 플랫폼 자체를 이용해 작업하는 작가들을 알고 있다. 이 전시는 구글의 이미지 검색 시스템이나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검색이 존재하기 훨씬 이전에 이미지를 정보로 수집하고 적절한 곳에 전달, 공유했던 수동 시스템으로 이미지뱅크를, 그리고 그 시스템이 남긴 지표로서 이미지뱅크의 아카이브를 소개하고 있다.

 




v.l.n.r. / f.l.t.r: Michael Morris <Light-On> 

1972; Vincent Trasov <Endless Peanut Column> 

1978/ 2019; installation view <Image Bank> in den / 

at KW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 Berlin, 2019 

Photo: Frank Sperling 




베이비랜드 - 실존했던 낙원


전시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작업은 입구 쪽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운 흑백의 영상 <라이트 온(Light On)>이다. 전원의 야외에서 벌거벗은 사람들이 손거울을 들고 서로의 몸을 반사된 빛으로 비추는 이 영상에서 빛에 비치는 사람은 순간순간 조각적인 포즈를 취하며 자기 몸 위에 그려지는 빛 그림을 즐긴다. 소리와 색조 없이, 일렁이는 빛의 리듬과 몸의 움직임으로만 이루어진 이 영상은 인체와 빛이 교차하며 일시적으로 만들어내는 드로잉을 기록하고 있다. 영상을 촬영한 장소, <라이트 온>의 등장 인물들이 옷을 입지 않고 자유롭게 다니던 이곳은 이미지뱅크가 1972년 밴쿠버에서 한 시간여 거리의 해변에 약 6m2의 대지를 매입해베이비랜드(Babyland)’라고 이름 지었던 공동생활의 터전이자 스튜디오였다. 베이비랜드는 모리스와 트라소프의 여름 별장이자 이미지뱅크를 방문한 모든 예술가들을 위한 쉼터로 사용되었고, 작업을 자유롭게 구상하고 촬영할 수 있는 세트장 구실도 했다. 이미지뱅크가 활동할 당시 밴쿠버는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널리 영향력을 끼쳤던 히피 문화에 큰 영향을 받은 도시였다. 당시 히피들은 교외의 별채를 구입하여 누구나 머물 수 있는 크래시 패드(Crash Pad)를 꾸리고 최대한 자연적인 공동생활을 즐겼는데, 베이비랜드는 다분히 이 크래시 패드의 영향을 받은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히피 문화의 영향은 참여 작가들의 이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미지뱅크의 구성원들은 히피들처럼 빈번하게 성별과 이름을 바꾸곤 했다





Installation view <Image Bank> in den / at KW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 Berlin, 2019

 Photo: Frank Sperling 

 



예를 들어 모리스는 마르셀 도트(Marcel Dot)라는 이름을 자주 사용했고 트라소프는 그의 상징이기도 한 미스터 피넛(Mr.Peanut), 또는 마르퀴스 드라샤이드(Marquis d’Arachide)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히피들이 이름을 바꾸었던 이유는 자본주의 사회의 기초 요소인 가족에서 탈피하고, 병역거부나 마약중독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서 한 발 멀어지는 것, 그리고 유희적인* 목적이었다. 이미지뱅크의 구성원들은 단일한 저자성, 작품의 자율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계속 이름을 바꾸어가며 활동했다. 이처럼 이미지뱅크는 히피 문화의 측면들을 받아들이되, 이를 공유와 네트워킹, 저자성의 분배라는 그들 작업의 기반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듯하다. 전시된 여러 사진 자료와 <라이트 온>에서 드러나는 베이비랜드는 흡사 낙원처럼 보인다. 자연과 예술이 만나고, 나무와 개울과 정원이 무대를 만들고, 모든 것이 그 무대에 오를 수 있고, 쉼터와 잠자리를 선뜻 나누었던 공간은 당시 예술가들이 추구했던 이상적인 장소였을 것이다. 모두가 늙지 않는 나라, 『피터팬』의 네버랜드(Neverland)는 그 이름 안에 그런 곳은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유토피아(Utopia) 또한 원뜻은이 세상에 없는 곳이다. 그러나 짧지만 실제로 존재했던 베이비랜드는 실존했던 낙원으로서 어떤 한 시기가 개화하고 결실을 맺는 터전이 되었다.

 




<Colour bars at Babyland> 1972-1974 

Collection: Morris and Helen Belkin Art Gallery, Morris/Trasov Archiv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Photo: Michael Morris




문화의 문화, 무소유의 아카이브


전시는 이외에도 이미지뱅크에 자주 참여했던 제너럴 아이디어(General Idea)가 잡지 『라이프(LIFE)』를 패러디해 발행했던 <파일(FILE)>이 담고 있는 이미지뱅크의 디렉토리, 참여작가들의 메모, 콜라주, 작품의 초안, 퍼포먼스 사진, 비디오 등 수많은 자료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퍼포먼스와 이미지 교환, 색채의 스펙트럼 등 미적 실험이 주축이었던 이미지뱅크의 활동 기록들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모리스/트라소프 아카이브에서 소상히 보관하고 있으며, 전시에 포함된 대부분은 이 아카이브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덧없는 순간을 기록하고, 일시적인 것에 큰 가치를 부여하고, 현재를 중요시했던 이미지뱅크의 활동이후대를 위해아카이브 되어있다는 사실은 마치()문화를 주창하며 등장한 히피문화가 그 이름에 오류를 내재한 것처럼 일견 역설적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참여했던 작가의 이름과 주소 등 어찌 보면 별것 아닌 것들을 마치 은행이나 기업의 고객 디렉토리처럼 보관하고, 반면 이미지를 최대한 가벼운 방법으로 교환했던 이미지뱅크의 활동은 이미지와 정보에 사로잡히기 시작한 당시의 사회를 인식하게 하는 힘을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의 가장 큰 벽면에 시트지로 재생산된 촘촘한 디렉토리는 나체의 사람들 위로 일렁이는 아름다운 빛의 움직임, 익살맞은 미스터 피넛의 소품들, 캐나다의 사운드 아티스트 마틴 바틀렛(Martin Bartlett)의 몽환적인 음악, 모리스의 총천연색 프로젝션과 대조적인 긴장감을 형성하며, 과거 저 멀리에서 빛났다가 스러진 한 시기를 오늘 여기로 가져오는 동력을 제공한다.   

 

[각주]

*크리스티앙 생--플랭 저, 성기완 역, 『히피와 반문화』, 문학과 지성사, 2015, pp. 46-47

 

글쓴이 남선우는 예술학과 미학을 공부했고, 『월간미술』 편집부, 큐레이토리얼 랩 서울(Curatorial Lab Seoul), 일민미술관 등에서 일했다. <Nora Noh>(2013, 신문박물관, 공동기획), <막후극>(2015, 인사미술공간, 공동기획), <마무리: 별 일 없이 산다>(2018, 연남장) 등의 전시를 기획했고, 『게이트웨이미술사』 (2018, 이봄출판사)를 공동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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