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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28 - 2020.10.25 아뜰리에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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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서의 장소를 연구해 온 권미원은 저서 『장소 특정적 미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잘못된 장소와 조우하는 것은 ‘올바른’ 장소의 불안정성, 확대하면 자아의 불안정성을 폭로하려는 것과 비슷하다.”* 상실은 한편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계기가 된다. 낯선 장소에서 느끼는 감정은 종종 공포와 맞닿아있지만, 방탈출 카페가 즐비한 시대에 다시 생각해보면 이는 환기이자 놀이의 경험이기도 하다. 주사위를 굴려 운명에 따라 자신의 칸을 조정하던 보드게임과 달리, 자발적으로 자신을 가두는 일은 스스로의 방향감각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주어진 한 시간 동안 참여자들은 안전하게 발버둥 칠 수 있다. 단, 성심성의껏 인공적인 속임수에 넘어가야만 그 순간의 몰입이 가능하다.

이번 전시도 이런 설득에 적극적으로 넘어가기로 마음먹으면서, 제목에서 소환하는 ‘다른 곳’을 미리 기대했다. 에르메스 매장을 가로질러 계단을 내려가던 순간에 이미 완전히 다른 공간에 대한 믿음, 일종의 최면을 스스로 품은 것이다. 전시장은 일종의 미로처럼 공간을 벽으로 구분 지어 놓았는데 코너를 돌 때마다 그 구역을 점유하고 있는 다섯 작업의 면면을 마주하게 된다. 회화, 설치, 조각, 비디오 등 가지각색의 매체와 형식은 실제 전시공간과 교차하며 이곳 너머, 다른 곳으로의 상상을 유발한다.

감상의 처음이 되는 조재영의 <허공의 단면들> (2020)은 키보다 높은 탓에 관찰을 위해선 목을 뒤로 젖히고 몸을 숙여봐야 한다. 철제 프레임 위의 종이 구조물은 마치 중력이 역행한 것처럼 땅으로 향해 있다. 이때 보이는 안쪽 면적은 그늘이 되어버린 텅 빈 공간인데, 얼핏 일상의 건축물과 닮은 이들의 내부를 다른 시선에서 보길 유도하는 듯하다. 이들과 부딪히지 않으려 최대한 움직임을 조심하며 구역을 빠져나가다 보면 손광주의 영상 <가위 바위 보> (2020)가 등장한다. 영상에 수반되는 내레이션과 이미지, 사운드는 동시성을 띠지 않는다. 
이를테면 가위바위보 하는 아이들의 손 위로 겹쳐지는 철물 소리는 놀이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발견하는 작가의 시선을 보여준다. ‘실패한 혁명’으로 시작하는 영상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여 할 수 있는 한 이미지를 되감는다. 역행하는 시간은 원래대로 재생되는 사운드와 끝없이 비껴나가면서 익숙한 세상의 문법에 안주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불안정한 시선은 현실을 메타적으로 응시하도록 유도하고, 그 바깥에서 관람객이 타임라인을 재구성하도록 만든다.

이를 지나면 노상호의 회화가 있다. 작가는 특정되지 않지만, 구체적인 행동을 하는 인물들을 맘껏 어지럽힌다. 전시장에는 특이하게도 롤러 위에 설치된 커다란 그림이 있다. 마치 족자를 펼쳐 보이듯, 관람자는 손잡이를 돌려가며 거대한 화면을 나눠보게 된다. 그림은 크게 상단의 색채 면과 하단의 흑백 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무것도 칠하지 않아 캔버스 자체로 남아있는 잉여 공간으로 구분 지어지는 한편, 지옥도를 연상시키는 재난적 기호 속에서 태평한 인물들로 가득 차 있다. 딱히 구조를 바라지 않는 인물들은 박재된 채 환경에 동화되어 혼란 그 자체가 된다. 그 옆으로는 자연광을 품고 있는 다른 공간이 있다. 건물의 외부이면서도 그 벽에 둘러싸인 중정이다. 김동희의 <시퀀스 타입: 3>(2020)는 마치 지상에 우물을 펼쳐 놓은 것처럼 역피라미드 형태다. 작품은 면적을 꽉 차게 차지하면서 공간을 방해하는 한편, 관람자의 접촉과 쉼을 유도하고 거울에는 하늘을 가득 담으면서 포용의 자세를 취한다.

그런가 하면 벽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는 숨겨진 방으로 움직임을 촉구한다. 김희천의 영상은 한순간 방안을 내러티브 속 밀실과 동일한 공간으로 만들어버린다. 브이로그를 찍는 소설가가 주인공인 영상은, 유튜브 브이로그와 집필 중인 추리 소설의 전개를 병치한다. 두 플롯 모두 실제 영상이 재생되고 있는 아뜰리에 에르메스 공간에서 촬영하였기에 마치 두 가지 평행세계를 보는 듯하다. 
실제로 전시공간을 다르게 보기를 종용하는 시도들은 여러 번 일어나는데, 감상 공간을 암전시켜버리거나 관람자들이 걸어 내려왔을 계단을 추리의 일부로 사용하는 것, 바로 직전에 지나쳐 온 카페를 지인들과의 만남 장소로 등장시키는 점 등은 퇴장의 동선을 낯설고 새롭게 만든다. 이를 통과해 나온 세상이 에르메스 상품 진열장이라는 점에서, 다른 곳의 환기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다. 감상은 종료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시그니처 스카프가 기다리고 있다. 완전히 바깥으로 나오기까지 존재하는 이 초 명품 공간은 지하부터 지상까지의 층위를 곱씹게 만든다. 출구 밖 원점이 재빠르게 현실감각을 복구하길 기다리고 있는 지금, 그다음 목적지를 설정하는 일은 어쩌면 전시장에서 무슨 작품을 먼저 감상할지 동선을 정하는 것만큼 간단할지도 모른다.


* 권미원, 『장소 특정적 미술』, 김인규, 우정아, 이영욱 옮김, 현실문화, 2013, p. 268
* 조재영 <허공의 단면들> 2020 판지, 접착지, 철제 프레임 가변 크기 이미지 제공: 에르메스 재단 사진: 김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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