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Review

민성홍 Drift: 표류하는 사물들

0원
2020.7.15 - 2020.9.5 우민아트센터
SHOPPING GUIDE

배송 안내

배송은 입금 확인 후 주말 공휴일 제외, 3~5 일 정도 소요됩니다. 제주도나 산간 벽지, 도서 지방은 별도 추가금액을 지불하셔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송비는 6만원 이상 무료배송, 6만원 이하일 경우 3,000원입니다.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경우

- 주문된 상품 불량/파손 및 주문 내역과 다른 상품이 오배송 되었을 경우 교환 및 반품 비용은 당사 부담입니다.

- 시판이나 전화를 통한 교환 & 반품 승인 후 하자 부분에 대한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여 택배를 이용하여 착불로 보내주세요.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

- 반품 기간(7일 이내) 경과 이후 단순 변심에 한 교환 및 반품은 불가합니다.

- 고객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포장을 개봉 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 가치가 상실된 경우,

  고객님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하여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 포장을 훼손한 경우 교환 및 반품 불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상담 혹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 교환/반품 배송비 유사항 ※
- 동봉이나 입금 확인이 안될 시 교환/반품이 지연됩니다. 반드시 주문하신 분 성함으로 입금해주시기 바랍니다.

- 반품 경우 배송비 미처리 시 예고 없이 차감 환불 될 수 있으며, 교환 경우 발송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 상품 반입 후 영업일 기준 3~4일 검수기간이 소요되며 검수가 종료된 상품은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 됩니다.

- 초기 결제된 방법으로만 환불이 가능하며, 본인 계좌가 아니면 환불은 불가합니다.(다른 명 계좌로 환불 불가)
- 포장 훼손, 사용 흔적이 있을 경우 기타 추가 비용 발생 및 재반송될 수 있습니다.


환 및 반품 주소

04554 서울시 중구 충무로 9 미르내빌딩 6 02-2274-9597 (내선1)

상품 정보
Maker Art in Post
Origin Made in Korea
정기결제
구매방법
배송주기

정기배송 할인 save

  • 결제 시 : 할인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Review 수량증가 수량감소 a (  )
TOTAL0 (0개)

할인가가 적용된 최종 결제예정금액은 주문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

항해를 준비하며

 


절기가 바뀌어도 계절은 쉬이 문턱을 넘질 못했다. 야속한 시절이라지만 작가도 작품들도 제각기 버티며 자기 생의 한 줄을 써내고 있다. 시대의 곤궁은 기후만큼 위태롭고 날씨처럼 다급하다. 지루한 장마에도 전시장은 쾌적했다. 산을 닮은 작품들이 조용히 흔들렸다. 매번 느끼지만 쉽지 않은 공간이다. 미술관이라 하기에는 대안공간 같은 여유와 비정형의 분할을 가졌다. 금이 간 채 반짝이는 바닥은 새 머리의 그것을 닮았고, 천장 배관과 덕트는 작품들의 결합 부위를 떠올리게 했다. 이번 개인전은 일견 설치작업 같지만, 조각에 더 가깝다. 하지만 또 조각이라 하기에는 전시 때마다 반복되는 그 해체와 조립, 펼침과 접음의 빈도와 강도가 크다. 

수년간의 반복으로 작품의 생명을 이어왔을 노고가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치환된다. 근래 큰 공간을 메우는 많은 설치작업이 전시 후 파기되곤 하는데, 그의 전시는 소모되는 것들 없이 온전한 작품들로만 이뤄졌다. 모여 있는 새 머리를 볼 때면 그보다 더 다양한 작가들이 떠오르며, 개별성과 함께 어떤 연대감을 느낀다. 이번 전시에는 새 발도 보였다. 왜 날개가 아니라 발이었을까. 새가 하늘을 나는 일이 작업이라면, 땅과 물을 딛는 일은 작업을 하기 위한 나머지 모든 일이 아니었을까. 생존에 맞게 적응하고 진화해온 발의 모습들은 작가들의 삶만큼 다양하다. 10년 전 새 부리를 모티브로 한 초기 도자 작업은 온전한 새 머리가 되었다. 

부리들은 기둥과 안테나를 달며 채색되고 모양을 달리해오다 각기 다양한 조류의 구체성을 획득했다. 이제는 준비된 회전판이나 지붕 밑, 좌대 위가 아니라도 어디든 올라선다. 천장에 매달린 채 흔들리는 작품 (2020)은 부감으로 바라본 이 땅을 닮았다. 전시장에 놓인 어느 새의 눈으로 봤을 법한 장면이다. 여기저기 거칠게 이어 붙여져 흔들리는 천들은 사실 섬세하게 이미지를 골라 출력해, 손수 재봉틀을 돌려 붙인 것들이다. 뱃사람이 뭍에 올라 땅 멀미를 하듯 긴 시간 이주를 반복한 작가에게는 흔들림이 더 익숙하지 않을까. 혹은 펼쳐진 천막 아래의 안온함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작가의 생각은 깊지만 무겁지 않고, 작품들은 크지만 언제라도 쉬이 거둬들여 늘 떠날 채비를 할 수 있다. 

2015년 봄. 어느 섬 레지던시 야적장에서 담배를 태우다 인사를 건넨 작가와의 첫 만남이 선명하다. 생각해보면 그때도 새로운 공간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리며 재료를 찾고 작품을 구상하고 있었을 테다. 이번 전시 제목처럼 작가는 내버려져 떠도는 많은 사물을 재료로 쓴다. 낡은 것들을 다듬고 조립함과 동시에 손수 빚어낸 것들에는 부러 흔적을 남겨, 버려졌던 것들과 창작한 것들 사이의 틈을 줄인다. 마치 직접 낳은 자식과 입양한 자식을 차별 없이 길러내는 부모 같다. 실밥과 술(장식), 종이꽃과 구슬들은 묵직한 주제의 무게를 줄여준다. 과하다 만할 장식이지만 그것들은 일정한 질서를 보인다. 줄에 꿰인 구슬과 작품 <다시락(多侍樂)>의 장식들은 제각각 나름의 규칙적인 색과 크기의 리듬을 보이며 새 머리나 발처럼 고유성을 가진다. 그런 장식들은 기꺼이 나부끼고, 휩쓸리며 능동적 표류를 도울지도 모른다.

유학과 함께 근 10년간의 타지 생활을 마치고 고국에 돌아온 작가는 거의 매해 거주지를 옮기며 작업하고 있다. 이주와 이산을 경험하고 있지만 유목(nomad)이나 이산(diaspora)를 언급하기엔 매번 처한 곳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곳의 생활이 성실함은 물론이고 새로 만난 이들과의 연대가 짙다. 이제까지 기록된 17번의 개인전의 제목과 내용을 살펴보면 ‘2002년 섬에서 생겨난 어떤 기억과 감성이 압축되고 중첩되어 바닥에 구르고 헷갈리며 떠돌다, 지난해 변화를 위한 과도기의 연구를 마친 뒤, 다양한 연습을 시도 중이다.’ 

작품들은 그간 바퀴와 발이 자라나 무대에서 내려왔고, 벽에 있던 작품들도 공중에 띄워져 떠날 준비를 마쳤다. 어느 섬엔가 계류되었을 작가는 수년간 표류하며 항해를 준비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미 항해를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작품 <적응태도_위장망>(2020) 속 인물은 자기가 밟아야 할 땅을 온몸으로 뒤집어썼다. 모든 신체기관을 가린 채 오직 두 발로 모든 것을 감당하려 든다. 그 어느 인류보다 예측 불가한 시절을 앞두고 있지만, 하늘로 뻗은 안테나와 방사형으로 퍼지는 광선들, 바람과 조류를 읽어낼 섬세한 촉수들이 다가올 여정을 함께 할 것이다. 그간 유연하고 유기적인 삶의 태도로 만들어낸 그의 작품에는 역설적으로 정격적인 리듬과 균형 잡힌 기하학의 언어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질서는 깊은 눈을 가진 새들과 함께 그가 나아갈 항로를 열어줄 것이다.


*<가변성을 위한 연습> 2020 수집된 산수화에 재봉틀 작업, 실, 볼펜, 안료 34×94cm

게시물이 없습니다

WRITE LIST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